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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章 횡소천군(橫掃千軍)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二章 횡소천군(橫掃千軍)

少秋 2024. 6. 28. 13:23

 

第二章 橫掃千軍

 

 

그러자 몇 마디 처참한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푸른 잎이 우거진 그늘 속에서 네 개의 그림자가 떨어져 땅바닥에서 한바탕 뒹굴었다.

 

모두가 깜짝 놀랐는데 은시대붕의 고심(高深)한 공력으로도 적들이 약 십장 정도 떨어진 숲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으니, 숨어든 사람들의 솜씨도 꽤 대단한 것이었다.

 

육검평은 땅바닥에 뒹구는 적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즉시 중인들에게 말했다:

"이곳의 경비가 삼엄한 것을 보니 이미 관부의 병력을 동원하여 우리를 상대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밤은 한바탕 싸워야만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으니, 저들의 수뇌부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지금 먼저 뚫고 나가는 것이 아직은 승산이 있을 것입니다!"

 

말을 마치고 낡은 장삼을 벗어 던지고 앞장서서 창문으로 뛰어 나갔다.

 

중인들도 대충 수습하고 막 떠나려는데 갑자기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가버리면서 어떻게 오랜 친구에 대한 도리를 지키겠다는 건가!"

 

쉭쉭 소리와 함께 어둠 속에서 대여섯 명이 연달아 튀어나왔다.

 

육검평이 눈을 들어 보니 큰 나무 아래에 여섯 명이 한 줄로 늘어서 있는데, 생사장 후광제가 가운데 서 있었다.

 

육검평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누구신가 했더니 후 노형이셨군요. 우리는 정직한 사람이라 떳떳치 못한 일은 하지 않는데, 후 노형께서는 한밤중에 가로막는 이유가 무엇이오?"

 

생사장 후광제가 흐흐 하고 연달아 웃으며 말했다:

"노부는 가친왕의 명을 받들어 그대들에게 가서 이야기를 나눌 것을 청하는 바이오. 어젯밤의 일에 대해 해명하시오."

 

육검평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실력도 없으니 직접 해결하지 못하고 백성의 딸을 납치하여 위협하려 하더니, 이제는 가짜 칙령을 내세워 한밤중에 길을 막고 습격하다니, 정말 부끄러움을 모르는군. 강호에는 당신 같은 인물은 존재하지도 않소!"

 

후광제는 욕을 먹더니 두 눈썹을 찡그리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얼굴이 더욱 흉악하게 변했다. 그는 화가 극에 달해 버럭 소리를 질러 말했다:

"밤중에 왕부를 습격한 것이 바로 조정을 모욕한 것인데도 여전히 큰소리를 치며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구나, 분별이 있는 자라면 순순히 노부를 따라가야 너희에게 이로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곳 사방 백 장 안은 이미 관군에게 포위되어 있으니 날개를 달아도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이다."

 

육검평은 정색을 하고 말했다:

"나는 공무를 중히 여기고 법을 지키며 분수를 지키는 선량한 백성일 뿐이니, 늙은 필부는 관의 위세를 빌어 사람을 겁주지 말고 실력이 있다면 먼저 본때를 보이시오."

 

그는 분노와 원한이 교차하며 구찬 등이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보고 속히 떠날 계책을 세우려 했기 때문에 생사장 후광제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두 팔을 한 바퀴 돌리더니 갑자기 일장을 후려쳤다.

 

장경은 깊고 웅장하며 위맹하여, 바람이 닿기도 전에 파공성이 먼저 이르니 그 위세가 실로 대단했다.

 

생사장 후광제가 막 입을 열어 호통을 치려는데 갑자기 경풍이 몸을 덮치자 즉시 어깨를 낮추고 기마자세를 취하며 두 손에 힘을 주어 덮쳐오는 기세를 향해 후려쳐 갔다.

 

두 줄기의 힘이 맞닿자 '펑' 하는 거대한 소리가 들렸다.

