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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八章 묘수시천(妙手時遷)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八章 묘수시천(妙手時遷)

少秋 2023. 12. 13. 22:59

第八章 妙手時遷

 

 

육검평은 나화상이 이렇게 괴벽할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멍해져서 할 수 없이 몸을 돌려 앉았다. 그는 휘장을 들어 올리고 그 소규화(小叫化)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급히 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형씨를 오래 기다리게 했습니다."

 

그 소규화는 그에게 미소를 지은 후 갑자기 물었다:

"사람들은 나를 보면 싫어하는데, 당신은 무엇 때문에 나에게 술을 마시자고 청했나요?"

 

육검평은 그 말을 듣고 멍하니 저도 모르게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는 이 소규화도 이때 그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진흙투성인 그의 얼굴은 이때 그렇게 순진하고 귀엽게 보였다. 야윈 볼, 박아 놓은 듯한 새까맣고 큰 눈, 작고 깜찍한 입술, 살짝 치켜 올라가서 그의 타고난 성품이 그렇게 고집이 세고 굴복하지 않게 보이는 그의 콧대도 곧게 서 있었다. 그의 얼굴에서 육검평은 그들 사이에 위선이 필요 없다는 계시를 얻었다! 왜냐하면 그의 눈빛에 그를 신뢰하는 빛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별 생각 없이 말했다:

"저는 당신이 싫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당신을 초대한 것이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 없소!"

 

소규화는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내가 속여서 밥 한 끼를 먹었다고 당신이 바보라고 다른 사람들이 웃을까 두렵지 않소?"

 

"어! 소제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습니다. 하물며 형씨는 소제가 자원해서 초대한 것입니다!"

 

육검평은 낭랑하게 대답하고, 말을 하는 사이에 갑자기 계단 입구에서 한바탕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육검평과 소규화는 모두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아래층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올라왔다. 앞선 사람은 긴 수염이 가슴을 덮은 노인이었다. 비록 이미 백발이 되었지만 눈빛이 형형하였고 한눈에 봐도 내가고수였지만 그는 몸에 갈포 두루마기를 입고 짚신을 신은 어부 차림이었다. 뒤에 따라온 사람들, 구레나룻이 있는 사내도 있고, 젊은 협사도 있었다. 그들은 분분히 몇 개의 빈 탁자를 찾아 자리에 앉아 또 큰 소리로 술과 요리를 주문하였다.

 

육검평이 틈새로 그들을 훑어보고 있을 때 휘장이 젖혀지며 세 명의 주보(酒保)가 각자 몇 접시의 요리를 받쳐 들고 들어왔다. 앞선 점소이가 접시를 받쳐 들고 또 몸을 굽히며 말했다:

"나으리! 낙양성 안에 있는 거의 모든 가게를 돌아다녀서 가까스로 거두어들였습니다. 뭐 시키실 것이 있으신가요?"

 

육검평은 손을 휘두르며 그들에게 물러가라고 명령하고는 다시 술잔을 받들고 그 소규화에게 말했다:

"이 일배(一杯)는 우리가 비웁시다. 우리들의 우정을 위해 건배!"

 

"아! 소제는 실제로 술기운을 이기지 못합니다. 형씨 부디 저를 용서하시오."

 

소규화는 빈잔을 들고 있는 육검평을 보고 살짝 웃으며 술잔을 받들어 한 모금 마시고 이어서 또 웃었다.

 

"자! 그럼 요리나 먹읍시다! 이 가게에서 만든 요리는 아마도 형씨 입맛에 맞지 않을 것 같소!"

 

육검평은 미소를 지으며 대나무 젓가락을 들고, 요리를 한 젓가락 집어 들고서 그는 또 감탄하며 말했다:

"형씨가 주문한 요리가 확실히 뛰어나군요. 이 요리의 맛은 정말 나쁘지 않군요. 솔직히 말해서 소제가 평생 먹어본 것 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이요! 자, 소제가 형씨께 한 잔 더 올리겠습니다!"

 

소규화는 육검평이 칭찬하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득의의 미소를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정말 먹는 것을 좋아합니까?"

