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武俠小說
第七章 광표무당(狂飆武當) 본문
第七章 狂飆武當
무당산, 아침 바람과 따스한 햇살 속에서 목욕하고 있는 천현곡(天玄谷)――
무당의 뒷산에 위치한 협곡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새까맣게 서 있었다.
이 사람들 가운데에는 도포를 입고 도관을 쓴 도인과 문생건을 쓰고 허리에 장검을 찬 장사들도 있었다.
그 중에는 계피학발(雞皮鶴髮)에 긴 수염이 가슴을 덮은 사람도 있고 순홍치백(唇紅齒白)에 검미성목(劍眉星目)을 가진 이도 있었다.
비록 그들의 복장이 각기 다르지만 그들의 장엄하고 엄숙한 얼굴에는 긴장되고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침 햇살이 그들의 얼굴과 눈을 비추고……
그들은 한순간도 눈 깜짝하지 않고 벽에 있는 암동(巖洞)만 응시하고 있었다.
장방형의 거대한 바위가 우뚝 솟아 동굴 입구를 단단히 막고 있었다.
세월은 또한 그것에 푸른 이끼와 황토 그리고 푸른 덤불 같은 무수한 얼룩을 더했다.
동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 명의 긴 수염을 가진 도인들이 품자형으로 서 있었다.
그들은 모두 황금색의 테두리가 있는 도포를 입고 옥으로 된 손잡이의 불진을 쥐고 있어 그들의 복장에서――
우리는 이 세 명의 도인이 숭고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현장에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판이하기 때문이었다.
틀림없다! 보아하니 전면에 선 선풍도골(仙風道骨)의 노도장이 바로 당금의 무당 장문인인 청석도장(青石道長)이었다.
물론 의심할 여지없이 후면에 서 있는 두 사람은 그의 사제들인 백석도인(白石道人)과 적석도인(赤石道人)이었다.
떠오르는 태양이 아침 햇살을 뿌리면서 천천히 상승하고……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며 백석도인은 고개를 돌려 그의 오른쪽에 서 있는 적석도인을 힐끗 쳐다보고는 그 메마르고 약간 쉰 목소리를 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아직 반시진이 남았네!"
적석도인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어 말하려는데――
별안간――
한 줄기 맑은 소성이 협곡의 절벽 아래에서 울리자 그는 그 소리를 듣고 자기도 모르게 얼굴색이 변하여 입을 다물고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소성이 끝나자 절벽위의 공터에 한 사람이 떨어져 내렸다.
그의 눈이 번쩍 빛을 내며 나타난 사람을 보니 약관의 나이에 눈은 낭성(朗星)처럼 생겼고 코가 반듯하게 잘 생겼으며 곧게 뻗은 검미는 비스듬히 날아들었고 그가 입은 감청색의 주포가 아침 햇살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이 매우 소탈했다.
그러나 방금 들려온 소성과 형형한 신광을 내뿜고 있는 이 젊은이의 눈빛을 보면서 적석도인은 나타난 자가 절대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이곳에 서생차림의 젊은이가 갑자기 나타난 것은 반드시 무슨 계략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손에 든 옥병불진(玉柄拂塵)을 털며 몸을 날려 지나가기를 기다리려 했다――
그러나 몇 번의 고함소리를 듣고 이미 금검을 든 세 명의 도인이 협곡 너머로 날듯이 내려왔고 두 명은 젊은이를 앞에서 가로막았고 다른 한 명은 적석도인의 앞으로 곧장 달려왔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우물거리며 말했다:
"제23대 제자 여운(如雲)이 사숙조께 아룁니다. 제자와 동문 사형인 상운(祥雲), 경운(慶雲)은 오늘 아침 함께 산을 순찰하는 임무로 뒷산에 이르렀을 때까지 맑은 소성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 사이에 본문의 경보 신호가 있어 제자와 사형들이 앞산에 같이 가서 해검암의 앞에까지 순찰을 하는데 갑자기 시체의 잔해가 가득하고 선혈이 도처에 널려 있었습니다. 모두 본문의 순산(巡山) 제자였습니다. 또 한 동문 제자가 바위에 박혀있었습니다. 제자등은 감히 지체하지 않고 삼가 사숙조께 아뢰오니 지시를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말을 마친 후 몸을 굽히고 한쪽에 섰다.