 

생사장 후광제의 늘씬한 몸이 일장 밖으로 날아가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가슴에서 혈기가 들끓으며 양손의 팔목 뼈가 부러질 듯하고 안색이 창백한 것이 부상이 가볍지 않음이 분명했다.

 

육검평은 급히 떠나려 손짓하여 부르니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잇따라 뛰어나왔고 막 담 위로 올라가려는데 갑자기 커다란 웃음소리가 들렸다:

"친구들, 본때를 보지 않고 어찌 그냥 가려 하는가!"

 

목소리와 함께 몸이 내려서더니 묘산사살이 현장에 서 있었다.

 

육검평은 묘산사살의 출현을 보고 구찬 등이 곧 도착할 것임을 짐작하고 시간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급히 팔을 들어 큰 소리로 외쳤다:

"모두 올라가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쌍장에 태산을 밀어내고 바다를 메울 듯한 경강을 담아 먼저 대살 양룡을 향해 후려쳤다.

 

묘산사살은 개개인의 공력으로 보면 아주 초절한 부분은 없지만 네 사람이 힘을 합쳐 연수하고 공수가 완벽하게 배합되어 상대방이 반격할 기회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이 대단했다.

 

이때 육검평이 손을 쓰자 네 사람은 여전히 나뉘어 포위하려 올라왔지만 이번 상황은 달랐다. 현장에 있는 풍뢰방의 사람 수가 거의 그들의 두 배 이상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육검평 한 사람을 포위 공격하게 둘 수 없었고, 동시에 지세가 너무 좁고 방위가 밀집되어 있어 어떠한 진식도 펼칠 수 없었다.

 

그래서 사살들이 흩어지자 은시대붕은 즉시 양호를 가로막고 일자검 관용이 양풍을 막아섰으며 철비금도 진건태가 양운을 맞이했다.

 

나머지 풍뢰방 향주들은 옆에서 엄밀히 감시하며 사방에서 기습해 올 적을 경계하며 대비했다.

 

양룡은 사살이 연수할 수 없고 자신의 공력이 한계가 있음을 알고 육검평의 침웅무비(沉雄無比)한 장력을 감히 받아칠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그는 경공에 독특한 조예가 있어 급히 몸을 날려 다섯 걸음을 피하고는 재빨리 대응했지만 육검평의 장력에 쓸려 비틀거리며 한 걸음 물러난 뒤에야 안정을 되찾았고 마음속으로는 더욱 놀라워했다.

 

육검평은 냉소를 지으며 능허보법을 운용하여 몸을 귀신처럼 뒤따르며 쌍장을 순세에 떨쳐 또다시 침웅무비한 경강이 측면에서 대살 양룡을 공격했다.

 

양룡은 제일장을 피하고 나서야 몸을 바로 세웠는데 육검평의 강맹한 장력이 빠르게 측면에서 덮쳐오자 급히 상체를 뒤로 젖히며 발뒤꿈치의 힘을 이용해 뒤로 튕겨나가며 '이어도천파(鯉魚倒穿波)'의 한 수로 몸 전체가 땅에서 일척 높이로 떠올라 뒤로 곧게 쏘아져 나갔다. 몸놀림이 깔끔하고 분명 대단했다.

 

은시대붕은 이살 양호를 가로막았고 살기가 극도로 참열(慘烈)하였다. 양호는 묘산사살 중에서 공력이 가장 높았는데, 그는 은시대붕의 장력이 파공성을 내며 은빛 광채를 발하는 것을 보고 이 노인의 공력이 심후하다는 것을 알았으며 은사장력은 매우 패도적이어서 손을 쓰자마자 빠르게 공격하고 빠르게 때려 선기를 빼앗으려 했다.

 

은시대붕의 장법은 본래 빠른 속도를 장점으로 삼았는데 이때는 오히려 그의 구미에 딱 맞아떨어져 출수가 번개처럼 빠르고 바람처럼 돌며 불규칙하게 움직였다.

