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武俠小說
第四章 뇌화벽력(雷火霹靂) 본문
第四章 雷火霹靂
"뇌화벽력——"
"하하하하!"
화운존자는 오만방자한 웃음을 터뜨리고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대청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태워라! 태워라! 화운은 밝고 해와 별은 어둡구나. 깔끔하게 모든 것을 태워라……"
그의 흉악한 모습은 불빛에 비쳐 비할 데 없이 흉악하였고 크게 벌린 입의 새하얀 이빨이 마치 불길처럼 모든 것을 집어삼키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는 미친 듯 웃으며 거기에 서 있었다. 화홍색의 두루마기와 선홍색의 피, 화홍색의 불꽃, 아울러 화홍색의 구름까지 이 모든 것이 붉은 색……
여문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검평……"
그녀는 불 속으로 돌진하려 했으나 금시대붕이 붙잡으며 말했다:
"아가씨, 장문인은 위험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절대 요절할 상이 아닙니다. 지금 아마도 다른 쪽으로 탈출할 것입니다……"
여문은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어 그녀는 몸을 돌려 다른 창가로 뛰어갔다.
금시대붕은 여문이 자신이 달랜 대로 집 뒤를 살펴보러 가는 것을 보고 은시대붕을 당기며 말했다:
"우리는 저 노괴물을 얽어매서 늙은 목숨을 바쳐 장문인의 원수를 갚아야 해!"
그들은 양 팔을 겹쳐 쌍방의 진기를 상호 소통시켜 금은쌍장을 펼치자 한바탕 귀를 찌르는 듯한 울부짖는 소리 속에서 두 줄기의 웅혼한 장풍이 마치 배산도해처럼 부딪쳐왔다.
화운존자는 미친 듯이 웃으며 소리쳤다:
"죽지 않은 놈들을 죽이리라! 목숨을 내놓아라!"
그는 큰 소매를 휘날리며 뜨거운 '적염장(赤焰掌)'을 소매 밑에서 휘감아 펼쳤다.
'악——' 하고 그의 몸이 흔들리며 두 발이 땅속으로 깊이 빠져들었고, 약 삼 촌 깊이의 두 개의 발자국이 있었다.
금시대붕이 수장으로 밀어 올려 상대방의 손바닥에서 은시대붕 쪽으로 전해오는 힘에 부딪쳐 갔다. 때마침 금시대붕도 같은 수법으로 장력을 이쪽으로 부딪쳐 와서 두 줄기의 힘이 닿자마자 소실되었다.
그들은 육검평이 상대방의 화약암기인 '뇌화벽력(雷火霹靂)' 아래에서 이미 죽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에 이번에 힘을 합쳐 두 사람의 삼십 년간 수련해온 '화합호제(和合互濟)'라고 하는 독문의 호상차력지법(互相藉力之法)을 사용해 '천지지교(天地之橋)'의 다리를 만들어 두 사람의 내력을 하나로 합쳐 같이 발초(發招)하여 진력을 상호 조화시키는 단계에 이른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내공 수위는 화운존자보다 낮지만 이번에 상대방의 진력이 이미 어느 정도 소모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엔 그들이 우위에 있었다.
금시대붕은 정신을 차리고 오른손에 금사장을 연속해서 내려치자 금빛이 번쩍이며 연속 팔 장을 공격했고 은시대붕도 연속으로 팔 장을 휘둘러 기이하게도 여러 차례의 공격에도 합이 잘 맞아 마치 파도가 용솟음치는 것처럼 경풍이 끊이지 않고 휘몰아치며 괴성이 울려 퍼져 갑자기 화운존자가 뒤로 세 걸음을 물러났다.
화운존자는 방금 전에 육검평의 괴이하기 짝이 없는 열일검법에 의해 눈이 가려져 부상을 입어 선혈을 적지 않게 흘려서 이번 두 사람의 연수(聯手)에 의한 압박을 뜻밖에도 당해낼 수 없었다.