 

"물론이죠!"

 

"만약 당신이 좋아한다면, 이후에 시간이 나면 내가 더 좋은 것을 만들어 드릴게요. 알았죠?"

 

육검평은 이 말을 듣고 약간 어리둥절해져 기뻐하며 말했다:

"그럼 좋지요, 아! 실례했습니다. 소제가 형씨의 고성대명(高姓大名)과 댁이 어디인지 여쭙는다는 것을 잊었군요."

 

알고 보니 그는 이 의삼이 남루한 소규화를 보고 호감을 느껴 대화에만 몰두하느라 이름을 묻는다는 것을 잊었다. 그 소규화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희 집은 아주 멀어서 저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제 이름은, 당신은 저를 빙아(冰兒)라고 불러주세요!"

 

육검평은 뜻밖이라는 듯 말했다:

"빙형,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소규화는 다시 활짝 웃으며 말했다:

"자, 어서 드세요. 이 요리는 제가 평소에 꽤 즐겨 먹는 것이에요."

 

육검평은 그가 고개를 좌우로 돌아보며 말하는 것을 보고, 그가 말하기를 원치 않으면서도 거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살짝 웃으며 젓가락을 들어 요리를 집었다.

 

이때 박에서 한바탕 명랑한 웃음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깨진 징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전(錢)모가 삼생에 행운이 있어, 여기 와호장룡(臥虎藏龍)의 땅에서 '한강어은(寒江漁隱)' 공손노야(公孫老爺)의 자애로운 얼굴을 뵙게 되어 매우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다행입니다! 제가 공손 노선배님께 한 잔 올리겠습니다!"

 

좌중에는 온통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이어서 늙고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어찌 감히! 공손(公孫)모인이 어찌 이런 영광과 행운을, 여러분의 높은 총애를 받게 되었으니, 노부가 마땅히 여러분께 한 잔 올립니다! 허허!

 

육검평은 이 말을 듣고 휘장의 틈새로 살펴보았다. 좌중의 장방형의 탁자 한가운데에 긴 수염이 가슴까지 덮은 어부차림의 노인이 잔을 들고 서서 밝게 웃으며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 보였다. 그때 사방에 흩어져 있던 네모난 탁자들이 모두 한군데로 모여들었고 중인들은 동시에 잔을 들고 서로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

 

"공손 노선배님은 줄곧 유운야학(游雲野鶴) 같아서 신비로운 발자취를 찾기 어려웠는데, 이번에 속세에 발을 들여놓게 되어 철검(鐵劍) 유오야(劉五爺)의 초대장을 받으시고 겸사겸사 달려온 겁니까?"

 

얼굴빛이 누르스름한 황포 사내가 말을 마치고 '한강어은'을 향해 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

 

'한강어은'이 말했다:

"맞소. 노부는 젊고 유망한 황형과는 달리 원래 천성이 게으르다오. 나와 유노제는 헤어진 지 이미 십년이나 지난 걸 잊고 있었소. 아,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더니 눈앞의 젊은이들은 모두 영준하군요. 노부의 이 세대는 정말 진작 손을 씻고 물려줘야 할 때가 왔군요. 하하!"

 

'한강어은' 공손인농은 가슴 앞까지 늘어진 긴 수염을 비틀며 한바탕 웃고 다시 머리에 영웅건을 묶은 얼굴빛이 맑고 깨끗한 젊은이에게 몸을 돌리며 물었다:

"우문(宇文)현질, 영존은 늘 안녕하신가? 여러 해 동안 뵙지를 못했으니 정말 염려가 많구나!"

 

"노선배님 덕분에 가부는 여전히 정정하십니다. 이번 유노야의 생신에는 가부께서 일 때문에 몸을 나눌 수가 없어 특별히 이번에 소질을 파견하셨습니다. 하나는 소질이 이 기회를 통해 견문을 넓히고 또 하나는 소질이 유노야께 전하라는 신명(信命)이 있어서……"

 

얼굴빛이 맑고 깨끗한 젊은이는 질문을 받자 얼른 일어나 몸을 굽히고 대답했다.

