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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四卷 용봉강호(龍鳳江湖) 第一章 분면검객(粉面劍客)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四卷 용봉강호(龍鳳江湖) 第一章 분면검객(粉面劍客)

少秋 2024. 2. 2. 12:42

 

第四卷 龍鳳江湖 
第一章 粉面劍客
 
 
육검평이 여문을 동반하고 들어가자 집 안에는 벽 쪽에 긴 탁자가 놓여 있었고 위에는 많은 분재와 장식품이 있었고 벽에는 몇 걸음마다 등잔이 있어 실내는 대낮처럼 밝았다.
 
집 안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담소를 나누고 있었으며, 벽에 기대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다.
 
육검평은 한눈에 거령신 상위가 군계일학처럼 대청 한복판에 서서 마침 입을 크게 벌리고 바보같이 웃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가 말했다
" 보시오. 저 사람이 거령신이라는 바보 친구요. "
 
"엇! 너무 무섭군요."
그녀는 혀를 내밀며 말했다:
"저는 이제까지 저렇게 덩치가 큰 사람을 보지 못했어요. 정말 거령신(巨靈神)처럼 생겼군요."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낭랑했지만 마치 천둥소리가 집안에서 울린 것 같아 모든 사람들이 육검평 쪽을 향해 바라보게 되었고 곧 그들은 일제히 금동옥녀(金童玉女)와 같은 벽인(璧人)에게 충심에서 우러나오는 탄성을 질렀다.
 
남자들은 모두 옹용화귀(雍容華貴)한 여문을 응시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렇지만 그들은 육검평에게는 질투와 부러움이 섞인 시선을 던졌다.
 
갑자기 대청 전체에 소란이 침묵으로 바뀌더니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육검평은 자신의 시선을 옮겼지만 여전히 분면검객(粉面劍客) 지천민(池天民)의 그림자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비록 찾고자 하는 사람을 찾지는 못했지만 이미 거령신에게 인정받았다.
 
"어이, 작은 꼬마야, 너도 왔구나!"
거령신은 옆에 있는 사람들을 갈라놓고 목구멍을 찢어버릴 목소리로 육검평을 향해 손짓하였다.
 
육검평이 말했다:
"덩치, 넌 나부로 돌아가지 않고 왜 또 여기로 왔느냐?"
 
상위가 입을 크게 벌려 웃으며 말했다:
"나는 길에서 독로의 제자인 비홍자를 만났는데, 그가 내게 여기에 놀러오라고 하면서 맛있는 게 있다고 말했어."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마르고 키가 큰 남포를 입은 사내가 다가와 그의 어깨를 쳤다.
 
상위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아! 알고 보니 유형이군요! "
그가 육검평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사람이 작은 꼬마에요!"
 
그는 그 사람을 가리키며 육검평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비홍자 유형이야."
 
그가 터무니없는 두 마디를 꺼내 한바탕 사람들을 웃게 했다. 비홍자가 공수를 하며 말했다:
"소제는 유금협이라고 합니다. 제가 형씨의 존성대명을 여쭈어도 될까요?"
 
육검평은 이 사람이 독신의 제자라는 것을 듣고 즉시 얼굴빛이 굳어지며 무심하게 말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는 무명지배로 말씀드리면 귀하의 귀를 더럽힐 뿐입니다."
 
유금협은 갑자기 안색이 변했고, 그는 눈알을 굴리며 한 가닥 음산한 미소를 입가에 떠올리고는 말했다:
"형씨는 무림인물이 아닌데 이곳에 온 것은 지형(池兄)의 초대에 응해서 본장을 관람하러 온 것이오?"
 
육검평이 차갑게 말했다:
"지천민이 좋은 일이 있으니 나는 당연히 참가하러 온 것이요. 묻겠는데 지금 그는 어디에 있소?"
 
비홍자가 앞에 있는 이 문약한 서생의 두 눈에는 아무런 신광(神光)이 없는 것을 보니 일반인과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비록 육검평의 태도가 좋지 않더라도 그는 근본적으로 추호의 두려움도 없었다.
 