천성이 포악한 그는 강호에 출도한 이래 수십 년 만에 적수를 만나 결국 금은사장의 연수 공격에 밀리자 저도 모르게 흉성을 불러일으켜 머리털이 곤두서고 눈에서는 흉광이 번득여 마치 상처 입은 야수처럼 쌍장에 모든 힘을 쏟아내자 경천동지의 커다란 굉음을 울리며 광풍이 일제히 휘몰아쳤다……
금시대붕은 상대방을 보고는 몸서리치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그는 손을 크게 휘둘렀지만 상대방의 손에서 펼쳐진 침중한 힘을 감당할 수 없어 황급히 크게 소리쳤다:
"각제! 그는 미쳤다. 주의해라."
그들은 연수를 하며 정신을 집중해 한마음으로 장문인의 복수를 위해 분노를 품고 전력으로 대응했다.
순간, 사방에서 경풍이 일며 '펑펑'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사방의 벽이 흔들리며 먼지가 날아다니고 대들보가 '끽끽' 소리를 냈다.
부상을 입은 화운존자는 궁지에 몰린 짐승처럼 싸움을 벌여 미치광이 상태가 되었다. 초식마다 십이성의 공력을 쏟아 부었고 금은호법은 비록 '천지지교(天地之橋)'로 연수하여 대응했지만 한동안 어쩔 수 없이 줄곧 뒤로 물러났다.
※ ※ ※
그런데 여문은 대청 후면으로 돌아가서 연거푸 외쳤다:
"검평, 검평……"
큰 덩치는 구슬같은 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그가 화운존자 대숙(大叔)의 '뇌화벽력(雷火霹靂)'이 터져 죽다니, 아! 작은 꼬마야! 너는 참 사나운 팔자로구나……"
그는 큰 입을 시뻘겋게 벌리고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 방울방울 눈물이 떨어져 그의 얼굴에 흘러내렸지만 그는 한 번도 닦지 않았다.
여문이 듣고는 비처럼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한이 서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가자! 우리는 그를 위해 복수하러 가야 해!"
상위는 즉시 '경천봉(擎天棒)'을 들고 달려가며 큰 소리로 외쳤다:
"화운존자, 이 늙은 놈, 목숨을 내놔라!"
칼로 에이는 듯 마음이 아픈 여문은 빠르게 대청 앞쪽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집 주위를 한 바퀴 돌았지만 귀운장 전체가 뜻밖에도 정적에 휩싸여 사람의 그림자라곤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귓가에 울리는 것은 '삐걱'대는 화염 소리와 짙은 검은 연기가 바람에 실려 올 뿐이었다.
뜻밖에도 홍건십팔기의 어떤 사람도 보이지 않았고 그 교활한 묘수시천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안절부절 못한 그녀는 반 바퀴를 돌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검은 연기에 가린 듯 불빛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한 가닥의 냉혹하고 간사한 웃음소리가 그녀의 뒤에서 들려왔다.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 옥소를 당기자 빠르게 백광이 그녀의 몸을 감싸고 그녀는 몸을 돌려 마치 바람처럼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빛이 땅에 닿자 두 눈이 크게 확장되었고 공포에 질린 기색이 그녀의 눈에 드러났다.
알고 보니 이때 땅 바닥에는 한 무더기의 시체가 쓰러져 있었고 검붉은 피가 바닥에 흥건하였다……
그녀가 뛰어 넘어가며 보니 그들 시신은 모두 육검평을 따라 다니는 홍건십팔기였다. 확실히 모두 열여덟 구의 시신이었다.
그녀는 놀라 소리쳤지만 그 비명 속에서 줄곧 그녀의 마음속에 쳐들어 온 냉혹하고 음험한 웃음소리가 다시 그녀의 뒤에서 들려왔다.
그녀는 고개를 홱 돌리자 과연 짙은 검은 연기 속에 하나의 검은 인영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놀라 물었다:
"당신은 누구세요?"
떨리는 그림자는 마치 형체가 없는 유령처럼 차가운 저녁의 미풍에 몸을 비틀거렸다.
그녀는 흔들리는 불빛에 검은 연기 속에 있는 인영의 얼굴을 똑똑히 보니 한줄기 한기가 갑자기 마음속에서 솟아났다. 그녀는 이제까지 이렇게 추악한 사람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아니! 이런 얼굴은 실제로 사람이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한쪽 눈만 있고 비뚤어진 코는 반은 흐물흐물하고 입술 전체가 뒤집어져 있어서 새하얀 치아와 빨간 잇몸이 드러나 있었고 머리카락은 봉두난발이 되어 얼굴에 흐트러져 있어 그의 이마를 모두 가렸다.
