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武俠小說
第六章 유령귀역(幽靈鬼域) 본문
第六章 幽靈鬼域
피가 사방으로 튀고 시체가 찢겨져 바닥에는 그 잔해만이 떨어져 있었다.
육검평이 열일검을 손에 쥐고 '일륜초승(日輪初升)' 일초를 펼쳐 흑무상을 네 토막으로 잘랐다. 이 전광석화의 순간에 그의 동작은 다른 사람이 눈을 깜빡이는 시간만을 겨우 차지했을 뿐이었다.
그 밖의 인영들은 놀란 비명을 지르며 일제히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때 한줄기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다. 이것은 마치 하늘 깊은 곳에서 온 것 같기도 하고 지옥의 맨 밑바닥에서 들려오는 같기도 했다. 그것은 가물가물해서 종잡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 처절한 비명소리가 주위에 맴돌았고 이어서 귀신의 곡소리와 함께 흐릿한 밤안개 속에서 무수한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방금 전에 뒤로 물러났던 그림자들도 이제는 옷자락을 펄럭이며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육검평은 옆에 기대있는 소봉이 뜻밖에도 몸을 떨면서 자신의 품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숙여 위안의 말을 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가 고개를 숙이는 찰나 그녀의 얼굴에 떠오르는 한줄기 교활한 웃음을 언뜻 보았으나 그것은 금세 사라졌다.
그가 물었다:
"소봉 무슨 기분 좋은 일이 있냐?"
소봉은 온몸을 떨며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평가가, 저는 무서워요……"
육검평의 마음속으로 이상한 생각이 스쳐지나가자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흐흐흐흐, 삼라귀역(森羅鬼域)."
"흐흐흐흐, 유령제무(幽靈齊舞)."
큰 무리의 흑색 그림자들이 몰려오자 머리가 말처럼 크고 퉁방울 같은 눈의 난장이 노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유령귀역(幽靈鬼域)이 어찌 살아있는 사람이 올 수 있는 곳인가, 흑백무상은 어째서 내 대신 잡아오지 않는가?"
귀신의 말로 짹짹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흑백무상은 이미 영원히 귀도(鬼道)로 사라져서 환생할 수 없습니다……"
육검평은 고개를 들고 하하 웃으며 엄하게 꾸짖었다:
"너희들은 귀신으로 가장했는데 언제까지 그럴 거냐? 정말 너희들은 모두 목숨이 필요 없느냐? 자 이리 오너라. 내가 너희들 손바닥만 한 귀신들을 죽여주마!"
그 난장이 노인이 온몸을 띄워 와서는 쌍장으로 빠르게 십이장을 격출하여 육검평을 향해 쪼개왔다.
육검평은 맹렬하게 밀려오는 기세를 보고 신형을 돌리며 밀려오는 기세를 피해내려 했는데 소봉이 양손으로 그를 껴안고 한사코 놓으려 하지 않아 그도 움직일 수 없게 할 줄을 어찌 알았으랴.
한줄기 향긋한 냄새가 그녀의 머리칼에서 나면서 그의 콧속으로 들어갔지만 그는 갑자기 얼굴빛이 변했다.
그는 폭갈을 터뜨리며 상대방이 다가올 때 검홍(劍虹)이 번쩍이며 '열일염염(烈日炎炎)' 일초를 펼쳐 층층이 검막(劍幕)이 솟아나고 기류가 격동하며 검영이 찬란(劍影)하게 펼쳐졌다.
그 난장이 노인이 초식을 펼치는데 상대방은 여인에게 감싸지며 마치 반항할 줄 모르는 것처럼 보여 그는 장에 힘을 더해 비할 데 없이 맹렬하게 상대방의 몸에 달려들었다.
뜻밖에도 우레와 같은 고함소리와 함께 한줄기 검빛이 갑자기 사라지더니 거대한 태양이 갑자기 만 줄기 금빛을 발산하는 것이었다.
그의 눈을 찔러오는 고통에 속으로 크게 놀라 급히 눈을 감고 연속으로 발길질을 하고 바람소리를 들으며 쌍장을 나눠 좌장을 마치 거대한 도끼처럼 쪼갰다.
육검평이 소리쳤다:
"훌륭한 '무영퇴(無影腿)'로군."