 

두 사람이 이렇게 빠르게 공격하고 빠르게 때리니 진력이 크게 소모되었고, 은광이 번쩍이는 가운데 쉭쉭거리며 강풍이 일어 주위 이 장 안은 먼지와 모래가 흩날리고 나뭇잎이 어지럽게 흩어졌으며 몸놀림이 기이할 정도로 빨라 누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이십초가 지나자 양호의 신법은 상대적으로 느려져 점점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우치게 되었다.

 

은시대붕은 내력이 심후하고 싸울수록 용맹해져 몸이 표홀한 가운데 번쩍이는 은빛 광채가 파도처럼 상대방의 온몸을 뒤덮으며 선기를 잡았다.

 

일자검 관영은 삼살 양풍과 필사적으로 싸웠는데 두 사람의 공력은 비슷하여 빠르게 공격하고 빠르게 때렸다. 양풍의 신법은 비교적 경쾌했고 일자검법은 적을 공격하는 데 뛰어나 일단 전개되면 검세가 긴 무지개가 하늘을 지나는 것처럼 끊임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양풍은 발걸음이 가볍고 경쾌하여 바람처럼 장을 내뻗었고, 하늘을 가득 메운 검 그림자 속에서 번쩍이고, 펼치고, 뛰어오르고, 옮겨다니며 진퇴가 자유로워 일시에 막상막하로 싸웠다.

 

양운은 철비금도(鐵臂金刀) 진건태(陳建泰)와 맞부딪쳤는데, 상황은 크게 달랐다. 한 사람은 몸놀림이 활발하고 표홀하기가 바람과 같았고, 한 사람은 심후하고 힘이 있었으며 팔괘도(八卦刀) 속에는 오묘한 좌비권(左臂拳)이 섞여 있어 양운의 몸놀림이 아무리 빨라도 공격을 받으면서 동시에 반격할 수는 없었다.

 

나머지 풍뢰방 향주들도 우르르 몰려들어 각자 흑의경장 사내를 찾아 일대일로 사투를 벌였다.

 

풍뢰방의 여러 사람들은 위험한 상황에 처하여 겹겹의 포위망을 뚫어야만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으므로 모두들 우리에서 나온 호랑이처럼 목숨을 돌보지 않고 싸웠다.

 

쌍방이 한창 싸우고 있는데 갑자기 희미한 콧방귀 소리가 들렸다.

 

양룡의 늘씬한 몸은 육검평의 장력 가장자리에 맞아 다섯 걸음 밖으로 밀려났고 가슴속에서 피가 끓어오르며 안색이 약간 창백해졌다.

 

알고 보니 육검평은 양룡의 경공이 대단한데도 수비만 하고 공격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를 격패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정세가 급박하여 그가 오랫동안 시간을 끌 게 할 수 없었다. 머릿속으로 생각이 스쳐 지나가자 살기를 갑자기 드러나며 두 팔을 한 바퀴 휘둘러 '용칩심연(龍蟄深淵)'의 일초를 이미 전개했다.

 

회룡비학(回龍秘學)은 광세절학인데 양룡은 묘강에서 오래 살아오면서 이런 절기를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수많은 장막(掌幕)이 생각지도 못한 방향에서 덮쳐오는 것을 보고는 놀라 가슴이 서늘해졌고 급히 경쾌한 구명보법을 전개하여 연속으로 후퇴했는데, 그의 눈치가 빨랐음에도 장력의 가장자리에 맞아 겨드랑이에 약간의 상처를 입었다.

 

그는 감히 태만하지 못하고 발끝으로 지면을 찍고 지붕 위로 날아올랐다.

 

육검평이 쫓아가 덮치려 할 때 갑자기 오른쪽 나무 꼭대기에서 유성처럼 빠르게 떨어져 내리는 한 줄기 신형이 있었는데, 두 손을 떨치며 떨어지는 기세를 따라 육검평의 정수리를 향해 내리쳤다.

