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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八章 무영지독(無影之毒)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八章 무영지독(無影之毒)

少秋 2024. 1. 22. 14:42

 

第八章 無影之毒

 

 

그가 장검을 그어대자 그 전갈이 뜻밖에도 가라앉더니 그의 검 무지개를 피해 그의 발 앞에 떨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는 아직 임독이맥(任督二脈)이 개통되지 않아 체내의 진기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순환시킬 수 없기 때문에 진기를 체외로 전달할 수 없어서 피할 겨를도 없이 그 전갈이 앞가슴 위로 뛰어오르게 하였다.

 

금시대붕은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삼 장 밖으로 날아서 다섯 손가락을 펴 이 전갈을 치우려고 했다.

 

그러자 오독괴마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

"흐흐! 이번에는 죽는다……"

 

그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육검평의 몸을 기어 오르던 남색의 전갈이 소리를 지르고 땅으로 떨어져 뒤척이며 뱃가죽을 드러내고 죽었다.

 

오독괴마의 얼굴에서 웃음이 갑자기 공포로 변하더니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서 소리치며 말했다:

"네가 천년웅황주(千年雄黃珠)를 가지고 있느냐?"

 

육검평도 경악하여 미처 대답을 못하자 금시대붕이 이미 가까이 뛰어와 물었다:

"장문인, 괜찮으십니까?"

 

육검평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본래 자기가 어떻게 그 독물들을 놀라게 해서 사방으로 도망치게 할 수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게다가 이 남색의 전갈은 또 아무런 까닭 없이 죽은 것이었다.

 

그는 이때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차갑게 오독괴마를 바라보고 천천히 그를 향해 걸어갔다.

 

오독괴마는 갑자기 한바탕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상대방의 눈에서 일종의 정의로운 분노를 느꼈고 얼음과 같이 차가운 빛에 압도되어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일종의 강렬한 명예심에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애써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키고 난 뒤 손을 등 뒤로 뻗어 남은 두 개의 죽통을 풀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네가 천년웅황주(千年雄黃珠)나 혹은 혈룡보옥(血龍寶玉)을 갖고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

 

죽간을 두드리자 안에서 길이가 약 일 척 정도 되는 붉은 지네가 기어 나왔다. 그 지네의 머리에는 한 조각의 검은 흔적이 있었다.

 

금시대붕은 얼굴빛이 변하며 말했다:

"금운오일(金雲烏日), 이것은 독신궁명(毒神宮冥)에서 기르는 신오(神蜈)입니다. 장문인 조심하십시오!"

 

육검평은 일생 중에 이렇게 큰 지네는 보질 못했다. 그는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지만 전혀 두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일검법(烈日劍法)'을 믿고 그 지네를 토막토막 잘라 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정신을 집중하고 몸과 검을 하나로 합쳐 '열일검법(烈日劍法)' 가운데 기수식(起手式)을 드러냈다.

 

오독괴마는 흐흐 하며 한바탕 냉소를 하며 가볍게 외치자 뜻밖에도 그 지네는 날개가 돋친 듯 날아와 육검평의 몸을 향해 달려들었다.

 

육검평은 장검을 휘둘러 검망을 빽빽하게 흩뿌리며 '일륜초승(日輪初升)' 일식을 펼치자 검에 있는 보주에서 타오르는 태양이 번쩍이며 빛 그림자가 가득 퍼지면서 몸을 따라 쏘아져 갔다.

 

그 지네는 맹렬한 기세로 달려들었지만 몸에 닿을 때마다 급히 몸을 돌려 훌쩍 뛰어올라 되돌아갔다.

 

육검평은 유성처럼 빠르게 지네의 기세를 제거해갔다. 검에서 빛 그림자가 마치 물이 뿌려지듯 지나가자 순간 그 지네는 검의 세력 안에 놓이게 되었다.

 

'응――' 아이가 우는 듯한 괴성이 울리고 핏물이 흩날리며 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그 지네는 이미 산산조각이 나서 온 땅에 시체가 뿌려졌다.