적석도인은 그 말을 듣고 긴 눈썹을 찡그리며 손을 흔들어 물러나라는 표시를 하고는 다시 한 번 그 청석도인을 쳐다보았다. 그의 의도는 장문인의 지시를 구하는 것이었다.
누가 알겠는가, 무당 장문인 청석도인은 이때 엄숙한 표정으로 정신을 집중하여 석벽에 거석으로 봉해진 암동을 응시하고만 있었다. 방금 전의 장소성과 외침은 마치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그는 장문인의 지금 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 짧은 순간이 무림의 맹주격인 무당파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앞으로 무당파의 명운도 이 짧은 순간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몸을 돌려 방문객을 저지하려 했지만. 갑자기――
늑대가 울부짖듯 외마디 비명 소리가 나자 황급히 눈을 돌려보니 도인 하나가 천령개가 박살이나 피투성이가 된 채 땅바닥에 죽어 있었고 손에 장검을 든 또 다른 도인 하나가 젊은이의 장세(掌勢)에 손발이 어지러워지며 위급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적석도인이 대갈일성을 터뜨리며 몸을 날려 허공에서――
그는 쌍장을 들어 올려 강력하고 비교할 수 없는 경풍(勁風)을 젋은이를 향해 쏘아 보냈고――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단지 몸이 한 번 흔들리는 것을 느꼈을 뿐이지만 당황하여 허공에서 연거푸 두 번이나 몸을 뒤집고서야 비로소 떨어지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
"악――" 하고 다시 한 번 비명소리가 나고, 그 소리는 그의 심령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검을 사용하는 도인을 보니 쌍수가 팔목과 함께 꺾여 바닥에 쓰러져 계속 뒹굴고 있었고 그가 쥐고 있던 장검도 두 조각으로 부러져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그 젊은이는 한 쌍의 성목(星目)을 동그랗게 뜨고 분노를 머금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왼팔은 검봉에 의해 한 치 정도 자상을 입었고 피가 상처를 따라 흘러내리고 있었다.
적석도인은 수중의 불진을 휘두르며 앞으로 한 걸은 나서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야! 애송이 녀석, 너는 누구의 사주를 받고 감히 무당산에서 말썽을 부리느냐. 어서 사승의 내력을 말해라! 그러면 너를 살려 줄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흥!"
비록 그 말을 하고 있지만, 사실 적석도인의 마음속에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방금 그가 받은 타격과 뜻밖에도 그의 눈앞에서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방문객의 공력을 고려하면 아마도 자기 아래에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 평아는 '해검암' 앞에서 네 명의 도인에게 상해를 입힌 후 곧장 산으로 달려왔다. 산에는 크고 작은 도관들이 많았지만 모두 비어 있음을 발견하고 저도 모르게 의아해 하며 사방으로 찾아다녔고 길에서 또 다시 산을 순찰하는 도인들을 만나 싸우기 시작했지만 두 도인은 적수가 되지 못해 이 초를 쓰기도 전에 죽었다. 그는 또 계속 찾았다. 길이 익숙지 않아 그는 마구잡이로 다니다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했다. 나중에 그는 뒷산을 찾아 봤고 산 중턱에서 한 협곡에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 소성을 내며 그 협곡으로 달려간 것이었다.
그가 협곡의 평지로 뛰어 올랐을 때, 검을 들고 내습한 두 명의 도인과 조우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는 재빠르게 물러나 장풍을 쏘아내며 공격했습니다. 연속적인 싸움으로 경험을 쌓아서 그도 무거운 것은 피하고 가벼운 것을 취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 두 명의 도인의 무술은 약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필사적으로 싸우다 그는 일장으로 한 명의 도인을 격살하였고 또 다른 도인을 향해 일장을 날리려 했지만 대갈일성이 들리며 동시에 극도로 강력하고 날카로운 힘이 몸을 압박해 와 그는 황급히 손을 움직여 맞이했다.
장세(掌勢)가 접촉하게 되자 그는 심신이 진동함을 느끼며 반 보 뒤로 물러나서야 똑바로 섰다. 바로 이때 날카롭고 음산한 검풍이 또 그를 향해 그어졌다. 창졸지간에 우측으로 반보 이동하며 습격을 피하려 했지만 왼팔이 꽉 끼는 것을 느끼며 베인 상처가 생겨났다. 빠르게 피하지 못했더라면 팔 하나를 상대에게 내어줄 뻔 했다.
