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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章 쉬려렬일(淬厲烈日)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二章 쉬려렬일(淬厲烈日)

少秋 2024. 2. 5. 15:25

 

第二章 淬厲烈日

 

 

유금협은 죽을힘을 다해 뛰어 올라 이미 이 장 뒤로 도약해 마침내 창문 앞에 도착했다. 그는 속으로 기뻐하며 왼손으로 한줄기 맹렬한 바람을 발출하고 오른손으로 한 줌의 독질려(毒蒺藜)를 뿌려대며 곧장 창밖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눈앞에 홍영이 번쩍이며 몇 자루의 비도가 이미 쾌속무비하게 발사되어 날아왔다.

 

공중에 뜬 그의 몸 뒤에서 바람소리가 급하게 울리며 싸늘한 검기가 피부에 두드러기를 일으켰다. 그는 오른손을 들어 독문수법인 '오독귀원장(五毒歸元掌)'을 펼쳐내 한 줄기 맹렬한 바람을 일으켜 이미 비도를 쳐서 떨어뜨렸다.

 

그는 몸을 굽히고 걸음을 미끄러뜨리며 쌍장을 회전시켜 몸을 돌리는 힘으로 혼신의 공력을 분기하여 공격해갔다.

 

그가 몸을 막 돌리려 할 때 눈앞에서 화홍색의 광망이 번쩍였고 그 번쩍이는 광선은 마치 은검(銀劍) 줄기처럼 그의 눈 속에 깊게 파고들었다.

 

눈이 마치 불에 타는 듯이 아프더니 갑자기 그는 참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냈다.

 

바로 이 순간 육검평이 크게 고함을 지르며 검망을 번쩍이니 혈수가 사방으로 튀었고 절단된 잔해는 열일검에 의해 여섯 토막으로 잘려 땅바닥에 떨어졌다.

 

육검평이 소리쳤다:

"땅바닥의 검은 액체에 접촉하지 마시오. 그것은 독수(毒水)입니다."

 

알고 보니 이때 은시대붕이 이미 법원대사와 싸우기 시작했고 쌍방의 손그림자가 바람처럼 휘감기며 가벼운 몸놀림으로 수십 장(掌)의 공격을 펼쳤다.

 

소림의 무공은 강경함을 기본으로 하고 내력이 심후하여 무림에서 공인받고 있지만 지금 법원대사와 은시대붕은 여러 번 장 대결을 한 뒤 상대방의 중후하고 강경한 장력에 매우 두려워했다. 이는 은사장이 소림대력금강장(少林大力金剛掌)에 비해 더욱 무섭기 때문이었다.

 

법원은 비록 전신의 공력을 다했지만 상대와의 연이은 장력 대결로 인해 손바닥이 마비되어서 가벼운 신법으로 바꾸어 상대와 겨루어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극복하여 내력을 쌓으려고 하였다.

 

법원은 온 힘을 다했지만 연이어 몇 차례 상대의 공격에 충격을 받아 손바닥이 마비됐기 때문에 가벼운 신법으로 상대와 대결하고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극복하여 내력을 비축하려 했다.

 

그러나 은시대붕이 익힌 은사장은 서역의 절학으로 장력은 물론 강경하지만 신법은 더욱 중시한다. 옛날에 그는 은사장으로 하투(河套)에서 새북십육방파(塞北十六幫派)를 몰살시켰을 때 그는 독특한 경공신법으로 공중에서 장을 휘두르며 풍운을 질타하는 모습이 마치 대붕이 은빛 날개를 휘날리며 하늘을 나는 것 같아서 은시대붕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었다.

 

이번에 법원이 경공을 겨루려 하는 것을 보고 그는 '하하' 하고 웃으며 자신의 독특한 경공신법으로 그와 겨루었다. 쌍방은 마치 제비가 대들보를 뚫는 것처럼 비할 데 없이 날렵하게 수십 장(掌)을 주고받았다.

 

육검평은 이때 대청 안이 이미 혼란스러운 것을 보니 홍건십팔기(紅巾十八騎)는 군중 속으로 몸을 던졌는데 저마다 용감하여 당해낼 수가 없었다. 모두가 서로 다른 무기를 가지고 전개하니 도광검영(刀光劍影)만이 보이고 혈광(血光)이 사방으로 튀고 연이어 질러대는 비명 속에 쓰러진 시체만 보였다.

