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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四章 직도황룡(直搗黃龍)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四章 직도황룡(直搗黃龍)

少秋 2024. 7. 2. 13:28

 

第四章 直搗黃龍

 

 

이때 모든 고수들은 장내에서 싸우고 있었고, 외곽에 있던 평범한 병사들은 대부분 두 사람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백광이 살짝 반짝이는 것만 느꼈을 뿐인데, 두 사람은 마치 두 줄기의 가벼운 연기처럼 날아 들어갔다.

 

두 사람이 싸움터 주변 담 위에 도착하자 풍뢰방 사람들이 빽빽하게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모두들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어 위기일발의 순간이었다.

 

특히 은시대붕은 약간의 부상을 입은 후 또다시 습격을 받았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현장으로 돌진했다.

 

천리독행은 한 손으로 비틀거리는 은시대붕의 몸을 받쳐 들었고, 왜방삭 동초는 여세를 몰아 활염라 구찬을 물리쳤다.

 

두 사람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옷차림도 화려했기 때문에 비록 활염라 구찬이 간사하기 짝이 없더라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방삭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구 총당가(總當家)는 무림의 걸출한 인물로 경성에서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데 어찌 관가의 세력을 빌어 무리를 모아 사람을 괴롭히는가. 만일 정말로 궁중에 보고된다면 가친왕도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활염라 구찬은 찾아온 사람의 기개가 헌앙한 것을 보고 조정의 권귀(權貴)가 아니면 반드시 퇴야중신(退野重臣)일 것이라 생각하고 상대방의 내력을 파악하기 전까지 잠시 화를 참으며 냉랭하게 말했다:

"그들은 모두 살인과 밀매를 일삼는 도적으로 조정에서 체포하라는 흠범(欽犯)이니, 저는 명령을 받들어 체포할 뿐이요, 각하는 도중에 손을 써서 가로막으니 선한 부류가 아닌 듯한데 우선 이름부터 고하시오!"

 

은시대붕은 왜방삭 동초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천리독행 등 두 사람이 왔다는 것을 알고 몸이 떨어지는 기세를 타고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천리독행은 행여 실수라도 할까 봐 은시대붕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 잠시 호위를 했다.

 

이번 일로 구찬은 허점을 들키게 되었고, 그래서 왜방삭 동초가 대답하기도 전에 화가 극에 달해 웃으며 말했다:

"알고 보니 너희들은 한패로 정말 노부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는구나!"

 

왜방삭 동초가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들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음모와 암살은 이미 무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으므로, 우리 두 사람이 왔으니 너희들은 그저 두고 보기만 해라!"

 

갑자기 흑의를 입은 중년 남자가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가 구찬에게 살짝 귓속말을 했다.

 

활염라 구찬은 흐흐 하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두 분 진인께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셨지만 오늘 오후 천단에 가던 본 부(府)의 세 분 교두들이 독수를 맞았으니 오늘 밤에는 그대도 법의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오."

 

말을 마치고 평생 명성을 떨쳤던 염왕판(閻王判)을 꺼내 앞으로 세 걸음 나아가 풍뢰판법(風雷判法)을 펼치며 천리독행의 정수리를 향해 내리쳤다.

 

그의 염왕판은 외문병기로 길이는 약 이 척, 너비는 삼 촌 정도이며, 모양은 아주 커다란 영전(令箭)과 같고, 도, 검, 판관필(判官筆), 점혈궐(點穴鐝) 등 네 가지 병기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전체가 검은빛이 번쩍이는 것이 한눈에 봐도 평범한 쇠로 만든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고, 보통 보검이나 보도로는 털끝 하나 자르지 못했다.

 

그가 분노를 머금고 출수하자 염왕판은 바람과 우레 소리를 내며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천리독행은 바람 소리를 듣고 경계하며 기환적인 경공보법을 펼쳐 오른쪽으로 팔 척을 날아간 뒤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며 섬전장법 중의 한 초식인 '추운간월(追雲趕月)'을 펼쳐 활염라 구찬의 왼쪽 견정혈을 가로로 때렸다.