그는 곁눈질로 검을 휘두른 도인을 보았고 자신도 모르게 더욱 화가 나서 노호를 터뜨리며 통증을 참고 양팔을 한 바퀴 돌려 '용칩심연(龍蟄深淵)' 초식을 비할 데 없이 빠른 속도로 그 도인을 향해 펼쳤다.
그 도인은 일초를 기습해 성공한 것을 기뻐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비할 데 없이 강력한 장풍이 내습한 것을 알아채고 황급히 장검을 휘두르려 했지만 "쨍"하며 장검이 둘로 부러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의 몸은 몇 걸음 뒤로 물러나다가 바닥에 넘어졌고 쌍수는 장풍에 휘말려 팔목이 부러졌다.
평아는 다시 매서운 손을 쓰려 했지만 적석도인인 이미 뒤에 와 있는 것을 보고 멈추고 돌아 서서 적석도인을 노려보았다.
이제 적석도인의 말에 더욱 대노했지만 그는 이 노도사의 차림새가 그 남석도인(藍石道人)과 매우 흡사한 것을 보고 이 도인의 공격이 필시 약하지 않음을 알고 마음을 돌려 대갈일성을 터뜨리며 말했다:
"퉤! 잡종 노도사야, 너는 누구의 지시를 받고 감리 본 나리의 길을 가로막느냐, 죽지 않으려거든 빨리 이름을 밝혀라. 그렇지 않으면, 흥!"
말을 마치고 늠름하게 서서 상대를 위협하는 호랑이 눈으로 상대방을 주시했다.
적석도인은 젊은이가 대답을 하지 않고 그의 어조를 모방하여 물어보는 것을 듣자 저도 모르게 대노하여 폭갈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런 무식한 녀석이 감히 광기를 부리다니, 일장을 받아봐라!"
말을 하며 그는 불진을 목 뒤에 꽂고 쌍장을 엇갈리게 하고 무당의 이름 드날린 '파옥권(破玉拳)'을 사용했다. 보기에도 성세가 맹렬한 광풍이 평아의 가슴을 향해 공격해 갔다.
평아는 그의 공격을 보고 암암리에 소리를 지르고 좌측으로 반 보 이동하여 권풍의 공격을 피하며 동시에 양팔을 휘두르며 안에서 바깥쪽으로 일제히 뻗어나갔고 한줄기 힘찬 기운이 적석도인의 위쪽 복부를 공격했다.
적석도인은 미친 듯 소리 지르며 머리를 뒤로 젖히고 자세를 평평하게 미끄러지더니 허공에서 몸을 구부리고 긴 팔을 쭉 뻗더니 또 '파옥권(破玉拳)'을 구사해 머리를 씌워 공격해 왔다.
머리에 압박을 가하는 장풍을 보고 평아는 머리를 숙이고 몸을 옆으로 돌려 반원을 그었고 동시에 쌍장을 높이 올려 연속 쳐대며 장막의 환영을 만들어 아래에서 위로 적석도인을 맞이해갔다.
적석도인은 눈앞에 장영(掌影)이 어지럽게 펼쳐지고 경풍(勁風)이 끊이질 않자, 저도 모르게 크게 놀라 황급히 허공에서 진기를 일으켜 뒤로 물러나면서 동시에 큰 소리로 외쳤다:
"멈춰라!"
신형을 석 자 밖으로 날려 바닥에 내려섬과 동시에 그의 두 눈은 평아의 온몸을 위아래에 맴돌았다.
평아는 적석도인이 이 초식만 펼치고 물러난 것을 보고, 또 그의 말을 듣고 그가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의심했다. 지금 그가 자신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것을 보고는 더욱 그가 뭔가를 도모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장소성을 터뜨리며 말했다:
"왜, 노도가 꾸민 완병지계(緩兵之計)가 성공하지 못했는가!"
적석도인은 안색이 일변하였으나 억지로 참는 듯 기침을 한 번 하며 말했다:
"각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시오! 빈도가 상의할 말이 있는데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지 모르겠소!"
평아는 그의 어조가 다소 변한 것을 알고는 그가 물어볼 말이 있다고 하는데 무엇인지 궁금해 하며 검미를 추켜세우며 말했다:
"노도, 무슨 일인지 빨리 말해라, 시간 낭비하지 말고!"