 

금시대붕은 이때 아미의 한운선사를 맞아 그의 비할 데 없이 거대한 금사장을 휘두르며 마치 한 마리의 대붕처럼 하늘을 날며 쉭쉭 소리와 함께 장풍은 마치 배산도해처럼 한운대사를 향해 덮쳐갔다.

 

한운대사 큰 소매를 휘날리며 신형을 빠르게 돌렸고 괴이한 장법으로 금시대붕과 십여초의 공방을 나눴으나 쌍방의 공력에 큰 차이가 있어 줄곧 굴복하여 여전히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하였으니 곧 패배할 것을 직접 보게 될 것이었다.

 

육검평은 왼쪽 옆구리에 '쉬려거검(淬厲巨劍)'을 끼고 오른손에 열일검(烈日劍)을 들고 웅대한 자태가 넘쳐흐르는 모습으로 대청 안을 바라보며 그는 원한의 불꽃을 계속 태우며 입가에 잔혹한 미소를 떠올리고 있었다……

 

이때 그는 벽산객 정홍이 여문의 백옥장소(白玉長簫)에 의해 연이어 후퇴하며 겨우 장법으로 맞서고 있었고 스스로 보호할 여유는 있지만 더 이상 반격할 힘은 없어 보였다.

 

그의 시선은 그가 몹시 미워하는 지천민에게 옮겨졌고, 갑자기 그의 얼굴빛이 변하자 가볍게 호통을 치며 쏜살같이 달려갔다.

 

알고 보니 이때 지천민은 한 자루의 장검으로 묘수시천을 대적하고 있었는데 검법은 비할 데 없이 날카로워 독랄하고 음독한 초식으로 묘수시천을 공격했다.

 

일신에 날렵한 소매치기 수법을 갖춘 묘수시천은 이때 여기저기 더듬으며 번쩍번쩍 뛰어오르고 때로는 상대방의 몸을 만지며 아슬아슬하다고 외쳤지만 상대방의 맹렬한 검의 틈 사이만 파고들 뿐 적극적으로 공격할 능력은 없었다.

 

이때 분면검객은 '옥대위요(玉帶圍腰)'를 펼쳤지만 검이 반 초쯤 지나자 바로 공동의 '영사검범(靈蛇劍法)' 가운데 '금사난무(金蛇亂舞)'가 되어 검에서 광망이 번쩍이며 수십 개의 장검으로 변하여 상대의 요혈을 덮었다.

 

묘수시천은 기세가 사나운 것을 보고 '나려타곤(懶驢打滾)'을 펼쳐 땅바닥에 몸을 날려 기세를 따라 멀리 굴러갔다.

 

육검평은 이때 묘수시천이 뒹구느라 땅바닥에 비홍자가 뿌려댄 독액을 보지 못했음을 알았다. 곧 묻을 것이 뻔했다.

 

그는 급전유성(急電流星)처럼 몸을 날렸다. 한 줄기의 백영이 이미 묘수시천의 옆에 이르렀다.

 

그는 왼손을 뻗어 묘수시천의 옷깃을 감아올리며 한 번에 들어 올렸다.

 

묘수시천이 한창 즐겁게 구르고 있을 때 갑자기 뒤 옷깃이 잡아당겨지자 놀라서 혼비백산(魂飛魄散)했다. 앞뒤를 가리지 않고 무턱대고 오른손 팔꿈치로 뒤를 들이박고 왼발로 필사적으로 뒤를 걷어찼다.

 

뜻밖에도 그가 두 가지 '절초(絕招)'를 사용했음에도 누군가가 그의 몸을 들어 올렸고 공중에서 반 바퀴를 돌았다. 그는 '악' 하고 소리를 지르며 속으로 이번에는 정말 죽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뜻박에도 그의 귓가에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한 목소리가 말했다:

"나요!"

 

그는 속으로 안심하며 말했다:

"앗! 알고 보니 장문인이시군요! 어서 손을 놓아주십시오."

 

육검평은 묘수시천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당신은 하마터면 중독되어 죽을 뻔했소. 아! 내 당신에게 묻겠소. 소봉아가씨는 어떻게 됐소?"

