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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七章 나두화상(癩頭和尚)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七章 나두화상(癩頭和尚)

少秋 2023. 12. 11. 15:54

第七章 癩頭和尚

 

 

낙양은 일찍이 역대왕조가 도읍을 건설한 곳으로 건축이 매우 웅장하고 특히 장엄함 가운데 고풍스러운 풍미를 드러내 옛일을 회고하게 한다.

 

하지만 그곳은 역대왕조가 도읍을 세웠던 곳이기 때문에 시장이 특별히 번창해서 해가 뜰 때마다 관리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수레가 그칠 사이 없이 많이 다니며 행인의 왕래가 빈번하여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고 장사꾼, 심부름꾼 그리고 꽃 파는 여자들이 시끄럽게 외치는 소리가 이 고요한 고성(古城)에 일종의 특이한 풍격을 더했다.

 

혼잡한 인파를 따라 육검평은 촌보를 내디디며 앞으로 걸어가며 매우 짙은 인간미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결코 세상에 버려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동시에 사람들도 그 악인들처럼 냉혹하고 무정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그의 마음속에 있는 한줄기 잔혹하고 원망하는 감정이 많이 누그러졌다.

 

갑자기 그는 누군가에게 발을 밟힌 것을 느꼈다. 눈을 들어보니 앞에 무사건(武士巾)을 머리에 묶은 중년인이 고개를 돌려 그에게 유감의 뜻이 담긴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그는 아마 이 사람이 그를 밟은 것으로 생각해서 고개를 약간 끄덕여 답례했다.

 

"아! 평범한 사람일수록 더 사랑스러워 보인다. 왜냐하면 그들의 영혼 속에는 순결하고 선량한 적자지심(赤子之心)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이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애처로워 보인다. 왜냐하면 그들의 머릿속에는 비열함과 간사함 그리고 기지가 가득 차 있으며, 이런 간사함과 기지는 이미 그들의 순수한 마음을 가려버렸기 때문이다."

 

그가 감명받고 있을 때 무언가 발에 밟히는 것을 느꼈지만 정황상 고개를 숙일 수 없었지만 그도 똑같이 다른 사람을 밟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급히 고개를 돌려 보자 견습생 차람의 젊은이가 그에게 선의의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육검평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별안간 인파가 밀리자 그 젊은이는 또 그에게 부딪쳤고 두 사람은 동시에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육검평이 고개를 돌렸을 때 인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그를 주시하는 눈빛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눈여겨보니 먼저 그의 발을 밟은 중년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광대뼈가 우뚝 솟아있고 한 쌍의 매의 눈이 정광을 드러내며 형형하게 그를 훑어보고 있었다.

 

육검평은 의아한 듯 고개를 돌렸고 또 그 중년인의 뒤에는 나화상(癩和尚)이 서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인파가 많은 곳에서는 그의 차림새를 볼 수 없었으나 그의 빛나는 대머리에는 울긋불긋한 옴이 가득했다. 이때, 그는 육검평을 향해 주독이 오른 빨간 코를 들추며 익살스러운 괴상한 얼굴을 했다. 그 한 쌍의 작은 삼각눈은 실눈을 하고 있었다.

 

육검평은 그가 누구에게 인사를 했는지 몰라서 고개를 끄덕이고 뒤를 돌아봤지만 사람이 붐비는 것만 보일뿐 아무도 이쪽을 쳐다보지 않자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이 두 사람을 알지 못하는데 그들은 내가 뭘 하는지 보고 있는 걸까?"

 

그는 그 나화상과 중년인이 일행이라 생각했지만 그가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는 인파가 몰려들어 다시는 그 두 사람의 종적을 볼 수 없었다.

 

그는 의심스러운 듯 인파를 피해 작은 골목에 가니 골목 모퉁이에 평루(平樓)가 있어 간판을 찾아보니 '장원루(狀元樓)'라고 3개의 큰 글자로 쓰여 있었다.

