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武俠小說

第十章 능공허도(凌空虛渡)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十章 능공허도(凌空虛渡)

少秋 2023. 12. 26. 12:27

第十章 凌空虛渡

 

"꾸르르――탕탕――"

 

수레바퀴가 구르며, 노새 방울이 딸랑거리고, 머리끝의 붉은 털 방울이 흔들리고, 엷은 먼지가 흩날리고, 두 줄기 긴 바퀴 자국이 넓은 도로에 선명하게 찍으며, 노새가 끄는 수레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어이! 부우――"

 

"이럇――"

 

수레의 끌채위에 앉아 있는 규염대한(虯髯大漢) 무유병은 의기양양하게 큰 소리로 외치며 수중의 긴 채찍을 들어 올려 허공에 휘둘러 노새 수레는 더욱 달렸다.

 

경쾌한 선율, 은방울 같은 웃음소리, 굴러가는 수레바퀴에 맞춰 거칠고 낭랑한 웃음 등이 조화로운 악장으로 한 곡이 완성되었다. 노새 마차는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하늘은 창창하고 들판은 망망하니, 바람 부는 초원에 소와 양이 보이고……

 

들판은 창창하고 하늘은 망망하니, 초원에 바람이 부니 소와 양이 보이고……"

 

규염대한은 손에 고삐를 잡고 이따금 하늘을 우러러 높이 노래를 부르는데 그 거친 목소리가 하늘가에 흩어지고, 이어서 또 한바탕 맑고 천진한 웃음소리가 전해왔다.

 

수레의 끌채 위에 앉은 육검평은 멀리서 움직이는 들판에 시선을 던지고, 그의 생각도 마치 들판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며 나부끼고……

 

수많은 생각들이 그의 심전(心田)을 흐르고, 수많은 결정들이 그의 심전을 흐르고, 그는 모두 흘려보내고 흘려보냈지만――

 

"유병형!"

그는 옆자리의 규염대한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들판은 망망하고……바람이 부니……초원에 소와 양이 보이고……"

규염대한은 아직도 의기양양하게 노래하고 있었다.

 

육검평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수레의 발이 쳐진 덮개 안으로 시선을 돌려 머리를 길게 땋은 아가씨――손남지도 이때 그의 영준한 그림자를 그 깊은 눈동자에 새기고 있었다.

 

육검평은 멋쩍은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시선을 저 먼 곳의 들판으로 시선을 던졌다.

 

머리를 길게 땋은 아가씨는 마치 방심 속에서 잔잔한 물결 한바탕 흔들리는 듯 수줍음에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여 가슴 앞으로 늘어뜨린 그 머리끝의 붉은 털 방울을 만지작거렸다.

 

"유병형! 제가 드릴 말씀이 있어요!"

육검평은 곤혹스러워 하며 규염대한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창창하고……들판은 망망하니……바람이 불어……"

길가에서도 목 쉰 소리가 들려왔다.

 

"아! 유병형! 죄송합니다! 소제가 좀 일이 있습니다! 당신들 먼저 가세요. 제가 곧 뒤따라 갈게요!……"

 

"어이! 어이! 육노제! 무슨 일이야? 어이!"

 

"여보세요! 육오빠――"

 

규염대한의 외침, 머리를 길게 땋은 아가씨의 간드러지는 소리에, 육검평은 옷소매를 흔들며 이미 멀리 수레 뒤로 날아가 버렸다.

 

"아! 육오빠――"

머리를 길게 땋은 아가씨는 눈시울을 적시며 손에 든 사건(絲巾)을 휘날렸다.

 

"남지야! 남지야! 우리는 가자! 육노제가 일이 있어서 나중에 올 거다!"

 

규염대한은 수레 끌채에 앉아 고개를 돌려 설득하며 한바탕 엷은 먼지를 일으키며……

 

"히히! 하하!"

엷은 먼지가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일신에 천보백철(千補百綴)의 갈의(葛衣)를 입은 화상이 지면에 내려섰다. 그의 머리에는 울긋불긋한 개창(疥瘡)이 가득 했으나 이마 한 가운데에는 아홉 개의 선명한 계인이 가지런하게 찍혀 있었다.