적석도인은 이 말에 긴 눈썹을 찌푸리고 바로 얼굴이 차가워지며 말했다:
"각하가 최근 강호에서 이름난 '청삼표객(青衫飄客)'이오?"
본래 적석도인은 이 방문객의 초식이 정묘한 것이 분명 자신이 듣도 보도 못한 것임과 동시에 내력도 매우 놀랍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한 사람을 떠올렸다: 이 사람은 젊고 영준하며 풍채가 출중하다는 말이 전해지지만 무공이 정묘하고 초식이 괴이하며 내력 역시 매우 뛰어나 강호에 출도한 지 삼 개월도 되지 않아 흑백양도 십 수 명의 고수들을 연파하며 강호에 이름을 떨쳤다.
이 사람은 늘 한 벌의 청의만 입고 행방이 표홀(飄忽)하고 신룡이 꼬리를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강호인들 사이에서는 '청삼표객(青衫飄客)'이라는 아호(雅號)를 존경하였다.
지금 눈앞의 이 젊은이는 외모가 영준하고 뛰어날 뿐만 아니라 무공의 초식도 짐작할 수 없으며 동시에 한 벌의 청삼을 입고 있기 때문에 적석도인은 이런 질문을 한 것이었다.
평아는 이 질문을 듣고 검미를 찌푸리며 소리쳤다:
"노도, 헛소리 마라, 청삼인지 백삼인지 상관 말고, 덤비기나 해라!"
말을 마치고 손을 바람처럼 휘둘러 적석도인을 향해 공격해 들어갔다.
적석도인은 크게 놀랐다. 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상대 젊은이는 대답도 귀찮은 듯 곧장 공격하자 급히 양손을 들어 가슴 앞에 평평히 하고 엄청난 힘으로 맹렬하게 출수하니 한 줄기 광풍이 일면서 평아의 일장 공격을 받아냈다.
두 사람의 장력이 맞부딪치자 둔탁한 소리를 내며 동시에 뒤로 물러났다.
적석도인은 뒤로 두 발자국 물러서자 그는 저도 모르게 놀라서 상대방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평아는 장을 마주칠 때 가슴이 진탕되는 것을 느끼고 황급히 자세를 잡기 위해 두 발을 뒤로 물러서며 세 자 떨어진 바깥에 내려섰다.
이것은 그래도 그의 행운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가 만약 억지로 버티고 물러나지 않았더라면 그는 필시 기혈이 역류되고 폐부가 뒤집혀 칠공에서 피를 흘리며 죽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적석도인은 매우 놀라서 몸을 숙이고 허리를 굽혀 비할 데 없이 위맹한 '복마장(伏魔掌)'을 사용하여 자신의 위치에서 움직이지 않고 전력을 사용했고 반면 평아는 몸을 기울여 앞으로 나아가는데 7성만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이것저것 힘이 줄어들어 평아는 큰 손해를 보았다.
게다가 평아는 상대방이 뜻밖에도 장력이 매우 웅후(雄厚)한 것을 보고 자신이 그에게 거의 부상을 입을 뻔한 상황을 알고 더욱 분노하게 되었으며 곧바로 숨을 한 번 들이쉬어 기혈에 지장이 없음을 알고 대갈일성 했다 :
"받아라!"
말과 함께 그는 몸을 솟구쳐 허공에서 양 소매를 뒤로 젖힘과 동시에 몸을 굽혀 쌍장을 일제히 날렸다.
순간, 팍!팍!팍! 하며 허공에서 일편의 장영이 환영(掌影)처럼 떠오르며 강맹무주(剛猛無儔)한 경도가 뒤섞여 적석도인의 머리를 향해 덮쳐들었다.
적석도인은 오랫동안 강호를 주유하며 평생 얼마나 많은 전투를 겪었는지 모르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가슴이 뛰는 순간은 없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허공을 빽빽하게 뒤덮어 화려하고 눈부시게 꽃이 핀 한 무더기의 장영을 바라보고 저도 모르게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한 번의 경험으로 그는 상대방의 내력이 매우 높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에 더 이상 부딪쳐 헛되이 원기를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황급히 두 걸음을 물러난 후 몸을 돌려 손바닥을 뒤집고 비스듬하게 허공에 있는 평아를 향해 공격하였다.
