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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九章 양정상열(兩情相悅)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九章 양정상열(兩情相悅)

少秋 2024. 1. 26. 13:56

第九章 兩情相悅
 
 
은시대붕은 의아해하며 말했다:
"대(大)? 대(大) 뭐? 형님, 당신은 그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아시오?"
 
금시대붕이 말했다:
"그는 아마도 산이나 지명을 말하려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내가 기억하기로는 사천(四川)에는 대파산(大巴山), 대량산(大涼山)이 있고 안휘(安徽)에는 대별산(大別山)이 있고; 강서(江西)에는 대유령(大庾嶺)이 있으며; 서강(西康)에는 대설산(大雪山)이 있지. 대(大) 자를 지명으로 사용하는 곳은 더 많아. 운남(雲南)에 대리(大埋)가 있고……"
 
은시대붕은 짜증내며 말했다:
"형님! 더 이상 지명을 얘기하지 마시오. 어차피 우리는 무슨 오독성지에 대해 상관하지 맙시다. 지금 우리는 보검을 취하러 온 것이니……"
 
육검평은 깊은 생각에서 깨어나 땅 위에 있는 시체가 이미 서서히 부식되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기며 고개를 저으며 생각했다:
"죄짓고는 못 살아. 내 손속이 너무 맵다고 탓하지 마라."
 
그의 시선이 올라가자 거령신의 멍청한 눈빛과 영사검객의 흉악한 눈빛을 보고 그는 무심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은 그냥 돌아가라!"
 
거령신이 멍청하게 말했다:
"작은 꼬마야! 너희 검법은 진짜 무섭구나. 마치 내 사매처럼 검광이 번쩍하더니 벌써 사람을 죽였네."
그는 크게 숨을 쉬며 말했다:
"나는 돌아가는 게 좋겠어! 그렇지 않으면 엉덩이에 검을 맞을 거 같아."
 
알고 보니 그의 엉덩이는 늘 검에 찔렸구나!
 
육검평이 말했다:
"큰 꼬마야! 너는 돌아가 네 사부에게 '풍뢰문(風雷門)'의 장문인인 팔비금룡 육검평이 수일 내로 방문하겠다고 말해라!"
 
거령신을 입을 크게 벌리며 말했다:
"작은 꼬마야, 너도 내 사부를 아는구나! 그는 얼굴에 긴 수염이 있어 엄청 사납다! "
 
육검평이 웃으며 말했다:
"너는 그냥 그렇게 말하면 돼, 아! 그는 지금 나부(羅浮)에 있나?"
 
거령신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고 육검평을 자세히 보며 말했다:
"작은 꼬마야, 넌 몹시 예쁘게 생겼구나. 내 사매도 선녀처럼 아주 예쁘게 생겼거든. 하하! 너희들은 정말……"
그는 머리를 툭툭 두드리고서야 비로소 창극(唱戲)의 목소리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정말 '천상의 한 쌍, 지상의 한 쌍'――"
 
은시대붕은 눈을 부라리며 크게 외쳤다:
"멍청한 녀석! 넌 뭔 말이 그렇게 많냐!"
 
상위는 흰자위를 까뒤집으며 말했다:
"늙은 꼬마, 당신은 뭔 말이 그렇게 많소? 나 큰 놈은 이 말을 하남에서 방자를 볼 때 배운 것인데, 당신이 감히 잔소리를 하는 것이오? 퉤! 나한테 맞아봐라!"
 
그는 수중의 자색의 거곤(巨棍)을 들어 '태산압정(泰山壓頂)' 일초를 은시대붕의 머리 위로 내려쳤다. 곤(棍)에 경풍(勁風)이 휘날리고 기가 회오리 치며 마치 갑작스러운 번개처럼 내려쳤다.
 
은시대붕은 이 멍청한 덩치를 보니 때리겠다면 때리는 것이었다. 그가 비록 일신에 웅후한 내력을 가지고 있지만 상대방의 그 태생의 신력에 감히 강경하게 대항할 수 없었다.
 
