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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七章 벽화신주(辟火神珠)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七章 벽화신주(辟火神珠)

少秋 2024. 3. 5. 10:23

 

第七章 辟火神珠

 

 

검은 그림자가 하늘로 날아오르며 찬바람 속에서 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유령공자의 얼굴빛이 변하며 소리쳤다:

"당신이 어떻게?"

 

육검평도 놀라 말했다

"독신 궁명!"

 

그 사람은 외눈에 두꺼운 입술, 어깨까지 늘어진 머리카락 그리고 사나운 표정을 가진 바로 독신 궁명이었다.

 

그는 바닥에 있는 시체를 보고 흉광을 드러내며 얼굴에 살기를 갑자기 나타나며 큰 소리로 으르렁거렸다:

"누가 죽였느냐?"

 

유령공자는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궁명을 향해 읍을 하며 말했다:

"궁대숙, 어떻게 오셨습니까?"

 

궁명은 처량하게 대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내 동생이 너와 함께 중원에 온 것은 네 영존의 얼굴을 봐서였다. 네가 그를 이런 참혹한 상태로 만들 줄 누가 알았겠나. 설마 너는 내가 네게 보복할까 두렵지 않느냐?"

 

목소리에는 슬픔과 분노가 가득했으며 음산하고 냉혹했다.

 

유령공자가 마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궁대숙, 마침 잘 오셨습니다. 이숙은 바로 팔비금룡에 의해 살해되었습니다. 소질이 바로 이숙을 위해 복수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궁명은 눈빛을 번쩍이며 두 걸음 앞으로 다가서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꼬마야, 너의 말이 사실이냐?"

 

육검평은 이때 또 한 명의 궁명이 출현한 것을 보고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고 마음속으로 두 궁명의 다른 점을 찾으려고 애썼다.

 

오랫동안 자세히 보았지만 여전히 두 궁명의 차이점을 구분할 수 없어 속으로 멍하니 생각했다:

"만약 그들 두 사람이 동시에 출현한다면 정말 누가 진정 독신 궁명인지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실 당년 두 명의 궁명 모두 일찍이 장검금령을 포위 공격하는데 참여했지만 두 사람이 출현한 시간이 달랐으며 장검금령이 잠깐 정신을 잃으면서 결국 궁명이 방출한 무영지독에 중독되었던 것이다.

 

궁명 형제는 얼굴이 서로 같다는 특징을 이용하여 서로 바꿔서 공격하여 신출귀몰하고 게다가 천하를 뛰어넘는 경공으로 강호상에서 모두가 그들을 귀신과 같다고 여겨 사도육대천주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이때 궁명은 육검평이 여전히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분노가 극에 달해 웃으며 말했다:

"네까짓 녀석도 감히 나 독신 궁명에게 손을 대겠다고?"

 

육검평이 무시하고 다시 물었다:

"네가 진짜 독신 궁명인가?"

 

"당연하지!"

 

"당년 장검금령을 살해했던 일에 너도 참가했었느냐?"

 

궁명은 어리둥절해하며 '앗' 하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네가 바로 풍뢰문의 그……"

 

육검평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바로 그다."

 

독신 궁명의 얼굴이 새파래지고 이마에 푸른 핏줄이 굵게 솟았고 한 덩이의 혹도 모두 선홍색으로 떠오르며 흉악하게 말했다:

"노부의 쌍둥이 동생도 네가 독수를 쓴 것이냐?"

 

"맞다. 괴물과 유령을 죽이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어린 놈이 과연 마음이 독하고 하는 짓이 악랄하구나. 내가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려야겠구나."

 

유령공자는 이때 한 가지 일을 생각하고 있어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혈룡보옥에 대해 말을 꺼내야 하나? 그런데 내가 지금은 이미 절대적인 승산이 있으니, 그 녀석이 보옥을 내놓지 않을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이 거치적거리는 노괴가 옆에 있으니 내가 그의 동생을 음험한 방법으로 죽게 한 것을 들키면 나도 그의 목숨을 건 일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허다한 문제들이 그의 마음속에서 연속해서 지나갔고 마침내 그는 얼굴에 한줄기의 능글맞고 교활한 웃음이 드러났다. 그래서 궁명에게 성큼 다가서며 말했다:

"궁대숙, 이 놈은 백독이 불침이라 그에게 독으로 상대하는 것은 효과가 없어 방금 전에 궁이숙도 비사를 풀었다가 결과적으로 그에게 묵사발이 났습니다."

 

궁명이 놀라며 말했다:

"뭐라고? 비사도 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다고?"

이어서 눈썹을 찌푸리며 성난 목소리로 물었다:

"꼬마야, 너는 혈룡보옥을 가지고 있느냐?"

 

유령공자는 우소로 궁명의 어깨를 감싸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보옥은 저놈 몸에 있고 게다가 그는 '천독문(天毒門)'의 석실을 여는 방법도 알고 있습니다……"

 

궁명이 놀라서 말했다:

"정말이냐?"

 

유령공자가 얼굴에 한 가닥 섬뜩한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

"그 혈룡은 아침 햇살을 받아 진짜 용으로 변하고 용……“

그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우장에 모든 힘을 모아 궁명의 등에 있는 '명문혈(命門穴)'을 쳤다.

 

궁명은 유령공자가 말하는 무림의 일대 비밀을 집중해서 듣고 있었으며 유령공자가 갑자기 악랄한 수법을 쓸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등에 한줄기 웅후한 경력에 격중되었다.

 

그는 미친 듯이 소리 지르며 온몸을 이 장 밖으로 날아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져 피를 토해냈다.

 

유령공자도 신음소리를 내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나 왼쪽 팔을 쓰다듬으며 음산하게 웃었다.

 

궁명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힘겹게 바닥에서 반쯤 몸을 일으켜 악독하고 원한에 찬 눈빛으로 유령공자를 노려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너…… 넌 무엇 때문에 이러는 것이냐?"

 

유령공자가 웃으며 말했다:

"가부는 지난 삼십 년 동안 '천독문(天毒門)'의 보고(寶庫)를 열 수 있는 비법을 찾기 위해 온 힘을 다했소. 그래서 당신 형제들에게 굽신거리며 구슬려왔지만 당신들의 속마음은 음험하여 장검금령의 입에서 문을 여는 비법을 획득한 후 지금까지 줄곧 숨겨왔던 것이오. 이번에 당신 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인데 당신이 무슨 소용이 있겠소?"