 

활염라 구찬은 초식이 채 펼쳐지기도 전에 상대방의 그림자가 사라지더니 마치 산과도 같은 장경(山掌勁)이 왼쪽에서 말려들어오자, 왼발을 한 걸음 뒤로 빼며 염왕판을 '횡강단류(橫江斷流)'로 바꾸어 천리독행의 양팔을 비스듬히 베었다.

 

천리독행은 팔꿈치를 낮추고 손목을 움츠리며 가볍고 영민한 발걸음으로 오른쪽으로 돌아 쌍장으로 활염라 구찬의 옆구리 '장문혈(章門穴)'을 맹렬히 내리쳐갔다.

 

활염라 구찬은 염왕판 초식이 빗나가고 장풍이 몸을 짓누르자 황급히 행운유수(行雲流水)의 보법을 운용하여 염왕판을 바람 소리와 함께 비처럼 상대방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이렇게 되자 두 사람은 모두 빠른 공격으로 맞서게 되었고, 오광(烏光)이 번쩍이는 가운데 산과도 같은 장경이 오가며 교룡과 같은 두 개의 그림자가 뒤엉켜 있어 일시에 누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십초를 주고받았다.

 

왜방삭 동초는 은시대붕이 운공을 마치기를 기다렸다가 맹수에게 하하 하고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한가롭게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 우리도 몇 수 연습해 보는 것이 어떠냐?"

 

맹수는 경멸하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거야말로 내가 바라던 바다!"

 

두 팔에 암중으로 운공하여 기세를 모았다.

 

왜방삭 동초는 상대방의 공력이 심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오늘 밤의 정세를 종합해 보니 저쪽은 많고 우리는 적으니, 맞부딪쳐서는 안 되고 또 계속 싸워야 하기에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갑자기 처참한 긴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향주 한 명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졌다.

 

은시대붕은 저도 모르게 분노와 적개심이 끓어올랐고 그의 눈은 불처럼 빨개지며 폭갈을 터뜨리고는 몸을 날려 군중 속으로 뛰어들었다. 쌍장에서 은빛이 번쩍이고 경풍이 파도처럼 몰아치며 갑작스러운 기세로 사람들의 마음을 놀라게 했다.

 

원래 성격이 불같은 그는 이때 화가 극에 달해 출수하자 이미 전신의 공력을 쏟아부었고, '펑펑' 하는 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흑의 경장을 한 몇 명의 신영이 소리에 맞춰 사방으로 날아가 피를 분수처럼 뿜어내며 온 땅을 뒤덮었다.

 

정말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렇게 되자 장내의 상황은 혼란스러워졌고, 싸움을 벌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 때문에 모두 멍해졌지만, 순식간에 다시 포위하기 시작했다.

 

왜방삭 동초는 이 소란을 틈타 재빨리 맹수에게 일장을 날렸다.

 

맹수는 장내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몇 마디의 처량한 비명소리에 놀라 가슴이 약간 떨렸고, 경풍이 몸을 덮쳤을 때는 이미 기회를 놓친 상태라 기를 조절하여 혼원장공(混元掌功)을 펼치려 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급히 몸을 피해 초식을 전개하고 반격하려 했으나 상대방의 장력이 다시 몸을 짓눌러 왔다.

 

원래 왜방삭 동초의 장법이 나오자마자 아직 다 펼쳐지지도 않았는데 몸을 날려 이리저리 움직였고, 상대방이 몸을 피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그림자처럼 측면에서 공격했다.

 

그의 경공은 오묘하기 짝이 없어 펼치기 시작하면 마치 옅은 연기와 환영처럼 종잡을 수 없었고 맹수의 공력이 비록 심후하기는 하지만 내상이 아직 완치되지 않았기 때문에 풍차처럼 빙글빙글 돌 수밖에 없었다.