곤의 광풍은 그의 은발을 휘날리게 했다. 의삼이 '펄럭펄럭' 소리를 내며 그는 신형을 번쩍하고 수 척을 옮겼다. 은장(銀掌)을 휘둘러 '유사삭금(流沙爍金)' 일초를 펼쳐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상위의 정수리를 내리쳤다.
 
큰 덩치는 곤의 공격이 허탕을 치자 크게 소리를 지르며 두 걸음을 비스듬히 옮겨 곤 끝을 쳐올려 '유운와공(流雲臥空)' 일식을 펼치자 아주 날렵하게 은시대붕의 앞가슴을 찍어 갔다.
 
은시대붕은 오른손으로 상대방의 곤 끝을 누르자 몸 전체가 날아올랐고 그는 좌장을 원래대로 상위의 정수리를 쪼개어갔다.
 
'아――' 그는 그 은사장이 뜻밖에도 만년 묵은 바위를 만났다. 비록 큰 덩치를 쳐서 몸을 웅크리게 했지만 그 자신도 손바닥이 시큰시큰할 정도로 떨렸다.
 
그는 그 마치 소쿠리같이 큰 머리 위에 둥글고 희디흰 엷은 자국을 보고 '허허' 하고 웃으며 말했다:
"착한 아이야! 너는 '유추관정(油鎚貫頂)'의 무공을 익히고 있구나!"
 
상위가 눈을 부릅뜨고 노호했다:
"늙은 꼬마, 끝장을 보자……"
그는 곤을 들어서 다시 내리치려고 했다.
 
육검평이 손을 뻗어 막으며 말했다:
"큰 꼬마야! 넌 화내지 말고 빨리 돌아가서 네 사부에게 전해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먼저 나부(羅浮)에 도착할 거다. 그러면 너는 야단 맞을 거야!"
 
상위는 머리를 쓰다듬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작은 꼬마 역시 네 말이 맞아. 나 먼저 뛰어갈게!"
그는 영사검객을 부르며 말했다:
"팽형! 우리 같이 갑시다!"
 
팽형은 줄곧 큰 덩치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이 말을 들은 그는 육검평을 향해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
"육가야! 너는 배짱이 있으면 공동으로 와라! 내가 너를 기다리겠다!"
 
육검평이 앙천대소를 하며 말했다:
"공동괴검에게 나 팔비금룡이 가까운 시일 내로 반드시 공동에 한 번 가서 그의 검법을 가르침 받겠다고 말하더라고 알려라!"
 
영사검객이 한 줄기 악독한 눈빛을 던지고는 말없이 골짜기 밖으로 나갔다.
 
상위는 두 걸음을 걷고 다시 발을 멈추고 육검평을 향해 입을 벌리며 말했다:
"작은 꼬마야! 네가 무슨 팔비금룡이라 불리는구나! 너 방금 언제 우리 쪽으로 간다고 했지? 내가 사매한테 너를 기다리라고 미리 알려주면 좋겠는데."
 
육검평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어찌할 도리 없이 말했다:
"난 삼 개월 내로 나부에 갈 것이다!"
 
상위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바보 친구야! 다시 보자!"
 
은시대붕은 이 큰 덩치의 신영이 골짜기 밖으로 사라지자 욕설을 퍼부었다:
"염병할 바보자식!"
 
금시대붕이 웃으며 말했다:
"이 바보 미련퉁이가 귀엽게 생겼구나! 만약 내가 만났더라면 나도 그를 제자로 삼았을 거야."
 
은시대붕이 이어서 말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방금 어떠한 힘도 쓰지 않았지요. 정말 이 바보 녀석이 외문무공인 '유추관정(油鎚貫頂)'을 익혔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제 손바닥이 다 저리더라니 까요."
 
육검평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런데 그의 사부가 나부신군(羅浮神君)이라니 안타깝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그를 데리고 다녔을 텐데!"
 