검은 색의 꽃무늬 장포가 그의 호리호리한 몸을 마치 대나무처럼 받쳐주었고 넓은 장포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렸는데 언뜻 보면 정말 귀신과도 같았다.
그녀가 다시 물었다:
"당신은 누구세요?"
"흐흐! 계집아, 내가 누구냐고?"
음독(陰毒)한 말이 마치 차갑게 얼어붙은 심연에서 나오는 것 같아 갑자기 공기도 얼어붙는 듯 했다.
여문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옥소를 가슴 앞에 가로놓으며 엄하게 물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세요?"
그는 흐흐 하고 냉소를 지으며 바람처럼 날아와 차갑게 말했다:
"나는 궁명(宮冥)이다."
"독신궁명(毒神宮冥)?"
여문이 놀라 소리쳤다.
궁명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만독지왕(萬毒之王), 왕중지신(王中之神)이다."
그는 천천히 손들 뻗으며 말했다:
"나는 고적궁(枯寂宮)에서 왔다. 두 명의 제자가 이미 죽은 것을 알고 있다. 계집아, 그런데 네가 그들을 죽였느냐?"
여문이 말했다:
"저 사람들은 당신이 죽였나요?"
독신궁명이 말했다:
"그들은 모두 나의 '무영지독(無影之毒)'에 이미 중독되어 모두 이미 죽었다. 네가 만약 내게 말하지 않는다면 너도 그들과 같을 것이다."
여문은 상대방의 깡마른 손바닥에 남색의 인광이 비치는 것을 보았다. 이런 컴컴한 밤에 보면 정말 비할 데 없이 무서울 것이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당신의 제자가 이미 죽은 것을 어떻게 알았죠?"
독신궁명이 말했다:
"그들 본신의 신령이 이미 끊겨서 자연히 그들이 이미 죽었음을 아는 것이다……"
그는 여문의 품속에 있는 여묘(蜍貓)를 보자 눈에서 신광이 갑자기 나타내며 말했다:
"내 제자가 호북으로 갔는데 어떻게 그의 여묘가 네 품속에 있지?"
그는 크게 소리쳤다:
"목숨을 내놔라!"
소리치며 그는 신형을 번개처럼 날려 다섯 손가락을 벌리고 코를 찌르는 비린내를 풍기며 여문을 덮쳐왔다.
여문은 가볍게 소리를 지르며 백소를 긋자 소성이 나는 가운데 한 겹의 광막(光幕)이 펼쳐지며 몸 주위를 에워쌌다.
궁명의 온몸은 유혼과 같아서 오지(五指)가 상대방이 펼친 광막에 닿자마자 날아가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 여문의 뒤로 이미 도달했다.
여문의 소영(簫影)이 갑자기 나타나자 궁명의 그림자는 이미 사라지고 그녀의 백옥이 반호(半弧)를 그리며 '청운십이소(青雲十二簫)' 가운데 일초인 '청운도쇄(青雲倒灑)'가 펼쳐지며 수많은 백광을 쏟아냈다.
궁명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알고 보니 너는 독고자 할멈의 제자였구나!"
그는 손에 이 성의 공력을 더해 재빠르게 연속으로 십권팔각(十拳八腳)의 공격을 퍼부었다. 경쾌하게 공격하는 가운데 독랄한 괴초를 섞어 갑자기 여문을 몰아쳐 절초를 펼칠 수 없게 하였다.
그는 하하 웃으며 왼손을 휘둘러 한바탕 광풍을 일으켜 상대방의 장소를 막았고 오른손의 다섯 손가락을 튕겨 다섯 가닥의 회색 불꽃이 손톱에서 쏜살같이 발출되었다.
여문은 상대방에 의해 장소가 막히자 왼손으로 육검평이 자기에게 보관시킨 '쉬려검(淬厲劍)'을 뽑으려는데 갑자기 일단의 매운 냄새가 곧장 뇌문혈로 돌진했다.