 

육검평은 무궁무진한 내공으로 쌍장을 끊임없이 날리며 묘산사살의 연수 공격을 받아치며 버텼는데 이런 강공으로 빠르게 공격하는 것은 진력만 소모할 뿐이라 처음에는 공격과 수비가 자유로운 듯 했지만 오십 초가 지나자 몸속의 상처가 원래부터 견디지 못했는데 과도하게 진력을 헛되이 써서 상처가 점점 걷잡을 수 없게 되었고 내공도 점점 이어지지 않는 것을 느끼며 호흡도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타고난 오만함 때문에 자신의 이런 공격법이 가장 힘들고 성과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사납게 강공으로 빠르게 공격했다.

 

갑자기 몇 마디의 외침 소리가 들려 이미 왜방삭 동초와 천리독행 두 사람이 현장에 도착한 것을 알 수 있어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정신도 맑아졌다.

 

총명이 절정에 달한 그는 현장의 정세를 한눈에 파악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라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공격법으로는 일시적으로 상대방의 장력에 다치지 않는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지쳐서 죽을 것이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저도 모르게 마음을 다잡고 능허보법(凌虛步法)을 전개하여 잽싸게 피하고, 펼치고, 뛰어오르고, 옮기고, 피하는 동안 때때로 틈을 타 일장을 공격하면서 적을 제압할 대책을 모색했다.

 

또다시 울부짖음이 길게 들렸는데 귀에 매우 익은 소리였고 향주 한 명이 그 소리에 따라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이때 이미 동료에 대한 원수를 갚으려는 적개심이 불타올랐고 그들을 일격에 때려죽이고 싶어 장소성을 불자 소성이 밤하늘에 울려 퍼져 귀청이 떨어질 것 같았다.

 

장내의 공력이 비교적 낮은 사람들은 고막이 흔들려 은근히 아팠다.

 

휘파람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육검평은 이미 공중으로 삼 장 높이까지 뛰어올라 반공중에서 허리를 한 바퀴 돌려 머리가 아래로 가고 발이 위로 가게하고 금빛이 번쩍이더니 열일검이 이미 손에 들려 있었고 내리 꽂히는 기세를 이용하여 '일륜초승(日輪初升)' 일초를 전개했다.

 

수만 갈래의 금빛 노을이 번개처럼 양용의 머리를 향해 쏟아지는 것이 보였다.

 

그는 양용이 사살의 수장이며 사상진을 그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손을 쓰자마자 그를 겨냥했다.

 

양용은 원래 소성(嘯聲)에 놀라 멍해 있었는데 갑자기 상대방의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고 한 줄기 붉은 태양이 내리꽂히는 몸을 따라 성난 폭포처럼 급하게 쏟아졌다.

 

빛이 번쩍이며 눈부시게 빛나 상대방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자 두려움에 가슴이 서늘해져 감히 조금이라도 지체하지 못하고 황급히 전신의 공력을 다해 연환보(連環步)를 밟으며 연달아 다섯 걸음을 물러난 후에야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고 몸을 돌려 손을 떨치자 한 자루의 비도가 손에서 날아갔다.

 

육검평은 일초가 빗나가자마자 이미 이러한 점을 예상하고 검식이 아직 다 펼쳐지기도 전에 단전에서 약간의 기력을 내뿜으며 능허보(凌虛步)의 지고절학(至高絶學)인 '응회구전(鷹迴九轉)'을 운용하여 두 다리를 튕기자 몸이 풍차처럼 공중으로 일장 남짓 떠올랐다.

 

두 자루의 비도가 차례로 몸 아래를 교차하여 지나갔다.

 

알고 보니 양용이 잇따라 위험한 초식을 만나며 비도를 손에서 날릴 때 양풍도 손에서 비도 한 자루를 던졌는데 초식의 배합이 매우 놀라웠다.