 

궁명은 목에서 낮은 신음 소리를 내며 천천히 바닥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유령공자는 '흐흐' 하고 웃으며 말했다:

"지금 당신에게 명백하게 죽음을 알려주는 것도 괜찮겠지. 당신의 동생도 내가 다 한 것이오!"

말을 마치고 살기(殺機)를 일으켰다.

 

그의 신형이 번쩍하고 한줄기 경풍(勁風)이 궁명의 몸을 향해 부딪쳐 갔고 광풍이 휘몰아치며 궁명을 가격하여 장외로 날려 바닥에 쓰러뜨렸다.

 

궁명은 신음을 내며 두 번이나 연이어 선혈을 토해냈다. 그의 몸은 두 번 떨렸지만 다시 일어섰다.

 

육검평은 갑자기 유령공자가 계속해서 암산을 가하며 궁명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자신의 몸에 보옥이 참으로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뜻밖에도 이 안에 이렇게 많은 중요한 일들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비록 궁명을 죽이고 싶었지만 궁명이 그런 암산에 당한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여문과 다른 사람들이 상대방의 수중에 모두 잡혀있는 것을 보니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궁명이 힘겹게 말했다:

"너는 정말 독하구나. 정말 동령(東靈)의 아들답구나……"

그는 몇 번 숨을 몰아쉬고 시선을 육검평에게 돌리며 말했다:

"너는 반드시 보옥을 지켜내야 한다. 왜냐하면 운남 대리에 오독성지(五毒聖地)가 있기 때문이다……"

뜻밖에도 그의 눈빛은 애원하는 듯이 변하며 말했다:

"그곳은 '천독문(天毒門)'이 숨겨둔 보고이며 무림이 수백 년 동안 서로 다투며 얻으려 한 비밀이 있는데 그 안에 '천외신마(天外神魔)'가 심은 '구엽지란(九葉芝蘭)'이 있다. 그리고……"

그는 한숨을 내쉬고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더니 곧 쓰러져 죽었다.

 

육검평은 유령공자가 동료를 죽여 입을 막는 것을 보고 자신의 몸에 있는 혈룡보옥이 무림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동시에 강호상에는 속임수가 수없이 많음을 느꼈다. 유령공자처럼 배신을 하고 의리를 잊은 자들이 있으니 항상 경각심을 높이고 절대 용서를 해서는 안된다고 마음속에서 번쩍하고 바뀌었다.

 

유령공자는 의기양양하게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이놈아, 이제는 네가 혈옥을 꺼내야겠지?"

 

육검평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콧방귀를 뀌고 반문했다:

"너는 이곳까지 먼 길을 왔는데, 귀운장에 온 목적이 이 보옥을 위해서냐?"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뭐가 안타깝다는 것이냐?"

 

"강호에서는 팔비금룡의 무공이 초절하여 후기지수 가운데 가장 뛰어나며 풍뢰문의 장문인으로서 남절(南絕), 북왕(北王), 동령(東靈), 서맹(西盲), 중신승(中神僧)까지 모두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했다!"

 

"난 그런 것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단지 마를 죽이고 도를 지키며 무림에 정의를 펼칠 뿐이다."

 

"너의 보잘것없는 성취로 감히 망언을 내뱉는구나."

 

"나는 최선을 다한다는 것만 알고 있다. 네 말투를 보니 동령 출신인 것 같구나!"

 

"어찌 감히, 본 공자가 바로 '동령(東靈)' 유령염라(幽靈閻羅)의 아들이다."

 

"네 공력이 보잘것없는 것을 보니 그 염라노괴도 그리 뛰어나지는 않겠구나!"

 

유령공자의 얼굴빛이 변하였지만 금방 평상을 회복하고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무식한 녀석, 본 공자도 유령염라의 전신 공부를 겨우 이 성 정도만 익혔을 뿐이지만 여전히 너는 나를 이길 수가 없다. 흥! 얼른 혈룡보옥을 꺼내라. 본 공자는 너와 수다를 떨 틈이 없다."

 

육검평은 귀신처럼 무뚝뚝한 노인들이 얼굴엔 한 올의 표정도 없이 이때도 여전히 여문등의 목을 두 개의 귀조(鬼爪)로 움켜쥐고 있었다.

 

육검평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네가 명백하게 이곳에 온 목적을 말하지 않는다면 나는 너의 명령에 절대 따르지 않을 것이다."

 

"너는 설마 그들의 목숨을 진짜 원하지 않는 것이냐?"

 

"무림지보는 오직 덕이 있는 자가 지녀야 한다. 너와 같이 음험하고 독랄한 놈들이 가지게 되면 해가 끝이 없을 것이다. 무림정의를 위해 나는 많은 것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네가 그들을 죽인다 해도 너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지만 너는 목숨을 걸어야 할 것이다."

 

유령공자는 듣자마자 난처해져서 얼굴빛이 변하며 말했다:

"이놈이 아주 미쳤구나. 감히 누가 네 뒤를 지지해 줄 수 있는가!"

 

육검평은 유리한 지형을 선택하여 '쉬려삼대신초(淬厲三大神招)'의 어검술을 전개해 유령공자를 제압하기 위해 고의로 허튼소리를 낭랑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남절, 북왕, 동령, 서맹, 중신승. 그리고 너는 중신승과 내가 익힌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을 생각해 보았느냐?"

 

과연 그가 이 말을 하자 유령공자는 온몸을 떨며 놀라 물었다:

"네가 정말 고운신승(孤雲神僧)의 전인이냐? 설마 풍뢰문의 장문인이 아니란 말이냐?"

 

육검평은 상대방이 과연 자기에게 걸려들었음을 알고 천천히 왼쪽으로 두 걸음을 이동하며 말했다:

"설마 그 노인의 전인은 풍뢰문의 장문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인가?"

 

사실 그는 천하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지만 이때 응급상황을 위해 부득이 헛소리를 지껄였다.

 

유령공자는 어리둥절해서는 그를 노려보며 생각했다:

"무림지보인 혈룡보옥을 누구든지 얻으면 천하무림의 제일고수가 될 것이다. 만약 그가 진짜 중신승의 전인이라면 벌써 운남으로 가서 오독성지를 찾았을 텐데 왜 혈옥의 용도를 모르는 것일까?"