 

이때 몇 명의 점원이 문 출입구에 서서 목청껏 외쳤다:

"지나가는 어르신들, 여기서 아침 식사 하세요! 본점의 주방장 솜씨로 만든 좋은 음식과 술이 있습니다……"

 

육검평은 이 주루의 장식품이 천박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잠시 머뭇거리다 걸음을 옮겨 들어갔다.

 

"나으리! 아침 식사를 드실 건가요! 안쪽으로 들어오세요."

 

직원의 안내로 육검평은 이층에 올라 한번 훑어보니 칠, 팔개의 장방형 탁자가 놓여 있고 창문은 깨끗하지만 천박하지 않으며 길가로 양방향의 창문은 여러 칸으로 분리되어 있고 융단이 드리워져 있었다.

 

"맛있는 안주 몇 가지와 술 한 병 가져다 줘. 여기로!"

 

그는 고개를 돌려 점원에게 얘기하고 융단이 드리워진 별실을 가리키며 들어갔다.

 

이 건물은 전부 큰 돌을 지어졌지만 위층의 별실은 목판으로 격리되어 있었고 붉은 융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왜냐하면 따뜻하기 때문이었다. 육검평은 방금 뜨거운 술을 한 모금 들이키자 한 줄기 열기가 장으로 흘러들자 몹시 편안함을 느껴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질렀다:

"괜찮군!"

 

말이 끝나자 분명치 않은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네미럴! 이 쌍놈의 새끼들 죽었어. 누가 괜찮다고 했어. 머저리! 멍청이! 네미럴, 바삭바삭한 닭고기가 진짜 향긋하구나. 쯔쯔! 정말 엿같이 향긋하네!"

 

계속해서 일련의 애매모호한 쯔쯔 소리가 이어졌다. 마치 말하는 사람의 입에 물건이 가득 채운 것 같았다. 육검평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깜짝 놀라 손으로 융단을 들고 고개를 내밀었다. 거기엔 몇 개의 장방형 탁자에 몇 명이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데 말이 없는 것 같았다. 그는 저도 모르게 의아하게 그들을 쳐다보았다.

 

"네미럴, 애송이가 뭘 함부로 쳐다보는 게냐. 흙보살이 강을 건너는 것처럼 제 몸도 보전하기 어려운데 설마 우리의 바삭바삭한 오리가 맘에 들었단 말이냐? 꼬마야 죽는다! 알맞게 익은 오리가 날아가니 도망치지 마라! 네미럴!"

 

이때 맞은편에서 낮게 드리워진 융단이 미풍에 흔들리는 듯한 귀퉁이를 치켜들어 육검평이 한눈에 보니 온 몸이 기름지고 머리에는 울긋불긋 옴이 가득한, 한 벌의 천보백철(千補百綴)의 갈포를 입은 화상이 엎드려 곯아떨어져 있었다. 탁자 위에는 술 단지가 거꾸로 쌓여 있었고 적어도 대여섯 개는 있었다. 동시에 접시가 가득했지만 접시는 텅 비었고 심지어 주문한 탕도 한 방울도 남기지 않은 것 같았다.

 

육검평은 화상이 소와 같이 코를 골면서 입에는 먹다 남은 닭뼈를 물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의 코고는 소리와 함께 꺽꺽거리는 소리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속으로 비웃었다:

"이 화상은 진짜 식탐이 많구나. 저렇게 몇 주전자의 술을 마셨을 뿐 아니라 먹다 남은 닭뼈도 버리기 아까워 하다니!"

 

그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때 그는 그 융단이 다시 들춰지는 것을 발견하였다. 나화상의 익살스런 얼굴이 움직였다.다만 그가 웃는 듯 마는 듯 왼쪽 뺨의 근육을 한 번 실룩이더니 잠꼬대 하듯 중얼거렸다.

"제기럴 정말 죽겠군. 요즘은 자는 것도 편하지가 않네. 제기럴. 신부도 아닌데 내 머리엔 꽃이 피고 얼굴에는 안 피네. 제기럴. 술 단지 못 들어가는 것이 한스럽구나…… 죽겠다."