그는 마음 편히 웃으며 말했다:
"형씨의 성질이 너무 좀 쎄군요. 지형은 본장의 장주이고 강남의 흑백양도(黑白兩道)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데 당신은 정말 이러시면 안 되오……"
그의 눈빛이 돌리더니 갑자기 여문의 수중에 안고 있는 '여묘(蜍貓)'를 보고는 잠시 어리둥절해 하며 입을 다물었다.
 
그는 독신의 제자로 자연 이상한 짐승에 대한 외형적 특징을 잘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순백색의 작은 고양이가 다람쥐처럼 복슬복슬한 꼬리가 드러나자 그는 즉시 이것이 지하에 깊이 묻힌 보물을 냄새로 알아낸다는 괴상한 짐승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경악했다.
 
그는 한 걸음 다가서며 말했다:
"묻겠는데 아가씨의 수중에 있는 동물이 여묘(蜍貓)가 맞소?"
 
여문은 비홍자의 얼굴에 경박스러움을 드러내며 눈알을 어지럽게 굴리는 것을 보고 그가 불량한 마음을 품고 있음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며 차갑게 말했다:
"이것은 여묘가 맞아요."
 
유금협은 마음속으로 좋아하며 말했다:
"아가씨는 제게 파실 의향은 없소? 제가 황금 만 냥으로 아가씨와 교환하고 싶소……"
 
그가 이 말을 꺼내자 대청 안에서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때 중후한 몸매에 마른 얼굴의 젊은이가 대청 안으로 들어왔다.
 
그를 본 사람들은 즉시 말했다:
"장주님이 오셨다!"
 
지천민이 문을 들어서자 얼굴 가득 수염이 나고 등에 장검을 꽂은 우람한 사내가 뒤따라 들어왔고 그 뒤로 두 명의 화상이 따라왔다.
 
그가 대청에 들어서고 중인들을 향해 몸을 숙여 읍을 하며 말했다:
"소제가 먼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께서 먼 길을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소제는 감격해 마지않습니다. 지금 소제는 여러분께 몇 분의 유명한 선배님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는 수염 난 사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공동문하의 벽산객(劈山客) 정홍(鄭虹)이십니다. 서북지방에서 이미 오랫동안 명성을 쌓아온 대협이시며 또한 저의 이사형(二師兄)이십니다."
 
그는 뚱뚱한 화상(和尚)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소림 나한당(羅漢堂)의 법원대사(法源大師)이십니다."
그는 두 걸음을 걸어 또 비교적 늙은 화상을 소개했다:
"이분은 아미(峨嵋)의 한운노선사(寒雲老禪師)이십니다."
 
그는 말을 하다 갑자기 큰 덩치 상위를 보고는 놀람을 금치 못하며 물었다:
"큰 덩치 당신은 어떻게 왔소?"
 
비홍자 유금협이 나서며 차갑게 말했다:
"그는 내가 청해서 왔네. 나부신군(羅浮神君) 노선배님의 애제자인 거령신(巨靈神) 상위형이라네."
 
지천민은 포권을 하며 말했다:
"알고 보니 상형이었군요. 소제의 영접이 늦었으니 용서해 주십시오……"
그는 작은 고양이를 품에 안은 여문을 보고 멍한 표정을 짓더니 두 눈이 곧바로 아름다운 여문에게 단단히 빨려 들어갔다.
 
그의 얼굴에서는 즉시 웃음기를 거두고 여문을 향해 읍을 하며 말했다:
"아가씨께서 폐보를 직접 왕림해주시니 진정 '봉필생휘(蓬蓽生輝:가난한 집에 귀한 손님이 찾아 주어 영광스럽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끄러운 곳이라 아가씨가 머무르시기는 적합하지 않으니 안에서 쉬시지요……"
 
여문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내가 누구라고 여기시오?"
 
지천민이 말했다:
"아가씨의 발자취가 천리에 향기를 남기니 강호상에서 어느 누가 나부신군(羅浮神君)의 천금(千金)이신 '옥면관음(玉面觀音)' 복약란(卜若蘭)을 모르겠습니까……"
 
여문은 차가운 웃음을 짓고 눈썹을 찌푸리며 지천민에게 예쁘게 보이려고 하는데 누가 알았으랴 상위가 목청이 찢어져라 하고 소리쳤다:
"그녀가 내 소사매(小師妹)라고 누가 그래? 그녀에 비해 내 소사매가 더 예쁘다."
 
