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武俠小說

第三章 출수교룡(出水蛟龍)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三章 출수교룡(出水蛟龍)

少秋 2024. 6. 30. 13:25

 

第三章 出水蛟龍

 

 

철비금도(鐵臂金刀) 진건태(陳建泰)는 침착하고 웅혼한 팔괘만승도법(八卦萬勝刀法)으로 날렵하고 기묘한 보법을 지닌 사살(四煞) 양운(楊雲)과 겨루었는데 본래는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다행히 좌비권(左臂拳) 특기가 휙휙거리는 도광(刀光) 사이에 섞여 들어가자 평소 음흉하고 간사하다고 알려진 양운도 마음에 꺼려져 초식을 전개하고 받아치는 사이에 여지를 남겨 두어야 했다. 본래 상대방이 힘이 다할 때를 틈타 다시 공격을 가할 생각이었으므로 계속 거짓 공격으로 유인하여 갑자기 붙었다가 갑자기 떨어지고 했다.

 

진건태는 싸움 경험이 매우 풍부하였기에 한눈에 상대방이 전력을 다하지 않고 공격하여 자신을 지치게 하려는 의도임을 간파했으니 어찌 함부로 마구 공격할 수 있겠는가. 급히 정신을 집중하여 침착하게 대응하였고 한동안 양측은 교착 상태가 되었다.

 

오십 초가 지나자 진건태는 계책이 떠올랐고 갑자기 손에 든 칼을 꽉 쥐고 왼손 주먹을 쥐더니 맹렬하게 일갈하며 미친 듯이 연달아 오도삼권(五刀三拳)을 공격했다.

 

양운은 상대방이 흥이 나서 죽이려는 줄 알고 속으로 은근히 기뻐하며 여전히 날렵하고 영민한 보법을 이용하여 최대한 피하고 돌아다녔지만 갑자기 들이닥친 기세가 너무도 맹렬하였으므로 일시에 연달아 다섯 걸음이나 물러났다.

 

진건태는 유리한 상황을 양보하지 않고 공격 초식을 더욱 날카롭게 하자 양운은 비록 경공을 극한까지 펼쳤지만 이미 위험한 초식을 만나야 했다.

 

또다시 이십 초식이 지났다.

 

철비금도 진건태가 출수하는 초식이 점점 느려지고 호흡도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이때 그는 '발풍팔타(潑風八打)' 일초를 전력으로 펼쳐 양운의 상반신을 쪼개 왔는데 도풍이 회오리바람처럼 몰아치는 것이 지극히 위맹하였으므로 얼핏 보면 목숨을 걸고 펼치는 수법 같았다.

 

양운은 연환 보법을 밟으며 몸을 날려 진건태의 등 뒤로 돌아갔다.

 

마침 진건태는 일초를 허탕치고 초식이 이미 펼쳐져 도세를 일시에 거둘 수 없었는데 양운이 이를 똑똑히 보고 갑자기 쌍장으로 일초를 펼치며 진건태의 뒷등의 '지당혈(志堂穴)'을 맹렬히 때렸다.

 

그런데 진건태는 원래 유인 초식을 펼쳤으므로 귀로 등 뒤의 바람 소리를 듣고 급히 발끝으로 땅을 찍으며 몸을 마치 팽이처럼 왼쪽으로 뒤집더니 왼손으로 일권을 맹렬히 휘둘러 양운의 왼쪽 손목을 쳤다.

 

양운운 막 승리를 거두려는 순간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자신도 모르게 살짝 방심하였는데 갑자기 상대방의 신형이 번쩍이더니 '빡'하는 소리와 함께 왼쪽 손목이 마치 무거운 망치로 얻어맞은 듯 아팠고 손목뼈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

 

그는 분노와 원한이 교차하며 악념이 갑자기 생겨나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으며 오른손을 연달아 들어 올리며 '쉭쉭쉬' 세 줄기의 차가운 빛을 곧장 쏘아 보냈다.

 

진건태는 적을 유인하는 데 성공하여 일초에 승리를 거두었는데 갑자기 사살 양풍의 휘파람 소리가 두 번 들리더니 연달아 몸을 날려 담을 넘어갔고 은시대붕과 일자검 관용 그리고 여러 향주들이 함께 뒤쫓으며 빠르게 변하더니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이번 일로 마침 그의 생명을 구했다. 양운은 세 자루의 비도를 모두 담 밑으로 떨어뜨렸고 한바탕 불꽃이 튀었다.