그녀는 황급히 숨을 멈추고 오른손에 든 백소로 목숨을 걸고 '잔운편편(殘雲片片)'을 펼치고 왼손으로는 이미 쉬려장검을 뽑았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그녀가 초식을 반쯤 펼쳤을 때 이미 명치가 막히며 눈앞이 캄캄해진 것이었다.
그 '쉬려장검(淬厲長劍)'은 이미 그녀의 억눌려진 몸에 눌려 땅속으로 들어가 단지 하나의 천 조각만이 땅바닥에 드러났다.
'털썩' 하고 소리를 내며 여문이 땅바닥에 쓰러지자 백색의 여묘가 튀어나와 머리를 숙이고 흙 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독신은 여묘가 달아나는 것을 보고 다섯 손가락으로 비할 데 없이 빠르게 땅 위로 잡아갔지만 그는 한 움큼의 털만 잡았을 뿐이고 그 괴수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는 이런 이수는 풀어주면 많은 공을 들여야만 비로소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구를 가지고 있지 않으니 눈앞에서 도망치게 놔둘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한 손에 여문을 끼고 두 번 냉소를 터뜨리고 집 뒤로 뛰어갔다. 하지만 그는 땅바닥에 백소(白簫)와 옷자락이 있음을 주의하지 않았다.
타오르던 화염이 꺼지고 한바탕 차가운 밤바람이 이 겨울밤을 더욱 쓸쓸하게 했다.
※ ※ ※
대청 앞 광장에서는 금은호법과 거령신 상위가 일제히 신공을 펼치며 화운존자와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었다.
상위는 거듭해서 '노강십육곤(怒江十六滾)' 능숙하게 사용하여 곤이 묵직하고 맹렬하게 화운존자의 급소를 내려쳐 갔다.
금시대붕과 은시대붕 두 사람은 각각 독문장공(獨門掌功)을 상위의 맹공에 협력하여 침착하게 대처하니 쌍방은 공격과 방어를 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화운존자의 신경은 바야흐로 미쳐가고 있어 때로는 몇 수의 괴초를 연이어 펼쳤고 때로는 멍청하게 본능에 의지해 상대방의 연수 공세에 물러서곤 했으며 수십 초를 쏟아낸 뒤 이미 살짝 숨을 헐떡거렸다.
상위는 작은 꼬마의 원수를 갚으려 마음이 급해 화운존자가 사부의 친구라는 것을 전혀 돌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육검평이 그의 일생에서 만난 유일한 지기(知己)임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육검평을 대신해 원수를 갚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전신의 공력을 다해 죽기 살기로 공격을 하여 곤풍(棍風)이 휘몰아치며 장내가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었다.
금은호법은 상위가 전력을 다해 출격하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온몸에 노화가 차올라 함께 고함을 지르고 양팔을 하늘로 들어 올리며 서로 힘을 합쳐 출격하여 양쪽에서 쌍장으로 공격해 갔다.
화운존자는 이때 신형을 급히 돌리며 적염장력을 이미 극한까지 발휘하여 적열의 기운이 회오리치며 상대방 삼 인의 연수로 펼쳐진 천균(千鈞)의 힘을 막아냈다.
그의 양손은 찍고, 잡고, 베고, 당기면서 공기의 파랑 속에서 원을 그리자 화운(火雲)이 하늘로 치솟아 어두운 밤하늘 아래 펼쳐진 것은 여전히 불길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는 이미 꺼졌고 그들은 이미 수십초를 교환하며 공방을 벌였다.
상위가 짜증 내며 소리를 질렀다:
"늙은 놈, 죽여버린다!"
그의 고함소리는 마치 하늘에서 천둥이 치는 것 같았다. 이 고함에 화운존자가 어리둥절해하자 이 순간 금시대붕은 빠르고 무자비하게 파고들어 그의 머리 위로 일장을 쪼개갔고 은시대붕은 거장(巨掌)을 화운존자의 복부에 있는 '기해혈(氣海穴)'을 찍어갔다.