여문이 차갑게 말했다:
"큰 덩치가 한 말이 맞다. 나는 '옥면관음(玉面觀音)'이 아니라 '냉면관음(冷面觀音)'이다. "
 
"냉면관음? 하하, 또 하나의 예쁜 기생……"
 
말을 끝내기도 전에 여문은 옥소를 들어 서기(瑞氣)가 천 갈래로 퍼져 백광(白光)이 점점이 지천민의 앞가슴에 있는 십대요혈을 향해 비할 데 없이 빠르게 덮쳐갔다.
 
지천민이 마침 놀라고 있을 때 눈앞이 캄캄해지며 찬바람이 얼굴을 찌르며 통증을 생기고 앞가슴의 요혈을 이미 덮어버리자 그는 속으로 깜짝 놀라며 급히 가슴을 움츠리고 양팔로 가슴을 가린 채 한 걸음 뒤로 미끄러지며 물러섰다.
 
여문은 내려앉은 팔꿈치를 비할 데 없이 빠르게 위로 뽑아올려 옥소를 번개와 같은 기세로 상대방의 팔에 있는 '곡지혈(曲池穴)'을 두들겼다.
 
지천민은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고 이어서 반신이 마비되고 현란한 피리의 그림자가 또 자신의 목 부위를 향하는 것을 보고 신음을 토하며 몸을 눕히고 발길질을 해서 상대방의 아랫배를 향해 곧장 찼다.
 
바로 그가 발차기를 하는 순간 그의 뒤에서 한마디 호통 치는 소리와 함께 한 줄기 검광이 비스듬히 뚫고 들어와 마치 번갯불이 번쩍이는 것과 같이 비할 데 없이 빠르게 여문이 발출한 옥소를 맞이하였다.
 
여문은 몸을 구부리고 물러서며 왼손으로 비스듬히 내려치고 오른손에 든 옥소는 획을 그으며 '청운십이소(青雲十二簫)' 가운데 첫 번째 초식인 '와간교운(臥看巧雲)'을 시전하여 이상한 피리소리가 나는 가운데 원호를 그리며 그 사람의 검을 쥔 손에 그어갔다.
 
'팅팅팅' 그녀의 피리 끝이 연이어 상대방의 검 날에 몇 번 튀어 오르며 상대방의 칼 날 위를 두드렸다.
 
그 사람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 검홍(劍虹)을 그리며 괴이한 일검(一劍)을 펼치며 곧장 여문의 눈앞으로 휘둘러 왔다.
 
여문은 방금 절초를 시전 했지만 상대방의 검세에 차단되었고 검에서 발출된 내력에 그녀의 손목도 마비될 지경이었으나 그녀는 왼손으로 일장을 내리치며 지천민이 방금 찼던 발을 막았다.
 
이때 눈앞에 검망(劍芒)이 번쩍였고, 그녀는 찔러온 장검의 검날이 두 갈래로 나뉘어 마치 하나의 쇠스랑처럼 자신의 '장대(將臺)', '유문(幽門)', '경문(京門)', '기문(期門)'등 네 혈을 찔러오는 것을 아주 분명하게 보았다.
 
그녀는 상체를 약간 웅크리고 옥소로 '백운유유(白雲悠悠)' 일식을 비할 데 없이 날렵하고 민첩하게 시전하였다.
 
'팅팅팅——' 또 세 번이 울리며 그녀는 연속 세 번이나 상대방에게 막혔다. 옥소는 때마침 그 괴검의 갈라진 날을 두드렸다.
 
하지만 상대방의 검 끝이 돌자 기묘하기 이를 데 없이 그녀의 옥소를 잠가버렸다.
 
이 몇 수는 모두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그래서 분면검객 지천민이 몇 걸음 밖으로 훌쩍 뛰어나갔을 때 대청 안에는 한바탕 '와' 하고 떠들어댔고 누군가 크게 소리치며 말했다:
"벽산객(劈山客) 정홍(鄭虹)이다——"
 
벽산객 정홍은 사문의 두 가지 괴이한 초식을 시전했지만 모두 상대방에게 막혔다. 이번에 초식을 바꾸자 과연 상대방의 병기를 막아냈고 게다가 자신의 독문 수법인 쇄나지법(鎖拿之法)으로 잠가버렸다.
 