 

빠른 기세와 심후한 위력으로 막기 어려웠으며 육검평이 고려할 여지를 전혀 주지 않았으므로 급히 보법을 전개하여 몸을 옆으로 피해 장력 범위 밖으로 벗어났다.

 

눈앞에 나타난 사람이 다름 아닌 활염라(活閻羅) 구찬(仇燦)임을 확인한 육검평은 화가 극에 달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구 노인께서 암습하는 솜씨가 과연 보통이 아니시군요. 하지만 이미 약속이 있었는데 왜 식언을 하고 배신하여 다수로 본 방의 사람들을 포위하시는 것이오?"

 

구찬은 흐흐 하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육 방주께서는 너무 따지지 마시오. 방금 묘산의 첫째가 분명히 물러갔는데 왜 굳이 쫓아다니며 죽이려 하시오? 노부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급하여, 출수하는 것이 마땅치 않았지만 상황이 절박하여 어쩔 수 없었소. 오늘 밤의 일은 노부의 직책이 있는 관계로 명을 받들어 파견된 것이니 내일 밤의 사적인 약속과는 완전히 다르오. 각하를 비롯한 사람들이 이 몸을 따라 왕부로 가기만 하면 왕야께서 사정을 물으신 후에는 무사할 것이오."

 

육검평은 그들이 관부의 세력을 이용해 허장성세(虛張聲勢)를 부리는 것임을 알고 냉랭하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원한으로 사람을 죽이고 사람을 납치한 일은 모두 당신들이 저지른 일인데, 왕부의 행사라는 허울이 좋구려. 어찌 이런 소인배 같은 행동을 하여 암중에 포위하고 기습하는 것이오? 오늘 설사 천군만마가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마음에 두지 않을 것이니, 분별이 있다면 수하들을 불러내어 대신 죽게 하지 마시오."

 

활염라 구찬은 두 눈썹을 찡그리며 차갑게 말했다:

"너희들이 감히 공공연히 저항하다니, 그렇다면 노부가 사정없이 손을 쓰는 것도 탓할 수 없겠구나! 이곳의 지세가 너무 좁아 펼치기 어려우니, 용기 있다면 나를 따라오너라!"

 

말을 마치고 앞장서서 몸을 날려 담장 밖으로 나갔다.

 

육검평은 그들이 다수를 믿고 승리를 거두려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는 천성이 오만하여 풍뢰방을 맡은 이후로 누구에게도 굴복한 적이 없었다. 상대방이 이미 공개적으로 싸움을 걸어왔으니 비록 용담호혈(龍潭虎穴)이라 하더라도 끝까지 맞서기로 하고 그 말을 듣자 두 눈썹을 치켜세우며 뒤쫓아 담장 밖으로 나갔다.

 

두 사람은 앞뒤로 가볍게 뛰어오르고 몇 번 오르락내리락 하더니 어느새 공터에 도착했고 활염라 구찬은 몸을 안정시키고 공터 중앙에 섰다.

 

육검평 일행이 잇따라 도착해 발이 땅에 닿기도 전에 사방 어둠 속에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몰려나와 육검평을 핵심에 두고 포위하니 그 기세가 과연 놀라웠다.

 

그들의 이런 진식만으로 육검평은 아직 그들을 마음에 두지 않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서방맹수(西方盲叟)와 장승(藏僧) 파금대불(巴金大佛) 등이 이미 활염라 구찬과 나란히 서 있다는 것이었다.

 

육검평은 크고 작은 수십 번의 싸움을 거치며 강호 경험도 많이 쌓았기 때문에 일부러 낭랑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이 몸이 무슨 덕과 능력이 있다고 감히 고명하신 선배님들을 이곳에서 기다리게 하겠습니까? 하지만 여러분들이 만약 함께 공격하실 뜻이 있다면 이 몸도 결코 망설이지 않겠습니다."

 

갑자기 한 줄기 긴 고함소리와 함께 경장사내 하나가 삼 척 밖으로 날아갔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기와 바닥에 쓰러졌는데 두 다리는 이미 정강이가 부러져 있었고 고통에 처참하게 신음하며 땀을 비 오듯 쏟아내더니 곧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왜방삭(矮方朔) 동초(董超)는 일초에 성공을 하고 계속해서 솜씨를 펼치려 했다.