 

육검평은 초식을 바꾸지 않고 검망(劍芒)을 폭증하여 오독괴마를 향해 펼쳐갔다.

 

오독괴마는 수중의 지네를 던진 후 의기양양하게 웃는 얼굴을 감추지도 못한 채 온 하늘에 가득 차 휩쓸려 오는 한 줄기 은망(銀芒)을 보았다. 찰나의 시간 속에 사부의 그 '금운오일(金雲烏日)'은 이미 상대방에게 산산조각이 난 것이었다.

 

공포에 질린 마음이 그의 온 정신을 즉시 뒤흔들어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의 눈앞에 태양이 솟아오르자 벌겋게 빛에 자극되어 그는 두 눈을 뜰 수 없었다.

 

갑작스런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쳐 지나가자 그는 크게 외쳤다:

"열일거검(烈日巨劍)!"

 

그의 외침에 따라, 그는 양손의 열 손가락을 깍지 끼고 흔들자 연기처럼 엷은 기체가 아무런 소리도 없이 쏘아져 나갔다. 하지만 바로 이 순간 그의 왼팔은 이미 상대의 검망에 공격을 당했다.

 

한 줄기 핏물이 검 끝에 얼어붙어 그는 이미 상대방의 섬전 같은 일초를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천균일발(千鈞一髮)의 순간에 뱀처럼 굽은 한 자루의 괴검이 이미 한쪽에서 밀고 들어와 곧장 육검평의 '장문(章門)', '기문(期門)', '칠감(七坎)' 세 혈을 공격해왔다.

 

육검평은 자신의 검으로 오독괴마의 왼팔을 자를 수 있지만 자신도 죽을 수 있음을 알았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는 몸을 크게 회전시키며 마치 바람처럼 옆으로 검을 뻗어 일초 '열일염염(烈日炎炎)'을 펼쳐갔다.

 

팽형은 오독괴마의 이번 독물이 뜻밖에도 효과가 없음을 보고 의아해하고 있을 때 육검평이 가늘고 긴 괴검을 뽑아 쥐고 오독괴마를 향해 잘라버리려 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오독괴마의 무공이 자기와 비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상대의 검 끝이 이미 그의 목을 향하고 있음을 전혀 알지 못했고 피하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놀라서 사검(蛇劍)을 휘둘러 '영사난무(靈蛇亂舞)' 일식을 펼쳐 상대방의 오른쪽 옆구리에 검날이 이미 다다랐음을 보았다. 검의 두 두 날도 상대방의 사혈을 찌르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눈앞에 붉은 태양이 그의 눈을 타오를 듯 밝게 비추는 것이었다. 마음속은 갑자기 타오를 것 같았고 온 몸이 마치 불구덩이에 빠진 것처럼……

 

그의 마음속에 번쩍하고 한 가지 생각이 스쳐 갔다. 사부가 평소 자기에게 경고하던 말이 이때 한 구절씩 모두 머릿속에서 흘러갔다. 그는 괴성을 질러댔다:

"열일검법(烈日劍法)――"

 

하지만 그의 외침도 오독괴마처럼 밀려오는 검기에 가려져 다른 사람들은 듣지 못했다.

 

"컥――"

하고 가벼운 소리가 들렸다.

 

육검평은 열일검법이 그 괴검을 베어내 세 조각으로 자르고 검광이 아래로 긋자 팽형의 귀 주변을 이미 번쩍하고 지나갔다.

 

피투성이가 된 하나의 귀가 검 위에 받쳐졌다. 육검평은 뒤로 이 장을 미끄러져 물러섰다.

 

영사검객(靈蛇劍客) 팽형(彭衡)은 상대방의 장검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왼손으로 귀를 만졌지만 손에는 피만 묻어있었다.

 

그는 비통하게 외쳤다:

"귀! 내 귀!"

 

오독괴마는 어깨에 난 약 일 촌 깊이의 한 줄기 상흔을 냉막하게 바라보고 이를 갈며 앞으로 두 걸음 걸어 나갔다.

 

그는 육검평을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 몸에 혈룡보옥이 있소?"