그는 번개처럼 검식을 펼쳐 검날을 위로 하고 검자루를 아래로 하여 횡으로 이 검을 그어댔다.
'쉬익' 소리가 나며 그의 열일검은 이미 상대방의 상의를 길게 한 줄로 갈랐다. 그는 크게 소리쳤다:
"꺼져라."
바람처럼 발길질을 하자, '팍' 소리가 나면서 그 사람의 무릎에 있는 '합양혈(合陽穴)'을 가격하여 갑자기 그 사람이 크게 소리치며 오 장 밖으로 날아가 땅바닥에 쓰러져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사방이 조용해지고 이어서 하나의 냉혹한 소리가 들려왔다:
"유령공자께서 왕림하셨습니다."
"유령공자(幽靈公子)?"
육검평은 콧방귀를 뀌며 갑자기 고개를 숙여 소봉에게 물었다:
"넌 유령공자를 알고 있니?"
그는 소봉이 온몸을 떨고 있음을 느꼈다. 비록 소봉이 고개를 저었으나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네가 무슨 음모를 꾀해도 나는 이미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의 초기의 기초 공부를 잘 수련해서 만독불침이야. 네 머리에서 나는 이런 독향을 두려워할까 보냐?"
그가 고개를 들고 보니 전신에 가죽옷을 입고 손에는 들고 있는 젊은 공자가 소탈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준수하고 피부가 희었으나 짙은 눈썹에 비스듬히 나는 양쪽 귀밑머리는 언뜻 보면 얼굴에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육검평은 시선을 옮겨 젊은 공자 옆에 있는 괴인에게 돌렸다. 그는 속으로 놀라며 생각했다:
"어떻게 세상에 이렇게 추악한 사람이 있지?"
그 사람은 한쪽 눈에서 무서운 눈빛이 쏘아내며 차갑게 말했다:
"너 이 녀석 어디서 왔느냐?"
육검평이 말했다:
"각하는 무명지배(無名之輩)가 아닌 듯하니 이름을 밝히시오!"
그 사람은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독중지왕(毒中之王) 왕중지신(王中之神). 애석하게도 너는 강호 초출의 어린 새끼로구나. 노부 독신궁명(毒神宮冥)도 몰라보다니!"
육검평은 그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했지만 눈에서 푸른 빛을 쏘아내며 계속 소리쳤다:
"보아하니 땅바닥에 있는 열여덟 구의 시신은 모두 당신이 죽인 것이오?"
독신은 흐흐 하고 웃으며 말했다:
"만독이 내 몸에 있거늘 누가 감히 나를 건드릴 수 있겠느냐?"
육검평은 얼굴에 살기를 드러내며 물었다:
"그렇게 금방 여자 한 명도 당신이 잡아간 것이오?"
독신이 차갑게 말했다:
"헐! 원래 그 여자아이가 네 사람이냐? 하지만 그녀는 지금 이미 유령공자(幽靈公子)의 시첩(侍妾)이 되었다!"
"뭐라고?"
육검평은 눈이 찢어질 듯 부릅뜨며 사납게 말했다:
"네가 감히 그녀에게 어떻게 해, 설마 나의 신검의 날카로움이 두렵지도 않느냐?"
유령공자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본 공자가 중원에 처음 나와 이렇게 호기로운 젊은이를 보지 못했다. 허! 과연 어느 정도 비결이 있는 모양이구나. 나의 흑백무상이 모두 봉변을 당하다니. 하지만, 흥, 너도 알아보지 않았구나. 본 공자 앞에서 살아남은 자가 있었던가?"
그는 옆으로 고개를 돌려 말했다:
"궁대숙, 그렇지 않습니까?"
독신궁명은 측은하게 여기며 말했다:
"녀석아, 너는 이미 나의 독에 중독되었다. 이제 겨우 반 시진 정도밖에 살지 못하는 데 아직도 무슨 말이 그렇게 많냐?"
육검평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너는 천추대몽(千秋大夢)을 꾸지 마라. 너의 이런 독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 너는 네 두 제자들이 바로 본보기다. 설마 나 육검평이 너한테 죽임을 당할 것 같으냐?"
독신은 외눈을 번득이며 울부짖듯 말했다:
"네가 육검평이냐? 풍뢰문의 팔비금룡? 넌 목숨을 바쳐라!"
그는 양손으로 마구 긁어대며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놈, 쓰러져라!"