 

육검평은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비도의 진식이 이처럼 패도적인 것을 보고 조금만 잘못하면 현장에 한을 남기게 될 것 같아 자신도 모르게 눈썹을 약간 찡그리며 속으로 냉소를 짓고는 두 팔을 벌리고 두 다리를 튕겨 일부러 권외로 쏘아져갔다. 묘산사살은 연달아 걸음을 옮기며 한바탕 바람처럼 뒤따라 추격하며 포위했다.

 

그들이 빠르기는 했지만 육검평은 더 빨랐기 때문에 도착했을 때 포위망이 아직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다.

 

육검평은 갑자기 몸을 돌려 정면에서 추격해 오는 양호의 머리를 향해 급히 하강하며 한 줄기 붉은색의 광망이 불덩어리처럼 머리를 덮어내렸다.

 

갑작스러운 공세에 양호는 공력이 아무리 높아도 잠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지만 다행히 위기에 처해서도 당황하지 않고 정력이 남달라 빠르게 달려가던 기세를 멈추고 몸을 뒤집어 팔 척 정도 굴러간 후에야 피할 수 있었다.

 

육검평은 사살이 연수하며 날리는 무서운 비도를 꺼려했기 때문에 신형을 감히 지면에 너무 가까이 대지 않고 검을 빗나가자 다시 몸을 날려 권외로 쏘아 나갔다.

 

이때 일자검 관용이 한바탕 일자검법을 다 쓰고 나자 공세가 한풀 꺾여 반격도 어려워져 공격을 받는 국면으로 바뀌었고 지쳐서 미간에 이미 땀이 맺히고 숨이 가빠졌다.

 

그가 막 대처하느라 애를 먹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한 줄기 강력한 장풍이 측면에서 맹렬히 습격해 왔고 맞은편 흑의 장한의 흉악한 공격을 피하기 위해 더 이상 연속해서 몸을 날려 피할 수 없어 장풍이 닥치자 본능적으로 몸을 비스듬히 기울였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왼쪽 팔이 정통으로 일장을 맞았고 몸이 다섯 걸음이나 뒤로 밀려나갔고 왼쪽 어깨뼈가 이미 탈골되어 고통에 그는 이를 악물고 길게 신음 소리를 냈고 몸도 비틀거렸다.

 

왼쪽에 있던 흑의사내가 기회를 틈타 칼을 들고 정면으로 내리쳤다.

 

은시대붕이 분노에 찬 장(掌)으로 여러 명의 흑의경장 고수를 물리친 후, 호기가 더욱 증가되며 장내를 힐끗 보다가 일자검 관용이 길게 신음을 내는 소리를 듣고, 관용이 위기에 처한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화가 나 소리쳤다:

"도적놈이 감히!"

몸이 소리를 따라가며 사람은 이미 앞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좌장에 천균의 힘을 실어 흑의 사내의 칼을 든 오른손을 향해 맹렬히 내리쳤고, 우장을 뒤집으며 상대방의 '유문혈(幽門穴)'을 맹렬히 때렸다. 일초양식(一招兩式)으로 비할 데 없이 빠르고 맹렬하였다.

 

흑의사내의 무공은 평범하여 속으로 저도 모르게 기뻐하며 거의 성공하려는 순간 번개처럼 옆에서 살성 하나가 튀어나올 줄을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갑자기 폭갈 소리가 들리더니 한 줄기 경풍이 빠르게 쏘아져왔고, 생각이 채 정리되기도 전에 오른손에 든 칼이 부딪치며 뒤로 젖혀졌다. '펑' 하는 소리가 나며 가슴에 이미 일장을 얻어맞았고, '유문혈(幽門穴)'에는 선명하게 은색의 장인(掌印)이 하나 찍혔다.

 

흑의사내는 눈앞이 캄캄해지고 목구멍이 달콤해지며 거대한 몸이 핏빛 화살을 뿜어내며 이장 여를 곧장 날아갔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쓰러졌고, 두 발을 뻗고 입가에선 선혈이 여전히 콸콸 흘러내렸다. 죽은 모습이 매우 처참했다.