 

묘수시천이 말했다:

"소인이 이미 그녀를 숨겼으나 말하는 바에 의하면 전당강(錢塘江) 용왕야(龍王爺) 조진천(趙振天)이 사람들을 이끌고 귀운장으로 온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지천민이 이미 의부로 모시기로 했다고 합니다.

 

육검평은 어리둥절 했다. 그는 지천민의 아부하는 재주가 이처럼 좋아 또 다른 후원자를 찾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는 생각했다:

"그가 누구의 제자이든, 누구의 아들이든, 나는 그를 죽일 것이다."

 

그는 번개처럼 빛나는 두 눈으로 지천민을 쳐다보며 상대방이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는 쉬려거검을 요대에 꽂고 천천히 몇 걸음 걸어 앞으로 가서 지천민의 앞 약 오 척되는 지점에 섰다.

 

산악처럼 우뚝 서서 냉정하게 자기 생각을 차분하게 진정시킨 그는 여전히 입가에 한 올의 잔혹한 미소를 떠올리고 있었다.

 

이 냉혹한 미소는 지천민의 얼굴빛을 창백하게 바꾸었다. 그는 이미 떨기 시작했지만 간사하고 교활한 성격은 지금 정말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표정을 노출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그의 얼굴에는 울음보다 더 밉살스러운 웃음을 띠고 있었다.

 

육검평이 말했다:

"너의 검법은 최근 크게 진보해 천하 일류고수가 되었는데 너는 무엇 때문에 검을 들지 않는 것이냐?"

 

지천민이 웃으며 말했다:

"옛날 실제로 네가 풍뢰문의 장문인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육검평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자 지천민은 급히 두 걸음 뒤로 물러서며 몸을 더욱 심하게 떨었다.

 

육검평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지대장주, 너 학질에 걸렸냐? 뭣 때문에 이렇게 심하게 떠냐?"

 

지천민은 애걸하며 말했다:

"넌 소봉을 원하냐? 네가 그녀를 데리고 가라! 나는 이 몇 년간 그녀를 건들지도 않았다……"

 

육검평은 지천미이 이렇게 겁이 많고 나약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 엄하게 말했다:

"예전에 너는 내 혈도를 점혈했었는데 오늘을 생각해 봤냐?"

 

지천민은 입술을 달싹이며 부탁의 말을 했다:

"그, 그때는 내가 무지해서……"

 

바로 이때 한 마디의 비명이 옆에서 들려오며 하나의 거대한 몸이 공중으로 날아 올라 '파팍' 하는 소리와 함께 지천민의 면전에 떨어졌고 선홍색의 혈액이 그의 머리 전체에 튀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이것이 바로 자기의 이사형인 공동벽산객의 시체임을 보았다. 시체에는 한 올의 상흔도 없었지만 이마에 있는 '태양혈(太陽穴)' 위에 둥근 청색인(青色印)이 하나 있었는데 분명히 '냉면관음(冷面觀音)'의 옥소에 찍혀 죽은 것이었다.

 

그의 얼굴빛은 비할 데 없이 겁에 질린 표정이었지만 그는 마치 자신이 오늘 죽지 않을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정신이 방금 전과 비교해 오히려 진정이 되어 있었다.

 

그는 검을 가슴에 가로 들고 마음을 집중시키며 자오보법(子午步法)을 밟으며 두 눈을 상대방에게 주시하며 더는 도망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분명히 그는 단 한 번으로 마지막 승패를 겨루려 하고 있었다.

 

육검평은 경멸스러운 웃음을 짓고 허공으로 비스듬히 검을 들어 이미 '열일검법(烈日劍法)'을 펼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지천민은 말없이 검을 '지(之)' 자로 휘두르며 몸이 검을 따라가며 '영사출동(靈蛇出洞)' 일초를 펼쳐 육검평의 가슴을 찔러 갔다.

 

육검평은 여전히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고 두 눈은 급하게 찔러오는 검 끝만 응시하고 있어 마치 우뚝 선 나무줄기처럼 비할 데 없이 냉정하였다.