 

양운은 발을 구르더니 몸을 날려 뒤쫓아 갔다.

 

그들은 육검평의 뒤로 왔고 바깥쪽을 포위하고 있던 사람들이 신속하게 몰려들어 빽빽하게 한 무리를 이루었다.

 

사람들이 움직이고 도광이 번쩍였으며 기세가 자못 무서웠다.

 

이때 구찬은 눈을 돌려 장내를 훑어보더니 풍뢰방의 여러 사람들이 모두 포위되어 있는 것을 보자 득의양양하게 흐흐거리며 연달아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러도 좋군. 여러분이 모두 함께 있으니 노부가 쓸데없이 애쓰지 않아도 되겠군."

 

육검평은 냉랭하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네놈들의 이런 도깨비 같은 재주로는 아직도 육모(陸某)는 마음에 두지 않는다. 어떤 도산검림(刀山劍林)이라도 육모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모조리 받아 주겠다."

 

구찬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미친놈들이군. 황성 중지는 네놈들이 이렇게 날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지금 관군이 겹겹이 포위하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피를 흘리며 이곳에서 죽을 것이다. 차라리 얌전히 노부를 따라 왕부로 가서 본심을 밝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면 가볍게 처벌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흐흐……"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거냐?"

 

"방을 궤멸시키고 일족을 능지처참하겠다!"

 

"설사 내가 동의하지 않는다 해도?"

 

"옥령(玉令)은 태산과 같은데 네놈들이 어찌 거역할 수 있겠느냐?"

 

"너무 허세 부리지 마라, 가짜로 전해진 명령으로 너희들은 이미 도적떼와 한통속이 되었으니 진작 주륙당해야 마땅했다. 만약 황상께서 이를 아신다면 왕야께서도 감당하지 못하실 것이다."

 

"어린놈이 눈앞에 죽음이 닥쳤는데도 아직도 모르는구나. 이런 일은 노부가 책임질 것이니 오늘 밤은 살아서 이곳을 떠날 생각일랑 하지 말고 목숨을 바쳐라!"

말을 마치고는 파금대불(巴金大佛)을 향해 눈짓을 했다.

 

두 사람은 신속하게 몸을 돌리며 네 개의 장을 일제히 휘둘러 좌우에서 육검평을 협공해 갔다.

 

이때 두 사람은 이미 원한이 극에 달하고 분노가 극에 달해 더 이상 무림의 신분을 돌보지 않고 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사지에 몰아넣으려고 하였으니 펼친 장법은 이미 전력을 다한 것이었다.

 

두 줄기의 거센 광풍이 양쪽에서 맹렬히 몰려오는 것이었다.

 

육검평은 대적을 눈앞에 두고 좌우에서 협공을 받고 있었으니 어찌 감히 태만할 수 있었겠는가. 급히 능허보법(凌虛步法)을 극한까지 펼치며 귀신처럼 신형을 번쩍이더니 앞으로 오 척을 표홀히 날아가 정봉(正鋒)을 피하고는 쌍장을 한껏 펼치며 좌우의 기세를 후려쳤다.

 

그러자 '펑펑' 하는 두 줄기의 굉음이 들렸다.

 

세 사람은 동시에 한 걸음 물러났다.

 

은시대붕은 이를 똑똑히 보고 폭갈을 터뜨리며 말했다:

"다수로 승리를 취하려 하는 쥐새끼들아, 네놈들도 노부의 일장을 받아라!"

 

소리를 동반한 산과 같은 경강이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와 곧장 염라 구찬의 등을 후려쳤다.

 

그는 구찬의 수단이 너무도 비열하고 음독하여 분노와 원한으로 소리를 지르며 장(掌)을 내질렀고 기세는 지극히 웅혼하였다.

 

구찬은 갑자기 등 뒤에서 거센 경풍이 몸을 덮치자 황급히 발걸음을 옮겨 칠 척을 가로로 표홀히 날아가서야 비로소 피하고는 몸을 돌려 장을 휘두르며 맹렬히 은시대붕을 향해 반격해 갔다.