그들의 쌍장이 미처 도착하기 전에 가느다란 소성(嘯聲)이 화운존자의 귀에 전해졌다. 다만 그가 배에 힘을 주고 가슴으로 숨을 들이마시자 홍운이 크게 펼쳐졌다. '탁탁' 하는 소리와 함께 쌍장(雙掌)이 이미 상대방이 쪼개오는 양장(兩掌)과 맞부딪쳤다. 그의 팔꿈치는 쳐지고 몸의 흔들림에 따라 마치 다수불타(多手佛陀)처럼 이미 상대방의 빈틈 사이로 십여 장 넘게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상위는 거곤(巨棍)을 휘둘러 선풍을 일으키며 급히 따라와서 '운개무산(雲開霧散)' 일식으로 곤의 끝을 화운존자의 등 뒤에 있는 '명문혈(命門穴)'에 부딪쳐갔다.
화운존자는 금은호법을 십 보 밖으로 밀어내고 등 뒤에서 곤풍(棍風)이 울리자 비스듬히 두 걸음을 미끄러지며 몸을 빼내고 장을 회수해 '빡' 하는 소리와 함께 좌장으로 상위가 내려치는 경천봉을 쳤다.
상위는 대갈일성을 터뜨리며 기마자세로 몸을 고정시켜 필사적으로 곤의 끝을 위로 들어 올렸고 홍운이 뒤집어지며 곧장 위로 솟아오르고 고집스럽게 화운존자를 칠장 높이로 들어 올렸다.
화운존자는 허공을 가로질러 갑자기 덮쳐들며 소리쳤다:
"상위야, 너 뭐하는 거냐? 설마 나도 못 알아보는 거냐?"
상위가 당황하여 우물거리며 말했다:
"당신이 작은 꼬마를……"
그는 여기까지 말하고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넋을 잃고 화운존자의 뒤를 바라보았다.
화운존자는 발을 미끄러뜨리며 재빨리 몸을 돌렸다. 그의 시선이 여전히 조금씩 타오르고 있는 대청에 닿자, 마치 독사에 물린 듯이 온몸의 신경이 모두 팽팽하게 곤두섰다.
이때 부서진 벽과 잔해 사이에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는데 부서진 벽 뒤에서 원형의 푸르스름한 빛이 번쩍였고, 그 빛 가운데 하나의 검은 그림자가 있었다.
이 빛의 그림자가 움직이자 화염이 꺼지고 더 이상 타오르지 않았다. 길게 뻗은 불꽃들이
뜻밖에도 더 이상 높이 토해내지 못하고 그 구슬에서 나오는 빛을 두려워하는 듯 했다.
화운존자가 놀라 소리쳤다:
"피화구(辟火球)! "
싸늘하게 내뱉는 콧방귀 소리와 함께 푸르스름한 구슬 빛이 공중으로 치솟아 육장을 날아가 화운존자의 면전에 떨어졌다.
화운존자는 앞가슴에 쌍장을 교차시키며 두려움에 뒤로 몇 걸음을 물러서며 소리쳤다:
"너는 누구냐?"
주광(珠光)이 갑자기 사라지고 한줄기 흰 무지개가 번쩍였다. 일곱 가닥의 채광(彩光)이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졌다. 육검평은 오른손엔 이 척 길이의 단검을 쥐고 왼손엔 줄기줄기 빛을 뻗어내는 거위 알 크기의 청색보주가 있었다.
상위가 목청을 돋우어 큰 소리로 말했다:
"작은 꼬마야, 너 죽지 않았구나! 하하! 나 큰 덩치가 너 때문에 한바탕 울었잖아!"
육검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화운존자, 넌 아직도 어디로 도망가려고 하느냐?"
화운존자의 눈에서 공포의 눈빛이 번쩍였다. 그는 자신의 '뇌화벽력(雷火霹靂)'이 사람을 죽이지 못할 줄은 생각지 못했고 상대방의 눈에서 쏘아지는 신광에 일종의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두 개의 흑색 원환(圓丸)을 번개처럼 빠르게 발사해 육검폄의 몸을 향해 부딪쳐 갔다.
육검평은 가볍게 소리치고 신형을 한줄기 유령처럼 움직이며 검광이 살짝 진동하자 일곱 가닥의 무지개 빛이 하늘을 가득 메웠고 줄기줄기 검기가 회오리처럼 돌자 두 개의 '뇌화벽력(雷火霹靂)'은 무지개에 밀려 십 장 밖으로 날아가 장원 밖의 출렁다리 위로 떨어졌다.