 

"하하, 우문형, 영존 '성수도룡(聖手屠龍)'노야는 줄곧 바삐 뛰어다니며 고생하셨는데, 이번에는 또 어떤 보물이 우문노야를 사로잡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몸을 나눌 수 없게 되었군요. 하하!"

 

"그렇소! 우문노야는 천성적으로 천고기진(千古奇珍)과 만재보물(萬載寶物)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셨고, 당년에는 단신으로 멀리 동해 '적룡동(赤龍洞)'에 가서 온 힘을 다해 독각거룡(獨角巨龍)과 싸워 강호에 명성을 떨치고 미담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설마 이번에 또 어떤 물건이 그 거룡의 독각과 용주보다 더 진귀하고, 더구나 그 어르신을 이렇게 힘들게 했을까요! 이점 우문형께서는 꼭 아낌없이 알려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우문 성씨의 젊은이 옆에 매의 눈을 가진 사내가 물었고, 이어서 채의(彩衣)를 입은 중년인이 문의를 했다.

 

질문을 받은 젊은이는 좌중의 모든 사람들이 기대에 찬 모습으로 주시하고 있는 것을 보고, 살짝 웃고는 눈길을 쓸어보고 '한강어은'을 바라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좌중에 계신 분들은 모두 진실한 벗입니다. 우문중광(宇文重光)이 어찌 감히 허위 보고를 하겠습니까. 하지만 제가 현재 알고 있는 것은 단지 일린반조(一鱗半爪:용의 비늘 한 개와 발톱 반쪽)일 뿐입니다. 아마도 여러분을 만족시켜 드리지는 못할 것입니다. 가부(家父)께서도 현재는 약간의 단편적인 소식을 접했을 뿐입니다. 현재 확인 중에 있습니다……"

 

말을 하며 그는 중인들을 살피며 기침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계속 말했다:

"여러분이 강호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고 귀와 눈이 맑으니, 아마도 반년 전에 강호에 나타난 '회룡비급(回龍秘笈)'에 관한 일을 잊지 않으셨을 겁니다!

 

"회룡비급!"

 

얼굴빛이 납황색인 황포 사내 황응문(黃應文)이 먼저 비명을 질렀다.

 

우문중광은 중인들의 얼굴에 모두 의아한 기색이 역력하자 얼굴빛이 굳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별실에 있던 육검평은 이때 소규화와 자신의 신세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가 막 귀운장(歸雲莊)을 떠나 강남에서 유랑하던 시절을 얘기했을 때, 갑자기 밖에서 중인들이 '회룡비급(回龍秘笈)'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저도 모르게 멍하니 입을 다물었다.

 

소규화는 여전히 정신을 집중해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말소리가 끊기자 새까만 눈동자를 굴리며 육검평의 두 눈이 휘장 밖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들리는 바로는 그 '회룡비급(回龍秘笈)'은 청삼표객(青衫飄客)에게 빼앗겼다고 하던데!"

 

"내가 산서에 있을 때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들은 바로는 팔비금룡(八臂金龍)이란 자가 '회룡장(回龍掌)'을 사용해 그 청삼표객에게 상처를 입혔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팔비금룡이 구천신룡(九天神龍)의 적전제자(嫡傳弟子)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합니다. 사실인가요?"

 

좌중에서는 '회룡비급(回龍秘笈)'과 그 무슨 '팔비금룡(八臂金龍)'에 대해 분분히 이야기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소규화는 육검평이 두 눈을 크게 뜨고 휘장 밖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귀를 기울였다.