그는 다시 땅바닥에 이미 한줌의 혈수로 변한 시체를 보았다. 눈 위에는 검은 비단이 번쩍이는 주머니가 있었는데 이때 계속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는 걸음을 옮겨 가볍게 손을 흔들자 그 검은 비단의 주머니가 허공으로 날아올라 그의 수중에 떨어졌다.
 
은시대붕이 두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장문인, 당신은 '허공접인(虛空接引)'이란 현문신공(玄門神功)을 익혔습니까?"
 
육검평이 멍하니 말했다:
"무슨 '허공접인(虛空接引)'이요? 아! 당신이 말한 것이 이렇게 손으로 물건을 잡는 건가요? "
그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그냥 재미로 해봤을 뿐입니다. 힘을 주고 잡아서 체내의 진기가 네 개 혈도로 역류하게 한 다음 재빠르게 앞으로 돌진하면 이 물건을 잡을 수 있지요."
 
금시대붕은 매우 놀라 말했다:
"역류(逆流)요? 진기(真氣)가 역류할 수 있다고요? 그건 주화입마(走火入魔)입니다!"
 
은시대붕이 말했다:
"형님! 당신은 설마 장문인이 이미 임독이맥이 타통된 것을 모르는 것이오? 정말 하늘의 안배가 이처럼 기묘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장문인이 매우 위험한 지경에 놓였을 때 오히려 생명력을 얻게 되셨으니……"
 
육검평이 수중의 작은 주머니를 열자 그 안에는 손바닥 보다 작은 붉은 코에 온몸이 부드러운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다만 기괴하게도 이 작은 고양이는 길게 돌출된 코에 공처럼 털이 복슬복슬한 꼬리를 가지고 있어 매우 귀엽게 보였다.
 
그는 방금 전에 오독괴마가 이 짐승이 무슨 두꺼비 고양이라고 불리는데 보검이 숨겨진 것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보검을 생각하니 그는 독고자가 생각났지만 곧 일종의 수치심이 지금 그의 마음에 떠올랐다. 그는 방금 자신이 죽기 전에 외쳤던 것을 생각하니 그는 마음속에 잠복해 있던 애정을 완전히 드러낸 것이었다.
 
그러나 그가 얻은 것은 찬바람이 부는 소리일 뿐이고 그녀는 그의 고심을 조금도 불쌍히 여기지 않았다. 그의 뜨거운 감정은……
 
그는 무겁게 콧방귀를 뀌며 생각했다:
"당신이 나를 업신여기는데 설마 꼭 당신이 나를 사랑해야 하는가?"
 
그가 곰곰이 생각하고 있을 때 금시대붕이 골짜기 안에다 외쳤다:
"독고자 선배님, 풍뢰문의 장문인인 팔비금룡이 장검금령(掌劍金鈴)의 유명을 받들어 '칠채(七彩)', '쉬려(淬厲)', 두 자루의 검을 받으러 왔습니다. 선배님께서 나타나시길 바랍니다……"
 
차가운 음성이 찬바람 속에서 흘러나왔다:
"장문인은 혈룡령을 내보이도록 하시오――"
 
육검평은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이런 모욕을 당한 적이 없다고 느껴 한바탕 분노의 감정이 온몸을 휘감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
"팔비금룡이 여기 있소! 독고자 당신은 설마 나를 모른단 말이오?"
 
은시대붕은 놀라서 잠시 어리둥절해 하는 금시대붕을 보며 말했다:
"장문인께 보고 드립니다! 독고자는 윗대 장문인의 처입니다. 장문인 당신께서는……"
 
안에서 독고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그럼 들어오시오!"
 
이번에 금은호법은 더욱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강호를 수십 년간 떠돌아다니면서 독고자가 인정머리 없는 외로운 노파로 유명한 것을 알았다. 이제껏 골짜기 안으로 들어온 많은 사람들 중에서 살아서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은 몇 명 되지 않았다.
 
