中國武俠小說
第五章 용출심연(龍出深淵) 본문
第五章 龍出深淵
동쪽에서 해가 갑자기 떠오르며 만장의 금빛 햇살이 대지에 쏟아지고 새로운 날이 또 시작되었다……
뜨거운 태양이 하늘에 뜨면서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고도(古道) 위에 길쭉한 사람의 그림자가 천천히 걷고 있다……
찌는 듯한 더위는 대지를 질식시키고 숲속 나무 위에서 새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모든 것이 고요하고 죽립을 쓴 그 사람만이 짧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걷고 있다……
그는 비석 앞에 멈추어 서서 길게 한숨을 내쉬며 머리에 쓴 죽립을 벗는 것이 보였다――
아주 분명하게 우리는 그가 바로 평아임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비석의 글자를 바라보며 소매로 머리의 땀방울을 닦고 자리에 앉아 그 지상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열기를 응시하며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정말 빠르구나, 여름이 또 왔어!"
그는 몇 달 전 그날 밤 괴인을 구한 후 괴인의 입에서 그가 찾으려던 장주가 뜻밖에도 이미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비통해 하던 것을 떠올렸다. 괴인에 따르면, 그는 많은 사람들이 '회룡비급'을 취득한 복면인을 포위 공격하는 것을 보았고, 그 키 큰 나명망(羅名望)도 그 현장에 있었는데, 그가 혼절했다가 깨어난 후에 많은 시체를 발견했지만, 그 중 나명망과 그 복면인은 보이지 않았다. 복면인의 무공이 높아서 이 사람들을 물리치고 비급을 가지고 탈주한 것 같다고 했다. 평아가 "풍뢰문(風雷門)"의 "혈룡령(血龍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괴인은 자신이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난다는 것을 알고, 의연하게 그에게 몇 가지 무공을 전수하였고, 동시에 많은 좌식심법을 가르쳤으며, 마침내 그는 자신의 수십 년의 공력을 그에게 주입해주고, 자신은 진기가 고갈되어 죽었다……
그는 슬픔을 억누르고 그 괴인을 매장한 후 의연하게 장도에 올랐다. 그는 남자는 천하에 뜻을 두어야 하니 평생 점원 노릇을 할 수 없다고 느꼈다. 그가 찾으려던 이장주는 비급 쟁탈에서 목숨을 잃었고 부모님을 찾기 위해 가지고 있던 그 백옥이 뜻밖에도 "풍뢰문"의 장문옥령이었는 것을 알게 되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 동시에 그 괴인은 "풍뢰문"의 공업(功業)을 광대하게 키우고 자신을 대신하여 복수를 하고 "회룡비급"을 찾아올 것을 간곡히 권고했으며 그는 반드시 그 복면인을 찾겠다고 맹세했다. 괴인의 말에 따르면 그것은 마치 북해 일맥의 현빙장과 같다고 했다. 그는 그것이 어느 문파인지 모르지만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많은 문제가 그를 맴돌았지만, 그는 첫 번째 일을 결정했다. 그는 반드시 먼저 "귀운장(歸雲莊)"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는 일찍이 이장주를 찾은 후에 돌아가겠다고 말했지만, 이장주는 이미 죽었다. 그래서 그는 귀운장을 향해 출발했다……
가면서 그는 그 괴인이 그에게 가르쳐준 삼초식 '회룡장'과 타좌(打坐)심법을 끊임없이 연습했다. 그는 연습이 끝날 때마다 정신력이 상당히 증가한 것을 느끼며 그로 인해 그는 책임의 중대함을 더욱 느끼게 되었다……
마치 이때 그의 눈앞에 괴인의 자상한 얼굴이 나타나자 그는 단호하게 손뼉을 치며 말했다:
"선배님! 안심하세요! 제가 반드시 선배님의 말씀에 따라 할 것입니다!"
그는 발을 구르며 일어섰다. 이 비석을 통해 그는 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천하에 유명한 무당산을 있음을 알았다.