 

이때 파금대불은 이미 운공을 마치고 상황이 험악한 것을 보고 폭갈을 터뜨리며 두 팔을 떨쳐 '천룡대팔식(天龍大八式)'을 전개하며 몸을 날려 뛰어오르더니 쌍장을 맹렬하게 왜방삭의 정수리를 향해 내리찍었는데, 일장에 경풍과 소성이 동반되는 것이 위력이 놀라웠다.

 

왜방삭은 다가오는 기세가 흉맹한 것을 보고 급히 몸을 돌려 옆으로 구르더니 상대방의 발 디딜 위치를 파악해 갑자기 습격을 가하려고 하였는데, 장승이 이미 마음속으로 계산해 둔 것을 어찌 알았겠는가. 쌍장으로 내리친 힘을 이용하여 '천룡대팔식(天龍大八式)'의 독특한 기공을 일으켜 몸을 튕겨 올리더니 허리를 비틀고 몸을 돌려 마치 용이 공중에서 노니는 것처럼 순식간에 다시 돌아왔다.

 

다시 왜방삭 동초를 향해 맹렬히 일장을 날리니 기세는 아까보다 더욱 강력하고 웅장했다.

 

왜방삭은 '천룡대팔식'이 바로 '지당권(地堂拳)'의 극성임을 알고 있었으므로 당연히 가만히 서서 맞을 수는 없었기에 서둘러 공세를 피했다.

 

이때 서방맹수(西方盲叟)는 육검평이 한눈을 파는 틈을 타 혼원기공(混元氣功)을 운용하여 육검평의 상체를 향해 맹렬히 일장을 날렸다.

 

다행히 육검평은 미리 준비하고 있었고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을 온몸에 펼쳐 혼원기공을 소거(消去)하였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큰 손해를 볼 뻔했다.

 

하지만 그는 매우 총명하여 잠시 생각해 보더니 상대방의 기이한 장력에 억지로 부딪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더욱 '금강부동신공'을 극한까지 펼치며 힘을 축적하며 기다렸다.

 

맹수는 일장이 뜻대로 되지 않자 마음속으로도 이상하게 여겼지만 어쨌든 상대방의 나이로 보아 불문(佛門)의 지고한 신공을 연성했을 리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시 손을 들어 기력을 더해 공격했다.

 

광풍이 세차게 몰아치며 반공중에서 소용돌이치고 격동하는 모습이 아까보다 더욱 위맹해 보였다.

 

압도당한 장내의 중인들은 황급히 뒤로 세 걸음 물러났다.

 

육검평은 이미 마음속으로 대비를 하고 있었고, 상대방이 두 손을 들자마자 왼쪽으로 팔척을 이동하며 정면의 장력을 피했다.

 

갑자기 쌍수를 한 바퀴 돌며 내리쳤으나 여전히 뜻을 이루지 못하였고 맹수의 몸은 약간 흔들렸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맹수는 더욱 화가 치밀어 올라 두 눈을 부릅뜨고 수염과 머리카락이 곤두섰으며 맹렬히 숨을 들이마시고는 두 팔에 전신의 십이성공력(十二成功力)을 모아 쌍장을 육검평의 앞쪽으로 내리쳤다.

 

쉭쉭대는 몇 가닥 소리가 들리더니 마치 산이 무너지는 것 같은 경강(勁罡)이 몸을 짓눌러왔다.

 

육검평은 뒤로 세 걸음 물러난 뒤 양팔을 펴고 점자결(黏字訣)을 이용하여 뒤로 움츠렸고 맹수의 거대한 몸은 그에 따라 앞으로 세 걸음 비틀거렸고 힘이 다하기를 기다렸다가 육검평이 갑자기 쌍장을 내리쳤다.