 

육검평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붉어졌고 고개를 돌려 보니 주루 가운데 장방형의 탁자 몇 개에 있던 손님들이 모두 그 화상의 소리에 이끌려 고개를 돌린 것 같았고 저도 모르게 속을 생각했다:

"이 나화상은 틀림없이 풍진이인일 것이다. 그는 눈을 감고 있지만 그는 모든 것을 보고 있구나!"

 

그가 생각하고 있던 사이 아래층에서 한바탕 호통치는 소리와 욕설 소리를 듣고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놀라서 일제히 고개를 돌려 아래를 바라보았고, 어떤 사람은 이미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육검평은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어 바라봤다.

 

아래층 문 옆에 남루한 옷차림의 소화자가 서 있었는데 나이가 대략 열대여섯 정도로 보였다.

 

이때 가게 주인인 듯한 사내가 허리에 손을 얹고 성난 눈으로 꾸짖었다:

"이런 우라질 놈의 거지새끼야, 네 꼬락서니를 좀 봐라. 너의 이런 차림으로 이 어르신이 운영하는 객점에 들어오려 생각하다니, 확! 그냥 확! 얼른 꺼져! 어르신 가게의 양탄자를 더럽히지 말고!"

 

그 소화자는 얼굴이 야위고 영양이 부족한 것 같았다. 몸도 매우 야위고 작았다. 게다가 얼굴은 흙투성이로 매우 남루해 보였다. 다만 그는 뚱뚱한 주인에게 귀신의 얼굴을 하고 시큰둥하게 발을 구르자 가게 앞 계단 대리석 위에 그의 발에 묻었던 검은 진흙의 신발자국이 몇 개 찍혔다.

 

그 뚱뚱한 주인은 화가 나 온몸의 비계와 살이 떨렸지만 고객들 모두가 고개를 내밀고 보는지라 장사에 지장을 줄까 봐 황급히 돌아서서 새하얀 고기만두를 몇 개 집어 들고 달갑지 않은 듯 욕설을 퍼부었다:

"염병할, 양아치 새끼, 거지새끼, 이 어르신이 맛있는 고개만두 몇 개를, 세 푼이나 받을 수 있는 건데. 너 정말 재수 없어! 빨리 가지고 꺼져! 여기서 어르신이 보는 게 역겹다!

 

그 소화자는 입을 삐죽거리며 그 검은 진흙투성이의 작은 손을 내밀어 뚱뚱한 주인이 건네준 만두를 받았다.

 

"염병할, 어르신의 만두를 먹고 어르신의 손에 오물도 묻히고. 퉤! 빌어먹을 거지새끼!"

 

알고 보니 그 소화자가 손을 내밀 때 일부러 뚱뚱한 주인의 통통하고 하얀 손등을 잡아서 그 뚱뚱한 주인의 손등에 몇 개의 진흙 자국이 보였다. 그는 화가 나서 끊임없이 발을 굴러 거의 넘어질 뻔했다.

 

육검평은 상황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휘장을 들어 올리고 밑으로 내려가려 하는데 갑자기 맞은편 별실에서 또 한바탕 흐릿한 소리가 들려왔다:

"제기랄 좋은 술이야! 좋은 술! 제기랄 진짜 죽인다! 어! 각자 자기 집 문 앞의 눈은 쓸어도, 남의 지붕에 서리가 내리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관리하고 내 자신을 관리하지 못하면, 제기랄 내 술 벌레는 굶어 죽는다!"

 

육검평은 그 말을 듣고 뒤를 돌아보니, 그 쪽의 휘장 안에 네 모난 탁자가 드러났는데, 뜻밖에도 한 무더기의 술단지가 더 늘어났다. 이때 그 나화상은 바로 앉아서 한 손에 술단지를 들고 술을 마시고 다른 한 손에는 먹다 남은 닭 뼈를 집고 있었는데 탁자 위에는 요리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육검평은 저도 모르게 약간 어리둥절해져 속으로 생각했다.