그 높이 솟아오른 산봉우리가 그의 눈앞에 나타나자, 그는 예전에 이 기인이 팔대장문인과 홀로 싸웠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호기를 부렸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고 길가에 우거진 밀림 펼쳐져 있음을 보고 마음이 동해 숲 속으로 향했다……
숲 속에는 광활한 토지가 있음을 발견하고, 조금 망설였지만, 그는 자리에 앉아 운공을 시작했다……
갑자기――
평아는 장소성(長嘯聲)을 내며 몸을 솟구쳤다. 그가 허공에서 쌍장을 번쩍 들어 올린 순간, 찬란한 장영(掌影)이 온통 장막(掌幕)을 만들어내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갑자기 그는 허리를 꺾어 머리를 아래로 발을 위로 가게 해서 신속하게 내려왔고, 땅에 닿으려고 할 때 갑자기 쌍권(雙拳)을 휘둘러 한바탕 바닥을 난타했다――
연이어 몇 번의 동작을 하고 나서, 그는 땅에 내려와 서 있었고, 한숨을 내쉬며 혼잣말을 했다:
"그 괴인은 이 '용비구천(龍飛九天)'과 '용조경천(龍爪擎天)' 초식은 반드시 단숨에 삼십육 장을 쳐야만 완벽하다고 했지만, 나는 스물일곱 번만 쳤는데도 진력이 이어지질 않으니 이게 무슨 이치일까?"
그리고는 다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
"펑" 하고 소리가 나서 그를 깨웠고 그는 고개를 돌려 보니 뒤에 있는 나무 옆에 무언가가 떨어져 있었는데 그것이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분명히 그것은 한 사람이었다.
그는 황급히 몸을 날려 바닥의 그 사람을 일으켜 세우고 자세히 보고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그의 품에 쓰러진 사람은 한 여인이었고 피투성이의 흑의부인(黑衣婦人)이었다. 그 부인은 일신에 입은 상처 말고도 왼쪽 팔은 이미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고 하늘하늘한 소매만이 남아 있었다.
평아는 이 흑의 부인의 차림새에서 그녀도 무림 고수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녀를 흔들며 말했다:
"선배님! 선배님! 일어나세요!"
그 부인은 천천히 눈을 떴지만 입에서는 계속 중얼거렸고 평아는 몸을 숙여 말했다:
"선배님! 다치셨군요!"
갑자기 그 부인은 얼굴에 경련을 일으키며 중얼중얼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화룡(化龍)! 용가가! 저를 떠나지 마세요! 전……무서워요……그 불……"
"용가가……제가……제가 당신께 죄송해요…… 그게…… 그게 아니었어요……“
"아! 당신……당신은 용가가가 아니야……당신은 아니야……아아."
그 부인은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 평아를 응시했다. 이때 그녀는 정신이 좀 든 것 같았다. 그녀는 가늘어진 목소리로 말했다:
"젊은이, 자네는 내 한 가지 부탁을 들어줄 수 있겠나? 내……내 품속에……단약이 한 알 있는데……자네에게 줄 테니……대신 내 아들을 찾아주게나……그에게 말해주게……그의 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살해당했다고……나는……나는 그 원수를 찾았어…… 콜록……콜록……"
그녀는 얘기를 하며 또 한바탕 심하게 기침을 해대면서 피를 토했지만 또 고개를 들고 계속해서 말을 했다:
"나는……타박상을 입었네……도망……무당……산으로 도망쳤는데, 그들이 나에게 약을 주지 않아……내가 훔쳤지……또……쫓기고……타박상을 입고……다쳤어……"
그녀는 정신이 이미 약간 혼미해진 것 같았는데,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다급하게 말했다:
"내 아들에게 전해주시게……그를……그를 위해 복수해달라고……그의 몸에는……백옥을 휴대하고 있네. 그것……그것은……아주 하얀……온옥(溫玉)일세……"
평아는 온몸의 피가 순식간에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느꼈지만, 갑자기 그는 정신이 번쩍 들어서 급히 손을 뻗어 목에 걸린 혈룡령을 끌어내어 팔이 절단된 부인의 오른손에 건네주었다. 그 부인은 감긴 눈을 천천히 떴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순간, 평아는 머릿속에서 쿵 하는 소리만 느꼈다. 하늘과 땅이 빙빙 돌며 모든 것이 암흑으로 변했다……끝없는 암흑, 그는 암흑 속에 몸이 빠져들었고 끊임없이 돌고 돌았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천지가 모두 파멸되고 분쇄되었고…… 그도 분쇄되었다……
"하늘이시여!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바람은 그치지 않고, 자식은 부양하고 싶으나, 부모가 없구나! 어머니……"
바닥에는 팔이 절단된 흑의 부인이 누워 있었다. 풍상(風霜)을 겪은 그녀의 얼굴은 이때 평온해 보였고, 피를 흘리는 입가에도 한 줄기 미소가 피어났다. 마치 그녀의 소원이 이미 이루어졌다는 듯이, 그래서 그녀는 아무런 걱정 없이 안식을 취했다. 영원히, 아주 영원히 안식을 취하게 되었다……
그녀의 약관의 아들인 평아가 그녀의 몸에 엎드려 애절하게 울고 있었다.