더우기 그들은 당시 장검금령과 독고자의 은원(恩怨)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독고자의 말에서 나오는 어투는 원망과 슬픔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이것은 그들이 안에 있는 독고자가 늙은 부인이 아니고 젊고 아름다운 아가씨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육검평은 그 말을 듣고 금은호법에게 말했다:
"당신들은 여기서 지키고 계시오. 내가 먼저 들어가 보겠소."
 
그는 고개를 들고 성큼성큼 걸어 석진 안으로 들어갔다.
 
석진 안으로 발을 들여놓자 그는 눈앞이 캄캄해져서 전혀 길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외쳤다:
"내가 왔소. 당신은 아직도 이런 하찮은 진법을 펼치고 뭐하는 것이오?"
 
그가 말을 하자 귓가에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은 또 왜 화를 내세요?"
 
그가 문득 고개를 돌리자 과연 독고자는 자신의 뒤에 서 있는 것을 보니 눈앞이 또 갑자기 밝아졌다.
 
지금 그녀의 면사는 이미 제거되었다. 긴 속눈썹에는 한 방울의 눈물이 맺힌 채 촉촉히 젖어 있었고 눈은 살짝 붉어져 있었으며 뜻밖에도 어느 정도 부어 있는 것 같았다. 하얀 보조개 위에 한 줄기 슬픈 기색이 있었고 아름답고 가련한 기품이 그를 또 멍하게 했다.
 
그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 한참 후에야 입술을 달싹이며 말했다:
"방금 전에 당신은 뭐하고 있었소? 내 말을 못 들었소?"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말했다:
"들었어요. 하지만 난 당신을 보러 나갈 수 없었어요."
 
육검평이 물었다:
"무엇 때문이오?"
 
그녀는 천천히 머리를 들어 그를 보며 말했다:
"당신은 묻지 말아 주세요. 알았죠?"
 
육검평은 살짝 어리둥절하여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당신은 내가 거의 죽을 뻔했다는 걸 모를 거요! 나는 정말 당신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소? 혼자 이런 죽음의 골짜기에 쓸쓸히 틀어박혀 있는데 이 차가운 북풍은 그대에게 너무나 어울리지 않소."
그는 잠시 멈추었다가 말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고난을 겪었고 사람들로부터 무수히 냉대를 받았지만 나는 아직도 사람들을 떠나 혼자 외로운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소. 왜냐하면 내가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만 한다면 마침내 사람들의 인식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오! 내 목표는 세상 사람들이 나를 알게 하는 것이오! 그들이 육검평은 영원히 남에게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오!"
 
그는 두 눈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간곡하게 말했다:
"우리는 모두 어릴 때부터 외로움에 익숙한 사람들이지만 나는 나를 격려해 줄 사람이 필요하오. 당신같이 골짜기 안에 칩거하며 청춘을 이렇게 보내는 것도 방법은 아니오. 그래서……"
 
그녀는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불가능해요. 나는 일찍이 평생 그분의 유골을 지키기로 사부님과 약속했어요.이 골짜기를 떠날 수 없어요. 풍뢰문에서 그 세 자루의 신검을 가지러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육검평은 그의 말을 끊고 끼어들어 말했다:
"그럼 나는 지금 이미 왔으니 당신의 책임도 완결된 것이오. 유골에 관해서는――"
그는 격동하며 말했다:
"나는 세상에 이처럼 억지를 쓰는 노파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소. 자신이 죽었는데도 다른 사람의 청춘, 쾌락, 행복과 함께 묻히려 하다니……"
 
그녀가 가볍게 꾸짖으며 말했다:
"그만해요! 당신은 제 사부님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없어요. 이건 제가 약속한 거예요!"
 
육검평은 앙천장소를 하며 말했다:
"당신이 약속했다고? 당신 내게 말해 보시오. 당신 그때 몇 살이었소?"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다섯 살."
 
"하하! 다섯 살?"
그가 단호한 목소리로 물었다:
"다섯 살 어린애가 의지를 가질 수 있소? 생각해 보시오. 지금 당신은 후회하고 있지 않소?"
 