 

육검평이 바로 대답을 하려 했지만 갑자기 눈앞이 컴컴해지며 머리가 어지럽고 복통이 일어났다. 그는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온 몸의 기경을 운기 하며 억지로 서 있었다.

 

그가 운기를 강행해서 복통을 억제하고 눈을 뜨며 말했다 :

"너는 내가 혈룡보옥이 있는지를 왜 상관하느냐?"

 

오독괴마가 흐흐 웃으며 말했다:

"육가야, 너는 이미 나의 '무영지독(無影之毒)'에 중독되었다. 기껏해야 며칠 남았다……"

그는 눈길을 돌리며 말했다.

 "기껏해야 며칠 살 거야. 네가 그 열일검을 가지고 와서 나와 해약을 교환한다면, 그러면 ……"

 

육검평은 간사한 웃음을 흘리는 오독괴마를 의심스러운 듯 바라보았지만 그는 자신의 복부에서 한 줄기 한살지기(寒煞之氣)가 퍼지고 있음을 느꼈다. 마치 한 마리의 벌레가 창자 속에서 기어 다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은시대붕은 이때 이미 다리를 잘 싸고 있었다. 그가 초조해서 물었다:

"장문인, 당신……"

 

오독괴마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의 미간 사이에 한 줄기 흑선(黑線)이 있는지 확인해봤소?"

 

은시대붕이 보니 과연 한 줄기 옅은 흑선이 육검평의 미간에 나타난 것을 보고 그는 대경실색하며 말했다:

"장문인……"

 

육검평의 얼굴빛이 가라앉으며 찬 서리가 순식간에 퍼뜨려졌다. 그는 난석 더미 뒤의 어두운 협곡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그 앙상한 그림자와 감동적인 자태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는 것은 슬픔과 한이 담긴 눈동자였다. 왜냐하면 그 속에는 너무나 많은 한(恨)을 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스스로 가련하다 생각하며 웃었고 그는 또 호기롭고 씩씩하게 앙천장소(仰天長嘯)를 터뜨렸다.

 

곡 안에서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그는 두 걸음을 앞으로 내디디며 말했다:

"내가 죽을 때, 나는 반드시 너희 두 사람을 죽일 것이다."

그는 금은호법을 막으며 그들이 말을 하지 못하게 하고 계속 말을 했다:

"너희들이 믿거나 말거나 삼 초면 충분하다!"

 

그는 검을 세우고 엄숙하고 경건하게 검 끝을 응시하며 세 촌 길이의 검망을 끊임없이 번득이며 이 골짜기 안에 적지 않은 살기를 더했다.

 

오독괴마는 육검평이 이렇게 하는 것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왜냐하면 그는 예전의 장검금령(掌劍金鈴)이 독고자와 한차례 은원이 있기 때문에 풍뢰문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온 세 자루의 보검을 독고자에게 건네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자신의 사부를 포함한 천하의 '육대천주(六大天柱)'가 연합하여 대파산에서 각자의 기공(奇功)을 발휘해서야 비로소 장검금령의 회룡장을 당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사부인 독신궁명(毒神宮冥)이 '무영지독(無影之毒)'을 방출해서야 비로소 장검금령을 절벽 밑으로 떨어뜨렸다.

 

이제 육검평이 약관의 나이로 자기의 독물을 파괴할 수 있음을 보았고, 더욱이 뜨거운 태양으로 변화되는 '열일검법(烈日劍法)'은 자신이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보았다.

 

그는 입을 벌리고 웃으며 한 가지 방법이 떠올라 그에게 말했다:

"각하는 일파의 장문인으로 쇠를 진흙처럼 깎는 보검에 의지해 우리 세 사람을 이긴다 한들 어떤 위엄이 있다 하겠소?"

 

"너는 내가 보검에 의지해 승리를 취한다고 말한 것이냐?“

육검평이 물었다.

 

영사검객은 수중의 부러진 검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당신이 용기가 있다면 보검을 내려놓고 나와 겨루어 봅시다!"

그는 두 눈이 벌겋게 불타올라 거의 육검평을 삼킬 것 같았다.