"하늘이여! 왜 이렇게 잔인하신가요……어머니! 아시나요? 당신의 아들은 하루도 어머니를 그리워하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어머니! 아시나요? 저는 갖은 모욕과 고통을 다 당했지만, 아무데도 얘기할 곳이 없었습니다……어머니……아시나요……어머니……하늘이여……"
공기는 숨이 막힐 정도로 무거웠고, 숲속에는 이 비참한 소리가 울려 퍼져, 나뭇잎은 바스락바스락 떨렸고, 이 처절한 슬픔을 참을 수 없다는 듯 끊임없이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이때, 숲 밖에서 장검을 등에 꽂은 세명의 도인이 들어섰다. 그들은 이 광경에 질식한 것 같았다. 오른쪽에 있는 한 사람이 손가락을 펴며 말을 하려고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닥에 엎드려 있던 소년이 갑자기 일어서는 것이 보였다. 그는 발을 세게 구르며 몸을 뒤집고 쌍장을 휘둘러 큰 나무를 향해 내리쳤다――
"우르르" 하고 모래 먼지가 일고, 큰 나무가 쓰러지며 큰 소리가 나더니, 그 소년은 소리쳤다.
"두고 봐라! 잡놈들아, 나는 너희들 각각의 피가 산 위에서 산 아래로 흘러내리게 할 것이다, 나는 너희들의 시체들로 골짜기마다 가득 채울 것이다. 흥! 두고 봐라!"
말 소리에 그는 몸을 돌려 뒤돌아섰고, 순간……
그의 얼굴이 경련을 일으키고 표정이 계속 변하며 한참 동안 입을 오물거리며 말을 하지 못했다……
원래 그와 몇 장 떨어진 곳에 계발아관(髻髮峨冠)을 쓰고 금실로 장식된 장검을 등에 꽂은 도인 세 명이 품자 형으로 서 있었다. 이때 그들의 얼굴에도 경악과 의아한 기색이 떠올라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평아는 장소성을 내며 몸을 날려 그 세 명의 도인 면전에 내려섰다. 동작이 쾌첩무비하여 세 명의 도인은 뜻밖에도 한 걸음 뒤로 물러났고 동시에 쌍장을 들어 올려 앞을 봉쇄했다.
평아는 냉소를 흘리며 말없이 그들을 노려보았다. 세 도인들은 자신의 실태를 깨닫고는 부끄러워하며 머리를 숙였다……
"너희들이 무당(武當)의 잡놈들이냐?"
세 명의 도인이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들자 두 개의 형형한 눈빛이 그들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해지자 가운데 있는 금빛 도포를 입고 긴 수염을 가슴에 늘어뜨린 도인이 세 사람의 우두머리인 듯 했다. 이때 그는 기침을 한 번 하고 도관을 정리하고 수중에 쥔 불진(拂麈)을 흔들고 계수(稽首)를 하며 앞으로 나와 말했다:
"빈도 남석은 무당상청관(武堂上淸觀)에서 왔으며, 장문인의 명을 받들어 단약을 훔쳐간 사람을 쫓고 있는데, 존가(尊駕)는 누구이시며, 이 부인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요?"