"그렇게 되지는 않을 거다!"
육검평은 입가에 한줄기 차가운 미소를 띠며 검을 가슴 앞에 세우고 전신에 진기를 거듭 돌려 불문의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으로 이미 몸에 호신강기(護身罡氣)를 둘렀다.
독신은 잠시 생각한 후 육검평이 쓰러지는 것을 보지 못하자 엄한 소리로 말했다:
"영영(映映)!"
육검평의 뒤에서 소리 없이 한 손이 나타나며 그의 앞가슴에 있는 쇄심혈이 소봉에 의해 눌렸다.
독신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녀석아! 너는 상상도 못했지?"
육검평은 고개를 숙여 소봉의 얼굴에 형용하기 어려운 표정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태연하게 물었다:
"소봉, 네가 무엇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냐?"
"당신은 아직도 소봉으로 아시나요?"
"너는 소봉이 아니냐?"
"저는 영영이에요. 전 역용을 했지요……"
"앗! 그럼 너희들은 벌써 내가 온 것을 알고 있었느냐?"
그는 눈빛을 옮기자 여전히 부채를 가볍게 흔들고 있는 유령공자와 흉광을 쏘아대는 독신궁명이 점점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너는 내가 그녀가 가짜 소봉이라는 것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느냐? 나 팔비금룡이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으로 생각했느냐? "
궁명은 의아한 듯 그를 외눈으로 힐끔 쳐다보았다.
육검평이 말했다:
"소림 나화상은 네가 죽인 것이냐?"
독신은 아직 대답하지 않았고 유령공자가 다가와 말했다:
"천만에, 그 나리두화상(癩痢頭和尚)은 내가 휘두른 일장에 맞고 부상을 입어 두 시진 이내에 죽게 될 것이다. 틀림없이 지금은 이미 구할 수가 없을 거다."
"좋아! 이 피맺힌 원한도 네 몫으로 걸어놓겠다."
"내 몫이라고? 하하! 내가 고수하(苦水河)에서 이곳에 오면서 너처럼 담력과 기백이 있고 죽는 일을 집으로 돌아가는 것같이 여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는 육검평이 두 개 사혈에 손바닥을 붙이고 있는 데도 얼굴빛이 전혀 변하지 않고 담담히 호기롭게 말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매우 감탄했다.
"너무 칭찬을 많이 해주니 천만의 말씀. 내가 죽기를 원치 않으면 누가 악독한 음모를 다 쓴다 해도 두렵지 않다."
동시에 그는 고개를 숙영 영영에게 말했다:
"틀림없이 너도 다른 사람에게 부림을 당했을 것이니 나는 손을 써서 보복하고 싶지 않으니 얼른 떠나라……"
그의 말소리가 매우 진지하여 그의 이 말이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라는 것을 생각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
독신궁명은 영영의 두 손이 풀릴 것 같아 보이자 소리쳤다:
"영영!"
그는 귀신같이 신형을 날려 다섯 손가락을 펴고 날아와 덮쳐들었다.
육검평이 대갈일성하며 갑자기 검을 휘둘러 은빛 무지개를 번쩍이며 땅바닥에 번개처럼 검망을 내뿜었다. 마치 수은이 바닥으로 흩어지는 것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영영은 이를 악물고 양손에 장력을 발출하여 육검평의 사혈에 곧장 부딪쳐 갔으나 그녀의 장력이 막 발출하자 한 줄기 강인한 힘이 육검평의 체내에서 반격해 나올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그녀는 '악' 하고 비명을 내지르고 온몸에 무거운 일격을 받고 이 장 밖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독신의 기세는 마치 번개와 같고 장력은 마치 산과 같이 공중에서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육검평은 수중의 검을 번개처럼 휘두르며 상대방의 맹렬한 장풍을 형체도 없이 소멸시키고 막 손을 써서 앞쪽으로 곧장 찌르려 하였다!
노강호(老江湖)로 손색이 없는 독신은 공력과 경험이 모두 균형 있게 심후하여 상대방의 검망이 번쩍이는 것을 보고 놀라며 즉시 몸을 돌려 수세를 취하며 원래의 자리에 섰다.
그는 놀라며 물었다:
"너는 이미 세 자루의 신검을 취득하고 더불어 호체강기(護體罡氣)를 익혔느냐?"