 

'쾅' 하는 소리가 나더니 맹수는 즉시 세 걸음을 물러난 뒤에야 가까스로 버티고 섰는데, 이는 실로 팔십 먹은 노파가 어린아이를 업는 것과 같아서 자신이 수십 년간 정순하게 수련한 동진혼원공(童眞混元功)으로도 상대방을 어찌할 수 없었으며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창피를 당할 뻔했다.

 

하지만 이런 혼원공은 진기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것으로, 공교롭게도 세 초식이 지나자 맹수는 급히 형세를 수습하고 정신을 집중하여 기를 조절하였다. 그의 공력은 이미 화경(化境)에 이르러 정신을 약간 가다듬고 즉시 일주천(一周天)을 하자 기력이 천천히 회복되었다.

 

육검평은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띤 채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맹수는 역시 강호의 노장다웠는데 마음속으로는 매우 분노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젊은이, 공력에 차이가 없다니 과연 솜씨가 꽤 있구나. 이 몸의 몇 수를 더 받아 보거라!"

 

말소리와 함께 신행보(神行步)를 전개하여 쾌속무비하게 육검평을 향해 연달아 칠장삼퇴(七掌三腿)를 날렸다.

 

육검평은 상대방의 공세가 세차게 몰려오는 것을 보고 속으로 살짝 웃으며 독특한 경공법인 능허보법(凌虛步法)을 전개하여 바람과 그림자 사이를 누비며 연달아 구장오퇴(九掌五腿)로 반격하며 맹수의 맹렬한 공세를 막아냈다.

 

쌍방은 이번에 모두 빠르게 공격하고 방어하며 빠르게 움직여 근본적으로 몸의 형체를 전혀 볼 수 없었고 다만 두 마리의 민첩한 교룡(矯龍)이 비단처럼 서로 뒤엉켜 있는 것만 보였다. '펑펑' 하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고, 삼장 범위 이내의 먼지와 모래가 흩날렸으며 공기는 사람을 질식하게 만들 정도였다.

 

그야말로 백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생사를 건 대결이었다.

 

격전장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 넋을 잃고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이런 빠른 공격과 방어는 진기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것이다.

 

거의 오십초가 지났다.

 

육검평의 미간에는 땀이 맺혔다.

 

맹수도 숨을 헐떡였다.

 

쌍방은 초식을 주고받는 것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

 

육검평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쌍방의 형편을 헤아려 보니 이런 식으로 싸워서 상대방을 물리치려면 최소 오백 초식 이상을 싸워야 하고 자신의 체력도 거의 소진될 것이므로, 주변에 서 있는 구찬 등 중 누구라도 나서서 이어받는다면 자신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속전속결뿐이었다.

 

그는 이런 생각을 마치자마자 갑자기 몸을 날려 일장 정도 높이 솟아오르더니 반공중에서 허리를 비틀고 다리를 튕겨 머리가 아래로 가고 다리가 위로 가도록 자세를 바꾸더니 두 팔을 뻗고 떨치며 내리꽂는 기세를 따라 '용비구천(龍飛九天)' 일초를 출수하였다.

 

회룡비급(回龍秘笈)의 광고절학(曠古絶學)이 펼쳐지자 층층이 쌓인 장영(掌影)이 맹수의 머리를 향해 덮어씌워졌다.

 

맹수는 눈앞이 번쩍이며 사방에서 무수한 장영(掌影)이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공력이 초인적이었기에 이 한 수가 무궁무진한 위력과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급히 신행보(神行步)를 전개하여 연달아 세 번을 회전한 후에야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다.

 

'콰르릉' 하는 소리가 하늘에 진동하며 울렸고, 방금 맹수가 서 있던 땅은 이미 장력에 의해 반 척 정도 깊이 함몰되었다.

 

육검평은 이 일장의 반발력을 이용하여 신형을 귀신처럼 날아서 따라붙었다.

 

그의 발끝이 땅에 닿자마자 '용조경천(龍爪擎天)' 일초를 쌍장에 산을 밀어내고 바다를 메울 듯한 힘을 담아 맹수의 등 뒤로 맹렬히 뻗어나갔다.