 

은시대붕은 일격이 빗나가자 즉시 힘을 비축하며 적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상대방의 장공이 닥쳐오는 것을 보고 냉랭하게 코웃음을 치며 어깨를 낮추며 기마자세로 쌍장에 전신의 공력을 운기(運起)하여 맹렬히 후려쳤다.

 

양쪽의 강력한 힘이 부딪히자 '펑' 하는 거대한 소리가 들렸다.

 

활염라 구찬은 세 걸음이나 뒤로 밀려났다.

 

은시대붕은 몸을 한 걸음 뒤로 물린 후 멈췄다.

 

그는 선기를 잡자 용기가 더욱 크게 일어 연달아 매섭게 이장(二掌)을 공격해 갔다.

 

구찬은 이를 악물고 이장을 받아 냈는데, 하늘을 뒤흔드는 두 번의 소리가 울리며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였다.

 

활염라 구찬은 몇 걸음을 비틀거리며 물러난 후에야 가까스로 버티고 섰는데 가슴속의 기혈이 살짝 끓어오르고 안색이 창백한 것이 이미 경상을 입은 것 같았다.

 

육검평은 은시대붕이 출수한 것을 보고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쌍장을 끊임없이 휘두르며 파금대불을 향해 연달아 삼장을 후려쳤다.

 

파금대불은 상대방의 나이가 비록 어리지만 내공이 매우 심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원래는 감히 억지로 받아 내지 않으려 하였으나 육검평의 출수가 번개보다 빨라 몸을 돌릴 기회를 주지 않았으므로 황급히 정신을 집중하고 온몸의 공력을 운용하여 있는 힘을 다해 삼장을 받아 냈다.

 

그러자 '펑펑펑' 하는 세 번의 소리가 연달아 울리며 파금대불은 두 걸음이나 물러났고 육검평은 몸이 약간 흔들리더니 곧 멈췄다.

 

양쪽 모두 무림의 최고수 중 하나로 내공이 비할 데 없이 심후하였기에 장풍이 부딪히자 삼 장 이내의 공기가 진동하며 끊임없이 '파파' 하고 소리를 냈다.

 

현장 주변에 서 있던 사람들은 모두 어쩔 수 없이 뒤로 일 장 정도 물러났다.

 

그야말로 백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맹렬한 사투에 장외의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잠시 장내가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조용해지자 마치 폭풍우가 닥치기 전의 암흑 같은 순간이 찾아왔다.

 

파금대불은 일대 종사로 평생 자부심이 대단하였는데 이번에 북경으로 초청되어 풍뢰방의 수중에서 거듭 모욕을 당하였고, 오늘 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또다시 육검평에게 선기를 빼앗기자 화가 나 눈이 찢어질 지경이었으며 수염과 머리카락이 곤두서더니 폭갈을 터뜨리며 양팔에 십이 성(成)의 공력을 운용하여 육검평의 가슴을 향해 맹렬히 후려쳤다.

 

육검평은 오늘 밤 속히 해결하지 않으면 자신은 물론 수하인 여러 향주들의 정세가 실로 우려됨을 알고 있었는데, 장승이 출수하며 기세가 사나운 것을 보고 이미 목숨을 걸고 싸울 결심을 하였음을 짐작하고 다시 사정을 봐주지 않고 양 눈썹을 치켜 올리며 살기를 돋우더니 황급히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을 운용하여 기세를 모으고 방비하였다. 그러다가 장풍이 몸에 닿기 직전에 갑자기 사자결(卸字訣)을 운용하여 양팔을 뒤로 움츠리니 닥쳐오던 장력이 절반이나 소거하였다. 그리고는 맹렬히 양팔을 떨치며 곧장 장승을 향해 후려쳐 갔다.

 

파금대불은 자신이 쳐낸 경강(勁罡)이 상대방에 의해 가볍게 움츠리자 적지 않게 소거되는 것을 보고 멍해 있는 사이, 갑자기 위맹하기 짝이 없는 경풍이 마치 붕산도해(崩山倒海)처럼 세차게 닥쳐왔다.

 

'펑'하고 하늘을 뒤흔드는 소리만이 들렸을 뿐이었다.