"그래서 뭐 어쩌라고. 넌 지금 두렵냐? 나의 풍뢰문과 너는 세상에 없는 원수지간이니 너는 목숨을 바쳐라!"
독신은 속으로 두려워하면서도 얼굴에는 여전히 흐흐 하고 웃으며 다섯 손가락을 들고 푸르스름한 연기를 발산시켜 곧바로 육검평의 몸을 덮어갔다.
육검평은 소매를 크게 휘날리자 갑자기 흰 소매의 밑에서 기류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겨우 이런 수단뿐이구나!"
독신은 출도한 이래 이렇게 경시를 받기는 처음이어서 저도 모르게 얼굴빛이 변하여 앞가슴을 치니 녹색의 작은 뱀이 튀어나왔다. 그는 손을 들어 올리자 그 작은 뱀이 공중으로 날아와 육검평을 향해 번개와 같은 기세로 쾌속절륜하게 덮쳤다.
육검평은 이 작은 뱀의 몸에 긴 두개의 얇은 날개가 달려서 공중으로 날아오는 것을 보고 검식을 펼치며 한줄기 검광을 작은 뱀을 겨누어 쏘아갔다.
그 청사는 몸을 활처럼 튀기며 반호를 돌아 가볍게 검끝을 피해 육검평의 손을 휘감아 왔다
궁명이 입술을 물고 휘파람을 불며 몸에 걸친 두루마기를 벗고 갈비의 몸을 드러냈는데 그의 몸에는 작은 뱀, 지네, 검미등이 허다하게 빽빽하게 기어오르고 있었다. 모든 독물이 이빨로 그의 몸을 물고 있었는데 보기에도 끔찍했다.
그가 몸을 털자 십 여 마리의 독물이 모두 허공에 날아올라 푸른 뱀을 따라 육검평의 몸에 달려들었다.
이 독물들은 모두 그가 자신의 정혈로 키워서 행동이 매우 빠르고 민첩하여 모두 육검평의 사혈을 향해 물어뜯으러 간 것이었다.
육검평이 팔을 휘두르며 일검을 펼치자 갑자기 검기가 온몸에 퍼지며 검망이 번쩍이더니 '퍽' 소리와 함께 가장 먼저 날아온 비사(飛蛇)를 두 동강 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 비사(飛蛇)의 반토막 난 몸은 여전히 날아와 이빨을 벌리고 그의 앞가슴을 물었다.
독신의 입이 막 벌어지며 웃으려고 하는 순간 그 청사(青蛇)가 몸을 움츠리고 비할 데 없이 놀라 두려워하며 땅에 떨어져 헤엄치듯 돌아갔다.
육검평은 신형을 날려 검광을 몸에 두르고 지나갔다. 세 번 나아가고 세 번 물러서며 검을 휘둘러 독물들의 목을 잘라 모든 독물들이 모두 여러 조각으로 동강이 나서 바닥에 시체들이 흩뿌려졌다.
궁명이 소리쳐 물었다:
"네 몸에 '혈룡보옥(血龍寶玉)'이 있느냐?"
"오독성지(五毒聖地)는 어디에 있느냐?“
육검평이 낭랑하게 웃으며 물었다.
궁명의 얼굴빛이 크게 변하며 온몸이 떨리고 마치 콩을 볶는 것처럼 한바탕 딱딱 폭음만 들리더니 이 폭음이 울리자 그의 몸은 일 척이나 줄어들었고 오른손 손바닥은 새까맣게 되고 비린내가 진동했다. 그는 손바닥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속히 '혈룡보옥(血龍寶玉)'을 내어주면 내 너를 죽이지 않으마!"
"나를 죽여? 네가 더 빨리 죽을지도 모르는데."
궁명은 말없이 잠자코 있다가 왼손을 살짝 구부리고 오른손의 거대한 손바닥으로 번개처럼 내려찍으며 한줄기 검은 기운을 날려 주변을 뒤덮었다.
육검평은 검은 기운의 독랄함을 알고 발걸음을 미끄러지듯 물러서며 몸을 돌려 검끝에서 무수한 은꽃이 피어나 송이송이 날아가 상대방이 펼친 장초(掌招)를 스쳐 지나갔다. 그는 측방에서 '일륜초승(日輪初升)' 일초를 펼쳤다.