 

그가 정신을 집중해 깊이 생각하고 있는 바로 그때.

 

육검평은 이미 쉬려거검(淬厲巨劍)을 뽑아내 갑자기 대갈일성하며 신형을 번개처럼 뽑아 올려 검끝으로 유령공자를 향해 곧장 찔러갔다.

 

그는 힘을 모아 출수하며 일격에 상대방을 제압하기를 바랬다! 검영(劍影)만이 하늘에 가득하였고 휙휙 하며 귀를 찌르는 바람 소리가 울려나며 검망(劍芒)이 번득이며 하늘로 급히 쏘아지고 기세가 맹렬하여 사람을 놀라게 했다.

 

유령공자는 갑작스런 공격에 당황하여 왼쪽 소매를 휘둘러 한줄기 장경을 발출하고 오른손에든 철선을 펼쳐 겨우 공격을 막아내고 신형이 뒤로 다섯 걸음을 물러나며 가까스로 일초를 피해냈다.

 

육검평은 그에게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힘을 모아 쭉 뻗으며 무지개 같은 검기가 홀연히 상대방의 그 철판같은 경기(勁氣)와 촘촘한 선영(扇影)을 뚫고 지나갔다.

 

'쉭쉭' 거리는 소리가 몇 번 나며 가루 부스러기가 온통 땅에 떨어졌고 검망이 공중에서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그대로 쏟아져 내렸다.

 

유령공자는 귀신처럼 울부짖으며 쌍장을 한 바퀴 돌리며 '유령장공(幽靈掌功)'을 펼치자 희뿌연 기체가 갑자기 몸 주위에 자욱하게 퍼지는 것이었다.

 

'유령장(幽靈掌)'은 사도(邪道)에서 가장 패도적인 장력으로 장경(掌勁)이 음독하여 맞은 사람은 즉시 혼절한다. 유령공자의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무공에 연원을 둔 것으로 일단 전개되면 위세 또한 범상치 않은 것이었다.

 

풍뢰소리 속에서 육검평의 수중에 든 '쉬려거검(淬厲巨劍)'이 갑자기 절벽에 부딪친 것처럼 갑자기 기세가 막혀 땅으로 떨어졌다.

 

그는 앙천장소(仰天長嘯)를 터뜨리며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몸을 일으켜 온몸의 공력을 모아 검끝에 집중시켜 비할 데 없이 빠르게 희뿌연 기체를 향해 찔러갔다. 순간, 검기가 온 천지에 가득하여 검광이 번개처럼 번쩍이며 붕산검해(崩山劍海)와 같은 기세로 검망을 눈부시게 빛내는 것이 방금 전에 비교해 더욱 밝게 빛났다.

 

'쾅' 소리가 난 뒤 바위 같았던 그 희뿌연 기막(氣幕)이 검광과 부딪치며 깨져 사방으로 흩어졌고 이어서 한 마디의 작은 신음이 났고 검광(劍光)이 거두어지자 육검평은 이미 검을 끌어안고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얼굴에는 홍조를 피우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에게서 육 척 떨어진 곳에 유령공자가 얼굴빛을 창백하게 하고 두 눈에 악독한 살기를 담아 육검평을 노려보고 있었다. 오른손에는 방울방울 피가 눈 덮인 땅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 중상을 입은 것 같았다.

 

육검평은 엄숙한 표정으로 낮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눈치를 챘으면 얼른 중인들의 혈도를 풀어라. 내가 심하게 안하고 이곳에서 살아서 떠나도록 해줄 것이다. 경주를 마다하고 벌주를 마시겠다면 그때는 후회해도 늦을 것이다!

 

유령공자는 방금 검 아래에서 목숨을 거의 잃을 뻔 했다. 비록 마음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 있었지만 그는 성정이 음험하고 교활하기 그지없어 가슴에서 솟구치는 기혈을 억지로 견디며 공포의 감정을 억누르고 여전히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은 전부 이니 나의 '유령단혼지(幽靈斷魂指)'에 점혈되어 있어 나의 독문 해법이 아니라면 누구도 풀 수 없을 것이다."

 

"검 아래에 있는 망령이 어찌 감히 세력을 믿고 항거한단 말인가!"

육검평을 화가 치밀어 검을 들고 앞으로 나아갔다.

 

유령공자는 급히 몸을 피하려고 진기를 움직이자 '왝' 하는 소리와 함께 선혈을 토해냈다.

 

육검평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너의 내부는 이미 나의 검기에 상처를 입었으니 즉시 운공요상(運功療傷)을 하지 않으면 한 시진 뒤에 너는 그 자리에서 횡사(橫死)를 당할 것이다. 믿지 못하겠다면 네가 '기해혈(氣海穴)'을 시험해 봐라!"

 

유령공자가 운기를 하자 과연 '기해혈(氣海穴)' 에 약간의 통증이 있어 저도 모르게 갑자기 살의가 생겼다.

 

양 손을 휘두르자 온통 새까만 흑무(黑霧)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순식간에 사방이 검은 연기로 뒤덮이고 찍찍거리는 귀성(鬼聲)이 섞여 사람의 심신을 뒤흔들었다.

 

육검평은 갑자기 한줄기 시체 썩은 냄새를 맡고 어지러움을 금치 못하고 급히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을 운기하여 온몸의 백혈(百穴)을 보호하였다.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은 불문의 구마대법(驅魔大法)으로 한번 운기하면 심신이 합일되어 자연스럽게 체내에서 비할 데 없는 항력이 발출되어 만물이 불침(不侵)인 것이다.

 

육검평은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신승에게서 전수받은 구결을 암송하며 신승이 개정대법으로 몸에 주입해준 백년 내력을 운기하였고 진전은 더욱더 빨라졌다.

 

대략 차 한 잔 마실 시간 동안 그의 신지(神智)는 맑아졌고 두 눈을 뜨자 주변은 여전히 어두컴컴하여 마치 어두운 방에 있는 것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썩는 냄새는 물러갔지만 찍찍거리는 귀성은 여전히 주위에서 들렸고 멀리서는 벽록색의 인화(磷火)가 반짝거렸다.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저도 모르게 생각했다

"이것이 설마 '유령대진(幽靈大陣)'이란 말인가?"

 

그는 몸을 일으켜 앞으로 나는 듯이 달려 검광이 번쩍이는 기세로 진 밖으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랬으나 점점이 인광이 여전히 그의 주위를 맴돌며 떠나지 않았다.