 

그 우문중광이 두 손을 내저으며 웃으며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좋아요! 좋아! 제가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

 

순간 좌중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침묵을 지켰다. 우문중광은 손을 비비며 말했다:

"강호의 풍문에 따르면, 그 '회룡비급'은 청삼표객에게 탈취당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얼마 전에 무당의 문인이 내려와, 청삼의 젊은이가 산에 침투해 무당의 현 장문인인 '청석도장(青石道長)'과 문하의 고수 여러 명을 한 손으로 격패시켰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뜻밖에도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회룡비급(回龍秘笈)'상의 무공과 매우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것은 이미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소문이었는데, 그 젊은이가 뜻밖에도 구천신룡(九天神龍) 어르신의 제자라고 자처하여 무당파를 더욱 놀라게 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그 청삼표객이 어찌하여 무당에 침투하여 무당의 진산보단(鎮山寶丹)을 훔쳐 갔는지, 그리고 팔비금룡과 어찌하여 또 싸웠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무공이 고강한 청삼표객이 뜻밖에도 버텨내지 못하고 상처를 입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별실에 있는 소규화는 육검평의 눈에서 갑자기 두 줄기 정광이 사출되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또 약간 의아하게 여기며 참지 못하고 그를 여러 번 살펴보았다. 육검평은 밖에서 세 사람이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저도 모르게 귀를 기울여 듣기 시작했다. 갑자기 그는 소규화가 그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저도 모르게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얼른 젓가락을 들고 말했다:

"아! 빙형, 소제의 실례를 용서해 주시오! 자! 우리 요리 좀 먹죠! 아! 요리가 이미 식었네. 어이! 점원, 요리를 가져가서 데워라!“

그는 급히 점원을 불렀다.

 

소규화는 그 말을 듣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음! 요리가 정말 모두 식었네요! 내버려 두세요! 요리는 다시 끓이면 맛이 없어져요. 점원! 원래 했던 대로 다시 만들어 와!"

 

좌중의 중인들은 우문중광이 이야기하는 최근 강호의 소문을 경청하고 있다가, 갑자기 이 이야기로 인해 모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서로를 쳐다보는데, 단지 두 명의 점원만이 요리 함을 들고 나가는 것이 보였을 뿐인데 갑자기 한 칸의 별실에서 혼란스러운 외침이 터져 나왔다:

"이런 제기랄, 내가 말했잖아, 소이(小二)야! 네가 들고 나가는 음식은 가져가서 버려야 해, 빨리! 빨리! 이리로 와서 나한테 줘! 내가 파묘(破廟)에 들개 한 마리를 키우는데, 고기를 안 먹은 지 오래되어 내가 대신 좀 가지고 가려한다!"

 

군호(群豪)들은 저도 모르게 그 소리를 듣고 다시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휘장이 젖혀진 곳에 일신에 천보백철(千補百綴)의 갈포를 입은 머리에 옴이 가득한 화상이 한 손을 입에 넣고 한 쌍의 삼각눈을 부릅뜨고 점원의 손에 있는 요리 접시를 바라보며 군침을 흘리는 모습이 보였다.

 

"제기랄, 애기가 주문한 것은 정말 나쁘지가 않구나. 옛날 내가 황궁에 살 때 제기랄 반개월동안 새를 잡아먹은 걸 생각하니 오늘처럼 즐거운 적이 있었겠는가. 제기랄, 내가 진짜 후회하는 건 왜 '동자공(童子功)'을 수련했냐는 거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제기랄 기분 좋을 때는 환속해서, 빌어먹을 꽃 같고 옥 같은 작은 비구니를 낳았을 텐데!"

이어서 모호한 소리가 들려왔고 동시에 '쯧쯧' 하는 혀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육검평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 선배도 정말 괴짜로구나. 처음에 초대할 때는 오지 않더니 이제는 도리어 그렇게 열심히 먹네, 들개를 키운다고? 하하!"

 

그는 생각할수록 웃음이 절로 나왔고, 소규화도 웃고 있는 그를 보며 저도 모르게 웃음 짓고 이어서 또 그를 주시했다.

 

이때 밖에서 한바탕 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 이 나화상이 어디 갔나!"

 

"이상하네! 방금 나는 그가 들개에게 먹이라고 남겨준 그 요리를 먹고 있는 것을 봤는데!"

 

육검평이 휘장을 걷자, 좌중의 사람들이 모두 그 나화상의 별실 앞에 서서 휘장을 젖혔지만 안에는 술독 더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나화상은 뜻밖에도 이미 종적이 사라졌다.