 

파금대불의 거대한 몸은 곧바로 칠 척 밖으로 날아가 '퍽'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쓰러졌고, 가슴속에서는 피가 솟구쳤고, 목이 달콤해지는 순간 다행히 그의 공력이 심후하여 억지로 한 모금의 선혈을 억눌렀다.

 

육검평 역시 세 걸음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고, 몸이 한차례 흔들리며 가슴이 약간 울렁거리고 안색이 창백해 보이는 것이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이 분명했다.

 

구찬은 소리를 듣고 힐끗 보더니 저도 모르게 한기가 치솟아 올라 황급히 큰 소리로 외쳤다:

"모두 함께 공격해라. 오늘 밤 쥐새끼들이 이곳에서 살아 나가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마라!"

 

호통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주위를 에워싸고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일시에 도검을 들고 풍뢰방 사람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한편 육검평이 일장으로 파금대불을 물리치고는 정신을 집중해 조식하고 있는데, 갑자기 구찬의 고함소리가 들리더니 사방을 에워싸고 있던 교련병(教練兵)들이 일제히 도검을 들고 함성을 지르며 풍뢰방의 호걸들을 향해 몰려왔다.

 

육검평은 두 눈썹을 치켜뜨고 억지로 상처를 억누르며 폭갈을 터뜨리며 두 손으로 진력을 모으고 맹렬히 활염라 구찬을 향해 쳐들어갔다.

 

그의 상처는 본래 매우 경미했지만, 이때 분노가 극에 달하자 출수에 더욱 여력을 아끼지 않았고, 산도 밀어낼 수 있는 경강이 노도처럼 뿜어져 나오는 것이 보였다.

 

구찬은 앞서 이미 그의 쓴맛을 맛보았기 때문에 이때 당연히 억지로 받아치지 못하고 급히 신형을 피해 팔척을 날아올라 가까스로 장경 범위 밖으로 피했다.

 

육검평의 일초가 빗나가자 분노가 더욱 타올랐고, 그는 구찬이 강호의 도의를 무시하고 일련의 음모와 계략을 꾸며 풍뢰방 여러 사람들을 일망타진하여 사지로 몰아넣으려는 심보가 극히 악독하다고 생각하고, 그를 현장에서 즉결처분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다시는 사정을 봐주지 않고 손을 쓰기로 했다.

 

그는 연달아 전진하며 곧장 가운데로 들어가 구찬의 신형이 안정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맹렬히 또다시 일장을 날렸다.

 

파도 같은 장력이 사람을 겁주는 가벼운 소성(嘯聲)을 동반해 바람을 일으키며 다가왔다.

 

구찬은 옆으로 피하는 사이에 상대방의 출수가 이렇게 빠를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다행히 그의 공력이 높고 침착하며 위기에 처해도 당황하지 않았고, 등 뒤에서 소성(嘯聲)이 들리자마자 즉시 형세를 파악하고 오 척 밖으로 굴러 나갔다.

 

육검평은 쌍장을 가슴에 대고 밀쳐냈지만 미처 밑을 고려하지 않았고, 구찬의 신형이 갑자기 엎어지자 즉시 밀기를 누르기로 바꾸었지만 상대방은 이미 굴러 나갔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땅은 이미 손바닥 힘에 눌려 반 척이 넘게 움푹 팼고, 그 여파로 일장 범위 내의 모래와 돌이 사방으로 튀고 먼지가 날렸다.

 

육검평이 잠시 멍한 사이 묘산사살이 다시 손을 잡고 공격해 올라와 여전히 육검평을 사방에서 포위하고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네 사람이 연수하여 올라온 것은 과거의 정적인 공격 방식과는 달리 오히려 적극적으로 돌아가며 공격을 펼쳤다.

 

원래 이들 사상진은 네 사람의 힘을 합쳐 공격하는 것인데, 이번에 번갈아 하는 공격은 빠르기가 짝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기세도 놀라우리만치 대단하여, 장영이 마치 번개 같고 경풍이 파도 같아서 삼장 방원 이내에는 거의 파고들 틈이 없었다.

 

순간 육검평도 이 뇌정만균의 기세에 놀라 저도 모르게 당황했다.

 

다행히 그의 공력은 심오하고 진력이 초인적이어서 사방에서 장력이 경도해랑(驚濤駭浪)처럼 연속적으로 거세게 밀려오는 것을 보고 전신의 공력을 급히 운용하여 밀려오는 기세를 향해 쌍장을 끊임없이 내질러 갔다.