그는 내려갔던 팔꿈치를 온몸에 진기를 돌리며 힘을 몇 푼 가중시켜 상대방의 병기를 손에서 떨어뜨리려 하였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미풍이 가볍게 불며 흰색의 부드러운 옷소매가 휘감겨와 그의 장검을 감아올 줄이야.
 
한 마디 차가운 콧방귀 소리가 들려왔다:
"꺼져!"
 
정홍은 검신이 가라앉으며 갑자기 그 옷소매를 따라 전해오는 한줄기 비할 데 없이 세찬 힘이 계속 검신을 따라 자기 몸으로 부딪쳐왔다.
 
그는 신음소리를 내며 팔이 마치 쇠망치에 무겁게 가격 당한 것 같았고 몸 전체가 수 척 뒤로 물러난 뒤에야 비로소 발꿈치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
 
정홍은 놀라서 얼굴빛이 변해 갑자기 공격을 가한 백삼서생을 주시하며 마음속으로 이 젊고 영준한 서생이 출수했다는 것을 거의 믿지 못했다.
 
그는 이때 손과 팔 전체가 저려서 검 조차도 들 힘이 없어 밑으로 늘어뜨리고 말하였다:
"귀하는 누구시오?"
 
육검평은 그를 상대하지 않고 고개를 옆으로 젖히며 말했다:
"여문, 당신 괜찮소?"
 
여문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는 공동괴검의 두 번째 제자인 벽산객이지만 단지 몇 근(斤)의 완력을 지닌 미련한 놈에 불과하니 원래 당신이 출수할 필요는 없었어요."
 
육검평이 속으로 말했다:
"비록 당신의 소법(簫法)이 신기하지만 이미 상대방의 올가미에 걸려 상대방이 밑에서 공격하는 초식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었소. 지금도 비아냥거리는 말을 하니 정말 고집이 세구나."
그는 아무 말 없이 웃었다.
 
정홍은 얼굴이 붉어지며 노호를 터뜨리며 말했다:
"네 이 녀석 어디서 왔느냐?"
 
상위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 털보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내가 알려줄게. 그의 보검은 엄청 무서워. 그 팽형(彭衡)형의 수중에 들었던 보검도 그에게 잘려 나갔어. 나는 검광이 번쩍하는 것만 봤는데 그의 귀가 잘려 나갔어."
 
"뭐라고?"
정홍이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물었다:
"큰 덩치! 내 사제가 그에게 귀를 잘렸다고 말한 거야? 어디에서?"
 
상위가 하하 하고 웃으며 말했다:
"무당산에 있는 지살곡 안에서. 그날 우리는……"
 
비홍자가 두 걸음 다가서며 사나운 목소리로 물었다:
"미련한 덩치야, 내 사형 오독괴마(五毒怪魔)는 어떻게 됐냐?"
 
상위가 눈을 크게 뜨고 외쳤다:
"너 나한테 뭐라고 불렀냐? 내 목소리가 너만큼 크지 않지? 나를 화나게 하면 널 곤(棍)으로 때려죽일 거야!"
 
비홍자는 상위의 고함에 고막이 진동하며 은은하게 아파졌다. 그는 발끈하며 말했다:
"미련한 덩치야, 너 죽을래? 너 내 사형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말을 하지 않으면 내가 독을 풀 거야!"
 
말이 끝나자 냉혹한 음성이 들려왔다:
"내가 그를 죽였다. 만약 네가 독을 풀게 되면 너도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대청 안에 있는 사람들의 눈빛은 일제히 그 음성을 낸 사람에게 집중되었다. 그들은 또 방금 전의 그 백삼을 입은 젊은이라는 것을 알았다.
 
소림의 법원대사(法源大師)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 놈은 너무 건방지구나. 어찌 감히 독신의 제자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지? "
 
아미파의 한운선사(寒雲禪師)는 긴 눈썹을 휘날리며 말했다:
"노납이 보건대 이 사람의 지혜는 지극히 높지만 그가 비록 기예가 고명하더라도 독선 제자를 건드려서는 안 되지요."
 