"그는 어디서 다 먹지도 못한 이렇게 많은 술과 요리를 가져왔을까?"

 

그의 눈빛이 온 장내를 훑자 그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알고 보니 그 많은 탁자 위에는 접시가 모두 바닥이 위를 향하고 있었는데 이때 그 나화상이 목청을 돋우며 말했다:

"제기랄, 바보 녀석아 훼방 놓지 마라. 우리 둘이 이등분해야 하니 재수 없는 거야. 자! 이건 너의 몫이야!"

 

그는 거칠게 닭다리를 한 입 깨물고 손을 내려 왼쪽 발의 짚신을 벗어서 신발로 입을 문질렀다가 다시 닭다리를 잡은 기름 묻은 손으로 발가락 사이를 마구 후벼대자 한 줄기 고약한 냄새가 그의 동작에 따라 바람에 날려 와 퍼졌다. 육검평이 상황을 보고 속에서 구역질이 나올 것 같았으나 그 나와상은 편안한 얼굴로 입을 벌리고 웃고 있었다. 잠시 후 다시 그를 보니 발을 후비던 손가락을 코 끝에 대고 냄새를 맡으며 머리에 난 울긋불긋한 옴을 잡고 입에서 소리쳤다:

"제기랄! 염병할! 죽인다!"

 

말을 하며 그는 또 술단지를 껴안고 입안으로 쏟아 부었다. 육검평은 더욱 크게 눈을 떴다. 왜냐하면 그는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 방금 그 나화상이 머리를 잡았을 때 머리에 난 옴딱지가 그 술 단지에 떨어졌던 것이다.

 

"제기랄 냄새나는 거지새끼, 너 죽을래, 은혜를 모르는구나!

 

그때 아래층에서 뚱뚱한 주인의 욕설이 들려왔고 개 짖는 소리가 뒤섞여 몸을 돌려 보니 주인은 검지를 펴고 소화를 향해 화를 내며 꾸짖고 있었다. 그는 급히 걸음을 내디뎠다――

 

이때 그 소화자는 손에 고기만두 한 개를 들고 정반대로 몸을 돌려 똥개를 놀려대며 입으로 외쳤다:

"착하지! 빨리 먹어! 쯧쯧!"

 

말을 하며 그는 또 손에 들고 있던 새하얀 만두를 던지자, 그 똥개는 멍멍 소리를 내며 냅다 물었다.

 

그 뚱뚱한 주인은 이 소화자가 그의 말에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을 보고 화가 나 노발대발하여 크게 소리를 지르며 거대한 손바닥을 휘둘러 때리려 했는데 갑자기 뒤에서 한 소리가 들려 왔다:

"잠깐!"

 

그가 고개를 돌려보고 앞전에 별실에 있던 백의공자인 것을 보고 급히 손을 내리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

"나으리! 당신이군요! 당신을 놀라게 했군요! 헤헤!"

 

그의 뺨 아래 비계가 한바탕 떨리며 부랴부랴 공수를 했다.

 

"응! 당신 가게의 방금 손실은 모두 내가 부담하기로 하겠소. 이제 더 이상 이분 도련님을 귀찮게 하지 마시오!"

육검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천만에요! 뭘요! 어찌 이런 호의를 베푸십니까, 나으리! 돈을 낭비하는 겁니다!“

그 뚱뚱한 주인은 쥐눈을 가늘게 뜨고 황급히 웃으며 말했다.

 

육검평은 손을 내저으며 그 소화자를 향해 공수를 하고 웃으며 말했다:

"형씨! 거절하지 마시고 들어가서 술 한잔 어떻습니까?"

 

그 뚱뚱한 주인은 방금 전에 다시 발작을 하지 못하도록 육검평이 저지했는데 육검평이 이 소화자를 안으로 초대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저도 모르게 눈이 휘둥그레지고 울상이 되어 그 소화자의 발밑 검은 진흙투성이의 신발을 보았다.