 

그는 고개를 쳐들고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는 육검평을 멀리서 바라보며 혀를 내밀고 얼굴을 찌푸리며 옷 끝을 들어 올리고 쫒아갔다……

 

"어! 그는 어디로 갔습니까? 이상한 일이네!"

 

이때 육검평은 도로에 서서 사방을 두리번거렸지만, 사방에는 바람에 풀이 흔들리는 것만 보였고 사람의 그림자라곤 반쪽도 보이지 않자 자도 모르게 괴이하게 여겼다. 왜냐하면 앞서 그가 수레에 있을 때, 분명히 낙양 거리에서 봤던 나화상이 길가의 커다란 바위위에 비스듬히 누워 규염대한의 노래를 배우고 있는 것을 분명히 봤기 때문이었다.

 

"상관없어, 차라리 내가 천류장에 가서 보고 나중에 다시 달려가도 늦지 않을 거야!"

 

먼저 수레에 앉아서 상상을 할 때, 천 가지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기 때문에 그는 반드시 직접 천류장에 가서 봐야 한다고 이미 결정을 하였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들었지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을 정도였지만 사실 그의 앞에서 멀지 않은 곳에 분명 한 사람이 옷자락을 들고 고개를 숙이고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바로 그 낙양거리의 나화상이 아닌가? 하고 그는 생각했다

 

"노선배님!"

그는 소리를 지르고 옷소매를 흔들며 쫓아갔다.

 

그러나 앞에 있는 나화상은 마치 그의 외치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 듯 여전히 양손으로 너덜너덜한 옷 끝을 들고 고개를 숙인 채 큰 걸음으로 달려갔다.

 

"노선배님! 발걸음을 멈추십시오!"

육검평은 발에 몇 푼의 힘을 더 가했지만 그 나화상이 어떻게 힘을 쓰는지 보이지도 않았고, 그들은 여전히 칠팔 장이나 떨어져 있었다.

 

"오! 그는 나를 시험하고 있구나!"

육검평은 호기가 넘쳐, 양 소매를 뒤로 휘둘러, 허공으로 솟구치니, 갑자기 그의 발이 행운유수(行雲流水), 섭공도허(躡空蹈虛), 향전표거(向前飄去)와 같이 보였다……

 

하지만, 앞에 가는 나화상은 여전히 옷자락을 들고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고 있지만 그가 어떻게 자세를 취하는지 보이지 않았고 여전히 육검평과 칠팔 장의 거리가 유지되고 있었다.

 

"아! '능공허도(凌空虛渡)'!"

그의 뇌리로 한 가지 생각이 번쩍 들자, 그의 발이 저도 모르게 느려졌다.

 

"그는 소림사 출신이구나!"

두 번째 생각이 그의 뇌리를 번쩍하고 들자,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

 

"히히! 하하!"

앞에 있는 나화상은 어느새 몸을 멈추고 손을 흔들며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육검평은 공교롭게 어깨를 으쓱하고 옷자락을 흔들며 다시 달려갔다.

 

나화상은 그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고, 입을 벌리고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하고 늙은 티를 내며 물었다:

"하하! 꼬마야! 괜찮다! 얼른 궁화상(窮和尚)에게 말해라! 네가 익힌 무술은 사구(沙丘) 그 녀석이 가르친 것이냐?"

 

"누구요? 사구(沙丘)! 사구가 누구입니까?“

육검평은 표정이 멍해지며 물었다.

 

"누구냐고? 네 무공은 '구천신룡(九天神龍)' 사구(沙丘) 그 녀석이 가르친 게 아니냐?

 

"'구천신룡(九天神龍)'이요? 녀석이라구요? 아!"

육검평은 눈을 더욱 크게 떴다.

 

"쓸데없는 소리! 궁화상이 산에서 조사님의 요강을 들던 시절에 그 녀석은 어디서 개구멍바지를 입고 콧물을 핥아 먹었는지도 모를 때이다! 녀석으로 부르지 않으면 뭐라 부르지?"

나화상은 세모눈을 뒤집으며 그를 한번 흘겨보았다.