그러나 일장이 덮치는 소리가 들리고 허공에서 쌍장으로 내려치는 모습이 보이자 그는 갑자기 몸을 곧게 펴고 위로 석 자 남짓 뽑아 올리며 바로 한 모금 진기를 들이마시고 휙 소리를 내면서 머리가 아래로 발을 위로 하여 빡! 빡! 빡! 한 차례의 현란한 장영(掌影)이 재차 적석도인을 향하여 덮쳐갔다――
적석도인은 한 숨을 돌리려 하였으나 갑자기 일단의 강력한 경풍이 자기를 덮치는 것을 느겼다. 그는 저도 모르게 크게 놀라서 황급히 고개를 들자 눈앞에 장영이 연이어 나타나자 급작스럽게――
그는 손을 뒤집어 맞부딪치려 했으나 이미 늦어버렸다. 그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 위로 강한 충격을 받았고 이어서 눈앞이 캄캄해졌다――
바로 이때――
한바탕 왁자지껄한 소리와 고함, 질타가 뒤섞이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맨 먼저 긴 수염의 금포의 노도가 대갈일성을 터뜨리며 좌장을 올리자 배산도해(排山倒海)의 강력한 힘이 바로 떨어져 내리고 있는 평아에게 밀려갔고 동시에 우수를 뻗어 쓰러지는 적석도인을 잡았다.
평아는 적석도인의 정수리를 타격하고 바로 몸을 뒤집어 내려서려 했으나 외침소리가 계속 들리고 강력한 힘이 몰려왔다. 거의 감당하기 어려운 배산도해와 같은 상대방의 암경이 밀려오자 갑자기 심신이 흔들렸다.
바로 좌수를 올리고 쌍장을 가지런히 모아 전력으로 일장을 쏟아내고서야 비로소 사뿐히 바닥에 내려섰다.
그 금포노도는 적석도인을 뒤에 있는 제자들에게 넘겨주려는데 갑자기 몸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매우 맹렬한 경풍이 몸을 짓누르며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는 황급히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고개를 돌려 큰 소리로 외쳤다:
"빨리 가라!"
동시에 쌍장을 내밀어 일장을 발출하자――
펑하는 소리와 함께 두 개의 매우 강한 바람이 한 곳에서 부딪치자 허공에 모래와 돌멩이가 흩날렸다.
평아가 눈을 뜨고 바라보니 맞은편에 긴 수염에 금포를 입고 도관을 쓴 선풍도골(仙風道骨)의 늙은 도인이 서 있었으며 그는 놀라운 표정으로 자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뒤에는 다수의 도인들이 서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목도하며 평아는 저도 모르게 검미를 찌푸리며 속으로 말했다:
"이 사람이 아마 현재의 장문인(掌門人)인 것 같구나. 그의 내력은 분명히 그 노인 도인보다 더 강하겠구나!"
그의 추측이 맞았다. 상대하고 있는 도인은 바로 당금의 무당 장문인 청석도장(青石道長)이었다.
원래 적석도인과 평아가 필사적으로 싸울 때 청석도인은 차가운 눈으로 방관하며 젊은이가 내력이 약하지 않으며 무공초식 또한 매우 정기오묘(精奇奧妙)며 남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무공 수위가 화후에 이른 적석도인이 또한 이득을 얻지 못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동시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탄식해 마지않았다.
왜냐하면 무당파는 장삼봉조사가 창건한 이래 십여 세대를 거치며 유능한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 깊이 연구하고 진리를 탐구하며 무학에 힘써 무당파의 선조들이 세운 기반을 더욱 확대시켰기 때문에 수백 년에 걸쳐 무당파는 시종 강호의 각대문파사이에서 우두머리를 차지하며 숭산 소림사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해왔다.
그러나 팔십 년전 강호에 한 기인이 출현한 이후 그 오이신기(奧異神奇)한 무학으로 천하무림의 흑백 양도를 두루 돌아다니며 중원무림종파를 무너뜨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팔대종파가 연수하여 어느 기회에 그 기인을 막아서게 되었다.
3일 밤낮의 싸움 끝에 그 기인은 팔대종파 장문인들의 연수아래에서 부상을 입고 도주하였다. 그러나 팔대 종파는 사상자가 거의 다 죽었고 무당파 17대 장문인 천환도장(天幻道長)만 중상을 입고 도망쳤지만 그때 천화도장은 이미 기(氣)가 다하고 흩어져 폐부가 자리를 옮겨 고칠 수 없었다.