 

지천민은 검을 반초정도 펼쳤으나 상대방이 움직이지도 않는 것을 보고 속으로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그는 자신이 익힌 공동의 복마검법이 내가(內家)에 중점을 둔 것으로 소위 처녀처럼 조용히, 달아나는 토끼처럼 민첩하게, 틈을 찾아 공격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번에 상대방이 움직이지 않고 온 몸에 한 올의 빈틈도 찾을 수 없는 것을 보고 속으로 더욱 크게 놀라서 급히 걸음을 미끄러뜨려 몸을 이동시키며 '복마검법(伏魔劍法)' 속의 '성림팔각(星臨八角)'을 펼치자 검화(劍花)가 번쩍이며 이상한 소성을 내며 상대방의 '기문혈(期門穴)'을 찔러 갔다.

 

육검평은 눈을 크게 뜨고 그가 맹렬하게 외치며 검결을 휘두르자, 열일검을 공중에서 그어대 상대방의 검망을 뚫고 들어가더니 쉭쉭 소리를 내며 '열일염염(烈日炎炎)' 일식이 펼쳐졌다.

 

분면검객 지천민의 검식은 펼쳐지자마자 이미 막혔고 한줄기 서늘한 검기가 허공을 가득 채웠다.

 

그의 생각이 바뀌기도 전에 화홍색의 거대한 태양이 하늘로 떠올랐다. 맹렬한 불길이 눈을 찔러 눈을 뜰 수조차 없었다. 보이는 것이라곤 모두 화홍색 뿐이었으니……

 

붉은 태양, 붉은 선혈……

 

열일검은 아무 소리도 없이 상대방의 장검을 절단하더니 한 줄기 빛이 하늘을 가르자 하나의 팔이 절단되어 멀리 날아가니 선홍색의 피가 지천민의 오른쪽 어깨에서 콸콸 쏟아졌다.

 

그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날려 달려들었다. 왼손의 다섯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벌려서 육검평의 찢어버리려 했다

 

바로 이때, 한 사내가 문밖에서 달려와 크게 소리쳤다:

"용왕야(龍王爺), 그 조노야(趙老爺)께서 오셨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대청 안에 피가 강과 같이 흐르고, 도광검영이 난무하며 처참하게 싸우는 것을 보고 잠시 어리둥절 했다가 몸을 돌려 달아났다.

 

그가 겨우 두 걸음을 걸었을 때, 자색의 굵은 몽둥이를 손에 든 큰 덩치와 마주쳤다.

 

상위가 크게 외쳤다:

"개자식, 어딜 도망가!“

그는 커다란 몽둥이를 쓸어 올리자 '빡'하는 소리와 함께 이 장정은 장외로 날아가 머리가 깨져 죽었다!

 

상위는 몽둥이를 놓은 곳으로 달려가 그의 '경천봉(擎天棒)'을 손에 들고 대청으로 돌아와 작은 꼬마를 도와서 사람들을 때리려고 하였다.

 

그는 몽둥이로 그 사람을 때려죽이고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데 그는 곤(棍)을 횡(橫)으로 들고 있어 문에 부딪혀 들어갈 수 없었다. 힘을 써서 밀어도 여전히 들어갈 수 없었다.

 

그는 화가 끓어 크게 소리치고 경천봉을 들고 벽을 향해 일격을 가했다.

 

'쾅……' 하고 큰 소리가 나며 벽돌과 돌을 쌓아 만들 벽이 천생의 신력으로 일격을 가해 벽돌이 우르르 무너지며 큰 구멍이 뚫렸다.

 

그는 코를 만지며 무겁게 콧방귀를 뀌었다:

"네가 한 걸 봐라. 나 큰 덩치가 봉으로 한 게 더 낫다."

 

그는 대청으로 가서 육검평이 검을 들고 서 있고 지천민이 입을 벌려 이를 드러내며 손가락으로 작은 꼬마를 향해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육검평의 뒤에 있었기 때문에 검에서 번쩍이며 뻗어 나오는 검기와 열일보주에서 변화된 화홍색의 광망을 보지 못했기에 작은 꼬마가 놀라서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크게 소리쳤다:

"작은 꼬마야 겁먹지 마라. 나 큰 덩치가 왔다!"