 

육검평은 장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나 육검평이 평생 제일 싫어하는 것이 위선이다! 줄곧 일을 깔끔하고 단호하게 처리해왔으니, 설마 내가 죽기 전에 허명을 뒤집어쓰고 싶겠는가? 하하! 내가 빈손으로 너의 몇 수를 받아주겠다!"

 

금은호법은 그 말을 듣고 크게 놀라 얼른 말했다:

"장문인! 그들이 격장지계(激將之計)를 쓰는 것입니다. 장문인께서 저희 형제를 따라 곡 밖으로 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희가 새한강(賽韓康)을 찾아 '무영지독(無影之毒)'을 제거해 드리겠습니다……"

 

육검평이 고개를 저으며 보검을 등 뒤로 꽂았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낭자! 당신은 육검평이 이미 당신을 위해 이 지살곡에서 뜨거운 피를 내뿜고 있는 것을 알고 있소? 죽기 전에 꼭 한번 볼 수 있기를 희망하오. 낭자, 당신이 할 수 있는지 말해 주겠소?"

 

조용하고 쓸쓸한 골짜기엔 그의 비장한 목소리에 쌩쌩 부는 한풍만이 대답할 뿐, 그 외에는 어떤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육검평은 눈물을 글썽이며 중얼거렸다:

"이래도 좋다!"

 

그는 성큼성큼 발을 내딛고 쌍장을 가슴에 안고 양다리를 벌려 '회룡장법(回龍掌法)'의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너희 중에서 누가 먼저 오겠느냐?"

 

오독괴마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 우리는 내공을 겨루는 게 좋겠소. 이렇게 해야 우열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오. 네가 나를 이길 수 있다면 나는 틀림없이 해약을 네게 주겠소. 그렇지 않으며 네가 열일거검을 내게 넘겨야 하오!"

 

은시대붕이 벌컥 화를 내며 말했다:

"너희가 결국 올가미를 씌우는구나……"

 

오독괴마가 말했다:

"우리는 차 한잔 마실 시간만 겨루는 것이오. 어떻게 그의 체내에 있는 독이 발작을 일으키겠소? 흐흐 시간을 끌면 내 해약도 불안하오. 게다가 나는 반 알의 해약을 먼저 드릴 수 있소……"

 

육검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떻게 겨루겠다는 것이냐?"

그는 상대방이 보낸 반 알의 홍색 단약을 받아 주저하지 않고 삼켰다.

 

오독괴마가 말했다:

"우리의 대결은 손바닥 대 손바닥이오! 각자 내력을 상대방에게 부딪치는 것이오. 어느 한쪽의 몸이 뒤로 넘어지면 그건 진 것이오."

그는 땅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양 손바닥을 내밀고 육검평을 향해 웃었다.

 

육검평은 그의 옥같이 새하얀 양 손바닥을 보니 뜻밖에도 여인의 옥수와도 같았다. 그는 콧방귀를 뀌고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손을 뻗어 상대방에게 붙였다.

 

그의 쌍장을 막 뻗으려고 할 때 갑자기 거령신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작은 꼬마야! 너……"

 

그가 고개를 들어서 보니 영사검객이 상위(桑偉)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거령신도 어쩔 수 없이 웃기만 했다: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그는 입술을 달싹이며 말했다:

"작은 꼬마야! 너 조심해라!"

 

육검평이 마침 머뭇거리고 있을 때 오독괴마가 말했다

"왜? 겁먹었소?"

 

육검평은 눈을 부릅뜨고 한번 노려보며 말했다:

"만약 내가 이기면 너의 한쪽 팔을 다시 벨 것이다."

그는 손을 뻗어 상대방의 손바닥에 붙였다.

 

오독괴마는 속으로 냉소하며 생각했다:

"내가 익힌 이 장법은 '오독귀원장(五毒歸元掌)'이다. 나는 쌍독을 네 몸에 침투시켜 고통을 받으며 죽게 할 것이다."

 

한 줄기 세찬 경도가 상대방의 손바닥에서 돌진해 오자 그는 단전으로 기를 모으고 천천히 운기(運氣)하며 공격해 갔다.