목소리는 이미 지극히 공손했고, 분명히 상대방의 속내를 알아채기 전에는 경솔하지 않으려 했다. 왜냐하면 경험상 눈앞의 이 젊은이는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가 명성이 자자한 무당의 도사인데, 어찌 이렇게 정중할 리가 있겠는가?
"사숙님! 이놈과 무슨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시고, 우리는 빨리 저 여자 도둑을 잡아서 장문인께 인계해야 합니다!"
오른쪽에 있는 긴 얼굴의 도인이 자기보다 젊은 사람의 광태(狂態)가 거슬리자 노성을 질렀다.
그러나――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얼굴을 심하게 맞아서, 그의 눈앞이 별이 번쩍이도록 때려서 미쳐 소리도 내지 못했다. 맥문이 꽉 조이는 것을 느꼈는데, 마치 강고(鋼箍)를 두른 것 같았다. 고통으로 인해 그는 "아" 하고 입을 벌렸지만 맥문이 더욱 조여 오는 것을 느꼈다.
"뭐라고!"
그 무정한 목소리가 또 그의 귓가에 울렸다. 순간, 그는 방금 그가 숲에 들어갔을 때, 그를 놀라게 한 동작이 기억났다. 그를 놀라게 하여 들어 올렸던 손까지 내려놓았다. 그것은 그가 따라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깨달았다. 그 차가운 눈빛을 바라보고 그는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발바닥에서부터 전신으로 한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을 뿐, 콩알만한 땀방울이 그의 이마에서 솟구쳤다. 그의 얼굴은 식은 재처럼 변하며, 마치 얼음 저장고에 떨어진 것 같았다. 순식간에, 차가워지고……차가워져……그냥 차가웠다……
"이 자식, 내 사형을 어떻게 한 거야!"
"청풍! 함부로 움직이지 마라, 시주! 손에 사정을 봐주시오!"
함성 속에서 한 인영이 한 줄기 검광을 가지고 날아 오르고 또 다른 인영이 몸을 날려 그 속에 삽입되었는데 "펑" 하고 큰 소리를 내며 인영이 다시 나뉘면서 한 가닥의 백광이 긴 한망(寒芒)을 날리며 장외로 날아갔다.
"푹" 하는 소리와 함께 소나무 한 그루에 꽂혀, 검의 손잡이만이 떨리며 남아 있었다.
곧이어 하나의 인영이 격발되어 나온 탄환처럼 호를 그리며 뒤로 날아가 철퍼덕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곧바로 그의 몸에서 피가 솟아나와 땅을 붉게 물들였다……
장중의 남석도인은 멍하니 털이 빠진 불진을 쥐고 서 있었다. 가슴 위의 긴 수염은 경풍(勁風)의 영향을 받은 듯 여세(餘勢)로 계속 흩날리고 있었다. 머리 위의 도관은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어 매우 낭패한 모습이었다.
"흥! 너희 명문정파의 행동은 정말 공명정대하구나! 흥!"
평아가 두 발을 약간 구부리고 어정쩡하게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의 발 옆에는 얼굴이 긴 도인이 누워 있었다. 이때 도사의 두 눈이 하얗게 뒤집히고 입가에 한 줄기의 피가 맺혀 있는 것이 이미 숨이 끊어진 것 같았다.
원래 청풍이라 불리는 젊은 도인은 사형이 남에게 제압당하는 것을 보고 그 대단함을 고려하지 않고 검을 휘두르며, '비응박토(飛鷹搏兔)'를 펼쳐 평아의 왼쪽 어깨를 베었고 남석도인은 평아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먼저 상대방의 내력을 파악한 뒤에 공격하기로 했지만 얼굴이 긴 도인이 먼저 제압당할 줄은 전혀 몰랐으며 청풍(清風)은 또 뒤에서 경거망동을 하여 그를 말리려 하였으나 이미 늦어 파옥권(破玉拳) 가운데 일초인 '최금단옥(摧金斷玉)' 초식을 평아의 앞가슴을 타격하며 얼른 끼어들었다. 그는 수십 년의 공력과 파옥권의 비할 데 없는 위력에 하물며 청풍도인의 검초도 있으니 설령 상대방이 신공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허둥지둥 해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어찌 알았겠는가, 그가 일권을 출수했을 때, 그는 상대방의 옆에서 기(氣)가 소용돌이치는 것을 느꼈고, 그의 귀에 이명이 들리고 눈이 침침해지며, 기혈이 솟구쳐, 그 '최금단옥' 초식은 이미 사라졌지만, 그의 사질(師侄)이 줄 끊어진 연처럼 뒤로 날아가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그는 거의 혼이 나갈 정도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그는 평아의 용서치 않겠다는 말을 듣고 더욱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랐다.