 

그는 커다란 봉을 들고 쏜살같이 달려가 '횡소천군(橫掃千軍)' 일초로 앞에 가로막고 있던 경장 사내를 이 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그는 한 걸음을 내딛었다. 도달하는데 칠, 팔척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몇 걸음으로 이미 육검평의 옆에 이르렀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그가 막 달려가니 홍광이 번쩍하고 보이고 한 줄기 피화살이 튀고 있었고 공중을 날던 지천민은 이미 육검평의 열일검에 몇 동강이 나서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그는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떴다. 육검평이 고개를 돌리는 것을 보고 엄지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작은 꼬마야! 너는 정말 대단하구나!"

하지만 그는 작은 꼬마가 뜻밖에도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또 놀라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작은 꼬마야, 너 우는 거 좋아하냐?"

 

육검평은 '열일염염(烈日炎炎)' 초식만으로 지천민을 죽였고 검망(劍芒)이 번쩍이는 순간 그는 갑자기 죽은 이장주가 생각이 났다.

 

어릴 때부터 이장주의 보살핌을 받은 그는 매우 선량한 마음씨를 가졌었지만 지천민의 박해를 받고 강호를 유랑하면서 사람들의 멸시를 받았으며 또 자신의 모친이 가련하고 처참하게 죽는 모습을 직접 보았다. 그의 성격은 이미 많이 바뀌었는데 비교적 독하고 강인하게 바뀌었으며……

 

하지만 지금 그는 자신이 그토록 오랫동안 미워했던 원수를 자신의 손으로 죽였으니 그는 어떤 점에서 참을 수 없었으며 속으로는 복수한 뒤의 공허함, 예전에 이장주의 자애를 받은 그가 또 참지 못하고 나명망 이장주의 사랑하는 제자를 죽였으니……

 

이런 혼란스러운 감정으로 그는 모순에 빠졌다. 그래서 그는 원래의 선량한 심성 때문에 눈물을 흘리게 된 것이었다.

 

상위의 말을 들은 그는 흘린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큰 덩치, 당신은 앞으로 나와 함께 하겠소?"

 

상위는 입을 크게 벌리며 말했다:

"내 사부님이 말씀하시길:'큰 덩치야! 너는 정말 멍청하구나. 항상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구나, 나는 이제 늙었으니 만약 내가 죽게 되면 이후에는 누구의 말을 들을 것이냐? 또 누가 네게 먹을 것을 줄까?'"

 

그는 육검평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정말 나는 배고플까 두렵고 도대체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를까 봐 두렵다. 그 외에는 아무 것도 두렵지 않아. 네가 나와 함께 가려고 한다면, 너는 내게 밥을 줄 수 있냐? 나한테 말을 해줄 수 있냐?"

 

육검평은 이 멍청한 큰 덩치가 얘기하는 것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큰 덩치, 나는 반드시 네게 먹을 것을 주고 너한테 할 말을 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아라."

 

상위는 여전히 크게 믿기지 않는 듯했는지 그가 물었다.:

"너는 내가 매 끼니 얼마나 먹는 지 알아? 네게 알려주는데, 나는 두 마리 닭과, 세 근의 소고기에 밥 열두 그릇을 먹으려면 삼 전의 은자가 필요한데……"

 

육검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는 반드시 네게 배부르게 먹일 테니, 안심해라!"

 

상위는 '하하' 하고 크게 좋아하며 말했다.:

"이제 나는 사부님의 귀면권장(鬼面權杖)을 들고 밥을 먹으러 갈 필요가 없다. 앞으로 사부님은 더 이상 이렇게 얘기를 하지 않을 거야: '위아야! 너는 항상 나의 나부령을 가져가 속여서 밥을 먹는데, 정말 내 체면을 깎는 거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작은 꼬마야, 너 그거 아니? 그때부터 나도 나 자신의 청면료아(青面獠牙)의 귀신을 '나부령(羅浮令)'에 새겼다. 하지만 내가 새긴 것은 귀신의 두 눈 뿐이야……"

 

그는 이렇게 말을 하고 잠깐 멈추더니 경천봉을 들어 올리더니 갑자기 크게 소리를 지르고 쓸어가며 소리쳤다:

"대머리 자식이 어딜 도망가!"

 

알고 보니 이때 법원대사가 은시대붕이 펼친 은사장에 맞고 제정신이 아니어서 그가 체득한 소림의 권장 기예를 다 사용해도 그 강맹하기 짝이 없는 외문신장(外門神掌)을 막지 못하였다.