 

"그렇다면!……당신이……선배……"

육검평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을 부릅뜨고 나화상의 얼굴을 관찰하며 그는 눈앞의 이 익살맞게 생긴 화상이 백 세가 넘은 고승일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히히!"

나화상이 그를 향해 눈을 비벼대고 또 그 붉게 물든 주부코를 벌름거리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서 그는 몇 덩이의 원보(元寶)를 품에서 꺼내 육검평에게 손을 뻗어 건네주며 말했다:

"자! 이건 네 돈이야. 일부는 '장원루(狀元樓)'에서 내가 이미 네 술값을 대신 지불했다. 하! 제기랄! 진짜 감사해야 하는 건 그 좀도둑인데. 그 녀석 덕에 궁화상이 네게 한 끼를 빼앗았구나!"

 

육검평이 은전을 받고 보니 바로 자기의 물건이라 저도 모르게 놀랐지만 즉시 깨닫고 미소를 지으며 품속에 넣었다.

 

"젊은이! 문 밖을 나서면 언제나 주의해야 한다. 네가 그런 두 가지 수법인 '사조(蛇爪)'를 안다고 할지라도, 제기랄, 도둑의 조종을 만나면 네 목숨이 어떻게 없어지는지도 몰라!"

나화상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정색을 하고 입을 삐죽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 좀도둑! 아마도 네가 사람답게 생겼다고 판단해서, 발을 밟는 척하고 이렇게 웃다가 소매치기했을 거다. 흥! 궁화상의 눈에 거슬리지만 않았더라면! 어르신은 참견하는 걸 귀찮아한다고!"

 

그는 육검평이 예에하며 가르침을 받는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외쳤다:

"꼬마야! 너는 내가 그 좀도둑을 어떻게 징치(懲治)했는지 아니? 하하!"

 

육검평은 그가 말끝마다 좀도둑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그가 그 '묘수시천(妙手時遷)'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나화상이 무슨 방법을 썼길래 묘수시천이 마치 조상을 본 듯 고분고분하게 되었는지 바로 생각나지 않았다. 다시 나화상이 말했다:

"흥! 이 어르신은 그 새하얀 은자를 그 좀도둑이 독차지하는 것을 보고 좀 아까웠거든. 옛날에 궁화상이 조사님의 '무량전(無梁殿)'에 숨어서 아주 쉽게 제수(祭需)를 다 먹어치웠는데 이게 뭐라고? 궁화상이 손가락만 돌리면 그 도둑놈의 품속에 있는 물건은 모두 이 어르신의 '건곤낭(乾坤囊)'으로 들어오지. 그렇지만! 시세에 밝은 사람은 재물의 길을 막지 않는다. 궁화상은 손에 덕을 좀 쌓느라고 너의 그 성가신 패는 그에게 남겨두고, 손에 닿는 대로 '두피(頭皮)'를 벗겨서 그의 품속에 넣었다. 하하!"

말을 하며 그는 의기양야하게 머리를 긁어댔다.

 

육검평은 한바탕 구역질이 났지만 나화상이 외치는 것을 들었다:

"제기랄, 꼬마야, 그 냄새나는 소화자는 찾았냐?"

 

"그 사람! 이……후배가 막 찾으려던 참입니다!"

 

"허튼 소리, 아까 분명히 너는 수레에서 그 여자 아이와 눈짓하고 있었잖아."

나화상은 일부러 노한 표정을 지었다.

 

"저……그……"

 

"가라! 가! 무슨 이거고 그거고야. 빨리 가서 궁화상 대신 냄새나는 거지를 찾아라. 제기랄, 지금 궁화상은 오장묘(五臟廟)에 있는 걸신들린 보살이 계속 보채고 있으니, 반란을 일으키겠다."

 

"저, 후배는 어디 가서 찾아야할까요?"

 

"헉! 바보! 얼간이! 멍청아! 넌 안 가……오!"

 

나화상은 스스로 의기양양하여 몇 마디 욕을 내뱉더니, 결국 한참을 "가" 라고 하더니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제기랄! 차라리 네가 이 어르신을 대신해서 수염이 덥수룩한 황포 녀석을 찾아 한 대 때리고 화풀이를 해라. 그가 오지 않았더라면 그 냄새나는 거지도 놀라 도망가지 않았을 거야! 이런 제기랄!"