평아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과 손을 섞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큰 손해를 입었다. 그가 얼굴이 긴 도인을 붙잡았을 때 음산한 검기가 엄습해 오는 것을 느꼈고 동시에 매우 맹렬한 힘이 그의 옆에서 쪼개어 왔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반응하여 얼른 긴 얼굴의 도인을 끌어당겨 기세를 막았고 또 한 손을 들어 '회룡장(回龍掌)'의 제일초인 '용칩심연(龍蟄深淵)'을 격출하였다. 동시에 이미 장풍으로 상처를 입은 얼굴이 긴 도인을 놓아주고 쌍장을 교차하여 다시 제이초인 '용비구천(龍飛九天)'을 격출하였다. 비록 총망지중(匆忙之中)에 오성의 공력만 사용했지만 그것으로 청풍도인을 날리고 남석(藍石)도인을 놀라게 하기에는 충분하였다.
그는 남석도인이 입으로는 손에 사정을 봐달라고 하면서 자신은 기회를 틈타 손을 쓴 것이 몹시 미웠기 때문에 참지 못하고 성난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
남석도인은 한동안 부끄러워 하다가 도관을 정리하며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시주는 허튼소리를 하지 마시오, 빈도는 삼가 시주에게 장공(掌功)에 대한 가르침을 청하오."
그는 연거푸 꺾이는 것을 봤고 상대방은 입에 인정을 베풀지 않기 때문에 늙은 얼굴엔 거리끼는 것이 없었다. 비록 상대방의 무공이 매우 괴이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신은 수십년간 갈고닦은 복마장의 심득이 있으니 상대방의 무공이 기이하다 하더라도 젊은이의 경험이 부족하고 화후도 아직 충분치 않으니 한번 부딪쳐 현묘함을 간파하면 반드시 상대방을 일거에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장문인의 명령에 따라 단약을 훔쳐간 자를 쫓았는데 아무도 잡지 못하고 두 명의 사질을 잃었으니 만약 빈손으로 돌아간다면 정말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억지로 나서서 상대방에게 도전했다!
평아는 차가운 소리로 말했다:
"네가 나를 찾지 않으면 내가 너를 찾으려 했다!"
말하며 그는 두 눈을 부릅뜨고 엄하게 말했다:
"내가 네게 묻겠다. 누가 그 부인에게 상처를 입혔는지 말해라!"
남석도인은 이 말을 듣자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었다. 왜냐하면 그는 출도이래 수십 년간 강호를 떠돌며 적수를 만나지 못해 오만한 성격을 키웠고 더구나 그는 무당 장문인의 사제로 평소 존경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어찌 그를 이렇게 대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었겠는가. 놀랍게도 그 앞에 서 있는 젊은이는 그보다 더 오만하며 전혀 그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나서 "야야" 하고 괴성을 지르며 수염과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그는 쌍장을 휘두르며 우장은 가슴 앞에 덮고, 좌장은 가슴에서 한 주먹만큼 떨어진 곳에 세워 계수장을 만드는 자세를 취하고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무식한 녀석, 감히 존장을 무시하다니, 흥! 나를 이기고 다시 이야기해라, 손바닥을 봐라!"
말을 마친 그는 쌍장을 날려 일초 '도장마소(道長魔消)'를 펼쳤다. 매우 맹렬하고 짝을 찾을 수 없는 강력한 장풍으로 평아의 머리를 덮어왔다. 그 기세를 보니 그가 평아를 일장에 쪼개버리고 싶어 하는 듯이 보였다.