 

소화자는 못마땅한 얼굴로 그를 흘겨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 육검평에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요? 당신이 내게 술을 사줄 거요?"

 

육검평이 그가 치아를 드러내고 웃을 때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 왜냐하면 그는 그 소화자의 얼굴에는 땟국물로 가득했었는데 치아가 백설처럼 새하얘서 웃는 것이 매우 좋아 보여 저도 모르게 멍해졌던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질문을 듣고 급히 대답했다:

"당연하죠! 당연합니다! 소제에게 이런 영광이 있을 줄은 몰랐겠죠?"

 

그는 자기가 예전에 한동안 강호를 떠돌아다니며 업신여김을 많이 받았고 차별받는 심정을 깊이 체험했지만 결코 굴복한 적이 없어서 그는 이 의삼이 남루한 소화자가 비록 가난하지만 뜻을 굽히지 않는 정신을 보고 자기와 매우 닮아서 저도 모르게 크게 칭찬하였기 때문에, 조금도 마다하지 않고 함께 술을 마시자고 초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 뚱보 주인은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크게 조바심을 내고 울상을 지으며 허리를 굽혀 말했다:

"공자님! 이……"

 

육검평은 고개를 돌려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은 무슨 잔소리를 하는 거요. 어서 손님을 안으로 모시시오."

 

말을 하며 그는 다시 손님에게 공손하게 공수하고 그 소화자를 향해 말했다:

"형씨! 안으로 드시지요!"

 

그 소화자를 고개를 끄덕이며 치아를 드러내고 웃었다. 손에 묻은 검은 진흙을 탁탁 털어내며 먼저 걸어 들어갔다.

 

뚱뚱한 주인은 평범치 않은 공자가 그 냄새나는 거지를 그토록 공손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어쩔 수 없이 뒤를 따랐다.

 

육검평은 소화자의 뒤를 따라 윗층으로 올라가 다시 그 소화자를 별실로 들여보냈다. 그는 소화자를 향해 말했다:

"형씨가 먹고 싶은 거는 무엇이든 마음대로 주문하시오. 사양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소화자는 큰 눈을 굴리며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정말 제 맘대로 시켜도 되요?"

 

"당연하지요! 당연합니다! 형씨는 마음 놓고 시키기만 하면 되오. 어이! 소이(小二)야! 이분 공자님의 분부를 받들어라!"

 

육검평은 불신하며 거듭 묻는 그 소화자를 보고 거역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실례가 있다고 여겨 급히 점원을 불러 분부를 시켰고, 그 점소이는 육검평이 소화자 공자님이라고 칭하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참지 못하고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소화자가 눈을 크게 뜨고 난폭하게 말하였다:

"너 왜 웃어. 사람 깔보는 거야! 나 역시 너희의 이 냄새나는 가게를 경멸한다!"

 

점소이는 어깨에 있는 흰 수건을 잡아당기며 지지 않으려고 말했다:

"귀하께서 주문하실 수만 있다면 본점(本店)에서도 반드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잘 들어! 네 가지 요리는 원앙전두(鴛鴦煎肚), 총화토사(蔥花兔絲), 강엄은제자(薑醃銀蹄子), 계설갱(雞舌羹)이다."

 

소화자는 육검평에게 고개를 돌리고 웃으며 점소이를 향해 손가락을 움직이며 몇 가지 요리를 주문했다.

 

"이……이……“

그 점원은 잠깐 멍하니 있다가 말을 더듬거리며 괴로운 얼굴로 눈을 더 크게 떴다.

 

"맞아, 이 몇 가지 요리야.“

소규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육검평은 이 소규화가 주문한 요리가 모두 자기가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이며 또한 점소이의 이런 모습을 보고 그들이 만들지 못한 다는 것을 알고서 점소이를 곤경에서 벗어나게 해줬다:

"네가 주인과 상의해서 성내로 가서 준비할 수 있는지 확인해봐라! 어서!"