 

갑자기 음산한 냉소가 자신의 뒤에서 들려왔다.

 

"흐흐, 팔비금룡, 이놈아. 나의 이 유령대진을 맛보니 어떠냐? 눈 깜짝할 사이에 너의 ㅅ체는 이 지독한 독무(毒霧)에서 녹아 없어질 것이다……"

 

육검평은 마음을 다잡고 몸을 일으켜 날아올라 검광이 선회하며 '일륜초승(日輪初升)' 초식을 펼치자 한 줄기 성광이 번쩍이며 자욱한 밤하늘을 가르고 한줄기 파공음(破空音)을 냈다.

 

검광이 번쩍이는 순간 그는 희미한 인영이 번개처럼 눈앞에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악행을 저지르는 자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차 힘을 모아 검결을 펼치자 검끝에서 세 송이의 광망이 튀어나와 비할 데 없이 빠르게 그 인영을 찔러갔다.

 

'윽!' 하는 신음소리 속에 한 줄기 혈수가 바닥에 쏟아졌고 이어서 여러 줄기의 귀를 찌르는 바람소리가 그를 향해 쏘아져왔다.

 

그는 본능적으로 검을 휘둘러 막아내고 '열일염염(烈日炎炎)' 초식을 펼치자 눈부신 검광이 온통 창공에 반짝이며 찬란한 광채와 함께 날카로운 검기를 뿜어냈다.

 

'악——' 하는 참혹한 비명과 함께, 사람의 몸이 바닥에 쓰러졌다. 한쪽 팔은 이미 그어진 검풍에 따라 오 장 밖으로 날아가 '팍'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

 

그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검은 옷에 긴 수염을 기른 노인이 이미 자신의 검에 목을 찔려 죽어 있었다. 다른 중년의 팔이 잘린 사내는 얼굴빛이 창백하고 고통에 온몸을 떨며 바닥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그는 그 사람을 덥석 잡으며 소리쳤다

"빨리 이 진법의 풀 방법을 말해라! 그러면 너를 죽이지 않겠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외에서 유령공자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팔비금룡, 너는 잘난 체하지 말고 이게 누구의 목소리인지 들어볼까?"

 

"아! 검평, 당신 무슨 일이에요?"

여문의 초조한 목소리였다.

 

"여문, 난 괜찮소. 당신은 어디 있소?"

 

"검평, 당신은 이미 진법에 갇혔어요. 이 진법은 '정반구궁팔괘(正反九宮八卦)'에 기반한 것이에요. 그리고……"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흥' 소리와 함께 다시 적막이 흘렀다.

 

그는 이때 여문이 다른 사람에게 제압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마음속으로 분노의 불꽃이 더욱 거세졌다.

 

그는 부모의 원수를 아직 갚지 못했고 풍뢰문의 오랜 원한도 풀지 못했는데 자신은 진 속에 갇혀있고 사랑하는 이는 남에게 제압당해 휘둘리고 있음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눈이 찢어질 것 같았다. 더욱이 신승이 임종시 공력을 전하며 내린 명령인 무림의 정의 수호를 어떻게 완성할 수 있단 말인가?

 

신승을 떠올리며 갑자기 품속에 벽사피독(辟邪避毒)인 벽화주(辟火珠)가 있다는 것을 기억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다시 살아나자 저도 모르게 심신을 가다듬고 급히 거검을 검집에 집어 넣고 벽화주를 꺼내자 갑자기 한줄기 푸른 빛이 뿜어져 나와 자욱한 검은 안개를 걷어내며 삼 장 이내를 밝게 비추었다.

 

육검평은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자 유령공자가 팔 척 떨어진 곳에 서서 수하들을 지휘하며 진세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보였다.

 

그는 기회를 잃지 않으려고 즉시 양팔에 힘을 모으고 전신에 운기를 하여 발뒤축을 찍고 빠르게 날아갔다.

 

유령공자가 바로 의기양양해 있을 때 청광이 번쩍이는 것을 느꼈고 마치 성난 파도가 해안을 때리는 것처럼 한줄기 웅혼침후(雄渾沉厚)한 장경(掌勁)이 얼굴을 향해 쓸어왔다. 경풍이 살을 에는 듯 찔러와 급히 마음을 다잡고 몸을 돌려 뒤로 물러났다.

 

육검평은 분노를 담아 출수를 하였는데 어찌 그가 수하들에게서 도망치게 할 수 있겠는가. 장경을 뿜었다가 바로 회수하며 몸을 비틀어 한 걸음 도약하였다. 마치 뼈에 달라붙은 구더기처럼 계속 쫓아가 오른소을 갈고리처럼 구부려 상대의 맥문을 움켜쥐었다.

 

유령공자는 내상이 아직 낫지 않아 신형이 아직 더뎌 발끝이 땅에 닿기도 전에 갑자기 오른팔이 조여 오는 것을 느끼며 온몸의 공력이 소실되며 오른팔 전체가 욱신거리며 마비되었다.

 

이때 진세는 지휘하는 사람이 없어지면서 마침내 산산이 흩어져 눈앞의 풍경은 여전히 예전과 같았고 아침 햇살이 막 비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이미 다음날 새벽이라 그들은 밤새도록 싸운 것이었다.

 

육검평은 낮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신속하게 사람들의 혈도를 풀어주면 내가 빠져나갈 길을 열어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괜히 육신의 고통을 초래할 뿐이다! 바닥의 시체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손에 힘을 더 주자 유령공자는 고통을 느끼며 온몸을 떨었다!

 

그는 원래 교활한 성격이었고 출도한 이래 한 번도 남에게 굴복한 적이 없었지만 지금은 경맥(經脈)이 잡혀있어 길게 한숨을 내쉬며 부하들에게 금은호법등 중인들의 혈도를 풀어주도록 명령하였다.

 

육검평은 여섯 사람들이 깨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손에 힘을 풀어주고는 몸을 돌려 날아가 아직 멍하니 서 있는 중인들을 보호했다.

 

유령공자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자식아, 우쭐대지 마라. 동령궁은 오늘부터 너와 끝나지 않았다!"

 

"내가 전부 받아주마. 강호에서 언제든지 가르침을 기다리지!"

 

별안간——

 

"구태여 때를 가릴 필요가 있는가. 눈앞이 너의 무덤이 될 것이다!"