 

"수염이 덥수룩한 황포! 누구요? 아! 단수경천(單手擎天)!"

 

"맞아! 맞아, 바로 그 망나니! 제기랄, 그 사람 입에 있는 몇 가닥의 원숭이 털이 밉살스럽게 보인단 말이야. 나중에 그를 보면, 이 어르신 대신 그 몇 가닥의 원숭이 털을 화풀이로 다 뽑아버려라!"

 

"그의 수염을 뽑으라고요? 아!"

육검평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나화상을 쳐다봤다.

 

"맞아! 그의 원숭이 털을 뽑아라! 제기랄, 궁화상은 그 몇 가닥의 원숭이 털이 눈에 거슬려 보여. 옛날 이 어르신께서도 여기에 한 무더기의 성가신 원숭이 털이 길어서, 이 어르신이 밥 먹을 때마다 불편했다. 제기랄, 국물에 얼룩이 져서 궁화상의 '법의(法衣)'가 더러워지는 것이 당연했다! 이 어르신이 줄곧 '결벽증(潔癖症)'이 있는 거 알잖아! 그래서 모질게 마음 먹고 따 뽑아주려고. 하하!"

나화상은 득의양양해 머리를 긁어대고 턱을 만지며 크게 웃었다.

 

"아! 이……"

육검평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감히 칭찬하지 못하고 나화상을 쳐다봤다.

 

"하하! ……어이, 꼬마야, 넌 왜 얼굴을 찡그려? 어! 너 못해? 하하! 이거 아주 간단해! 자!"

나화상은 득의양양하게 입을 벌리고 검평의 귀에 몇 마디 속삭였고, 또 몇 가지 손짓을 비교하며 득의양야하게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육검평은 나화상의 몇 가지 초식을 보고 뜻밖에도 자신이 이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이라 멍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배운 것을 비교해 보았다.

 

"맞아! 훌륭하구나! 하하! 너무 재미있구나. 그의 원숭이 털을 뽑아라. 그가 털 없는 원숭이로 불리겠구나! 하하! ……아! 궁화상은 가련다, 꼬마야! 나중에 보자! 하하……하……"

 

나화상은 바지를 들고 눈살을 찌푸렸다. 육검평은 생각할수록 그 초식이 더욱 오묘해서 생각대로 되지 않자 살짝 어리둥절했다. 나화상이 눈살을 찌푸리며 바지를 들고 꽁무니를 빼려는 것을 보자 저도 모르게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나화상은 눈 깜짝 할 사이에 황학(黃鶴)처럼 이미 사라졌다.

 

"이! ……이것은 정말 기가 막히는구나. 하하! 정말 훌륭해!"

육검평은 쌍장으로 일격을 가하며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하――"

웃음소리가 울리며 그는 몸을 솟구쳐 날며 곧장 '천류장(千柳莊)'으로 달려 갔다……

 

정오 무렵, 해가 중천에 떠서, 낙양성 밖의 관도에는 방금 지나간 몇 필의 쾌마(快馬)에 의해 먼지가 일었다……

 

"두두――두두――"

또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모래 먼지가 흩날리며 두 필의 준마가 이미 번개같이 달려 지나갔다. 그들의 뒤에는 또 한바탕 모래 먼지가 휘날렸다.

 

"사형! 거의 다 왔지요?"

 

"응! 멀지 않았다!"

 

먼지가 자욱한 가운데 두 마리의 준마는 질주하였다. 그러나 말에 탄 이들의 대화는 또렷하게 들려왔다.

 

"사형! 봐요! 저기가 천류장이지요?"

흑마에 올라탄 아가씨가 물었다.

 

"응! 맞아!"

나지막한 목소리였다.

 

"휴――휴――"

채찍 끝이 공기를 찢자 준마는 관도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점점 관도 옆에 유림(柳林)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어렴풋이 회백색의 돌담이 드러났다.

 

관도는 곧았으나 길 옆에는 넓은 자갈길이 깔려 있고, 길 끝에는 장원이 우뚝 솟아 있었다.