그녀는 묵묵히 낮은 목소리로 말헀다:
"저는 스스로 세상물정을 알게 된 이래 사부님의 양육을 받아왔어요. 매번 그분은 혼자 울으셨어요. 저는 그분께 이유를 늘 물어봤지만 그분은 저에게 줄곧 얘기하를 해주지 않으셨지요. 그때 저는 그분이 매우 고독하고 가련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분과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어요. 그분이 돌아가실 때까지……"
그녀는 눈을 감고 잠시 깊은 생각을 하고서야 비로소 말했다:
"그때 그분은 외로움을 매우 두려워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돌아가신 뒤의 영혼도 분명 외로움을 두려워하실 것이기 때문에 제게 줄곧 그분과 함께 골짜기에 함께 하기를 원하는지 물으셨어요!"
 
"그분은 바깥의 사람들 모두 매우 간악하고 교활하며, 그런 나쁜 남자들은 항상 여자를 그들의 함정에 빠뜨리려는 방법을 찾으니 밖에 나가는 것보다 혼자 골짜기 안에 있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때 저는 아직 어려 세상 물정을 전혀 몰랐지요. 그래서 저도 그분께 영원히 골짜기를 나가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줄곧 그분과 함께 하며……"
그녀는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고 말했다:
"방금 전에 당신이 저를 부르시는 소리를 들었지만 저는 감히 대답할 용기가 없었어요. 그냥 안에 깊이 숨어서 저 자신을 집 안에 가두고 있었어요……"
 
그녀의 얼굴에 갑자기 두 개의 홍조가 떠오르며 부끄러워하는 기색을 띠며 말했다:
"하지만 당신의 음성이 줄곧 저의 귓가에 맴돌아 제 마음을 방 안에 가둘 수 없어서 저는 당신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석진을 배치했습니다……"
 
그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천군만마 있더라도 나는 당신을 만나기 위해 돌진할 수 있소!"
 
그녀는 그의 두 눈에서 뜻밖에도 갑자기 번쩍이는 밝은 눈빛을 보았는데 마치 두 개의 별처럼 자신의 마음속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아 속으로 깜짝 놀라 말했다:
"당신의 공력이 어떻게 전보다 더 강해졌나요? 마치 '반박귀진(返璞歸真)'의 경지에 도달한 것 같은데 설마 당신은 이미 생사현관(生死玄關)을 타통했나요?"
 
육검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는 방금 오독괴마의 독에 중독되어 거의 죽어 갔지만 내가 정신을 잃을 순간에 당신을 보았던 것 같소. 나는 이 세상에서 나만이 당신을 곡 안에서 구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소. 나는 정말 당신이 이 죽음의 계곡에 평생의 행복을 방치하게 둘 수는 없었소. 그래서 나는 필사적으로 목숨을 내걸었소. 끝내 이 견강한 삶의 의지가 나를 지탱해서 두 줄기 경력(勁力)이 '임독이맥(任督二脈)'을 뚫고 '천지지교(天地之橋)'를 타통하게 된 것이오."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이번에 나는 정말 당신을 데리고 나갈 것이오!"
 
그녀는 살짝 웃으며 물었다:
"어째서요? 방금 전에 그 큰 덩치가 그의 사매가 예쁘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당신도 그에게 약속했잖아요……"
 
육검평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의 사부가 본문의 원수인 나부신군(羅浮神君)이오. 내가 그에게 무엇을 약속했겠소? 하물며 나는 그 여인을 본 적도 없는데, 내가 어떻게……"
그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당신도 내 마음속 생각을 알 것이오. 이것은 내가 더 말할 필요가 없소. 지금 당신은 먼저 그 두 자루의 검을 나에게 건네주고 그 다음 나는 밖으로 나가서 이 석진을 파괴할 방도를 찾은 다음 당신은 면사로 덮어 독고자로 변장하고 나와 대결을 펼치는 것이오. 당연히 내가 승리하여 그대 나는 독고자에게 내가 당신을 내보내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나와 함께 가는 것이오!"
 