법원대사가 말했다:
"대사 당신은 방금 그가 펼친 초식을 못 보셨는데, 오래전에 절전된 '유운비수(流雲飛袖)' 같습니다. 이 사람의 초식이 괴이 절륜한 것을 보니 깊은 산속에 은거한 기인의 제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때 비홍자는 육검평의 말에 겁을 먹고 아랫입술을 깨물고 잠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지만 사방에서 쏟아지는 시선에는 멸시와 경멸이 깃들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빛은 금방 평소와 같이 회복되자 용기를 내어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음산하게 말했다:
"흥! 이름도 없는 녀석이 감히 큰소리를 치다니, 내 보기에 너는 정말 사는 게 지겹구나."
 
육검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쩌면 내가 정말 사는 게 지겨울 수도 있다. 하지만 너는 이 여묘가 너의 사형 오독괴마가 장백산에서 찾아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냐? 지금은 내 손에 들어와 있지만 말이다."
 
분면검객은 방금 기선을 잃고 여문에게 연거푸 두 초를 공격당해 혈도가 폐쇄되었다가 이번에 한차례 운기를 하여 이제 막 혈도를 뚫기 시작했다. 그래서 노기가 등등해서 걸어와 말했다:
"이놈! 네가 감히 나의 귀운장에 와서 소란을 피우다니, 너도 살아서 나갈 생각은 하지 말아라!"
그는 말을 멈추고 두 눈으로 육검평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눈에는 온통 의아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참이 지나고서야 그는 입술을 떠듬거리며 말했다:
"너……너는 누구냐?"
 
육검평은 이렇게 여러 해 동안 그가 지천민의 머릿속에서 이미 까맣게 잊혀진 존재였기 때문에 잠시 기억이 나지 않았던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난 귀운장에 살 때 네가 어디서 뭘 하고 지냈는지도 몰랐어. 이제 내가 돌아왔는데 왜 안 되냐?"
 
지천민은 경악했다. 그는 기억 속에서 앞에 있는 이 영준하고 멋진 그림자를 찾았다. 점덤 그는 그 우울하고 괴팍한 아이를 생각해냈다. 사납게 고개를 들고 그 모진 분노에 찬 눈빛이 얼마나 익숙한지를 보고 그는 속으로 크게 놀라 외쳤다 :
"너는 평아구나!"
 
육검평은 앙천장소를 터뜨리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바로 당시엔 평아였고, 지금은 강호상에서 팔비금룡 육검평이라 부르고 있다——"
 
"앗! 팔비금룡!"
 
"앗! 풍뢰문 장문인! "
 
놀라며 의아해 하는 수많은 함성이 대청 안에 터져 나왔고, 그중에서도 거령신 상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팔비금룡이 귀운장에 출현한 것에 놀라워 했다.
 
상위는 대소를 터뜨리고 혼잣말을 했다:
"나는 이 작은 꼬마가 팔이 여덟 개 달린 금룡이라 불린다는 것을 일찍부터 알았지만 너희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는 마음에 드는 일을 한 것처럼 머리를 긁고 얼굴을 만지며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지천민의 얼굴빛은 깜짝 놀라 크게 변하며 입술을 오므리고 휘파람을 불자 날카로운 소리가 즉시 대청 밖으로 전해졌다.
 
갑자기 사방에서 한바탕 호각 소리가 울리며 순간 입구에 수십 명의 흑의경장(黑衣勁裝) 차림의 사내들이 밀려들었다. 모든 사람의 수중에는 옛날 제갈무후(諸葛武侯)가 발명한 '구자연환강노(九子連環強弩)'가 들려 있었다.
 
대청 안의 중인들은 입구로 시선을 옮기고 있을 때 창문에서 소리가 나며 또 수십 명의 대한이 쇠뇌와 화살을 잡고 창가에 나타났다.
 
육검평이 하하 하고 웃으며 말했다:
"너는 이게 뭐 하는 거냐? 설마 실내의 군웅들도 함께 죽이려 하는 것이냐?"
 
대청 안은 원래 소란스러웠으나 이들 경장대한들이 나타난 뒤로는 갑자기 조용해졌다. 육검평의 이 말은 청천 하늘에 날벼락처럼 울려 퍼지며 모든 사람이 지천민에게 시선을 집중시켰다.
 