 

높이 솟은 돌담은 버드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돌담의 안쪽에는 빼곡히 줄지어 있는 건물들이 있었다.

 

가옥과 누각 사이에는 등불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걸려 있고 기쁨이 넘치고 있었다. 분명히 장원에 경사로운 일이 있는 것 같았다.

 

틀림없다! 이곳이 바로 강북에서 이름을 떨치는 '천류장(千柳莊)'이기 때문이다.

 

장원 안에는 한바탕 기뻐 날뛰고 활기찬 성세는 이 규모가 오래되고 건축이 웅장한 장원을 젊게 보이게 했으며 동시에 사람들도 마치 겨울이 아니라 아예 계절을 잊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호탕한 웃음과 고성의 고함소리가 무거운 건물을 통해 장원 밖으로 울려 퍼졌다.

 

장원의 정문은 활짝 열렸고 십여 명의 치장한 사내들이 나란히 늘어서 당당하게 정문 옆에 서서 그들 주인의 귀빈들을 공손히 맞이하고 있었다.

 

"다그닥――히히힝――푸――"

 

질주하던 두 필의 준마가 장원 문 앞에 도착해 길게 울부짖고 사람이 일어서자 발굽 소리가 뚝 그쳤다.

 

"오! '역발구정(力拔九鼎)' 대협께서 왕림하시는데 먼 길을 마중 나가지 못했습니다. 대접이 소홀했습니다!"

 

문 앞에 남포를 입은 큰 입에 사자 코의 사내가 서 있었는데, 멀리서부터 그는 이미 공수를 하고 손님의 이름을 부르며 그를 웃으면서 맞이하였다.

 

앞에서 걸어오는 '역발구정(力拔九鼎)'은 몸집이 우람한 사내였다. 그의 건장하고 강건한 체격과 마찬가지로 그의 목소리도 낮고 짧지만 그 안에는 무한한 '힘(力)'이 잠재되어 있는 것 같았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애(艾)모와 사매가 늦게 와서 실례가 많습니다!"

 

그는 먼저 포권을 하고 이어서 뒤에 있는 머리에 홍건을 두르고 발에는 궁화(弓靴)를 신은 소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는 제 사매 '홍시나찰(紅翅羅剎)'입니다. 귀 장원의 유노장주의 협명은 마음속으로 흠모하고 있어 특별히 생신을 축하드리러 왔습니다!"

 

마치 불덩어리처럼 선홍색의 꽉 끼는 옷을 입은 '홍시나찰(紅翅羅剎)'은 섬세하고 아름다운 몸매에 그녀의 뽀얀 피부, 깊은 눈동자, 아름다운 코, 깨문 입술이 윤곽이 아름다운 얼굴에 반듯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살짝 위로 올라간 턱선은 오히려 그녀가 제멋대로라는 것을 드러낸 것이었다.

 

말 앞에 아름답고 생기 넘치는 모양으로 서 있는 그녀의 어깨를 비스듬히 덮고 있는 금색 봉황이 수놓아진 선홍색의 외투가 바람에 나부끼며 마치 인간세계로 쫓겨난 선녀 같았다. 그녀는 가볍게 미소를 지어 향기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연스럽게 머리칼을 훑으며 가볍게 예를 표하고 또 그렇게 우아하고 매혹적인 자태를 드러냈다……

 

"허허! 천만에요! 천만에요! 진 아가씨의 협명은 멀리까지 진동하니 이(李)모가 여기까지 와서 운이 좋게 협객의 얼굴을 뵙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아가씨 협객이 왕림하시니 참으로 한량한 장원에 필경 영광이 있을 겁니다.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그 남포대한이 두 손으로 읍을 하고 낭랑한 소리로 장소를 터뜨리고 이어서 뒤로 손을 흔들자 두 명의 대한이 마중 나와 두 사람의 손에 쥔 고삐를 받았다.

 

역발구정은 살짝 포권을 하고 홍시나찰과 함께 장정의 선도에 따라 몸을 돌려 갔다.

 

먼저 그들의 귀에 들어온 것은 떠들썩한 담소와 웃음소리였다. 사람들은 모두 환락에 취한 듯 시비와 원한으로 가득 찬 연회라는 것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확실히 사람들은 어떤 분위기에 빠져들 때 몸 밖의 모든 것을 잊게 된다.