 

그의 손바닥은 점점 더 하얘지고 뜻밖에도 투명한 것 같았다. 손바닥의 핏줄과 뼈마디가 훤히 보였지만 바로 이때 육검평은 이미 떨기 시작했다.

 

육검평이 비록 반 알의 해약을 복용했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반 알의 환약은 두통을 치료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힘을 쓰자 온 몸이 거북해지기 시작했다. 그 한 오라기의 한기가 천천히 '미려(尾閭)'에서 올라가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의 '포맹(胞盲)'과 '침변(沉邊)' 양 혈로 아주 빠르게 진입했다.

 

그의 척주(脊柱)는 시고 저린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아랫배의 '기해(氣海)'혈에는 한 마리의 벌레가 꿈틀꿈틀 움직이는 것 같았다.

 

이때 그는 상대방의 손바닥 안에 한줄기 기괴한 경력이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그의 열 손가락을 갑자기 마비시키기 시작했다. 천천히 다시 손목 쪽으로 퍼져나갔다.

 

그는 마음속으로 크게 놀라 상대방의 손바닥에도 독공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았다. 두 눈에는 그의 간사하고 음험한 미소만이 보였다. 그는 심호흡을 하고 온 몸의 경력을 끌어올려 천천히 상대에게 밀어붙이려 했다.

 

하지만 이때 온 몸의 혈도가 거의 막혀버려 그의 내력은 이미 통과할 수 없게 되었다. 등 뒤 척주(脊柱)의 한기는 천천히 올라가고 '소장유(小腸俞)'와 관원유'(關元俞)'로 오르고 있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온 몸을 떨고 있었고 아랫배의 단전지기(丹田之氣)는 이미 점차 응집할 수 없게 되었다.

 

죽음의 감각이 그를 침입하기 시작했고, 그의 머리는 곧 멈추려 하는 것 같았다. 지금 그는 단지 자신이 떠다니고 있다는 것만 느낄 수 있었다……

 

금은호법은 '하하' 하고 한바탕 괴소를 터뜨리더니 양손을 다시 서로의 어깨 위에 걸쳤다. 그들은 육검평의 등 뒤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상대방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은시대붕은 재빨리 좌장(左掌)을 뻗어 육검평의 배심(背心)에 있는 '명문혈(命門穴)'에 놓았다. 그리고 금시대붕은 오히려 '금사장(金沙掌)'을 높이 쳐들어 손바닥에 금색의 광망이 번쩍이며 눈부시게 빛났다……

 

육검평이 바야흐로 혼미상태에 빠졌을 때, 갑자기 등 쪽에 한줄기 열류가 들어와 곧장 경맥을 뚫고 단전에 이르자 그는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내력을 그 기경과 합쳐 일제히 장심을 향해 돌진해 강제로 빠져나가게 했다.

 

오독괴마는 상대방이 이미 혼미상태로 접어들어 이제 곧 심맥을 독으로 공격하면 죽는 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갑자기 한 줄기 배산도해(排山倒海)와 같은 내력이 돌진해 오는 것이었다.

 

그는 전신을 떨며 자신이 익힌 독공이 경맥을 따라 거슬러 돌아오는 것을 느끼고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이때 두 가지 독성이 이미 스며들어 만약 상대방으로부터 밀려오는 것이라면 자신도 중독이 되어 죽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는 힘껏 저항하면서 한편으로 소리를 질러 다른 두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했다.

 

영사검객은 흐흐 하고 한바탕 냉소를 터뜨리고 거령신을 밀며 말했다:

"상형! 당신이 먼저 앞에서 방금 내가 알려준 방법대로 임형의 뒤에 앉아 혼신의 내력을 임형의 몸 안으로 쳐 넣으시오!"

 

거령신 상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팽형, 당신이 내게 이런 일을 하라고 하니 나는 싫소이다……"

 

팽형이 꾸짖으며 말했다:

"당신은 그들 세 사람이 연합해서 임형과 내력을 겨루는 것을 보지 못했소. 그는 곧 죽을 것이오! 그가 죽으면 당신과 나 모두 보검을 얻을 수 없소!"