'꽈르릉!' 두 번의 커다란 소리가 들리고 장원 밖에 가로 놓인 출렁다리가 폭파되어 나무조각과 눈송이가 사방으로 날렸다.
육검평이 호통을 치자 채색광홍(彩色光虹)이 휘몰아쳐 '홍사벽공(虹射碧空)' 일식이 펼쳐지며 실낱같은 검기가 화운존자의 신형을 덮어버렸다.
화운존자는 폭갈을 터뜨리며 팔꿈치를 구부려 손바닥을 가로로 놓으며 신형을 마치 큰 나무처럼 곧추 세우고 움직이지 않았다. 아주 짧은 틈에서 팔 장을 격출하여 붉은 화염이 파도처럼 뜨거운 기파가 육검평을 향해 파도처럼 밀려갔다.
육검평은 낭랑하게 웃으며 팔꿈치를 돌려 초식을 바꿔 공격했다. 순간 그의 몸 주위에 푸르스름한 빛이 가득하며 상대발이 격출한 붉은 화염을 막아 돌려보내고 사라졌다.
그는 검 끝을 한바탕 진동시켜 '윙윙' 소리가 나는 가운데 송이송이 은 꽃을 날려 상대방의 앞가슴 혈도를 덮었다.
화운존자는 으르렁 대며 정신없이 뒤로 이 척정도 물러났고 손 그림자가 구름처럼 흩날리며 앞가슴의 요혈을 막고 아래에서 번개처럼 빠르게 발로 차며 공격했다.
그는 분노를 담고 출수하여 공력이 보통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격전을 벌여 공력 손실이 너무 심해고 게다기 이미 몸에 부상을 입어 초식도 늦을 수밖에 없었다.
육검평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검 끝으로 곧장 돌진해 '푹' 소리와 함께 상대방의 손바닥을 꿰뚫었고 한 올의 핏물이 쏟아지기도 전에 일곱 줄기의 채홍(彩虹)이 광막(光幕)으로 바뀌어 허공에서 번쩍하고 스쳐갔다.
"악——"
화운존자의 비명이 터지고 그가 걷어찬 오른쪽 다리는 이미 상대방이 번개처럼 번쩍이며 스쳐가는 순간 절단되었다.
그리고 그의 왼쪽 손바닥도 날카로운 검날에 의해 분쇄되었고 핏물과 살점이 눈밭에 튀었고 그는 고통과 함께 땅바닥에 쓰러졌다.
혈홍색의 두루마기는 두 번 땅바닥을 굴렀고, 그의 오른손은 왼쪽 손목을 잘라진 부위를 막으려고 눈을 크게 움켜쥐었다. 그는 절단된 오른쪽 다리를 눈 위에 몇 번 문질렀다. 눈으로 잘려진 부위의 통증을 둔하게 하려 했지만 차가운 얼음 덩어리는 그를 더욱 고통스럽게 했다.
그는 두 번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고 오른손으로 받치고 한 발로 뛰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에 산재한 봉두난발은 마치 유령처럼 그를 더욱 흉악하고 무섭게 보이게 했다.
육검평은 얼굴에 살기를 가득 띠우고 화운존자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이때 그의 마음엔 생각의 기복이 있었다. 주루에서 만난 소화자와는 비록 지산과 의기투합했지만 부모의 원한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갚아야 하는 것이다!
당시의 부친과 모친의 원한을 생각하자 그는 눈앞의 귀신과 같은 화운존자를 더욱 미워하며 생각했다:
"만약 당신이 아니었다면, 내가 어찌 이럴 수가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의 냉대를 얼마나 당했는데……"
그는 앙천장소를 터뜨리며 다소의 비분과 자소)自嘯)가 속에서 발출되어 마치 쇳소리처럼 밤하늘을 뒤흔들며 오랫동안 멈추지 않았다.
화운존자의 두 눈은 불처럼 붉어져 차갑게 육검평을 바라보며 마치 바위에 조각된 외다리 석상처럼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두 눈에 눈물이 맺혀 천천히 흘러내려 뺨에 걸쳤다.
육검평은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디며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아직도 무슨 할 말이 있소?"