궁명은 찬바람처럼 몸을 움직여 공중으로 가볍게 휘날리며 횡으로 다섯 걸음을 이동해 두 가지 방향으로 바꾸어 상대방의 측면으로 이동해 눈부신 태양을 피했다.
그는 오른손으로 십여 장을 출수하고 초식에 초식을 거듭하였고 초식을 펼치며 도중에 초식을 바꾸기도 하면서 비할 데 없이 빠르게 육검평의 사혈을 공격해 갔다.
육검평은 몸을 돌려 등을 굽히고 왼쪽 팔 아래로 검을 뽑아 '열일염염(烈日炎炎)' 이란 괴초를 펼쳤을 때, 구슬에서 기묘하기 짝이 없는 광망이 번쩍이며 화홍색의 태양이 나타나며 만 줄기 금빛 속에서 검끝이 빠르게 궁명의 앞가슴을 찔러 들어갔다.
궁명은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가슴 전체를 움츠렸다. 그는 외눈을 가늘게 뜨고 신형을 갑자기 허공으로 치솟아 양 발을 육검평의 정수리를 내려찍었다.
육검평은 속으로 떨렸다. 그는 궁명의 경신술이 이처럼 뛰어난지 몰랐다. 뜻밖에도 이 신묘한 일식을 피해 좌마(坐馬)자세로 몸을 웅크리고 보검을 가슴 앞에 움켜쥐었다.
고개를 들고 무릎을 구부린 채 그는 '열일검법(烈日劍法)'의 세 번째 초식인 '석양서락(夕陽西落)'을 펼쳤다.
궁명의 이목이 매우 밝아 그는 발끝을 살짝 차고 온몸을 삼장 밖으로 날아갔지만 그의 손에서는 이미 한 줌의 가루를 뿌리고 있었다.
육검평은 검식을 펼치자마자 이미 적의 종적을 잃어버렸다. 그는 이제야 비로소 마음속으로 옛날 이 검초를 창안한 '거검회룡(巨劍回龍)' 선배 장문인에 감복하였다.
왜냐하면 이 검식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무공이 뛰어나면 '열일검법(烈日劍法)'의 검 위에 있는 구슬의 빛이 뜨거운 태양의 빛으로 변하는 것으로는 상대방의 눈을 현혹시킬 수 없어 초식은 결국 허사가 된다.
그는 백색 가루가 뿌려지는 것을 보고 이것이 또 다른 종류의 독가루라는 것을 알았지만 거리가 너무 가깝고 독신이 또 내공을 이용해 뿌린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독가루가 그의 몸에 뿌려졌다.
독신이 '하하' 하고 웃을 때 육검평은 온몸을 뛰어올랐고 바람과 천둥소리가 나는 가운데 한줄기 긴 무지개가 이상한 소리와 함께 궁명을 향해 쏘아졌다.
"어검행공!"
유령공자는 놀라 소리를 지르며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몸을 날렸다.
검광이 매우 밝게 번쩍이며 지나가더니 사라졌다. 독신궁명의 처참한 비명이 나고 사지가 절단되었다. 육검평은 신음소리를 내며 일장 밖으로 나가 쓰러졌다.
육검평의 신형이 방금 땅에 떨어지자마자 눈앞에 바람같이 다섯 손가락이 그의 앞가슴의 여러 주요 혈도를 찔러왔다.
그는 방금 몸에 묻은 독가루 때문에 매우 화가 나서 '쉬려거검(淬厲巨劍)'을 꺼내들고 검에서 얻은 첫 번째 초식인 '은하초초(銀河迢迢)'로 독신의 사지를 절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궁명의 좌장도 그의 앞가슴을 가격했고 그것은 거의 죽음 직전의 모든 공력을 모든 것으로 산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질 정도의 무지막지한 경력이 그의 앞가슴을 강타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그는 서 있을 수가 없게 되어 온몸이 일장 밖으로 날아가 쓰러진 것이었다.
그가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이미 유령공자의 오지(五指)에 혈도를 격중당했던 것이었다.
그는 신음소리를 내며 삼척을 뒤집혀 날아갔다가 몸을 똑바로 세웠다.
유령공자는 얼굴빛이 크게 변하며 말했다:
"너는 이미 불문의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을 익혔느냐?"