평아는 상대의 공격에 놀랐지만 이전에 상대한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반보 후퇴하여 말뚝처럼 똑바로 서서 숨을 들이마시고 몸을 가라앉혔다. 동시에 쌍장을 높이 들어 올리자 순식간에 무수한 장영(掌影)이 하나의 장막(掌幕)이 되어 솨솨 하는 소리가 뒤섞여 아래에서 위로 엄습한 장경을 맞이하는데 이것이 바로 '회룡장(回龍掌)'의 제삼초인 '용조경천(龍爪擎天)'이었다.
남석도인은 이 '도장마소(道長魔消)'가 무적이라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눈앞의 젊은이가 쌍장을 한 번 돌리면서 내려치고 또 한 번 뒤집히며 화려한 장영이 그의 기세를 봉쇄하였다. 그뿐아니라 '도장마소(道長魔消)'가 제대로 동작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예기치 못한 예리한 경풍이 반격하여 그의 피부를 찔러 통증을 느끼게 했다.
깜짝 놀라 그는 몸을 돌려 기세에 따라 원을 돌고 먼저의 장초(掌招)를 철회하고 이어 쌍장을 모아 한 번 날리고 좌우로 개궁하여 평아의 '태양(太陽)', '태음(太陰)' 양혈(兩穴)을 공격했는데 이것이 바로 복마장 가운데 '마염렴형(魔焰斂形)'이다.
그러나 평아가 갑자기 뒤로 젖히고, 스쳐 나오며, 그의 쌍장을 피했고, 허공에서 허리를 굽히고, 양팔을 뒤로 젖히며, 몸을 반쯤 뽑고, 갑자기 또 한 번 몸을 뒤집어 머리를 아래로 발을 위로 하여 떨어지면서――
"팍팍팍" 소리를 내며 쌍장을 날리며 머리 위를 덮치자 남석도인은 전신상하와 사방이 장영에 휩싸이는 것을 느끼고 급히 소리를 지르며 평생의 절기인 '복마장(伏魔掌)'과 '파옥권(破玉拳)'으로 장권합벽(掌拳合璧)하여 엄습해 오는 수많은 장영을 봉쇄하려 했다.
그리하여 장중에는 하나의 인영이 위아래로 휘젓고 다니는 것처럼 보여 마치 규룡(虯龍)이 구천(九天)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또 다른 하나의 넓은 포영(袍影)은 이 날아오르는 기세에 따라 위아래로 오르내리니 마치 호랑이가 뛰어오르는 것 같았다.
격렬하게 싸우는 가운데――
휙휙 하는 광풍이 들리는 가운데 창로하고 메마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워라――"
하지만――
장소성이 울리며 마치 하늘에서 울리는 용의 울음소리 같았고 주위의 나무들이 흔들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서 한 인영이 나타나며 "뚜둑!" 하는 큰 소리가 나고 남석도인은 양손의 손목이 부러지고 땅바닥을 나뒹굴며 울부짖었는데 그 비명소리는 듣는 사람을 두렵게 했다.
이 참상을 보고 평아의 안색이 경련을 일으켰고 측은지심이 저절로 일어났다. 본래 인간은 모두 혈육으로 이루어진 몸인데 어느 누가 측은지심이 없겠는가. 그러나 그는 어머니를 생각했다. 그 가련한 외팔이 부인, 그녀도 중상을 입지 않은가! 그녀는 자신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이 도인들에게 한 알의 단약을 구걸했지만 이 지독한 사람들은 그녀에게 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상해를 입혔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가 어찌 치명상을 입었겠는가! 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유일한 희망이 어찌 또 물거품이 되었겠는가!
모두 그들이야, 이 가증스러운 도사들, 저주받을 놈들, 뜨거운 피가 그의 마음속에 솟구쳐 올랐다. 복수! 복수! 피의 빚은 피로써 갚아야 한다!
그는 이를 악물고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남석도인을 향해 미친 듯이 소리쳤다:
"이것은 너희가 받아야 할 업보야! 업보야!"