차가운 콧방귀가 뒤에서 들려왔다. 말투는 지극히 차갑고 음산했다.

 

 

검은 그림자가 하늘로 날아오르며 찬바람 속에서 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유령공자의 얼굴빛이 변하며 소리쳤다:

"당신이 어떻게?"

 

육검평도 놀라 말했다

"독신 궁명!"

 

그 사람은 외눈에 두꺼운 입술, 어깨까지 늘어진 머리카락 그리고 사나운 표정을 가진 바로 독신 궁명이었다.

 

그는 바닥에 있는 시체를 보고 흉광을 드러내며 얼굴에 살기를 갑자기 나타나며 큰 소리로 으르렁거렸다:

"누가 죽였느냐?"

 

유령공자는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궁명을 향해 읍을 하며 말했다:

"궁대숙, 어떻게 오셨습니까?"

 

궁명은 처량하게 대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내 동생이 너와 함께 중원에 온 것은 네 영존의 얼굴을 봐서였다. 네가 그를 이런 참혹한 상태로 만들 줄 누가 알았겠나. 설마 너는 내가 네게 보복할까 두렵지 않느냐?"

 

목소리에는 슬픔과 분노가 가득했으며 음산하고 냉혹했다.

 

유령공자가 마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궁대숙, 마침 잘 오셨습니다. 이숙은 바로 팔비금룡에 의해 살해되었습니다. 소질이 바로 이숙을 위해 복수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궁명은 눈빛을 번쩍이며 두 걸음 앞으로 다가서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꼬마야, 너의 말이 사실이냐?"

 

육검평은 이때 또 한 명의 궁명이 출현한 것을 보고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고 마음속으로 두 궁명의 다른 점을 찾으려고 애썼다.

 

오랫동안 자세히 보았지만 여전히 두 궁명의 차이점을 구분할 수 없어 속으로 멍하니 생각했다:

"만약 그들 두 사람이 동시에 출현한다면 정말 누가 진정 독신 궁명인지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실 당년 두 명의 궁명 모두 일찍이 장검금령을 포위 공격하는데 참여했지만 두 사람이 출현한 시간이 달랐으며 장검금령이 잠깐 정신을 잃으면서 결국 궁명이 방출한 무영지독에 중독되었던 것이다.

 

궁명 형제는 얼굴이 서로 같다는 특징을 이용하여 서로 바꿔서 공격하여 신출귀몰하고 게다가 천하를 뛰어넘는 경공으로 강호상에서 모두가 그들을 귀신과 같다고 여겨 사도육대천주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이때 궁명은 육검평이 여전히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분노가 극에 달해 웃으며 말했다:

"네까짓 녀석도 감히 나 독신 궁명에게 손을 대겠다고?"

 

육검평이 무시하고 다시 물었다:

"네가 진짜 독신 궁명인가?"

 

"당연하지!"

 

"당년 장검금령을 살해했던 일에 너도 참가했었느냐?"

 

궁명은 어리둥절해하며 '앗' 하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네가 바로 풍뢰문의 그……"

 

육검평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바로 그다."

 

독신 궁명의 얼굴이 새파래지고 이마에 푸른 핏줄이 굵게 솟았고 한 덩이의 혹도 모두 선홍색으로 떠오르며 흉악하게 말했다:

"노부의 쌍둥이 동생도 네가 독수를 쓴 것이냐?"

 

"맞다. 괴물과 유령을 죽이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어린 놈이 과연 마음이 독하고 하는 짓이 악랄하구나. 내가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려야겠구나."

 

유령공자는 이때 한 가지 일을 생각하고 있어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혈룡보옥에 대해 말을 꺼내야 하나? 그런데 내가 지금은 이미 절대적인 승산이 있으니, 그 녀석이 보옥을 내놓지 않을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이 거치적거리는 노괴가 옆에 있으니 내가 그의 동생을 음험한 방법으로 죽게 한 것을 들키면 나도 그의 목숨을 건 일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허다한 문제들이 그의 마음속에서 연속해서 지나갔고 마침내 그는 얼굴에 한줄기의 능글맞고 교활한 웃음이 드러났다. 그래서 궁명에게 성큼 다가서며 말했다:

"궁대숙, 이 놈은 백독이 불침이라 그에게 독으로 상대하는 것은 효과가 없어 방금 전에 궁이숙도 비사를 풀었다가 결과적으로 그에게 묵사발이 났습니다."

 

궁명이 놀라며 말했다:

"뭐라고? 비사도 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다고?"

이어서 눈썹을 찌푸리며 성난 목소리로 물었다:

"꼬마야, 너는 혈룡보옥을 가지고 있느냐?"

 

유령공자는 우소로 궁명의 어깨를 감싸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보옥은 저놈 몸에 있고 게다가 그는 '천독문(天毒門)'의 석실을 여는 방법도 알고 있습니다……"

 

궁명이 놀라서 말했다:

"정말이냐?"

 

유령공자가 얼굴에 한 가닥 섬뜩한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

"그 혈룡은 아침 햇살을 받아 진짜 용으로 변하고 용……“

그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우장에 모든 힘을 모아 궁명의 등에 있는 '명문혈(命門穴)'을 쳤다.

 

궁명은 유령공자가 말하는 무림의 일대 비밀을 집중해서 듣고 있었으며 유령공자가 갑자기 악랄한 수법을 쓸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등에 한줄기 웅후한 경력에 격중되었다.

 

그는 미친 듯이 소리 지르며 온몸을 이 장 밖으로 날아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져 피를 토해냈다.

 

유령공자도 신음소리를 내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나 왼쪽 팔을 쓰다듬으며 음산하게 웃었다.

 

궁명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힘겹게 바닥에서 반쯤 몸을 일으켜 악독하고 원한에 찬 눈빛으로 유령공자를 노려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너…… 넌 무엇 때문에 이러는 것이냐?"

 

유령공자가 웃으며 말했다:

"가부는 지난 삼십 년 동안 '천독문(天毒門)'의 보고(寶庫)를 열 수 있는 비법을 찾기 위해 온 힘을 다했소. 그래서 당신 형제들에게 굽신거리며 구슬려왔지만 당신들의 속마음은 음험하여 장검금령의 입에서 문을 여는 비법을 획득한 후 지금까지 줄곧 숨겨왔던 것이오. 이번에 당신 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인데 당신이 무슨 소용이 있겠소?"