 

말을 하며 그는 고개를 돌려 소화자에게 말했다:

"형씨, 잠시만 기다려 주시오!"

 

그가 여기까지 말하고 있는데 건물 안의 한바탕 소동을 들었다. 여러 명의 손님들이 분분히 소리를 질렀는데 한 식객이 말하였다:

"이런 젠장할! 주인장, 소이야! 어르신의 술과 안주가 어디로 간 거야!"

 

이어서 또 '펑'하는 소리가 들리고 징 깨지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런 제기랄, 개 같은 주인장놈아, 어르신 식탁 위에 홍소갑어(紅燒甲魚)와 반 마리의 동자계(童子雞)가 어떻게 날아간 거야!"

 

알고 보니 그들 식객들은 구경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와 모두 자기들의 술과 안주가 온데간데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모두 소리를 질러 건물 안은 한바탕 소란스러웠지만 계단에서 한바탕 '텅텅텅'하는 소리가 들리며 그 뚱뚱한 주인이 온몸에 부들부들 떨고 있는 비계를 좌우로 흔들며 울상을 한 얼굴로 뛰어 올라와 입속으로 외쳤다:

"빌어먹을! 난……난 끝났어……하느님 맙소사!"

 

이것은 바로 뭇사람들의 비난으로 이루어졌는데 계단 입구에 있던 거한이 그를 붙잡고 외쳤다:

"좋아! 주인장 당신 마침 잘 왔소. 내 묻겠소! 어르신들 요리는!"

 

뚱뚱한 주인은 고개를 숙이고 보니 그 식객의 접시에는 국물 얼룩만 남아 있을 뿐이어서 멍하니 말했다:

"나으리! 당신은……요리는 당신이 드신 것 아닙니까?"

 

"빌어먹을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방금 전에 나으리의 접시에 반 마리의 닭이 있었소. 난 술도 겨우 한 모금 마셨고 다툼을 구경했을 뿐인데 날아가 버렸네. 당신 벙어리 흉내 내는구나. 이런 빌어먹을. 여기가 바로 '흑점(黑店)'이구나."

 

"대답해! 쳐라! 쳐라! 이 쌍놈의 새끼를 때려 죽여라!"

 

그들 식객들은 모두 잇달아 일어나 외쳤다. 함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하느님 맙소사! 조상님이시여!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 뚱뚱한 주인은 머리를 감싸않고 큰소리로 외쳤다.

 

육검평은 그 식객들이 뚱뚱한 주인을 비난하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참을 수 없었고 또 그가 방금 전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반드시 원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별실에서 한쪽 휘장을 들추고 나가 물었다:

"주인장, 무슨 일이오?"

 

뚱뚱한 주인은 육검평을 보고 급히 온몸의 비곗살을 떨며 허겁지겁 달려와서는 입으로 중얼중얼 말하고 있었다:

"공자님, 조상님이시여. 전 살고 싶지 않아요. 이층에서 뛰어내리겠어요!"

 

육검평은 그가 울상을 짓고 크게 소리치는 것을 보고 또 말을 하지 못하고 재차 질문하려는데 갑자기 혼탁한 음성이 터져 나왔다:

"하늘이시여! 조상님이시여! 저는 살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술독에 빠져야 합니다. 새벽잠을 자도 편치 않습니다. 제기랄 저는 살고 싶지 않습니다!"

 

육검평이 그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뚱뚱한 주인은 마치 고깃덩어리처럼 저쪽으로 굴러가 휘장을 젖히며 큰 소리로 외쳤다.

 

"하느님 맙소사! 살고 싶지 않아! 냄새나는 화상아! 죽어라 양아치야! 술 도둑놈아! 나랑 붙어보자!"

 

알고 보니 별실에 있는 네모난 탁장 위에는 열 개 정도의 술독이 겹쳐 있었지만 술독 주둥이가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 탁자에는 기름 자국과 남은 뼈들이 가득했다. 그 나화상은 이때 술독에 비스듬히 기대어 눈을 반쯤 감고 한 손으로는 발가락 틈을 쑤시고 한 손으로는 머리를 긁고 있었다.