이때부터 무림각대종파는 정화가 부지일거(付之一炬)되고 절학이 실전되어 나날이 쇠퇴하여 무당파 역시 본문의 인재가 시들어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후대의 장문인들은 문하에 알려 무학의 탐구에 진력하여 지난날 강호에서의 위망을 회복하려 하였다.
18대 장문인 원각도장이 재위시 한 차례 산사태가 일어난 후 한 석동에서 석함 하나를 발견하여 열어보았더니 오랫동안 산실(散失)되었던 제13대 장문인 일진자(一塵子)가 일생동안 연구한 '소양진경(少陽真經)'임을 알 수 있었다. 크게 기뻐하며 또 일진자가 문인들에게 경고한 글도 발견하였으니 진경에 기재된 무공으로 인해 천하의 인재를 궁지로 몰고 대자연의 현묘함을 강제로 빼앗는 것은 천기지물(天忌之物)을 불러오기 쉬우니 스스로 잘 사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하늘의 금기를 불러오기 쉽다고 했다.
무당이 나날이 쇠퇴하고 있으니 원각도장은 어쩔 수 없이 이것을 가지고 왔다. 그러나 그때 원각도장은 이미 노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젊고 총명한 사제들을 뽑아 무당 뒷산의 천현곡에 봉하여 20년을 기한으로 진경 속에 수록된 장공과 검식을 깨우치게 했다.
삼년 뒤 원각도장은 도산으로 귀의했지만 그는 임종 전에도 잊지 않고 제자들에게 광대무당(光大武當)을 위해 노력하라고 가르쳤으며 사제들을 만나보지 못한 것을 유감으로 여겼다. 청석도장은 무당을 맡은 뒤 부지런히 무학 연구에 힘썼으며 무림과 거의 접촉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랫동안 평온했던 강호는 점차 소동이 일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강호에서는 각대문파들이 이미 전대에 실전되었던 비급과 무학을 잇달아 찾아냈고 강호에 재차 출현하여 다시금 솜씨를 발휘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무당파를 가장 불안하게 하는 것은 무림에 떠도는 이야기 중 하나인 당년의 그 기인이 가지고 있던 '회룡비급(回龍秘笈)'이 강호에 출현했다는 것이었다. 만약 누군가 그 비급을 탈취해 그 책에 기록된 절세의 무공으로 강호에서 명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청석도장은 한편으로는 제자들을 파견하여 강호를 주유하며 기회를 보아 탈취하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천현곡(天玄谷)'에 봉금(封禁)되어 있는 본문의 사숙들이 하루 빨리 출관하기를 기대하였다.
생각지도 않게 강호상에 소문이 또 떠돌기 시작했는데 '회룡비급(回龍秘笈)'이 이미 곤륜파의 제자들이 탈취해 갔다고도 하고, 비급이 절세미인의 수중에 떨어졌다고 은밀히 퍼지기도 했는데……
어쨌든, 어지럽고 번잡한 문제들이 장문인을 곤혹스럽게 했는데 파견된 제자들도 돌아와 보고하는 이를 보지 못했는데 하필 이때, 중상을 입은 단비부인(斷臂婦人)이 찾아와 본문에 역대로 전해 내려오는 진산지보인 '벽라금단(碧蘿金丹)'을 요구하였다.
어쨌든, 어지럽고 번잡한 문제들이 장문인을 곤혹스럽게 했는데 파견된 제자들도 돌아와 보고하는 이를 보지 못했는데 하필 이때, 중상을 입은 단비부인(斷臂婦人)이 찾아와 본문에 역대로 전해 내려오는 진산지보인 '벽라금단(碧蘿金丹)'을 요구하였다.
청석도장은 당연히 승낙하려 하지 않았기에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싸우기 시작했다. 결국 그 부상을 입은 부인은 도망하였다. 그러나 누가 알았겠는가, 그날 밤 부인은 다시 와서 벽라금단을 훔치고 세 명의 제자에게 상처를 입힌 후 도망갔다. 그래서 그는 급히 남석도인을 파견하여 추격하게 했다.