 

궁명은 목에서 낮은 신음 소리를 내며 천천히 바닥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유령공자는 '흐흐' 하고 웃으며 말했다:

"지금 당신에게 명백하게 죽음을 알려주는 것도 괜찮겠지. 당신의 동생도 내가 다 한 것이오!"

말을 마치고 살기(殺機)를 일으켰다.

 

그의 신형이 번쩍하고 한줄기 경풍(勁風)이 궁명의 몸을 향해 부딪쳐 갔고 광풍이 휘몰아치며 궁명을 가격하여 장외로 날려 바닥에 쓰러뜨렸다.

 

궁명은 신음을 내며 두 번이나 연이어 선혈을 토해냈다. 그의 몸은 두 번 떨렸지만 다시 일어섰다.

 

육검평은 갑자기 유령공자가 계속해서 암산을 가하며 궁명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자신의 몸에 보옥이 참으로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뜻밖에도 이 안에 이렇게 많은 중요한 일들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비록 궁명을 죽이고 싶었지만 궁명이 그런 암산에 당한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여문과 다른 사람들이 상대방의 수중에 모두 잡혀있는 것을 보니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궁명이 힘겹게 말했다:

"너는 정말 독하구나. 정말 동령(東靈)의 아들답구나……"

그는 몇 번 숨을 몰아쉬고 시선을 육검평에게 돌리며 말했다:

"너는 반드시 보옥을 지켜내야 한다. 왜냐하면 운남 대리에 오독성지(五毒聖地)가 있기 때문이다……"

뜻밖에도 그의 눈빛은 애원하는 듯이 변하며 말했다:

"그곳은 '천독문(天毒門)'이 숨겨둔 보고이며 무림이 수백 년 동안 서로 다투며 얻으려 한 비밀이 있는데 그 안에 '천외신마(天外神魔)'가 심은 '구엽지란(九葉芝蘭)'이 있다. 그리고……"

그는 한숨을 내쉬고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더니 곧 쓰러져 죽었다.

 

육검평은 유령공자가 동료를 죽여 입을 막는 것을 보고 자신의 몸에 있는 혈룡보옥이 무림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동시에 강호상에는 속임수가 수없이 많음을 느꼈다. 유령공자처럼 배신을 하고 의리를 잊은 자들이 있으니 항상 경각심을 높이고 절대 용서를 해서는 안된다고 마음속에서 번쩍하고 바뀌었다.

 

유령공자는 의기양양하게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이놈아, 이제는 네가 혈옥을 꺼내야겠지?"

 

육검평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콧방귀를 뀌고 반문했다:

"너는 이곳까지 먼 길을 왔는데, 귀운장에 온 목적이 이 보옥을 위해서냐?"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뭐가 안타깝다는 것이냐?"

 

"강호에서는 팔비금룡의 무공이 초절하여 후기지수 가운데 가장 뛰어나며 풍뢰문의 장문인으로서 남절(南絕), 북왕(北王), 동령(東靈), 서맹(西盲), 중신승(中神僧)까지 모두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했다!"

 

"난 그런 것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단지 마를 죽이고 도를 지키며 무림에 정의를 펼칠 뿐이다."

 

"너의 보잘것없는 성취로 감히 망언을 내뱉는구나."

 

"나는 최선을 다한다는 것만 알고 있다. 네 말투를 보니 동령 출신인 것 같구나!"

 

"어찌 감히, 본 공자가 바로 '동령(東靈)' 유령염라(幽靈閻羅)의 아들이다."

 

"네 공력이 보잘것없는 것을 보니 그 염라노괴도 그리 뛰어나지는 않겠구나!"

 

유령공자의 얼굴빛이 변하였지만 금방 평상을 회복하고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무식한 녀석, 본 공자도 유령염라의 전신 공부를 겨우 이 성 정도만 익혔을 뿐이지만 여전히 너는 나를 이길 수가 없다. 흥! 얼른 혈룡보옥을 꺼내라. 본 공자는 너와 수다를 떨 틈이 없다."

 

육검평은 귀신처럼 무뚝뚝한 노인들이 얼굴엔 한 올의 표정도 없이 이때도 여전히 여문등의 목을 두 개의 귀조(鬼爪)로 움켜쥐고 있었다.

 

육검평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네가 명백하게 이곳에 온 목적을 말하지 않는다면 나는 너의 명령에 절대 따르지 않을 것이다."

 

"너는 설마 그들의 목숨을 진짜 원하지 않는 것이냐?"

 

"무림지보는 오직 덕이 있는 자가 지녀야 한다. 너와 같이 음험하고 독랄한 놈들이 가지게 되면 해가 끝이 없을 것이다. 무림정의를 위해 나는 많은 것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네가 그들을 죽인다 해도 너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지만 너는 목숨을 걸어야 할 것이다."

 

유령공자는 듣자마자 난처해져서 얼굴빛이 변하며 말했다:

"이놈이 아주 미쳤구나. 감히 누가 네 뒤를 지지해 줄 수 있는가!"

 

육검평은 유리한 지형을 선택하여 '쉬려삼대신초(淬厲三大神招)'의 어검술을 전개해 유령공자를 제압하기 위해 고의로 허튼소리를 낭랑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남절, 북왕, 동령, 서맹, 중신승. 그리고 너는 중신승과 내가 익힌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을 생각해 보았느냐?"

 

과연 그가 이 말을 하자 유령공자는 온몸을 떨며 놀라 물었다:

"네가 정말 고운신승(孤雲神僧)의 전인이냐? 설마 풍뢰문의 장문인이 아니란 말이냐?"

 

육검평은 상대방이 과연 자기에게 걸려들었음을 알고 천천히 왼쪽으로 두 걸음을 이동하며 말했다:

"설마 그 노인의 전인은 풍뢰문의 장문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인가?"

 

사실 그는 천하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지만 이때 응급상황을 위해 부득이 헛소리를 지껄였다.

 

유령공자는 어리둥절해서는 그를 노려보며 생각했다:

"무림지보인 혈룡보옥을 누구든지 얻으면 천하무림의 제일고수가 될 것이다. 만약 그가 진짜 중신승의 전인이라면 벌써 운남으로 가서 오독성지를 찾았을 텐데 왜 혈옥의 용도를 모르는 것일까?"

 

그가 정신을 집중해 깊이 생각하고 있는 바로 그때.