 

그래서 사십 초가 지나도 그는 이미 지쳐서 줄곧 뒤로 물러서기만 했고 이번에 필생의 힘을 다해 두 번의 권과 세 번의 발로 연속으로 공격하여 상대방을 두 발 물러서게 하였다.

 

물러선 틈을 타고 그는 급히 소매를 걷어 올리고 몸을 날려 문 밖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상위라는 키가 팔 척이나 되는 이 큰 덩치는 사람이 만약 밑으로 미끄러져 가면 절대 볼 수 없지만 이번에는 위로 날려 지나간 것이어서 그가 볼 수 있었다.

 

황급히 그는 거대한 곤을 휘둘러 비스듬히 걷어내자 경천곤이 유유한 바람소리를 내며 법원대사를 향해 때려갔다.

 

공중에 떠 있던 법원대사는 갑자기 천둥소리와 같은 큰 호통이 들려 그가 심신이 흔들려 경악하고 있을 때 팔뚝만큼 굵은 자색의 커다란 곤이 쓸어오는 것이었다.

 

그 곤에서 휙휙 거리며 선풍이 일어나며 그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옷이 펄럭이며 앞으로 뛰어오르던 온몸이 거대한 곤이 휘두르며 내는 경풍에 공중에서 살짝 멈칫했다.

 

그는 속으로 깜짝 놀라 급히 '천근추(千斤墜)'로 공중에서 급하게 떨어뜨렸다.

 

상위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대머리 자식아 아직도 도망가고 싶냐?"

 

경천봉은 공중에서 자색의 큰 호(弧)를 그리며 법원의 허리 뒤쪽을 아주 날렵하게 두들겨 갔다.

 

법원은 몸을 똑바로 세워서 거곤(巨棍)이 다다르자 숨을 거칠게 쉬며 우장(右掌)에 혼신의 공력을 모아 '신룡도미(神龍掉尾)' 일초를 펼쳤다.

 

상위가 일신에 갖춘 신력이 어찌 평범할까? 그는 머리가 나쁘기에 무엇을 배우든지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에 '나부신군(羅浮神君)'은 그에게 운남(雲南)의 괴이한 곤법인 '노강십육곤(怒江十六滾)'을 가르쳤다.

 

이 곤법은 옛날 점창(點蒼) 장문인이 창안한 것으로, 전체 곤법은 노강의 세찬 급류에서 따온 것이어서 거센 물결이 맞부딪쳐 솟아오르는 것이 마치 수레바퀴가 구르는 것처럼 완전히 맹렬하게 길을 달려가는 것 같았다.

 

그가 이 곤법을 배운 뒤로 나부신군은 그가 완전히 맹렬하게 몰아붙이는 기세로 만약 내가공력을 수련한 고수를 맞닥뜨리면 패배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는 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상위에게 날렵하기 그지없는 '유운비무(流雲飛霧)' 곤법을 전수하였다.

 

이때부터 상위는 마침내 이 두 가지의 강하고 부드러운 곤법을 병행하여 자신이 가진 무예를 연마하였다. 따라서 그는 매일 이 두 가지 곤법만을 연습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음 속에 기억하게 되었다. 그는 다른 무에는 익힐 생각도 하지 않았고 익히지도 않게 되었다.

 

이때 그는 '유운비무(流雲飛霧)' 속의 일초인 '유운와공(流雲臥空)'을 상대방의 허리 뒤쪽을 향해 번개처럼 빠르게 펼쳤다.

 

법원은 뒤쪽을 향해 일장을 펼쳐 마침 상위가 수중에 들고 있는 경천봉을 쳤고 그가 장(掌)에 축적한 내력으로 상대방의 커다란 곤을 몇 촌정도 아래로 떨어뜨렸다.

 

상위는 곤에 힘이 실리자 신음을 흘리며 거곤(巨棍)으로 '급류고도(急流鼓棹)' 일초를 맹렬하게 쳐 올렸다.

 

그의 초식을 변화시키는 속도는 법원의 예상과는 달리 빨라서 법원대사는 미처 이 척을 뛰어오르지 못했고 그의 곤 끝이 정확히 법원의 허리 뒤를 때렸다.