그의 두 눈에서 분노의 불길이 쏟아져 나오고, 그의 목소리는 비분으로 가득 찼다. 왜냐하면, 사실 그가 겪은 충격은 너무 컸기 때문이다!
남석도인은 푸른 하늘을 높이 날던 한 마리의 붕새와 같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두 날개가 부러져 고통스럽게 울고 있었고 그의 마음도 부서져갔다.
왜냐하면 그는 일생 동안 한 쌍의 철장(鐵掌)에 의지하여 강호를 두루 돌아다녔고 이 한 쌍의 철장이 일찍이 그를 무한한 광채와 지고한 영예를 가져다주었지만 오늘 오히려 그는 좌절을 겪고 말았다. 단지 한 번의 일격만에 그는 여지없이 패배하였는데 그를 더욱 슬프게 한 것은 상대방이 단지 강호초출의 젊은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의 마음은 피로 물들고 부서져 버렸다……
사람은 모두 명성을 좋아한다. 그렇지 않은가? 책을 읽는 사람은 '명성'을 위해 어려움을 견디며 힘들게 공부한다. 비록 그것이 몸을 해칠 수 있지만 그들은 의연하게 포기하지 않고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노력한다. 왜냐하면 '명성'은 그들에게 광채와 영예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며 동시에 '명성'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예를 연마하는 사람은 더욱 '명성'을 얻기 위해 매진한다. 왜냐하면 그 정상이라는 영예의 월계관은 무한한 희망과 승리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인들은 자기의 보검이 아직 늙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호랑이도 무서워하지 않는 하룻강아지로 여기며 승리한 자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패배한 자는 쓰러진 대로 놔두는 것이다! 나중에는 여전히 핏자국을 밟으며 전진한다. 언제가 다른 사람도 그의 핏자국을 밟을지 모르지만 그 보좌에 오를 수만 있다면 그 또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무림인들이 '명성'을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일찍이 그들의 삶에서 가장 귀중한 부분을 소비하여 얻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것에 '대(大)'와 '소(小)'의 구분이 있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남석도인은 그 흉악한 얼굴을 보았을 때, 그는 일체의 희망이 막막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두 개의 악랄한 눈빛 속에 조롱과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다고 느꼈고 그것은 마치 두 개의 날카로운 칼날처럼 그의 마음을 조각조각 난도질을 해댔다……
그는 더이상 희망을 품지 않았으며 그를 실망하고 낙심하게 한 얼굴을 그는 더 이상 보지 못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스스로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는 혀를 물고 죽었다!
고통스러운 비명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으며 미친 듯한 고함도 다시는 일체 들리지 않았다. 모든 것이 평정으로 돌아갔다. 왜냐하면 남석도인의 영혼은 약간의 후회와 낙담을 가지고 도산(道山)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비록 그가 해탈을 얻었지만 그의 '영혼(靈魂)'이 천정(天庭)의 황문관(黃門官)에게 보고될 때에 그의 '도행'이 아직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문밖에서 버려질 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가 천문 밖에서 날마다 배회하며 부운(浮雲), 백일(白日)과 청천(青天)을 대면했을 때, 그는 천장지구(天長地久)도 때로는 끝이 있지만 이 원한은 끝이 없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그 젊은이의 이름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이때 평아는 뜨거운 눈물을 머금고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자신이 뜻밖에도 강호에서 명성이 자자한 세 명의 무당도인들을 일격에 쓰러뜨렸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가 손에 솔과 걸레를 들고 다루와 주루에서 말과 식탁을 닦을 때, 단지 다른 사람이 강호의 성사를 자랑하는 것을 경청하고 있었을 뿐인데, 그가 강호에 뛰어들어 이런 사람들과 길고 짧음을 다투는 이런 날이 올 줄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이 모든 것이 그 괴인의 선물이다!
촛불은 타오르며 남을 비추지만 오히려 자신을 파멸시킨다. 그 괴인은 마치 촛불 같았다. 사문의 공업(功業)을 위해 자기희생을 아끼지 않고 이 평범한 아이를 완성시켰다.