 

육검평은 이미 쉬려거검(淬厲巨劍)을 뽑아내 갑자기 대갈일성하며 신형을 번개처럼 뽑아 올려 검끝으로 유령공자를 향해 곧장 찔러갔다.

 

그는 힘을 모아 출수하며 일격에 상대방을 제압하기를 바랬다! 검영(劍影)만이 하늘에 가득하였고 휙휙 하며 귀를 찌르는 바람 소리가 울려나며 검망(劍芒)이 번득이며 하늘로 급히 쏘아지고 기세가 맹렬하여 사람을 놀라게 했다.

 

유령공자는 갑작스런 공격에 당황하여 왼쪽 소매를 휘둘러 한줄기 장경을 발출하고 오른손에든 철선을 펼쳐 겨우 공격을 막아내고 신형이 뒤로 다섯 걸음을 물러나며 가까스로 일초를 피해냈다.

 

육검평은 그에게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힘을 모아 쭉 뻗으며 무지개 같은 검기가 홀연히 상대방의 그 철판같은 경기(勁氣)와 촘촘한 선영(扇影)을 뚫고 지나갔다.

 

'쉭쉭' 거리는 소리가 몇 번 나며 가루 부스러기가 온통 땅에 떨어졌고 검망이 공중에서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그대로 쏟아져 내렸다.

 

유령공자는 귀신처럼 울부짖으며 쌍장을 한 바퀴 돌리며 '유령장공(幽靈掌功)'을 펼치자 희뿌연 기체가 갑자기 몸 주위에 자욱하게 퍼지는 것이었다.

 

'유령장(幽靈掌)'은 사도(邪道)에서 가장 패도적인 장력으로 장경(掌勁)이 음독하여 맞은 사람은 즉시 혼절한다. 유령공자의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무공에 연원을 둔 것으로 일단 전개되면 위세 또한 범상치 않은 것이었다.

 

풍뢰소리 속에서 육검평의 수중에 든 '쉬려거검(淬厲巨劍)'이 갑자기 절벽에 부딪친 것처럼 갑자기 기세가 막혀 땅으로 떨어졌다.

 

그는 앙천장소(仰天長嘯)를 터뜨리며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몸을 일으켜 온몸의 공력을 모아 검끝에 집중시켜 비할 데 없이 빠르게 희뿌연 기체를 향해 찔러갔다. 순간, 검기가 온 천지에 가득하여 검광이 번개처럼 번쩍이며 붕산검해(崩山劍海)와 같은 기세로 검망을 눈부시게 빛내는 것이 방금 전에 비교해 더욱 밝게 빛났다.

 

'쾅' 소리가 난 뒤 바위 같았던 그 희뿌연 기막(氣幕)이 검광과 부딪치며 깨져 사방으로 흩어졌고 이어서 한 마디의 작은 신음이 났고 검광(劍光)이 거두어지자 육검평은 이미 검을 끌어안고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얼굴에는 홍조를 피우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에게서 육 척 떨어진 곳에 유령공자가 얼굴빛을 창백하게 하고 두 눈에 악독한 살기를 담아 육검평을 노려보고 있었다. 오른손에는 방울방울 피가 눈 덮인 땅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 중상을 입은 것 같았다.

 

육검평은 엄숙한 표정으로 낮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눈치를 챘으면 얼른 중인들의 혈도를 풀어라. 내가 심하게 안하고 이곳에서 살아서 떠나도록 해줄 것이다. 경주를 마다하고 벌주를 마시겠다면 그때는 후회해도 늦을 것이다!

 

유령공자는 방금 검 아래에서 목숨을 거의 잃을 뻔 했다. 비록 마음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 있었지만 그는 성정이 음험하고 교활하기 그지없어 가슴에서 솟구치는 기혈을 억지로 견디며 공포의 감정을 억누르고 여전히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은 전부 이니 나의 '유령단혼지(幽靈斷魂指)'에 점혈되어 있어 나의 독문 해법이 아니라면 누구도 풀 수 없을 것이다."

 

"검 아래에 있는 망령이 어찌 감히 세력을 믿고 항거한단 말인가!"

육검평을 화가 치밀어 검을 들고 앞으로 나아갔다.

 

유령공자는 급히 몸을 피하려고 진기를 움직이자 '왝' 하는 소리와 함께 선혈을 토해냈다.

 

육검평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너의 내부는 이미 나의 검기에 상처를 입었으니 즉시 운공요상(運功療傷)을 하지 않으면 한 시진 뒤에 너는 그 자리에서 횡사(橫死)를 당할 것이다. 믿지 못하겠다면 네가 '기해혈(氣海穴)'을 시험해 봐라!"

 

유령공자가 운기를 하자 과연 '기해혈(氣海穴)' 에 약간의 통증이 있어 저도 모르게 갑자기 살의가 생겼다.

 

양 손을 휘두르자 온통 새까만 흑무(黑霧)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순식간에 사방이 검은 연기로 뒤덮이고 찍찍거리는 귀성(鬼聲)이 섞여 사람의 심신을 뒤흔들었다.

 

육검평은 갑자기 한줄기 시체 썩은 냄새를 맡고 어지러움을 금치 못하고 급히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을 운기하여 온몸의 백혈(百穴)을 보호하였다.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은 불문의 구마대법(驅魔大法)으로 한번 운기하면 심신이 합일되어 자연스럽게 체내에서 비할 데 없는 항력이 발출되어 만물이 불침(不侵)인 것이다.

 

육검평은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신승에게서 전수받은 구결을 암송하며 신승이 개정대법으로 몸에 주입해준 백년 내력을 운기하였고 진전은 더욱더 빨라졌다.

 

대략 차 한 잔 마실 시간 동안 그의 신지(神智)는 맑아졌고 두 눈을 뜨자 주변은 여전히 어두컴컴하여 마치 어두운 방에 있는 것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썩는 냄새는 물러갔지만 찍찍거리는 귀성은 여전히 주위에서 들렸고 멀리서는 벽록색의 인화(磷火)가 반짝거렸다.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저도 모르게 생각했다

"이것이 설마 '유령대진(幽靈大陣)'이란 말인가?"

 

그는 몸을 일으켜 앞으로 나는 듯이 달려 검광이 번쩍이는 기세로 진 밖으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랬으나 점점이 인광이 여전히 그의 주위를 맴돌며 떠나지 않았다.