 

상위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나는 사람들과 내력을 겨루는 걸 좋아하지 않소. 그것은 조금도 만족스럽지 않소. 몽둥이로 쳐부수어야지……"

그는 금시대붕의 금빛이 번쩍이는 '금사장(金沙掌)'을 쓸어보고 저도 모르게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좋소. 내가 내력을 겨뤄보겠소!"

 

그는 걸어가서 오독괴마의 뒤에 앉아 생각해보더니 다시 말했다:

"팽형! 나는 당신이 말해서 이걸 하는 것이 아니오. 난 그 두 늙은 꼬마들과 대결하고 싶어서요……"

 

그는 귀찮아 하며 말했다:

"좋소! 당신이 말한 대로 하시오! 빨리!"

 

그는 두 손을 상위의 양 옆구리에 있는 '장문혈(章門穴)'에 붙이고 상위는 두 손을 오독괴마의 양 옆구리에 있는 '장문혈(章門穴)'에 붙였다.

 

그들 두 사람의 공력은 한 줄기 거대한 흐름으로 모아져 오독괴마의 몸에 전해져서 단전을 경유해 다시 두 손바닥을 통해 터져 나와 육검평의 몸 안으로 부딪쳐갔다.

 

금은호법은 수십 년간 강호에서 이름을 날렸으며 그들이 익힌 '금사장(金沙掌)'과 '은사장(銀沙掌)'은 장법 가운데 기공으로 내력은 비할 데 없이 더욱 웅후하였다. 그래서 그들이 천지지교를 형성하여 그 세찬 내력이 고갈되지 않고 육검평의 체내로 밀려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세 명의 젊은 고수들은 강호에서 유명한 선배인 '육대천주(六大天柱)'의 적전(嫡傳) 제자들로 내공이 비할 데 없이 고강하였다. 그들이 함께 손을 잡았으니 그 내경은 끊임없이 생겨나니 강맹하기 비할 데 없었다.

 

그 가운데 고생하는 것은 육검평이었다. 그는 무영지독과 오독귀원장의 독공에 공격을 받았고 두 가지 독공은 두 줄기의 대단히 강한 경력에 부딪쳐 각각 경맥에서 날뛰다 점점 하나로 합쳐졌다.

 

그는 온몸의 기혈이 솟구쳤다. 그 독 덩어리는 금은호법의 경력이 더욱 강해지면서 점차 '기문혈(氣門穴)'에 이르게 되었다.

 

간질간질한 느낌이 그의 목구멍을 막아 그는 참지 못하고 입을 벌렸다――

 

'왁――' 하고 커다란 검은 핏덩이를 오독괴마의 얼굴에 토해냈다.

 

그는 입으로 독혈을 토해낸 뒤 온몸이 비었고 이 순간 몸 밖에서 전해진 두 줄기의 내력이 그의 경맥을 따라 돌며 임맥(任脈)을 향해 돌진하자 뇌정만균(雷霆萬鈞)의 힘이 독맥(督脈)을 뚫고 자부현관(紫府玄關)이 통하자 체내의 그 힘은 다시 비할 데 없이 빠르게 체내를 한 바퀴 돌았다.

 

그가 방귀를 뀌자 그의 전신은 허공으로 떠오르고 다섯 사람의 몸도 함께 몇 치를 떠올랐다.

 

육검평은 두 눈을 뜨고 큰 소리를 지르며 장심에 내력을 모았다――

 

"펑――"

 

오독괴마는 한줄기 어마어마하게 큰 내력에 부딪쳐 삼 장 밖으로 훌쩍 날아가 땅바닥에 엎어지면서 선혈을 뿜어댔다.

 

거령신은 크게 소리를 지르며 이어서 땅바닥을 몇 번 구르더니 장외로 나가 떨어졌다.

 

영사검객은 육검평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영향을 가장 적게 받아서 수 척 밖에 뒤집어져 곧바로 몸을 멈추었다.