꿈틀거리는 몸에서 참혹한 비명이 들려왔다. 궁명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공자, 이리로 와 주시오!"
"무슨 일이오?"
"운남(雲南)의 '천독문(天毒門)'에는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을 깨뜨릴 수 있는 일종의 기이한 무공이 있소. 공자가 전날 나를 찾아왔을 때 내가 당신에게 말을 하지 않은 원인은 그곳을 몰랐기 때문이었소……"
"알고 있습니다. 가부(家父)께서 이번에 제가 중원으로 가서 대숙(大叔)을 찾으라고 하신 것도 대숙에게 '천독문(天毒門)'의 칠중대문(七重大門)을 열 수 있는 비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해 그 기공(奇功)을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가부께서는 '백미신승(白眉神僧)'과 명년 봄 말(末)에 음산(陰山)에서 결투를 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궁명은 숨을 두 번 들이쉬고 말했다:
"그는 나는 지금 당신에게 알려드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 '천독문(天毒門)'은 운남(雲南) 대리성(大理城) 남쪽에 있으며 도면은 그 혈룡보옥(血龍寶玉)에 있소이다. 당신은 그저 그 땅의 서쪽 끝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햇살이 보옥에 비추게 하면……"
그는 두 번 기침을 하고 말했다:
"혈룡의 발톱이 있는 곳……그곳에……대문이 있소……"
유령공자는 오른손으로 궁명의 등을 어루만지며 한줄기 내공을 운기하여 궁명의 원기를 유지시키며 다그쳐 물었다:
"대문을 어떻게 여는 것이오?"
궁명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혈룡보……옥……"
그는 연속해서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내……대신……복수해……"
유령공자는 얼굴에 잔혹한 미소를 띠우며 말했다:
"혈룡보옥이 있으면, 그 안의 만독(萬毒)이 감히 침범할 수 없겠지?"
궁명도 유령공자가 나쁜 마음을 품고 있음을 알아채고 목청껏 소리쳤다:
"당년의 장검금령(掌劍金鈴)은 영존의 도움 덕분에 죽인 것이오. 돌아가거든 영존께 제가 감사해 하더라고 전해주시오……"
육검평은 연속해서 일장과 오지의 공격을 받았고 가슴 한 가운데가 조금 답답함을 느꼈다. 그는 두 사람 모두 강호의 절정고수임을 알고 있었기에 내부에 중상을 입을까 두려워했기 때문에 급히 운기를 한 번 했다.
그는 자신의 전신을 살폈지만 어디에도 상처를 입지 않았다. 몸에 뿌려졌던 독분도 자신의 옷만 부식시켰을 뿐 피부 어디에도 영향이 없었다.
그는 비로소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의 신기한 점을 알아차렸다. 정말 백독불침(百毒不侵)에 만물불상(萬物不傷)이었다.
갑자기 궁명의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는 깜짝 놀라 뛰어가서 다그치듯 물었다:
"장검금령(掌劍金鈴)은 누가 죽인 것이오?"
유령공자가 왼쪽 소매를 휘두르며 말했다:
"돌아가!"
육검평이 수장(手掌)을 내려치며 말했다:
"그렇게는 안 되지!"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모두 어깨가 몇 번 흔들렸다.
유령공자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별안간 이십여 장을 펼쳤다. 거친 파도가 해안을 덮치듯 빠른 손놀림은 추호의 빈틈도 없이 이어졌다.
육검평은 신형을 늘려 쌍장을 돌려 '용비구천(龍飛九天)'의 초식을 사용해 순식간에 삼십육 장을 펼쳐냈다.
그의 공력은 화굴(火窟)에서 나화상(癩和尚)이 죽기 전에 불물의 개정대법을 통해 자신의 모든 공력을 그의 경맥에 넣은 뒤로 이전과 비교해 엄청나게 진보해 이미 삼십일 장에서 삼십육 장까지 자유롭게 펼칠 수 있기에 완전하게 이 초식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빡! 빡! 빡! 빡!"
천둥과도 같은 연이은 폭발음이 나면서 작은 기의 소용돌이가 일어나 주위 일장 이내의 얼음과 눈 모두를 깨끗이 쓸어내 바닥에는 흙과 모래가 드러났다.
그 장소에 있는 사람들이 보고 간담이 서늘하여 나무로 깎은 닭처럼 멍하니 있었다.