그녀는 그의 이런 허튼 생각을 듣고 웃음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당신은 제가 사부님을 사칭하여 스스로 나를 나가라고 허락하라는 것이에요? 당신은 정말 내가 당신과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에요? 하물며 당신도 이 석진을 파괴할 수 없어요! 이것은 사부님이 세상에 남아 있는 진법들을 모아서 만들어낸 괴진(怪陣)이에요……"
 
육검평은 주먹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괴진이든 아니든 나는 열일검으로 모두 깨끗이 쳐부술 것이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연속으로 '회룡장(回龍掌)'을 써서 이 석진을 밀어뜨릴 것이오. 당신이 나와 함께 나갈 것인지 아닌지는 작은 문제요. 왜냐하면 당신은 사부의 말을 들었기 때문에 당신 사부가 당신에게 나와 함께 가라고 한다면 당신은 반드시 갈 것이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당신은 그걸 왜 물어요?"
그녀는 잠시 멈추었다가 조용히 말했다
"저는 여문(黎雯)이라 불러요!"
 
그는 눈을 감고 말했다:
"여문? 음, 아주 아름다운 이름이오."
그가 웃으며 말했다:
"잠시 뒤에 내가 쳐들어올 때, 나는 독고자에게 여문을 내보내라고 외칠 거요. 만약 그녀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녀에게 일초 '일륜초승日輪初升)'으로 공격할 것이오."
 
"내가 싸움을 끝낸 뒤에는 분명히 내가 그녀를 이길 것이오. 그리고는 그녀가 여문이 나와 함께 가는 것을 하락할 것이오! 그러면 당신은 흑사와 흑포를 벗고 나와 함께 나가는 것이오. 그때 우리는……"
 
그녀가 물었다:
"만약 제 사부님이 허락을 안 하신다면요?"
 
그는 장중하게 말했다:
"만약 당신이 변장한 독고자가 허락을 하지 않는다면 나도 나가지 않을 것이오. 나도 장문인을 맡지 않을 것이오. 나는 평생 당신과 함께 이 계곡에서 보낼 것이오."
 
그녀의 마음은 마치 커다란 망치로 일격을 당한 것 같았다. 그의 진지한 말을 줄곧 그녀의 마음속으로 스며들어 그녀를 완전히 멍하게 했다.
 
그녀의 두 눈은 그를 한참동안 응시하다 엉엉대며 울기 시작했다. 그의 품에 뛰어들어 훌쩍이며 말했다 :
"당신 무엇 때문에 이렇게 잘해 주시나요? 무엇 때문에?"
 
육검평은 두 손으로 그녀를 품안에 꽉 껴안고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중얼거렸다:
"텅 빈 삶에 한 가닥 채색(彩色)이 나타났을 때, 나는 꽉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소. 왜냐하면 나는 당신이 없으면 나의 삶은 텅 빈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오……"
 
그녀는 조용히 울쩍거리며 그의 단단한 품에 안겼다.
 
찬바람이 그들을 스쳐가지만 그들의 내심에 넘쳐나는 열정을 쫓아낼 수 없었다……
 
한참 뒤에 그녀는 고개를 들어 작은 소리로 말했다:
"만약 독고자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녀의 흑사를 벗긴 뒤 그녀의 '연마혈(軟麻穴)'을 점혈하고 그녀를 데리고 나가면 됩니다."
 
육검평이 물었다:
"만약 당신이 독고자라면, 당신은 허락을 하겠소 안 하겠소?"
 
여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허락해요."
그녀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 머리카락을 아래로 쓸어내리며 말했다:
"제가 가서 보검을 가져올게요!"
 
그녀의 사라지는 신영을 바라보며 그는 한 가닥 미소를 입가에 떠올렸다.
 
어느새 눈송이가 이미 내리고 있었다. 송이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