그는 비참하게 죽은 부친과 원한을 품은 어머니를 생각하면 자기도 모르게 더욱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는 그들을 찾기 위해 온갖 고생을 겪었지만 그가 얻은 것은 중상을 입고 죽은 어머니와 그 혈해와 같은 원한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앞으로 맡게 될 큰 책임의 중대함을 깊이 느꼈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찾고, '회룡비급(回龍秘笈)'을 되찾고, 귀운장으로 돌아가고, 무당을 찾아가고, '풍뢰문'을 부흥시키고, 그리고……
일련의 문제들이 그의 앞에 놓여 있다. 그것은 울퉁불퉁하고 험난한 길이다. 심지어 가시덤불로 가득 차 있어 언제든지 그를 다치게 할 수 있겠지만 그는 용감하게 큰 걸음을 내디뎠다. 그래서……
"나는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맹세한다. 나의 팔은 이미 충분히 강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가슴을 펴고, 주먹을 휘두르며 성큼성큼 걸어갔다……
숲속, 공터에 새로운 무덤이 하나 더 생겼다.
무덤 앞에서 한 소년이 머리를 숙이고 흐느끼고 있다.
"어머니! 편히 쉬세요! 소자가 어머니를 상해한 사람들을 다 처단하고, 다시 와서 제사를 지내겠습니다! 소자는 반드시 어머니의 유지(遺志)를 완성할 것입니다, 어머니! 편히 쉬십시오!"
평아는 슬픈 듯이 머리를 조아리고 눈물을 닦으며 일어섰다. 그리고는 의연하게 몸을 돌려 앞으로 나아갔다.
갑자기 그는 무언가를 떠올린 듯, 걸음을 멈추고 다시 뒤돌아보며 손을 가슴에 넣어 남색 가죽으로 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상자를 열자 맑은 향기가 코를 찌르는 것을 느꼈다. 상자 안에는 백단(白緞) 위에 한 알의 금색의 단환(丹丸)이 놓여 있었다. 그가 단환을 집어들자 상자 뚜껑에 '무당진산지보(武當鎮山之寶)'라고 몇 글자가 적혀 있었고, 그 옆에는 '벽라금단(碧蘿金丹)'이라는 네 개의 금색 글자가 적혀 있었다.
"아! 원래 이 단환이 무당의 보물이었구나. 그래서 그들이 이렇게 추적하였던 거였군. 어머니! 이 단환을 위해서 당신은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셨는데, 당신 스스로는 누리지 못하셨으니 정말 가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무덤을 한 번 더 보고 금단을 입에 넣었다. 순식간에 그의 입안은 온통 달콤하고 그윽한 향기가 심신을 청량하게 만들었다. 그는 급히 자리에 앉아 괴인이 그에게 전수한 심법에 따라 옷깃을 여미고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혀를 입천장에 대고 숨을 단전에 모아 천천히 체내의 진기를 재촉하여 주천(周天)을 따라 백혈(百穴)로 흘러 황정(黃庭)에 이르고 사지를 거쳐 전신 경맥을 두루 다니며 구궁뢰부(九宮雷府)까지 운행하고 주천을 반복했다.
반각 후 그는 두 눈을 뜨고 옷자락을 휘날리며 벌떡 일어섰다. 순간!
그는 몸 전체가 가벼워지고 진기가 끊임없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분명 이것이 영단의 묘용과 괴인이 그에게 부여한 공력이 상호 보완되어 발생한 결과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소성을 크게 내며 공중으로 솟아올랐고 공중에서 또 허리를 굽혀 몸이 마치 별똥별처럼 공중으로 던져지듯 우아한 원호를 그리며 앞으로 날아갔다……
소성이 멀리서 울렸고 숲 속의 나뭇잎은 한바탕 떨리더니 우수수 떨어졌다……
'무협소설(武俠小說) > 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카테고리의 다른 글
第七章 광표무당(狂飆武當) (1) | 2023.10.20 |
---|---|
第六章 혈채혈상(血債血償) (2) | 2023.10.10 |
第四章 혈룡중현(血龍重現) (0) | 2023.09.15 |
第三章 회룡비급(回龍秘笈) (0) | 2023.09.11 |
第二章 이향배정(離鄉背井) (4) | 2023.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