 

갑자기 음산한 냉소가 자신의 뒤에서 들려왔다.

 

"흐흐, 팔비금룡, 이놈아. 나의 이 유령대진을 맛보니 어떠냐? 눈 깜짝할 사이에 너의 ㅅ체는 이 지독한 독무(毒霧)에서 녹아 없어질 것이다……"

 

육검평은 마음을 다잡고 몸을 일으켜 날아올라 검광이 선회하며 '일륜초승(日輪初升)' 초식을 펼치자 한 줄기 성광이 번쩍이며 자욱한 밤하늘을 가르고 한줄기 파공음(破空音)을 냈다.

 

검광이 번쩍이는 순간 그는 희미한 인영이 번개처럼 눈앞에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악행을 저지르는 자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차 힘을 모아 검결을 펼치자 검끝에서 세 송이의 광망이 튀어나와 비할 데 없이 빠르게 그 인영을 찔러갔다.

 

'윽!' 하는 신음소리 속에 한 줄기 혈수가 바닥에 쏟아졌고 이어서 여러 줄기의 귀를 찌르는 바람소리가 그를 향해 쏘아져왔다.

 

그는 본능적으로 검을 휘둘러 막아내고 '열일염염(烈日炎炎)' 초식을 펼치자 눈부신 검광이 온통 창공에 반짝이며 찬란한 광채와 함께 날카로운 검기를 뿜어냈다.

 

'악——' 하는 참혹한 비명과 함께, 사람의 몸이 바닥에 쓰러졌다. 한쪽 팔은 이미 그어진 검풍에 따라 오 장 밖으로 날아가 '팍'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

 

그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검은 옷에 긴 수염을 기른 노인이 이미 자신의 검에 목을 찔려 죽어 있었다. 다른 중년의 팔이 잘린 사내는 얼굴빛이 창백하고 고통에 온몸을 떨며 바닥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그는 그 사람을 덥석 잡으며 소리쳤다

"빨리 이 진법의 풀 방법을 말해라! 그러면 너를 죽이지 않겠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외에서 유령공자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팔비금룡, 너는 잘난 체하지 말고 이게 누구의 목소리인지 들어볼까?"

 

"아! 검평, 당신 무슨 일이에요?"

여문의 초조한 목소리였다.

 

"여문, 난 괜찮소. 당신은 어디 있소?"

 

"검평, 당신은 이미 진법에 갇혔어요. 이 진법은 '정반구궁팔괘(正反九宮八卦)'에 기반한 것이에요. 그리고……"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흥' 소리와 함께 다시 적막이 흘렀다.

 

그는 이때 여문이 다른 사람에게 제압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마음속으로 분노의 불꽃이 더욱 거세졌다.

 

그는 부모의 원수를 아직 갚지 못했고 풍뢰문의 오랜 원한도 풀지 못했는데 자신은 진 속에 갇혀있고 사랑하는 이는 남에게 제압당해 휘둘리고 있음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눈이 찢어질 것 같았다. 더욱이 신승이 임종시 공력을 전하며 내린 명령인 무림의 정의 수호를 어떻게 완성할 수 있단 말인가?

 

신승을 떠올리며 갑자기 품속에 벽사피독(辟邪避毒)인 벽화주(辟火珠)가 있다는 것을 기억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다시 살아나자 저도 모르게 심신을 가다듬고 급히 거검을 검집에 집어 넣고 벽화주를 꺼내자 갑자기 한줄기 푸른 빛이 뿜어져 나와 자욱한 검은 안개를 걷어내며 삼 장 이내를 밝게 비추었다.

 

육검평은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자 유령공자가 팔 척 떨어진 곳에 서서 수하들을 지휘하며 진세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보였다.

 

그는 기회를 잃지 않으려고 즉시 양팔에 힘을 모으고 전신에 운기를 하여 발뒤축을 찍고 빠르게 날아갔다.

 

유령공자가 바로 의기양양해 있을 때 청광이 번쩍이는 것을 느꼈고 마치 성난 파도가 해안을 때리는 것처럼 한줄기 웅혼침후(雄渾沉厚)한 장경(掌勁)이 얼굴을 향해 쓸어왔다. 경풍이 살을 에는 듯 찔러와 급히 마음을 다잡고 몸을 돌려 뒤로 물러났다.

 

육검평은 분노를 담아 출수를 하였는데 어찌 그가 수하들에게서 도망치게 할 수 있겠는가. 장경을 뿜었다가 바로 회수하며 몸을 비틀어 한 걸음 도약하였다. 마치 뼈에 달라붙은 구더기처럼 계속 쫓아가 오른소을 갈고리처럼 구부려 상대의 맥문을 움켜쥐었다.

 

유령공자는 내상이 아직 낫지 않아 신형이 아직 더뎌 발끝이 땅에 닿기도 전에 갑자기 오른팔이 조여 오는 것을 느끼며 온몸의 공력이 소실되며 오른팔 전체가 욱신거리며 마비되었다.

 

이때 진세는 지휘하는 사람이 없어지면서 마침내 산산이 흩어져 눈앞의 풍경은 여전히 예전과 같았고 아침 햇살이 막 비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이미 다음날 새벽이라 그들은 밤새도록 싸운 것이었다.

 

육검평은 낮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신속하게 사람들의 혈도를 풀어주면 내가 빠져나갈 길을 열어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괜히 육신의 고통을 초래할 뿐이다! 바닥의 시체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손에 힘을 더 주자 유령공자는 고통을 느끼며 온몸을 떨었다!

 

그는 원래 교활한 성격이었고 출도한 이래 한 번도 남에게 굴복한 적이 없었지만 지금은 경맥(經脈)이 잡혀있어 길게 한숨을 내쉬며 부하들에게 금은호법등 중인들의 혈도를 풀어주도록 명령하였다.

 

육검평은 여섯 사람들이 깨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손에 힘을 풀어주고는 몸을 돌려 날아가 아직 멍하니 서 있는 중인들을 보호했다.

 

유령공자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자식아, 우쭐대지 마라. 동령궁은 오늘부터 너와 끝나지 않았다!"

 

"내가 전부 받아주마. 강호에서 언제든지 가르침을 기다리지!"

 

별안간——

 

"구태여 때를 가릴 필요가 있는가. 눈앞이 너의 무덤이 될 것이다!"

차가운 콧방귀가 뒤에서 들려왔다. 말투는 지극히 차갑고 음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