 

그가 막 몸을 일으키려는데 뒤에서 일진의 미풍에 한 가닥 괴이한 냄새가 풍겨오는 것을 느끼고 육검평이 황급히 고개를 돌리니 자신의 탁자 옆 창살 위에 뜻밖에도 나화상이 편안히 앉아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삼각눈을 가늘게 뜨고 입만 불룩하게 하고 웃었다.

 

이어서 나화상은 소규화를 향해 눈을 깜빡이고 웃으며 말했다:

"귀정령(鬼精靈), 이상하게 굴지 마라 꼬마야! 내가 묻겠는데, 넌 따뜻한 곳에서 왔느냐?"

 

그 소규화는 살짝 놀란 듯 했지만 짐짓 모르는 척하고 물었다:

"큰스님, 소화자의 의삼이 너무 얇아서 '추워(冷)'요. 어디 따뜻한 곳이 있을까요. 소화자는 정말 가고 싶어요!"

 

이때, 나화상도 어리둥절했으나 갑자기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생각에 잠겨 말했다:

"어! 알았다! 야! 안심해라, 하지만……"

 

그가 말을 하다 갑자기 입을 다물고 밖을 내다보더니 몸을 길게 뻗고 눈을 내리깔고 낮은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꼬마야! 다음에 먹을 것이 있으면 나를 잊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흐! 히!"

 

그가 일부러 신비한 척 육검평에게 그의 삼각눈을 깜박이고, 바람소리가 '휙' 나더니 이미 종적이 사라졌다.

 

그가 흔적도 없이 오가는 신법과 동작에 육검평은 저도 모르게 멍해져서 소규화를 바라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왜냐하면 그는 그들 사이에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소규화는 그에게 치아를 드러내며 웃을 뿐이었다.

 

이때 밖에서는 우문중광이 목청을 높여 말했다:

"됐소! 됐소! 그분 노선배님은 우리 같이 속세의 일에 참견하기를 원치 않으시니 어쩌겠소. 자! 방금 제가 어디까지 얘기했죠?"

 

"당신은 청삼표객이 다쳐서 도망갔다고 했소"

한 사람이 그를 일깨워줬다.

 

"아! 맞다. 하하! 여러분은 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그 청삼표객은 뜻밖에도 북해 '현빙궁(玄冰宮)' 한심냉마(寒心冷魔) 그 노마두의 제자랍니다!"

우문중광은 좌중의 사람들을 의기양양게 바라보았다.

 

"한심냉마?"

좌중의 누군가가 경탄을 터뜨렸다.

 

"음! 그 한심냉마는 제자가 구천신룡의 제자의 손에 상처를 입은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노발대발하여 단숨에 '현빙궁(玄冰宮)'의 '한옥령(寒玉令)'을 내려 중원에 가서 '팔비금룡(八臂金龍)'을 찾아 결판을 내라 했다는군요."

 

"어! 그 일은 일찍이 북육성 무림의 흑백양도을 놀라게 했고, 그 한심냉마가 이미 관내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감남(甘南)에서 올 때 들은 애기지만 이것이 영존과 무슨 관련이 있소?"

좌중의 어떤 사람이 말했다.

 

"에이! 강평형은 서두르지 마시오. 관건은 바로 여기에 있소! 가부께서는 한심냉마가 아직 중원으로 이동하지 않았을 때, 이미 강호에 회자된 보물이 지살곡(地煞谷)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소."

 

"지살곡? 독고자(獨孤子)가 지키고 있는 그 '지살곡(地煞谷)' 말이오?"

 

"틀림없소. 무당 문인이 하는 말을 들었는데, 그 팔비금룡도 일찍이 지살곡을 들어갔다고 하던데,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뜻밖에도 그가 살아서 나왔다고 합니다. 그 괴벽한 노파의 나쁜 규칙은 여러분 모두 알고 계시죠? 생각지도 못하게 전례를 깨뜨린 날도 있었습니다."

 

"팔비금룡과 청삼표객 중 누가 곡에 있는 보물을 얻었습니까?"