 

이곳에서는 강호에서 유명한 인물들뿐만 아니라 이곳으로 들어오려는 많은 강호인들이 있었다.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고, 늙은이도 있고, 어린이도 있었고 마찬가지로 그들 각각의 사람들은 서로 다른 심정과 의도를 품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주인의 연회의 목적을 알고, 어떤 사람은 단지 명성을 선모해서 왔지만, 어쨌든 그들은 지금 서로 화기애애하게 이야기하고, 고함지르고, 웃으며……

 

모든 것이 화목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것 같아서 곳곳에 기쁨이 충만했고……

 

그러나 저쪽에서는 한 가지 '거래'가 있는데, 기쁨의 분위기는 전혀 없는 것 같았다!

 

가령 당신이 보고자 한다면, 당신은 볼 수 있을 것이다:대청 밖 긴 복도 끝에서 남포를 입고 술이 달린 붉은 명주 끈을 허리에 묶고 있는 호리호리한 사내가 끊임없이 서성거리고 있었다.

 

표면적으로 그의 시선이 이곳 주위를 맴돌며 어느 한 직무를 맡은 듯했지만, 그의 미간에는 한줄기의 근심이 은근히 드러나 있었다.

 

그가 긴 복도로 눈을 돌렸을 때, 그의 눈썹이 치켜 올랐으나 그는 여전히 무심하게 주위를 살펴보고 있었다. 연후, 그를 향해 걸어오는 얼굴색이 누런 농사꾼 노인에게 포권을 하며 낭랑한 음성으로 말했다:

"아! '철조금편(鐵爪金鞭)' 손(孫)어르신, 저는 '오조응(五爪鷹)' 능공협(凌公俠)으로 유병형과 가장 친한 벗입니다. 오래전부터 존성대명을 우러러 왔습니다. 오늘 뵙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말을 하며, 복도 이쪽으로 걸어오던 '철조금편(鐵爪金鞭)'이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으나 곧바로 포권하고 웃으며 말했다:

"앗! 천만에요! 천만에요! '오조응(五爪鷹)'가 강호에서 명성을 떨치니, 노부가 각하를 알게 되어 영광스럽습니다."

 

말을 하며 그는 도 낭랑하게 웃으며 그 호리호리한 사내에게 읍을 했으나 읍을 할 때를 틈타 그는 낮은 소리로 물었다:

"능형! 방금……"

 

호리호리한 사내는 식지를 내밀어 입에 대고 가볍게 '쉿' 소리를 내며 주위를 둘러보고 아무도 없자 낮은 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

"일조룡 무이야(武二爺)의 일은 이미 발각되었고 무이야는 지금 장원 뒤편의 지하 뇌옥에 갇혔습니다……"

 

"어?"

누런 얼굴의 노인 손명지의 얼굴빛이 변했다.

 

"일이 지체되어서는 좋지 않습니다, 지금 유오야는 바로 앞에 있는 대청에서 본문 장문인인 화운존자의 대공자인 '홍운칠섬(紅雲七閃)' 냉배영(冷培英)을 접대하고 있습니다. 지하노옥은 본장의 호원(護院)인 초례焦禮와 맹량(孟良) 간수(看守)만 남아 있습니다. 제가 먼저 형원에 가서 어르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우리는 다시 기회를 보고 일을 처리하도록 하지요."

 

호리호리한 사내는 낮은 소리로 말을 마치고 공수를 하며 낭랑하게 말하였다:

"손 어르신은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일을 끝내고 다시 와서 옛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기쁘지 않겠습니까. 하하!"

 

말을 하며 그는 '철조금편(鐵爪金鞭)'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몸을 돌려 급한 걸음으로 떠나갔다.