 

'펑펑'대는 소리가 연달아 들려왔고, 장내의 공기가 하늘을 찌를 듯 들끓어 사람의 마음을 두렵게 했다.

 

활염라 구찬은 여러 차례 위험에 처하자 마음속에서 한기가 치솟았고, 묘산사살이 육검평을 가로막는 것을 보자 한 가닥 찬 기운을 내뱉으며 급히 몸을 돌려 은시대붕에게 달려들었다.

 

은시대붕은 두 명의 건장한 중년 사내들를 대적하고 있었는데, 그의 장력은 무겁고 웅장하여 두 명의 중년 남자를 연달아 후퇴하게 만들었고, 막 승기를 잡으려는 순간 갑자기 한 가닥의 기운이 덮쳐왔다.

 

그는 바람 소리를 듣고 경계하며 급히 초식을 거두고 피한 후, 서둘러 장을 떨치며 맹렬히 공격해 갔다.

 

두 사람의 거리는 매우 가까웠고, 장력이 실제로 닿자 "펑"하는 소리와 함께 양측 모두 한 걸음 물러났다.

 

그가 구찬임을 한눈에 알아보고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콧방귀를 뀌며 쌍장을 뒤집고 몸을 날려 다시 솟구쳤다.

 

활염라 구찬은 기습이 허탕을 치고 오히려 상대방의 황급한 일장에 한 걸음 물러섰으니, 마음속으로 늙은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때 상대방이 분노를 머금고 출수하는 것을 보자 그는 조금 전 그와 장 대결을 했을 때 이미 마음속으로 헤아려 보았기에 당연히 억지로 맞서고 싶지 않았고, 이에 기오한 신법을 전개하여 은빛 장영 사이를 피해 다녔다.

 

두 명의 건장한 중년 대한도 이미 숨을 고르고 손에 든 칼을 곧추세우며 쌍쌍이 에워싸고 싸움에 가세했다.

 

은시대붕과 활염라 구찬의 공력은 백중지간이었지만 구찬이 적을 두려워하여 일시에 선기를 잃었는데 이번에 두 사람이 한꺼번에 가세하자 용기가 갑자기 치솟아 오히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했다.

 

은시대붕은 정세가 심상치 않음을 보고, 한 순간에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행히 그는 대적 경험이 매우 풍부하여 전력으로 공격하지 않고 급히 마음을 추스르고 침착하게 대처했다.

 

일자검 관용은 네 명의 경장 고수를 상대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고, 다행히 검법의 공격 기세가 날카로워 검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무지개 같고 사람이 물에서 나온 교룡 같아 자삭벽참(刺削劈斬)의 초식이 모두 위력을 발휘하며 공수가 자유로웠다.

 

삼십 초식이 지나자 검세는 점차 느려지기 시작했지만 일시적으로는 여전히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었다.

 

철비금도 진건태는 손을 쓰자마자 좌비권(左臂拳)의 독특한 기술을 펼쳤고, 한 명의 대한을 날려버렸다. 남은 세 사람은 동료의 죽음에 겁을 먹고 함부로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주위를 맴돌다가 한참 만에 틈을 타 일초를 공격하고는 바로 물러나는 싸움의 형태가 되었다.

 

나머지 다섯 명의 향주들도 상대를 찾아 모두 말 한 마디 없이 뒤섞여 싸웠다.

 

순간 장내에는 함성이 하늘을 흔들고 장력과 병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장내는 극도로 혼란스러웠고 모두 두 눈을 크게 뜨고 상대방을 한입에 삼키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살기가 가득해 땅은 참혹하고 하늘은 어두워졌으며 귀신도 울고 신도 슬퍼하였다.

 

확실히 무림에서 보기 드문 사투였다.

 

갑자기 간담이 서늘해지는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흑의경장의 신영이 은시대붕의 일장에 장외로 날아가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한 줄기 핏빛 화살이 분수처럼 땅에 뿌려졌다.

 

서방 맹수는 한쪽에 서서 원래는 틈을 타 출수하여 육검평을 기습하여 일장의 원한을 갚으려 했으나 묘산사살의 공세가 날카롭고 육검평의 장력이 심오하고 웅장하여 한 순간 손을 쓸 수 없었다.