유령공자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삼십육 장의 공격을 받고 팔꿈치를 얻어맞고 참지 못하고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육검평이 물었다:
"장검금령을 누가 죽인 거냐?"
그러나 그가 자세히 보니 독신궁명은 이미 두 줄기 장력에서 발생한 소용돌이에 숨이 막혀 죽어 있었다.
그는 일어서서 차갑게 주위의 멍하니 서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고 다시 유령공자 면전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소리쳤다:
"이들 모두 네가 데리고 온 놈들이냐?"
유령공자는 흐흐 거리며 말했다:
"중원에도 너 같은 고명한 적수가 있다니 설마 네가 바로 궁명이 말한 무림에서 백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한 기재냐?"
육검평이 말했다:
"나는 무슨 기재라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지금 바로 너는 나의 문매(雯妹)를 넘기도록 해라."
유령공자는 오만하게 말했다:
"고수하(苦水河)의 유령염라(幽靈閻羅)를 너는 들어본 적이 있느냐? 나 유령공자가 원하는 것을 어찌 못 얻겠는가? 여자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하단 말이냐?"
그때 바닥에 쓰러져 있던 영영이 깨어나 궁명의 처참한 시체를 보고 놀라 소리쳤다:
"사숙!"
유령공자는 흐흐 하고 웃으며 말했다:
"이런 조그마한 일조차 해낼 수 없으면서 너는 여태 무엇 때문에 살아 있느냐?"
그가 부채를 한 번 돌리자 한줄기 차가운 바람이 일어나 그녀를 향해 몰아쳐갔다.
육검평이 꾸짖으며 말했다:
"그렇게 간단치는 않을 것이다!"
그는 커다란 손바닥을 들어 올리며 '회룡정악(回龍定嶽)'을 펼치자 그 힘은 비할 데 없이 광활해 쇠처럼 단단한 경풍이 하늘을 뒤덮고 '윙윙' 소리를 내며 유령공자를 향해 부딪쳐갔다.
유령공자는 신형을 빙글빙글 돌려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측면에서 한줄기 광풍을 격출하여 맞섰다.
거대한 굉음과 함께 그는 흔들렸고 두 발은 땅속으로 이 촌 가량 파고들었으며 옷소매는 장풍에 찢어졌다.
육검평도 무거운 힘이 부딪쳐 오는 것을 느껴 참지 못하고 뒤로 발걸음 물러서서 간신히 몸을 똑바로 세웠다.
그는 화가 치밀어 올라 얼굴에 살기를 띠며 앞으로 활보하듯 한걸음 내디디며 소리쳤다:
"다시 나의 일장을 받아봐라!"
그는 쌍장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반호를 그리며 자신의 내력을 장심에 모아 일장을 쪼개어 갔다.
촘촘한 선풍이 모여 한줄기의 개산렬석의 거대한 힘이 되어 유령공자에게 부딪쳐 갔다.
유령공자는 가볍게 웃으며 삼장을 숫구쳐 올라 그 거대한 힘을 피하고 공중에서 우수를 휘둘러 '텅' 하는 소리와 함께 부채의 살이 세 개가 발사되었다. 그 가운데 두 개가 번개처럼 빠르게 육검평의 눈을 향해 날아갔고 나머지 하나는 옆에 멍하니 서 있는 영영을 향해 날아갔다.
'악' 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영영의 목에 부채 살에 맞아 피가 샘물처럼 솟구쳐 바닥에 쓰러졌다.
육검평은 노기가 충만하여 팔을 쭉 뻗어 쉬려거검을 뽑아내자 희미한 별빛에 비쳐 이 넙적한 거검은 더욱 날카로워 보였고 마치 번개같은 검광이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그는 단지 손목을 살짝 꺽어 두 개의 부챗살을 여러 조각으로 잘랐다. 영영이 이미 죽을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조금 유감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말했다:
"나는 이미 거검을 뽑았다. 네가 만약 여문을 넘겨주지 않는다면 네 목을 조심해야 할 거야."
그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그 속에는 다른 사람들이 두려움을 일으키게 하는 신위(神威)가 있었다.
유령공자는 어리둥절해하다 얼굴에 금세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
"좋아! 이번에 중원에 온 것으로 나의 임무는 이미 끝났다. 더 이상 걱정할 것이 없다. 일개 여자가 무슨 상관이냐?"