화운존자는 눈앞이 갑자기 흐릿해지며 마치 어둠의 하늘 아래에 자신이 있는 것 같았다. 밝은 별 하나를 마주해 별빛이 눈에 통증을 주지만 필사적으로 주시하였다.
그는 갑자기 또 자신의 손녀가 오는 것으로 생각하여 중얼거리며 말했다:
"빙아야, 착하지……"
육검평은 마치 정신이 나간 것 같은 눈앞의 이 원수를 바라보았다. 그는 처음으로 주름이 가득하고 봉두난발을 한 얼굴을 보고 연민의 정이 마음속에서 저절로 솟구쳤다.
"아! 이미 죽을 사람인데 이런 노인과 무엇 때문에 싸운단 말인가? 그는 바람 속의 등잔불과 같아 눈 깜짝할 사이에 꺼질 것이니 그냥 그를 놓아주자!"
"아니야! 부모의 원수는 불공대천(不共戴天)이야. 이렇게 다년간 자신이 겪은 모든 고통을 설마 그가 갚지 않는다고? 나는 반드시 그를 죽여야 해. 그냥 놓아줄 수는 없어!"
이 두 가지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반복해서 지나갔으나 그는 끝내 돌아서서 묵묵히 걸어갔다.
은시대붕이 말했다:
"장문인, 왜 그를 놓아주셨습니까?"
육검평은 고개를 가로젓고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여문은요? 그녀가 왜 안보이죠?"
금시대붕이 말했다:
"그는 장문인을 찾으로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아! 장문인, 당신은 뇌화벽력 아래에서 어떻게 살아나신 겁니까?"
육검평이 바로 대답을 하려하는데 뒤에서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렸고 '퍽' 하는 소리가 들리자 상위가 외쳤다:
"좋지 않아, 작은 꼬마야 화운숙부가 죽었어."
육검평이 고개를 돌려보니 과연 화운존자가 땅바닥에 엎어져 있었고 그의 머리가 산산조각이 나서 뇌수가 사방으로 튀었고 핏물은 빠른 속도로 눈밭에 스며들었다. 분명 그는 스스로 천령개(天靈蓋)를 부수고 죽은 것이었다.
금시대붕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장문인의 신공이 천하를 진동시키고 빛을 내니 그 자신이 적수가 되지 않음을 알고 스스로 자살을…… "
육검평이 탄식하며 말했다:
"당신은 알지 못하오. 그는 다리가 절단된 고통을 겪었기 때문이오. 그래서 이전에 그의 손아래에서 죽은 사람들을 생각하고 일시에 양심이 발현되었기 때문에……"
상위가 말했다:
"작은 꼬마야, 너의 그 예쁜 사자(師姊)를 나는 다른 곳에서 보았다……"
육검평이 '앗' 하고 물었다:
"우리는 그녀를 찾아야 하오. 그리고 홍건십팔기도……"
은시대붕이 말했다:
"맞습니다. 전 아직까지 그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대청 뒤로 뛰어올라 가서 부서진 담장 주위를 돌아다니다 장원 전체가 조용하고 숨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으며 어떠한 등불도 창가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마치 모든 사람이 잠든 것 같았고 싸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며 또 세 발의 뇌화벽력이 터지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던 것 같았다.
"앗! 이 장원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죽은 것 아닐까요? 어찌 한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죠?" 하고 은시대붕이 물었다.
금시대붕이 말했다:
"나도 이상하다. 왜 아무도 불을 끄러 오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까. 게다가 한 개의 등불도 보이지 않는구나. 그들이 이렇게 깊이 잠들 수는 없다!"
육검평은 묵묵히 질주하고 있었다. 그도 속으로 이 기이한 현상을 생각해보고 있었다. 그는 생각해보니 자신이 방금 전에 불타오르는 대청 안에서 화운존자가 뇌화벽력을 던지는 것을 보았다.
귓가를 진동시키는 폭발음이 그의 주변에서 울렸고 그는 본능적으로 뒤를 향해 뛰었으나 그 힘에 의해 정신을 잃었다.
그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불타고 있는 초목 위로 넘어졌었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그의 정수리가 흔들리자 즉시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눈을 떠보니 자신이 한 사람의 품속에 누워 있었고 푸르스름한 색의 광막(光幕)이 자신을 덮고 있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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