 

"글쎄요. 강호에는 곡에 세 자루의 세상에 보기 드문 예리한 검과 검식이 있다고 전하지만 가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런 보물을 가지고 나온 사람은 없었고 오히려 더욱 이상한 일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말을 하며 우문중광은 말을 멈추며 중인들을 쓸어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부가 호북으로 가는 도중에 뜻밖에도 '지살곡(地煞谷)'을 나온 적이 없는 그분 고독자를 발견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정확히는 모르나 악북(鄂北)의 한 객잔에 나타난 것입니다."

 

"아! 정말이요?"

좌중에서 다시 한바탕 경탄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육검평은 별실에서 그 소리를 듣고 온 몸이 갑자기 떨리고 안색이 약간 변하며 눈을 크게 뜨고 밖을 내다보았다. 그는 정말 마음속의 격동을 억제할 방법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그 괴벽한 흑의인의 아직 낫지 않은 상처에 대해 시종 걱정을 해왔기 때문이다.

 

"물론입니다! 이뿐이 아니라, 듣자하니 천남(天南)의 '풍뢰문(風雷門)'도 강남으로 사람을 보내 팔비금룡을 찾으라고 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구천신룡의 '회룡비급(回龍秘笈)'은 결국 '풍뢰문(風雷門)'의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아――"

좌중의 중인들은 더욱 큰 소리로 경탄을 내질렀다.

 

별실에 있는 육검평은 얼굴이 잿빛이었고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고 두 손은 쉬지 않고 품속의 더듬었다. 옆에 앉은 소규화는 상황을 보고 의아해 하며 물었다:

"당신은 뭘 찾으세요?"

 

육검평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알고 보니 그는 '풍뢰문(風雷門)'의 누군가가 그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의기양양게 웃으며 품속에 손을 넣어 그 '풍뢰문(風雷門)'의 장문옥령(掌門玉令)인 '혈룡령(血龍令)'을 어루만져 보려 했다.

 

누가 알았으랴, 갑자기 웃음 띤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왜냐하면 그날 그의 목에 걸려 있던 '혈룡령(血龍令)'과 품속에 있던 은전이 어느새 사라진 것이었다. 그는 그가 객점의 후원을 산책할 때 혈룡령을 꺼내어 보았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경악하고 있을 때, 갑자기 계단에서 한바탕 급한 소리가 들렸고, 이어서 건물 안의 모든 사람들이 말했다:

"아! '묘수시천(妙手時遷)'이 무슨 바람이 불어서 당신이 왔소?"

 

육검평은 마음이 움직여 휘장 틈새로 바라보니 건물 안에 머리에 무생건(武生巾)을 묶고 볼이 야위고 광대뼈가 우뚝 솟은 중년인이 더 보태졌다. 그러나 그는 매의 눈을 형형하게 빛내며 쓸어보며 중인들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묘수시천(妙手時遷)', 묘수시천? 아! 그 사람이다! 틀림없다!"

 

육검평은 '묘수시천(妙手時遷)'이라 불리는 이 중년인이 바로 낙양대로에서 자신을 주시하던 그 매의 눈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보고 그의 외호를 생각하자 그는 저도 모르게 문득 깨닳았다.

 

그가 화를 벌컥내고 일어섰을 때, 갑자기 그 나화상이 혼탁한 음성으로 모호하게 잠꼬대처럼 말했다:

"제기랄! 개새끼, 너 이제야 왔구나……내가 진작에 네게 먹일 먹이를 다 먹어버렸는데……이런 제기랄! 개새끼……쯧쯧"

 

매의 눈을 가진 '묘수시천(妙手時遷)'은 이때 뜻밖에도 귀신을 본 것처럼 안색이 창백하게 변하며 눈을 치껴뜨고 급한 걸음으로 그 소리 난 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는 휘장을 젖히고 그 머리에 옴이 가득한 나화상은 이때 비스듬히 의자에 기대고 앉아 코를 골고 있었다. 그는 급히 '쿵' 하고 소리를 내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이 놈이 눈이 있으나 태산을 몰라보고, 선사님께 무모하게 굴었으니 선사님의 관용을 간절히 바라나이다!"