한 가지 일이 끝나기도 전에 또 한 가지 일이 일어날 줄 어찌 알았겠는가. 바로 오늘 청석도인이 문하의 모든 제자들을 이끌고 뒷산의 '천현곡(天玄谷)'에서 본문의 사숙들이 출관하는 것을 환영하려 할 때 이 젊은이가 쳐들어와 다짜고짜 마구 죽였고 적석도인을 상하게 하였으니 수양이 높은 그라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연이어 평아를 훑어보았는데 눈앞에 있는 이 젊은이는 의표(儀表)가 남달리 뛰어나고 온통 서생 같은 분위기로 절대로 무예를 익힌 사람같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상 그는 적석도인이 그의 손에서 부상당하는 것을 직접 목도하였고, 그 신기정묘(神奇精妙)한 무공은 사람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그래서 그는 한 걸음을 내딛고 수중의 불진을 한 번 휘두르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빈도는 청석이라 하오. 나는 본파의 장문인을 맡고 있소이다. 눈이 어두워 소협이 어느 고인의 제자인지 알지 못하니,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소!"
그도 또한 눈앞의 이 젊은이가 근래 강호에서 이름을 날린 '청삼표객(青衫飄客)'인지 의심하고 이렇게 물어본 것이었다.
평아는 상대 도인의 말투가 겸손한 것이 이전의 동인들과는 사뭇 달라서 저도 모르게 속으로 탄성을 터뜨렸다. 그도 역시 예의 바르고 학문에 정통한 선비이기 때문이었다. 이전에 이치를 따지지 않았던 것은 단지 그 도인들이 분개하여 무례한 태도를 취한 것은 도인들이 지들 맘대로 지껄였기 때문이었다.
이제 청석동인의 말을 듣자 그는 화가 가라앉았고 대답을 기다렸지만 한 번 생각해보고는 저도 모르게 멍해져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이름도 없고 사부도 없소."
청석도인은 이 말을 듣고 멍해져 얼굴색이 변하면서 그가 자기에게 대답하지 않으려 한다고 생각해서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여기에 왔소?"
분명히 그는 매우 화가 났다. 이렇게 무공이 뛰어난 사람이 스승도 없고 동시에 이름도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천하에 웃기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말을 하면 누가 믿겠는가? 청석도인이 그가 대답하기를 꺼려한다고 생각한 것도 당연하다.
평아는 청석도인이 믿지 않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분노가 치솟았다. 또 그의 이런 말투를 듣고 더욱 화가 치밀어 올라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화난 소리로 말했다:
"나도 당신한테 물어보려던 참이었소. 며칠 전에 단비부인(斷臂婦人)이 당신에게 단약을 찾으며 도움을 청하러 왔었소?"
청석도인은 긴 눈썹을 찌푸리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이 어쨌다는 것이오!"
평아는 그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한 걸음 더 나아가며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그녀를 다치게 했소! 말해 보시오!"
그의 표정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두 눈에서는 불꽃을 뿜어내고 있는 바로 그때――
폭갈 소리가 나며 청석도인의 뒤로 일신에 금황도포(金黃道袍)를 입은 늙은 도인 한 명이 튀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는 청석도인의 옆에 서서 손가락질을 하며 꾸짖었다:
"이런 못된 놈을 봤나, 감히 장문인 앞에서 무례를 범하다니 내 이 교양 없는 짐승을 좀 가르쳐 줘야겠구나!"
말을 마치고 양 소매를 휘두르며 거세무주(舉世無儔)한 힘을 일으켜 직접 평아를 공격하였다――
평아는 성난 목소리로 청석도인에게 질문을 하던 중, 옆에서 튀어나온 늙은 도인을 보니 한 바탕 욕설을 퍼부으며 일장을 공격해 왔다. 그는 얼굴을 덮쳐오는 이 경풍이 매우 맹렬함을 느끼고 격노하여 반보 후퇴하고 말에 앉듯 몸을 낮추며 한 모금 진기를 맹렬히 끌어올림과 동시에 쌍장을 가슴 앞에 올려 안쪽으로 한 바퀴 돌려 기속무비하게 밖으로 내뻗었다. '회룡비급(回龍秘笈)'의 일초인 '용칩심연(龍蟄深淵)'을 구사해 상대방의 공격에 맞부딪쳐갔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 사이에 선풍이 일며 순식간에 모래와 돌멩이가 허공에 날아올랐다.
평아는 갑자기 심신이 진탕됨을 느꼈고 뜨거운 피가 단전에서 솟구치자 그는 황급히 숨을 가라앉혀 그 뜨거운 피를 강제로 억누르고 나서 운기조식을 했다.
빠르게 날아간 모래와 돌멩이 먼지가 서서히 땅에 떨어지는 것을 그는 눈을 뜨고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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