 

맹수는 막 상대방의 맹렬한 일격을 벗어났지만 몸을 미처 바로 세우기도 전에 상대방의 더할 나위 없이 맹렬한 장력이 덮쳐오는 것을 느끼고 단전에 힘을 모아 억지로 신형을 공중으로 뽑아 올려 앞으로 삼 척을 날아갔지만 여전히 한 걸음 늦었고 등 뒤는 이미 장력에 가볍게 눌렸다. 그는 고통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맹수가 등에 약간의 상처를 입은 순간 육검평은 휙 몸을 돌려 어느새 맹수의 앞으로 날아갔다. 양팔을 오묘하게 움직여 '회룡정악(回龍定嶽)' 일초를 출수하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두 줄기의 경풍이 왼쪽과 오른쪽에서 협공해 오는 소리가 들렸다.

 

육검평은 이 일초를 출수하면 맹수가 일장에 액운을 피하기 어렵지만 자신도 협공에 의해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편 은시대붕과 이살 양호는 한창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는데 은시대붕은 살기가 솟구쳐 폭갈을 터뜨리며 몸을 공중으로 뽑아 올려 공중에서 우아하게 한 바퀴를 돈 후, 마치 대붕처럼 쌍장에 뇌정만균(雷霆萬鈞)의 기세를 담아 내리찍었다.

 

그의 쌍장에서는 천 가닥의 은광(銀光)이 사방팔방에서 양호를 향해 뻗어 나왔는데, 알고 보니 그는 이미 독특한 경공과 은사장법(銀沙掌法)을 전개한 것이었다. 양호는 눈앞에 은빛이 번쩍이더니 가느다란 경풍이 얼굴을 찌르며 한기가 느껴지자 도저히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급히 몸을 기울여 아래로 쓰러지며 '나려타곤(懶驢打滾)' 전개하여 신속하게 일 장 밖으로 굴러갔다.

 

은시대붕은 속으로 살짝 웃으며 몸을 이 쌍장의 누르는 힘을 이용해 살짝 띄워 올리더니 두 팔을 벌리고 두 다리를 튕기며 다시 따라붙으며 날아와 쌍장을 뻗어 '철우릉공(鐵羽凌空)' 일초를 출수하여 양호의 뒤통수를 향해 공중에서 내리찍었다.

 

이 일초는 은시대붕이 명성을 얻은 절기(絶技)로 평소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오늘 밤은 겹겹이 포위된 가운데 있었고 또 육검평이 혼자서 적을 추격하다 의외의 사고가 생길까 봐 걱정되어 즉시 도우러 가야 했기 때문에 급한 김에 전력을 다해 펼치게 되었다.

 

그가 전력을 다해 펼치자 위력은 더욱 놀라웠고 몸은 날개를 펼친 대붕처럼 장력은 사람을 겁먹게 하는 가벼운 파공성을 동반하며 번개가 번쩍이고 바람이 소용돌이치듯 몰아쳤다.

 

양호는 발끝이 막 땅에 닿았지만 몸을 채 일으키기도 전에 뒤쪽에서 파공성이 또 들려오자 어디로도 피할 곳이 없어 장력에 맞아 상처를 입을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그는 위기에 처해서도 당황하지 않고 발끝을 살짝 찍는 힘을 이용하여 억지로 몸을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디며 더없이 빠르게 뒤쪽으로 손을 떨쳐 한 줄기 차가운 빛이 은시대붕의 오른쪽 팔뚝을 향해 쏘아갔다.

 

알고 보니 그는 양패구상(兩敗俱傷)의 타법을 구사하고 있었다. 물론 자신이 이 일장을 피하기 어렵지만 상대방도 적어도 오른쪽 팔 하나를 잃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은시대붕이 막 초식을 펼치려다 상대방의 어깨가 살짝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다행히 그는 싸움 경험이 매우 풍부하였기에 상대방이 틀림없이 악독하게 손을 쓸 것임을 알아차렸고 특히 묘산사살(苗山四煞)이 명성을 얻은 비도(飛刀) 특기를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경계심이 생겼다.