 

신음소리를 내며 법원은 갑자기 입을 벌리고 선혈을 뿜어댔다. '우지직' 소리를 내며 그의 등뼈는 곤에 맞아서 박살이 났고 더는 신음소리도 내지 못하고 몇 장 밖으로 떨어져 죽었다.

 

바로 이때 금시대붕은 '하하' 하고 크게 웃고 있는데 갑자기 '팍팍'하는 주먹과 장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나며 현의 노승이 넘어졌고 그의 입가에 한 줄기 핏자국이 스며 나오고 곧장 수 척 떨어진 땅바닥에 쓰러졌다.

 

육검평이 옆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이 노승은 바로 아미의 한운선사였다. 이때 그의 어깨에는 금색의 장인이 있었고 찢어진 옷 사이로 새하얀 뼈가 드러나 있었고 피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는 연속 몇 척을 훌쩍 뛰어 '퍼퍽' 하고 땅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외마디 처참하게 하늘을 뒤흔드는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을 뒹굴었다.

 

그의 등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며 즉시 그의 썩은 피부에서 한줄기 악취가 즉시 전해왔다.

 

그는 두 눈은 공처럼 튀어나와 완전히 적홍색으로 변했고 긴 하얀 눈썹은 흘린 땀과 함께 입가로 흘러내렸다.

 

그는 몹시 괴로운 듯 양 손으로 등 뒤를 필사적으로 잡고 있었는데 잡은 손은 더러운 피와 썩은 살로 범벅이 되어……

 

한바탕의 비명이 그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마치 올빼미가 우는 것처럼, 마치 요괴가 울부짖는 것처럼 처참하고 처절하여 사람이 지르는 것 같지 않았다.

 

대청 안에 남은 사람들은 이때 모두 그를 주시하고 있었고 거의 모든 사람이 모골이 송연해졌다……

 

여문이 비록 일찍이 사람을 죽였지만 이같은 참상은 본 적이 없었고 그 순간 그녀의 얼굴은 놀라서 하얗게 질려 육검평에게 바짝 붙어 있었다.

 

육검평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 번을 두드리며 말했다:

"두려워 마시오. 그는 독에 중독된 것이오."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한운선사는 비명을 지르며 오 척을 떠올랐다가 땅에 떨어져 죽었다.

 

검은색의 피가 퍼져 돌 틈을 따라 입구로 흘러가는데……

 

육검평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들을 가게 놔두시오! 이것으로도 충분히 비참합니다."

 

그 사람들은 일제히 날아서 가버렸고 남은 사람도 십여 명에 지나지 않았다.

 

육검평은 대청 주위를 둘러보더니 말했다:

"본문은 바로 이곳에 근거지를 두고 문호를 열어서 제자들을 받고 문파를 이어갑시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문 밖에서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고 급박하게 들려오며 큰 종소리 만큼이나 큰 외침으로 소리쳤다:

"누가 감히 내 양아들을 죽였느냐? 용왕야가 여기 있다!"

 

"용왕야(龍王爺)?" 여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용왕야?" 거령신 상위도 놀랐다. 그가 바라보니 자신과 별반 차이가 없는 덩치에 농미호목의 노인이 입구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이런 제기랄, 열여덟번 연속 방귀 뀌는 소리를 하고 있어. 당신 늙은 꼬마가 무슨 용왕야야? 당신은 분명 사람이잖아."

 

그 사람이 문으로 들어오자마자 상위의 큰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그는 이 크고 거대한 거한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하하! 알고 보니 너는 큰 꼬마구나. 자자자! 나 용왕야의 팔보동인(八寶銅人) 한 방을 먹어봐라."

 

그의 몸은 비록 우람했지만 행동은 매우 경쾌하여 한 번 도약하여 벌써 상위의 면전 약 일 장 지점에 이르렀다.

 

그는 대청 안에 이렇게 많은 시체가 있고 게다가 일부는 도검에 의해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진 것을 보고 속으로 매우 놀라 대갈일성하며 말했다:

"큰 덩치야, 우리 세 번 부딪쳐 보자."

 

말을 하며 그는 수중의 독각동인(獨腳銅人)을 위에서 아래로 똑바로 내리쳐 상위의 정면을 향해 쪼개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