그는 고개를 들고 괴상한 소리를 내자 사방에서 한바탕 처절한 비명이 또 울리기 시작하자 그가 소리쳤다:
"나를 대신해 그 여인을 데려오너라!"
그는 천천히 뒷짐을 지고 산뜻하게 두 걸음을 걸어가 한쪽 다리를 들어 땅에 쓰러져 있는 난장이 노인의 혈도를 풀고 꾸짖었다:
"바보 같은 놈! 꺼져버려!"
큰 머리의 난장이 노인은 겁먹은 듯 몸을 숙여 두 번 읍을 하고 망망한 어둠 속으로 뛰어갔다.
육검평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녀석은 지독하구나. 나이가 이렇게 어리면서도 이렇게 많은 고수들을 통솔하다니. 금일 오후 내가 그의 적수가 안됐지만 지금은 그를 이길 수 있으니 백 초 이내로 반드시 그를 죽일 수 있을 거야."
그래서 그는 방금 전 화굴 속에서 꿈처럼 펼쳐졌던 한 장면을 떠올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속으로 말했다:
"그의 시체는 불에 타 없어져 버려 제가 그분께 가장 경건한 사의를 표할 수도 없게 되었다. 비록 내가 그분을 대신해 복수를 했지만 앞으로의 무거운 짐은 줄곧 저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때, 여섯 줄기의 흑영이 마치 유성처럼 날아왔다.
육검평은 속으로 놀라며 소리쳤다:
"당신들은……"
알고 보니 날아온 여섯 사람은 일률적으로 흑색의삼을 입고 있었고 회색 눈썹과 긴 수염을 가진 노인들로 모두 등에 한 사람씩 업고 있었다. 그는 여문(黎雯), 금시대붕(金翅大鵬), 은시대붕(銀翅大鵬), 상위(桑偉), 묘수시천(妙手時遷)과 한 명의 여인을 보았다.
유령공자가 웃으며 말했다:
"이 여섯 분은 유령육노(幽靈六奴)다. 흐흐! 각하의 무공이 물론 고명하지만 당신 수하들은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다. 우리 '유명궁(幽冥宮)'에는 기재들이 배출되어 이미 천하를 지배할 만큼 충분하다."
그는 잠시 멈추고 말했다:
"흐흐! 네가 원하는 여섯 명 모두 여기 있으니 내가 원하는 물건은?"
"네가 원하는 물건이 무엇이냐?"
"혈룡보옥(血龍寶玉)! "
"네가 망상을……"
유령공자는 마른기침을 하고 말했다:
"네 무공이 비록 강하지만 일검에 그들 여섯 사람을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지? 그러나 네가 움직이는 순간 네가 아는 사람들은 모두 죽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들과 함께 너 한 사람을 포위 공격할 것이다. 나는 네가 우리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때……"
육검평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는 자신의 어검술(馭劍術)로 삼대신초(三大神招)를 사용하면 '유령육노(幽靈六奴)' 중 한두 명은 죽일 수 있지만 여문과 그들도 반드시 요행으로 죽음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앞에 있는 이 유령공자도 자신이 수십 초로 이길 수 있는 자가 아니니 그를 인질로 잡아 협박한다면 그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금은대붕이 고개가 축 처진 것을 보니 모두 정신을 잃은 것 같아 속으로 원망했다:
"어떻게 그들 두 분의 노강호가 계략에 넘어갔을까? 아! 이걸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런 생각들이 순식간에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만약 내가 '혈룡보옥(血龍寶玉)'을 넘겼는데, 네가 사람들을 넘겨주지 않는다면 나는 어떻게 하지?"
유령공자가 말했다:
"나 유령공자는 당당한 천하사도(天下邪道)의 제일고수인 '유령염라(幽靈閻羅)'의 아들이다. 어찌 내가 한 말을 지키지 않겠는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나의 흑영이 육 장 밖에서 날아와 신랄한 목소리를 울리며 말했다:
"너희 유명궁 사람들은 모두 배신자야. 헉! 정말 뻔뻔하구나!"
육검평은 뒤돌아보고 얼굴빛이 변하며 놀라 소리쳤다:
"독신궁명(毒神宮冥)."
유령공자가 놀라서 말했다:
"당신이——"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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