지천민이 말했다:
"너는 이간질할 필요가 없다. 흥! 헤어진 지 수년 만에 네가 이런 성취를 이루리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아쉽구나! 아쉬워! 네가 곧 죽을 테니 다시는 봉낭자를 볼 수도 없겠구나."
 
육검평은 차가워진 얼굴로 말했다:
"나는 일찍이 이곳에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지금 내가 왔다는 것은 네 목숨을 취하려고 왔다는 것이다——"
그는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대청 안에 계신 여러분, 만약 나 육검평을 괴롭히려 한다면 얼마든지 남아 있으시오. 그렇지 않다면 이 다툼이 있는 자리에서 떠나주십시오."
 
지천민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 안심하세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이 육검평이 곧 고슴도치가 될 것이오. 그때 불초 소생이 공로를 치하하고 답례의 잔치를 열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그들 두 사람이 서로 맞서며 날카롭게 두 마디를 교환한 뒤에 아무도 나가기는 원하는 사람이 없었다.
 
지천민이 차갑게 말했다:
"육검평, 너는 아직도 무슨 할 말이 있느냐?"
 
육검평은 두 눈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하나하나씩 훑어보았다. 그의 눈에서 신광이 점점 밝아지고 얼굴의 차가운 살기도 더욱 짙어졌다. 왜냐하면 그가 모든 사람의 얼굴에 떠오르는 것은 모두 남의 재앙을 보고 기뻐하는 기색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사람들은 모두 죽어 마땅하다!"
 
그렇지만, 바로 이때, 상위는 손을 뻗어 육검평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작은 꼬마야, 그들은 모두 너를 돕지 않는다. 내가 너를 돕겠다. 나는 화살을 두려워하지 않아!"
 
육검평의 차가운 서리를 뒤집어 쓴 얼굴에 감격의 미소를 드러내며 속으로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나를 떠날 때, 여전히 옆에 서 있는 당신은 진정한 친구다."
 
그가 오른 손을 비할 데 없이 빠르게 하늘을 향해 던지자 귀를 진동시키는 소리가 대청 안을 울렸다.
 
"펑——"
 
"하하하하!"
 
한바탕 미친듯한 웃음소리가 입구에서 울리기 시작하자 녹영(綠影)이 휘날리고 몇 번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입구에 서 있던 흑의경장 사내들은 하나같이 피를 토하며 대청 안으로 날아들었다.
 
중인들은 단지 두 명의 은발홍안의 노인들이 마치 광풍처럼 그 사내들 속으로 날아들어 주먹을 때리고 발로 차며 이상한 소리가 나는 가운데 그들 사내들을 모두 죽여 버렸다.
 
선혈이 바닥에 가득 뿌려졌고 시체의 등에는 모두 커다란 장인(掌印)이 찍혀 있었는데 어떤 것은 금색이었고 어떤 것은 은색이었다……
 
"금은호법!"
한운대사가 놀라 소리쳤다.
 
"악!"
창가에 서 있던 한 명의 흑의대한이 땅바닥에 넘어졌고 그의 등에는 한 자루의 비수가 꽂혀 있었다. 이 비수의 손잡이에는 홍건(紅巾)이 묶여 있었다.
 
거의 동시에 발생하여 그들 대한들은 하나하나 땅바닥에 쓰러졌고 사람들 마다 등에는 모두 한 자루의 비수가 꽂혀 있었다.
 
창밖에는 아무런 기척도 없이 연이어 머리에 홍건을 두르고 남포를 입은 열여덟 명의 사내들이 흑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바람처럼 행동하며 대청 안으로 떨어져 내렸다.
 
금시대붕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장문인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육검평은 미간에 살기를 띠우고 말했다:
"여기 큰 덩치를 제외하고 모두 죽이시오!"
 
"창——"
한줄기 밝은 검광이 일었다.
 
육검평은 손에 열일검을 쥐고 지천민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도 묵은 빚을 청산해야겠다. 너는 여전히 검을 들지 않는구나!"
 
분면검객 지천민은 상대방의 행동이 이처럼 쾌속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자기의 수하가 한 발의 화살도 쏴보지도 못하고 죽는 것을 보고 속으로 놀라서 그야말로 할 말을 잃었다.
 
그처럼 평소에 모질고 잔인하던 사람들은 긴급한 상황이 되면 오히려 나약해진다.
 