 

그러나 그를 보며 입을 실룩이는 뚱뚱한 주인에게 치아를 드러내고 웃으며 말했다:

"오! 주인장! 당신도 살고 싶지 않구나. 정말 잘됐네. 내가 당신과 향화연(香火緣)을 맺고 싶어졌어. 자! 나는 원래부터 '이향(異香)'을 매우 좋아했으니 당신도 와서 맡아봐. 온몸에 향기를 두르고 서천에 올라가 여래불조(如來佛祖)를 뵈어야지!"

 

말을 하며 그는 발가락을 쑤신 오른손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더니 다시 주인 면전에 내밀었다.

 

육검평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거의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그러나 그 뚱뚱한 주인이 나와상을 필사적으로 끌어당기는 모습을 보고 급히 다가가 말했다:

"주인장, 이분 대사께 무례하게 굴지 마시고 할 말이 있으면 분명히 말하시오."

 

그는 이 비정상적인 화상이 뚱뚱한 주인을 놀리는 것을 보고 즐겁지 않아 원만하게 수습하려했다. 뚱뚱한 주인은 그 말을 듣자마자 급히 눈물 콧물을 흘리며 말하였다:

"공자님, 당신은 몰라요. 이 망할 놈의 냄새나는 화상은 저희 가게에 얼마나 많이 왔었는지 모릅니다. 처음 왔을 때 저희 가게는 그가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결국 그는 다섯 량 짜리 원보를 꺼내며 거만하게 들어왔고 당시 그는 다섯 푼짜리 술과 요리를 시키고 나머지는 모두 팁으로 계산했습니다. 저희 가게는 그가 씀씀이가 헤픈 것을 보고 대접이 소홀할까 걱정했습니다. 나중에 그가 열 차례나 연속해서 찾아왔고 매번 술과 안주를 점점 더 많이 시켰지요. 먹고 나서는 '괘장(掛賬:외상)' 하고 외치고는 거만하게 엉덩이를 두드리고 갔습니다. 그에게 먹지 못하게 하면 저희 가게는 그가 이전에 먹었던 것을 받지 못할까봐 걱정했습니다. 그에게 먹게 하면 또 외상이었습니다. 몇 번이나 일부러 그는 먹으면서 한편으로는 머리를 긁고 발을 잡아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저희 가게의 손님들을 얼마나 내쫓았는지 또 몇 번이나 술독을 가져다 준 것이 분명한데도 그는 먹은 후에 술독 하나만 먹었다고 말하며 탁자 위에는 확실히 빈 술독이 하나만 있었지요. 하지만 누가 알았겠어요. 점원이 청소를 하면서 탁자 밑에서 한 무더기의 빈 술독을 쓸어냈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저희 가게 지하실에는 직접 제조한 오래된 순주(醇酒)를 봉해서 저장해 두었는데 마침 공자님이 오셔서 특별히 꺼내서 드리려고 했는데 지금 이 순간 한 방울도 남지 않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자! 이 망할 놈의 냄새나는 화상, 천 번의 칼질로 죽일 놈, 어떻게 다 훔쳐왔는지 양심이 시꺼먼 놈, 하느님 맙소사! 난 어떡해!"

 

그 뚱뚱한 주인은 단숨에 재잘거리며 하소연했고 육검평은 듣고서 원래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며 속으로 웃으며 생각했다:

"어쩐지 아까 이 나화상이 다 먹지 못한 술을 가지고 있더라니, 그도 정말 부도덕하구나. 뜻밖에도 남의 지하실에 있을 술을 모두 가지고 나오다니."

 

그도 은근히 이 화상에게 탄복해 마지않았다. 왜냐하면 마침 그가 잠깐 자리를 떠났을 뿐인데 그 화상은 뜻밖에도 수작을 부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주인을 잡고 말했다:

"좋소, 좋아. 이분 대사가 먹은 거 전부 얼마인지 내가 모두 내가 계산하겠소!"