 

말을 하며 또 '쿵쿵' 대며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그의 뒤를 따라온 건물 안의 여러 사람들은 상황을 보고 모두 크게 놀라며 그들은 강호에서 명성이 높은 '묘수시천(妙手時遷)'이 뜻밖에도 나화상 만나 이같이 위풍이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모두가 놀란 사이, 그 나화상은 몸을 뒤척이며 또 모호하게 말했다:

"이런 제기랄, 개새끼가 눈깔이 삐었나, 사람을 직접 만나고도 몰라보다니!"

 

'묘수시천(妙手時遷)'이 얼떨떨해 하더니 급히 고개를 돌리자 뒤쪽 멀지 않은 곳에 일신에 백삼을 입은 영정준일(英挺俊逸)한 젊은이가 서 있었다. 이때 그 젊은이는 분노한 표정으로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잠깐 사이에 그는 일거에 몸을 던져 육검평의 면전에 이미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그의 안색이 붉었다가 하얗게 변하는 것을 보고, 잠시 후 더듬더듬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풍뢰문 제팔대 제자 상무천(尚武天)이 눈은 있으나 눈동자가 없어 장문인의 금구(金軀:옥체)에 무례를 범했으니 그 죄는 만 번 죽어 마땅합니다. 그 죄는 만 번 죽어 마땅합니다."

 

육검평은 원래 몸에 있는 은전과 '혈룡령(血龍令)'을 도난당했다는 것을 알고 이미 크게 화가 냈는데, 이때 낙양대로에서 그를 훑어보던 매의 눈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서 이미 그가 물건을 훔친 것을 알았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그는 이때 자신의 눈앞에 무릎을 꿇고 자칭 풍뢰문의 제자라고 하니, 갑자기 멍해져서 그가 쉬지 않고 머리를 조아리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화가 싹 가셨다. 그래서 그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좋소! 일어나시오! 나는 추궁하지 않겠소!"

 

'묘수시천(妙手時遷)'은 대사면을 받은 듯 급히 몸을 일으켜 품속에서 물건을 하나 꺼내 공손하게 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이……이것은 장문인님의 금령(金令)입니다."

 

육검평이 받아보니 바로 자신의 몸에 있던 '혈룡령(血龍令)'이었다.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품속에 넣었다.

 

"아! 풍뢰문의 장문인!“

좌중의 모든 사람들이 더욱 경악하는 탄성을 질렀다.

 

갑자기 계단이 '쿵쿵' 소리가 나더니 붉은 얼굴빛에 황포를 입고 허리에 진홍색의 비단 띠를 묶은 노인이 달려오는 것이었다.

 

"'단수경천(單手擎天)' 진노야(陳老爺)다!"

하고 채의(彩衣)의 중년인이 한 눈에 오는 사람을 알아차렸다.

 

"허허! 성회(盛會)! 성회! 여기 계신 여러분, 옷차림이 남루한 소규화를 본 적이 있습니까?"

 

황포노인은 한바탕 맑은 웃음을 터뜨린 후, 앉아 있는 중인들을 향해 공수(拱手)를 하고 물었다.

 

"소규화자(小叫化子)!“

첫 번째 생각이 육검평의 뇌리를 스쳤다.

 

"진씨 아저씨! 저를 찾으셨어요?“

어느새 소규화는 육검평의 뒤에 서서 황포노인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황포노인은 보자마자 기뻐서 계속 웃으며 말했다:

"아이! 찾느라고 내가 힘들었다! 귀염둥이, 나의 귀염둥이 조카딸……"

 

"아저씨! 우리 가요!“

하고 소규화가 얼른 그의 말을 끊었다. 그러나――

 

"아! 귀염둥이! 너 어디 가니! 야!“

황포노인은 크게 소리를 지르며 소규화를 따라 창문을 넘어갔다.

 

"빙형! 어디 갑니까! 여보세요!“

육검평은 소규화가 뜻밖에도 눈 깜짝할 사이에 이미 창문을 넘어가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크게 소리치며 몸을 솟구쳐 쫓아갔다.

 

"아! 용비구천(龍飛九天)!“

누군가 놀라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