그는 발을 미끄러뜨리며 장검을 뽑고 정신을 집중해 육검평을 주시했지만 몸은 천천히 공동팡의 벽산객 정홍(鄭虹) 쪽으로 다가갔다. 순간 쨍그랑 소리가 크게 들리며 대청 안의 군웅들은 모두 병기를 뽑아 들었다.
 
소림의 법원대는 대청 안의 이런 바뀐 정황을 보고 성큼성큼 걸어와 육검평을 향해 합장하고 인사하며 말했다:
"시주는 설마 무림인들을 살육(殺戮)하려고 이곳에 온 것이오?"
 
육검평이 차갑게 말했다:
"방금 전에 대화상은 왜 이 말을 하지 않은 것이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가볍게 소리를 지르며 신형을 급히 쏘아갔다.
 
한 줄기 검홍(劍虹)이 허공을 가르자 '휙휙'하는 소리가 즉각 모든 사람의 귀에 들려오고 광채가 번뜩이며 이미 유금협의 앞가슴에 들이댔다.
 
비홍자는 원래 상대방이 방비하지 않은 틈을 타서 사문의 독물을 뿌리려 했다. 의외로 그의 오른손이 주머니 안으로 막 뻗자마자 육검평에게 발각되어 한줄기 눈부신 검홍(劍虹)이 하늘 높이 날아왔다.
 
그의 경공은 사문에서 가장 뛰어나 번개처럼 내습하는 것을 보고 급히 몸을 날려 도망쳤다.
 
그의 몸은 낙엽처럼 이리저리 날렸지만 그 검홍은 마치 잎에 붙은 한 올의 거미줄과 같아서 그가 아무리 변환신법(變換身法)을 펼쳐도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그의 머리에서 땀방울이 떨어지고 진기는 이미 조절할 수 없게 되었다. 바로 이때 한줄기 검광이 쏘아져 와 그를 대신해 차단해주었다.
 
'챙!' 하고 가볍게 소리가 울리며, 육검평의 '열일검(烈日劍)'은 때마침 쳐들어온 사형괴검(蛇形怪劍)을 두 동강을 내버렸다.
 
그는 몸을 곧게 펴고 한 걸음 나아가며 '열일염염(烈日炎炎)' 일초를 펼쳤다.
 
유금협이 손을 품속에서 꺼내자 그의 손에는 두 개의 검은 병이 들려있었다. 하지만 그가 병에서 독액을 쏟아내려 할 때 그의 눈앞에 커다란 태양이 떠올랐다.
 
강하게 내리쬐는 태양의 밝은 빛이 그의 눈앞에 있는 경물 모두를 사라지게 하여 화홍의 빛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공포감이 즉시 그의 마음에 떠오르자 그는 미친 듯 소리를 지르며 수중에 든 병을 땅바닥에 던지고 두 손을 밀자 비린내가 온 몸에 퍼지고 그는 몸을 뒤로 훌쩍 물러났다.
 
육검평이 검식을 펼치며 유금협의 얼굴에서 놀란 표정을 볼 수 있었지만 상대방이 이렇게 빨리 수중에 든 병을 땅바닥으로 떨어뜨릴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한 줄기 검은 액체가 쏟아져 나오자 곧이어 한 줄기 기괴한 냄새가 콧구멍을 덮치자 그의 머리가 즉시 아찔해졌다.
 
지살곡에서 그는 두 가지 독에 중독되었지만 두 줄기 강맹한 내력으로 한꺼번에 그것들을 누르고 있자 독성이 서로 상극이 되어 심지어는 독으로 독을 공격하여 한 덩어리가 되어 강제로 몸 밖으로 밀어냈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고초를 겪었기 때문에 상대방이 독을 쏟아낸 것을 보고 갑자기 경계했었다.
 
한 올의 독기를 들이마시자 그의 머리가 아찔해지고 속으로 놀라서 그는 급히 호흡을 멈추고 전신에 진기를 한 바퀴 순환시키자 순간 온몸의 옷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었다.
 
그의 온 몸이 이장 정도 허공으로 뛰어올라 비스듬히 꿰뚫고 가며 검으로 '석양서락(夕陽西落)'을 펼쳐 사람과 검이 함께 날아서 쏘아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