 

누런 얼굴의 노인은 한참 동안 어리둥절하여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갑자기 눈에서 정광을 번득이며 그는 쌍장을 가볍게 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대청 안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기쁨의 담소를 나누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때, 그는 옷자락을 가볍게 들고 몸을 돌려 번쩍하며 장원 뒤쪽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그의 신형이 막 담장 모퉁이로 사라졌을 때, 복도에서 멀지 않은 가산 뒤에서 천천히 두 사람이 걸어 나왔다. 이전의 그 호리호리한 사내처럼, 그들 모두 남포를 걸치고 있었고 허리에는 술이 달린 붉은 명주 끈을 묶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웃음을 지어 보이고, 왼쪽은 턱을 아래로 숙인 짧은 수염의 중년인은 입을 삐죽거리며 그의 동료를 경시하며 말했다 :

"흐흐! 이 일초는 말이야! 이름이 있는데, 이것은 '청군입옹(請君入甕)'이라 불리지……"

 

"그래! 정말 훌륭해! '번천서(翻天鼠)'의 그 일초는 정말 훌륭했어! 정말 놀라웠어! 이 늙은이가 홀아비이지만 이번에도 도랑에서 배가 뒤집히는 날이 있을 것이다! 하하!"

 

그들은 서로 의기양양해 웃은 뒤, 오른쪽의 남포대한은 몸을 돌려 후원으로 갔고, 왼쪽의 짧은 콧수염의 대한은 그가 떠난 후, 뒷짐을 지고 천천히 대청으로 걸어갔다……

 

이때, 대청에는 잔과 젓가락이 뒤얽혀 술이 넘쳐흐르고 술을 권하는 소리가 시끄럽게 집안까지 스며들었다……

 

"하하, 해문(海文)형! 우리 이 잔을 비웁시다!"

한 사람이 목 쉰 목소리로 말했다.

 

"아! 상응(湘鷹)형! 우리 함께 철장 유노야를 축복합시다. 복……복은 동해로 흐르는 장강의 물과 같고, 수명은 남산의 불로 송보다 낫기를……건……건배!"

말을 하는 사람은 혀가 좀 짧은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잔을 비우고, 어떤 사람은 요리를 끼고, 어떤 사람은 낮은 소리로 속삭이고, 어떤 사람은 큰 소리로 얘기하고……

 

"하하! 유(劉)아무개는 삼생(三生)에 행운이 있어 제위도상(諸位道上)의 친구들로부터 보살핌을 받았음에도 경의를 표하지 못했으니 이 보잘것없는 술 한 잔으로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하하! 건배!"

 

대청 가운데 혈색이 좋고 신체가 건강하고 원기가 있는 노인이, 이때 술잔을 손에 들고 환하게 웃으며 대전 안에 모든 사람을 둘러보았다.

 

그는 완전히 지주의 차림으로, 일신에 한 폭의 백수도(百壽圖)로 장식한 금황색 금포(錦袍)를 입고 있었다. 수(壽)로 장식된 지주 건(巾)이 그의 서리처럼 하얀 귀밑머리 위쪽을 덮고 있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잔을 들어 둘러본 후 고개를 들어 한 모금 마시며 잔을 비우고 다시 한바탕 환하게 웃었다.

 

그러자 한바탕 떠들썩하더니, 주위의 사람들이 한바탕 환호성을 질렀고 이어서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대청을 진동시켰다.

 

"하하! 하하하! 우리 유 노야께 동해와 같은 복과 남산 보다 장수하시길, 만――수――무――강――하하! 건배――"

하나의 거친 목소리가 대청의 한 구석에서 울려 퍼졌다.

 

"좋아! 만수무강 좋아요! 하하! 건배! 하하!"

한바탕 웃음소리와 함께 외침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하! 하하――"

 

"하――하하하――"

 

일부 사람들은 재차 미친 듯이 기뻐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은 잔을 들었고, 어떤 사람들은 박수를 쳤고, 어떤 사람들은……

 

"하하! 하하! 여러분께서 이렇게 고상하게 아껴주시니, 유아무개는 정말 받기가 과분합니다. 하하! 드세요! 드세요! 여러분은 사양하지 마시고 마음껏 드세요! 자자!"

 

지주 차림의 철장 유관이는 의기양양해 흐믓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대청의 서쪽에 일렬로 서 있던 장한들이 일어서서 은쟁반을 들고 줄줄이 들어왔다.