 

그는 상황을 꼼꼼히 살피고는 갑자기 은시대붕에게 달려가며 입으로 폭갈을 터뜨리며 쌍수를 들어 올리자 혼원기공이 이미 손에서 발출되었다.

 

장력이 닿기도 전에 뜨거운 열기가 먼저 다가왔고, 은시대붕은 전심전력으로 싸우고 있던 활염라 구찬 등 세 사람의 맹렬한 공세에 반격을 가하다가 갑자기 옆에서 사람을 태울 듯한 화염이 휘몰아쳐오자 당장 가슴이 질식할 듯 답답해졌다.

 

그는 얼마나 경험이 풍부한 사람인가, 즉시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급히 온몸의 중요 혈도를 피하고 독특한 경공을 전개하여 '황학충천(黃鶴沖天)' 일식으로 몸을 곧게 펴고 일장 남짓 높이 솟아올랐다.

 

한 줄기 파도와 같은 광풍이 마침 발바닥 아래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가자 속으로 다행이라고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혼원기공(混元氣功)이 너무 패도적이어서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사람을 상하게 하니, 그의 임기응변이 아무리 민첩하고 경공이 특이하다 하더라도 내부는 이미 약간의 상처를 입었다. 다행히 맹수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아 전력을 발휘할 수 없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어찌 목숨이 붙어 있겠는가?

 

그가 몸을 공중에 띄우고 공중에서 숨을 고르며 몸을 날리려는 순간, 갑자기 단전에서 기가 이어지지 않는 것을 느끼며 은시대붕은 혜성처럼 땅에 떨어졌다.

 

구찬은 심기가 음침한지라 이때를 놓칠 수 없음을 알고 속으로 기뻐하며 황급히 한 걸음 내디뎌 쌍장을 뒤집어 은시대붕의 등 뒤를 내리쳤다.

 

그는 간교하기 짝이 없으며 음험하고 악랄하기로 유명한 자로, 이번 기회는 얻기 어려우니 손을 쓰는데 어찌 사정을 봐주겠는가. 쌍장에 전신의 공력을 모아 힘껏 내리치니 장력이 지극히 침웅(沉雄)하여 산을 밀고 바다를 메울 수 있을 정도였다.

 

은시대붕은 아직 발을 제대로 딛지도 못했는데 등 뒤에서 바람소리가 이미 다가오자, 눈 깜짝할 사이에 장력에 맞아 다칠 것 같았다.

 

갑자기 폭갈 소리가 나며 한 줄기 부드러운 경풍이 측면에서 불어와 은시대붕의 쓰러질 듯한 몸을 일 장여 밖으로 떠밀어 주었고, 또 다른 웅후한 경력이 구찬의 장력을 향해 내리쳤다.

 

이어 하늘을 진동시키는 소리가 울리며 구찬은 연달아 세 걸음을 물러난 후에야 가까스로 몸을 가누었다.

 

'휙휙'하고 두 개의 그림자가 현장으로 쏘아져 왔다.

 

그는 속으로 약간 놀라 눈을 뜨고 보니 이 장(丈)쯤 떨어진 곳에 나란히 서 있는 백발동안에 장삼과 복리를 신은 두 노인이 보였다.

 

나타난 사람은 바로 왜방삭 동초와 천리독행 두 사람이었다.

 

알고 보니 그들 두 사람은 객잔에서 약 이십 장쯤 떨어진 기와집 지붕 위의 그늘진 곳에 숨어 있었는데 육검평이 변장하고 강호의 점장이인 양 고개를 빳빳이 들고 활보하며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이처럼 매우 긴박한 상황에서 오늘 밤 틀림없이 한바탕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것임을 알고 일찍부터 뜻밖의 순간에 끼어들어 그들을 도와 위험에서 벗어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과연 눈 깜짝할 사이에 객잔 뒤쪽에서 어렴풋이 싸우는 소리가 들려와 육검평 등이 이미 그들과 싸우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었다.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지나 소리가 점점 더 커지며 고함소리가 들려오는 곳이 훨씬 가까워진 것 같았지만 육검평 등의 모습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왠지 모르게 약간의 불안감을 느끼고 손짓을 하며 함께 몸을 날려 고함소리가 나는 곳으로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