 

그래서 차가운 빛이 번쩍이는 순간 오른손을 가라앉혀 경풍을 왼쪽으로 쓸어 보내고 단전에힘을 모아 몸을 반 바퀴 돌려 두 다리를 굽히고 펴더니 어느새 왼쪽 일 장 밖으로 날아갔다.

 

그가 장력을 왼쪽으로 쳐대는 순간, 양호의 가벼운 신음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고 왼쪽 어깨는 이미 경풍에 스쳤으며 그는 충격에 비틀거리며 세 걸음이나 비스듬히 달아났다. 만약 양패구상의 타법을 구사하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고 비도를 날렸다면 이 일장에 죽지는 않더라도 중상을 입었을 것입니다.

 

양호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자마자 은시대붕이 몸을 날려 땅에 떨어지는 찰나에 손을 떨며 또다시 일도를 휘둘렀다. 이번에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입으로 가볍게 휘파람을 불며 몸을 날려 담장으로 올라가더니 정원 밖으로 사라졌다.

 

관용은 일자검법(一字劍法)으로 묘산사살의 셋째 양풍(楊風)과 겨루었는데 처음에는 평수를 이루었지만 삼십 초가 지나자 그는 검법을 모두 펼치자 이에 밀린 양풍은 계속해서 뒤로 물러났다.

 

그의 이 검법은 적을 공격하는 데 뛰어나 초식을 일단 전개하면 마치 강둑이 터진 것처럼 끊임없이 용솟음쳐 나오고 기세가 등등하여 사용할수록 더욱 맹렬하고 사람을 놀라게 하였으므로 공력이 약간 높은 상대라 하더라도 함께 공격할 기회를 얻기 어려웠다. 하물며 양풍은 그보다 아직 부족하였으므로 선기를 모두 잃고 거듭 위험한 초식을 만나야 했다.

 

오십 초가 지난 후 양풍은 더 이상 가망이 없음을 알았다.

 

일자검 관용이 '횡소천군(橫掃千軍)' 일초를 사용하여 검을 중반으로 내리그으며 양풍의 허리를 베어오자 검이 회오리바람처럼 맹렬한 기세로 다가왔다.

 

양풍은 다가오는 기세가 빠른 것을 보고 감히 태만하지 못했다. 그는 경공에 남다른 재주가 있었으므로 급히 몸을 뒤로 젖히며 발끝을 살짝 찍는 힘을 이용하여 '이어도천파(鯉魚倒穿波)' 일초를 펼쳐 뒤쪽으로 일 장 남짓 물러났다.

 

관용은 일검이 허탕을 치자 즉시 도중에 초식을 바꾸며 부골지저(附骨之蛆)처럼 쫓아가더니 '침뢰설지(沉雷洩地)'를 처음으로 펼쳐 양풍의 두 다리를 베었다.

 

양풍의 몸이 비로소 바로 서려는 순간 검풍이 이미 땅을 뒤덮으며 쓸어오자 본능적으로 위로 펄쩍 뛰었는데 '찍'하는 소리와 함께 신발 뒤축이 한 조각 베어져 나갔고 혼비백산하여 옆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는 감히 더 이상 지체하지 못하고 손을 떨치자 흰빛이 번쩍이더니 한 자루의 비도가 이미 손을 떠나 일자검 관용을 향해 날아갔다.

 

관용은 막 검을 휘둘러 초식을 전개하려다가 정면에서 날아오는 한 줄기 흰빛을 보고 상대방이 이미 비도를 날렸음을 알아차렸다. 거리가 너무 가까웠기 때문에 이미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급히 마반대검광(磨盤大劍光)을 걷어 올려 비도를 막아내고 보니 상대방의 신형이 번쩍하더니 양풍은 이미 몸을 날려 담 밖으로 뛰어오르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