 

남쪽에 서 있던……북쪽에 서 있던……하나하나가 줄줄이 은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간간이 요리 냄새가 쟁반 뚜껑을 열자 풍겨나와 모든 사람의 콧구멍으로 날아 들어가고……

 

간간이 터져 나온 탄성이 벌린 입을 따라 대청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갔다……

 

"하하! 하하!"

사람들의 입가에 웃음꽃이 피었다……

 

"하하! 하하!"

철장 유관이의 웃음도 짙어졌다.

 

"하하! 하하!"

대청 안의 웃음도 모두 짙어졌다.

 

"하하! 하하! 냉(冷)대당주, 소제가 한 잔 올립니다. 하하!"

철장 유관이는 미친 듯이 웃었다.

 

"하하! 하하! 그래 그래!"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따라서 미친 듯이 웃었다……

 

요리 하나 하나가 올라오자, 사람들의 웃음도 점차 짙어졌다!

 

무수히 많은 순주(醇酒)의 잔들이 교차되었다.

 

득의양양한 수많은 웃음이 흩날리고 있었다……대청 안에는……

 

"하하! 하하!"

대청의 상석인 팔선탁자에 앉아 있던 유관이가 득의양양하게 수염을 비비며 장소를 터뜨리고 이어서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대청의 동쪽에 있는 휘장 뒤에서 한바탕 쟁쟁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대청의 서쪽에 휘장 뒤에서는 한바탕 쨍강쨍강 땡그랑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사방팔면의 휘장 뒤에서 모두 한바탕 소리가 울려 퍼졌다……오음팔률……궁상각치우……

 

아름다운 노랫소리는 마치 잔잔히 흐르는 물처럼, 모든 사람의 마음속으로 흘러들어갔다……

 

아름다운 음율은 모든 사람의 가슴속으로 젖어 들어갔다……

 

그러자 평소 칼끝에 몸담던 사내들은 자신이 속되지 않음을 느꼈고 또한 고상함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 품위 있고 소탈한 수사들은 더욱 자신의 탈속함과 우아함을 더욱 느꼈다……

 

그래서 대청 안의 모든 사람들의 웃음도 더욱 짙어져갔다.

 

갑자기――

 

쟁쟁거리던 음률이 갑자기 꺾이며 쟁쟁쟁쟁거리며 더욱 빨리 연주되기 시작하고……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마치 꾀꼬리처럼 구성지게 우는 소리가 대청 안을 맴돌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맴돌고……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고……

 

갑자기 사람들의 마음이 다시 놀라서 이미 벌어진 입이 더욱 크게 벌어졌다.

 

탄식소리가 여러 사람들의 입에서 나왔다. 그것은 조물주의 위대함에 감탄하는 소리였다. 그들로 하여금 그렇게 아름다운 얼굴을 볼 수 있게 하다니, 그것은 휘장 뒤에서 나타난 것이었다……

 

꽃의 보조개처럼, 그녀들의 아름다운 얼굴 위에 떠서, 그녀들의 몸놀림에 따라, 화려한 채대(彩帶)가 대청 안에 나부겼다. 홍색, 녹색, 자색……

 

사람들의 호흡은 모두 숨을 죽였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은 무수히 맑고 투명한 여인들의 맑은 눈매가 그들에게 쏟아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자신을 향해 쏟아진다고……그들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상상했다……

 

노랫소리가……더욱 구성지고……음률이……더욱 아름다워지고……소리의 높낮이와 곡절이 조화롭다……

 

오음팔률, 뒤이어 뇌정만균(雷霆萬鈞)의 압력이 모든 공간과 모든 마음에 채워지고……

 

꿈같은 한 폭의 그림이 사람들의 눈앞에 펼쳐졌다. 이것은 인간 세상의 선경이다!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소리 없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수많은 보조개가 사람들의 눈앞에서 흔들리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새겨 넣어졌다……

 

순주(醇酒)……미인……선악(仙樂)……사람들은 심취했다……

 

아! 그리고 또 저기……예상우의무(霓裳羽衣舞: 월궁 항아들이 무지개치마와 새털로 된 옷을 입고 추는 춤)……

 

사람들의 심장은 숨을 죽이고……사람들의 웃음은……더욱 짙어져갔다……

 

《2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