 

금은호법은 본래 육검평의 체내로 본신의 내공을 모두 주입시켰지만 차 반잔을 마실 시간 만에 그들은 갑자기 자신의 내력이 한 줄기 기이한 힘에 빨려 들어가 뜻밖에도 계속 떨어지자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음을 문득 깨달았다.

 

그들이 괴이함을 느끼고 있을 때 육검평의 방귀 소리를 이미 들었고 곧 그들의 내력이 이미 막힘없이 통행되어 육검평의 체내에서 돌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 가지 생각이 그들의 머릿속에 들어왔고 그들은 환호하려 했지만 갑자기 육검평의 체내에서 쏟아져 나오는 한줄기 강력한 힘에 부딪쳐 순간 그들은 답답한 신음을 흘리며 허공에서 몇 척 떨어진 뒤로 물러났다.

 

그들은 뛰어 오르며 이미 상대편 세 명의 난감한 모습을 보았다.

 

육검평은 돌아서며 유감의 뜻을 담아 말했다:

"당신들은……"

 

은시대붕이 조급해 기다릴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장문인, 당신은 이미 현관(玄關)이 타통되었습니까?"

 

육검평이 말했다:

"제 몸 안의 임독이맥(任督二脈)은 이미 타통되었습니다. 이것은 여전히……"

 

그의 말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등 뒤에서 금풍이 급히 울리며 매우 빠르게 그의 배심(背心)에 있는 '명문혈(命門穴)'을 공격해왔다.

 

금시대붕이 보고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달려들려고 하였지만 눈앞에 은광이 눈부시게 번쩍하고 윙윙거리며 검기가 허공으로 치솟아 갔다.

 

'악――' 하는 절망적인 비명소리에 피와 살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은망이 걷히자 검은 이미 검집에 돌아갔고 육검평은 만면에 차가운 살기를 날리며 우뚝 서 있었다. 그의 일 장 앞에는 오독괴마가 양 팔이 모두 절단된 채 비린내 나는 검붉은 피가 절단된 팔에서 콸콸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난석 사이에 누워 온몸이 자신이 뿌린 독액에 의해 온통 새까맣게 부식되어 그는 남은 팔을 허우적거리며 잠긴 목소리로 애원하며 말했다:

"너는 혈룡보옥을 가지고 있구나. 내게 보여줄 수 있느냐? 이것은 내가 마지막으로 네게 하는 부탁이다……"

 

육검평의 그 빛나는 신광은 점차 사라지고 두 눈은 보통 사람처럼 이미 완전히 회복되어 한 올의 신광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는 왜 등 뒤에서 나를 암습한 것이냐?"

그는 그 눈빛에서 애원하는 눈치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며 가슴에 걸려있는 '풍뢰문(風雷門)'의 영부(令符)인 '혈룡령(血龍令)'을 꺼냈다.

 

이 네모난 옥석에는 한 마리의 핏빛의 작은 용이 이빨을 드러내고 발톱을 치켜세워 허공으로 날아오르려는 모습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생동감이 있었다.

 

오독괴마는 얼굴이 온통 새까맣고 호흡이 매우 가빠졌다. 그는 그 옥석을 의아한 듯 바라보고는 힘겹게 말했다:

"뒤집어 줘. 나는……나는 뒷면을 봐야겠다."

 

그는 육검평이 뒤집은 옥석에 새겨진 그 그림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중얼거렸다:

"오독성지(五毒聖地)! 오독성지!"

 

은시대붕은 그 네모난 옥석의 뒤편에 있는 산수를 보았다;두 개의 겹겹이 쌓인 봉우리 사이에 하나의 폭포가 있고, 폭포 앞에는 세 개의 모정(茅亭)이 있었다……

 

그는 이곳이 무슨 보물이 숨겨진 장소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오독괴마의 숨이 곧 끊어질 것을 보고 급히 소리쳤다:

"네 말은 이곳이 어디라는 것이냐?"

 

오독괴마는 그를 바라보며 힘들게 말했다:

"오……독……성……지……있는……곳은……대(大)……"

그는 두 눈을 감고 눈물을 흘리며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