 

뚱뚱한 주인이 듣자마자 급히 싱글벙글 웃으며 말하였다:

"제1차에 그가 다섯 냥의 은자를 내고 닷 푼 어치를 먹었고, 제2차에는 돈을 내지 않고 여섯 푼 어치를 먹었고…… 제3차에는 돈을 내지 않고 일곱 푼의 술과 요리를 먹었고, 제4차에는 여덟 푼 어치…… 제8차에는 술독 2개에, 세 마리 백참계(白斬雞), 네 근의 소고기 해서 전부 다섯 냥의 은자이고, 제9차에는 또 세 개의 술독에 네 근……"

 

"됐소! 됐어, 전부 얼마인지 말하면 되오!"

 

육검평은 그가 손가락을 꼽으며 끝없이 말하는 것을 보고 눈썹을 찌푸리며 참지 못하고 제지했고 뚱뚱한 주인은 말을 듣고 급히 말했다:

"이전부터 오늘까지 전부 먹은 거는 열세 차례이고 합쳐서 여섯 푼, 일곱 푼, 여덟 푼 …… 총 열아홉 냥 아홉 푼입니다. 여기에 술독 열다섯 개, 술독 가격이 네 푼이고, 술독 두 개는 가격이 다섯 푼이고, 세 개의 가격은 여섯 푼……총 원금과 이자를 더해서 은자로 스물네 냥 세 푼입니다."

 

"이런 제기랄, 주인인 당신이 내 머리에 난 옴을 얕보는 모양인데, 총 열한 차례를 먹어서 은자로 열여섯 냥 네 푼이고 열다섯 개의 술독에는 다섯 개의 술독에는 잡술이 섞였고 다섯 개의 술독은 어제 막 넣은 것이고, 먹을 수 있는 것은 두 개의 술독뿐이었는데 네가 나를 대놓고 속이려 들다니, 세상에 이렇게 싼 게 있단 말이냐?"

 

그 나화상은 방금 전에 술독에 기대어 발을 쥐고 뼈를 뜯더니 뚱뚱한 주인의 말에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때 삼각눈을 뒤집고 목을 길게 빼고서는 뚱뚱한 주인에게 말대꾸하기 시작헀다.

 

"좋아! 됐소! 주인장 당신은 먼저 내려가서 술과 요리를 가져 오시오. 내 저 친구는 참을 수 없소. 여기 있는 모든 돈은 나중에 한꺼번에 계산하면 되오!"

 

육검평은 뚱뚱한 주인장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를 보내고 다시 고개를 돌려 그 나화상에게 공수를 하며 말했다:

"대사님은 자비로움을 마음에 품고 일반 평범한 사람들이나 소인들과 절대 따지지 마시고 내치지 않으신다면 함께 식사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 나화상은 이때 뚱뚱한 주인의 뒷모습을 가리키며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망할 놈의 뚱땡이야, 눈을 이마에 두고 사람을 깔보지 마라. 나는 여전히 돈이 많다. 자, 네게 진 빚은 다 갚았고 남은 건 네 팁이야. 거스름돈은 필요 없다!"

 

말을 하며 그는 품속에서 크고 작은 몇 덩이의 원보를 꺼내어 탁자 위에 올렸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육검평을 향해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말했다:

"꼬마야! 네가 나에게 술을 먹자는 것은 정말 좋지만 나는 나쁜 버릇이 있는데 태도가 괴상한 사람들하고 사귀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눈이 너무 높고 온몸에서 냄새나는 거지는 나도 몹시 싫어하니 내가 보기에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 아가야! 어차피 세상엔 공짜가 없는 법, 나의 술 벌레가 또다시 불평하는구나. 자! 뚱보야, 한 번 더 생명주인 술독 두 개를 가져와라!"

 

나화상은 말을 하며 망설임 없이 옴이 난 머리를 긁으며 벽 모서리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