 

은시대붕이 일장으로 흑의사내를 날려 보낸 후 급히 몸을 돌려 일자검 관용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번개처럼 그의 왼쪽 팔을 받쳐 올리며 다급하게 물었다:

"어떠시오?"

 

일자검 관용이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마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한동안 움직이기 불편할 뿐입니다!"

사실 그의 팔 부상은 매우 심각하여 반달 동안의 치료를 받지 않으면 회복할 수 없었다.

 

"그럼 우리 함께 가서 이 음독한 도적놈들을 모조리 죽여버립시다!"

말을 마치고 앞으로 두 걸음 내디뎠다.

 

그제야 그는 일자검 관용을 갑자기 습격한 것이 생사장 후광제라는 것을 알았다. 이 사람은 평생 음험하고 간사하기 짝이 없으며 음침하기 그지없어 활염라 구찬의 신임을 깊이 얻었고, 장공(掌功)은 상당히 독특한 조예가 있었다. 방금 전까지 모두들 반나절 동안 싸웠지만 그는 줄곧 어둠 속에 숨어 있다가 일자검 관용이 지쳐서 공격하지 않고 수비만 할 때를 기다려 손쉽게 해치우려고 갑자기 손을 썼던 것이다.

 

그런데 아주 치밀하게 생각하는 중에 한 가지를 소홀히 했음을 어찌 알았겠는가. 일자검 관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몸을 억지로 돌려 장풍을 따라가며 왼쪽 팔을 때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더욱 그를 놀라게 한 것은 은시대붕이 천균일발(千鈞一髮)의 순간에 번개처럼 달려들어 한 손을 들어 올리는 사이에 관용이 칼에 맞을 위기에서 구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칼을 든 흑의사내를 격퇴했다는 것이었다.

 

이런 뇌정만균(雷霆萬鈞)의 공격이 어찌 그들을 현장에서 놀라게 하지 않았겠는가!

 

그들이 멍하니 서 있을 때 은시대붕은 이미 몸을 일으켜 쌍장을 들어 올리자 은빛이 번쩍였고, 후광제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생사장 후광제가 무림에서의 지위가 어찌 이렇게 꼴사나울 수 있겠는가. 만약 강호에 전해지면 어찌 웃음거리가 되지 않겠는가?

 

은시대붕이 손을 쓰자 그가 아무리 교활하다 해도 맞아 쓰러지기를 기다릴 수 없어 급히 나머지 세 명의 흑의 사내들에게 눈짓을 하며 큰 소리로 호통을 치고 정공을 피해 돌아다니며 두 손을 들어 '쌍당장(雙撞掌)'이라는 초식으로 은시대붕의 '좌견정혈(左肩井穴)'을 맹렬히 때렸다.

 

나머지 세 명의 흑의 사내들도 동시에 벌떼처럼 몰려들어 도광이 일제히 번쩍이며 세 방향으로 나뉘어 은시대붕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은시대붕은 냉랭하게 콧방귀를 뀌며 신형을 날려 이미 권외로 날아갔고, 쌍장을 휘두르자 산과 같은 거센 바람이 오른쪽에 있는 흑의 장한을 향해 번개처럼 용솟음치며 때렸다.

 

그는 공격을 피하고 쌍장을 휘두르는 것을 마치 단숨에 해치우는 것처럼 빠르고 민첩하여 확실히 명가의 솜씨였다.

 

흑의장한은 눈앞이 번쩍 하더니 상대방의 그림자가 갑자기 사라졌고, 초식을 거둘 틈도 없이 한 줄기 비할 데 없는 경풍이 몸을 짓눌렀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등 뒤 '영대혈'에 천근의 충격을 받았고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입을 벌려 피 화살을 내뿜으며 이장 밖으로 날아가 일어나지 못했다.

 

은시대붕은 그들이 너무 음독한 것에 분노하여 손을 쓸 때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그는 흑의사내 하나를 장법으로 죽인 후 몸을 조금도 멈추지 않고 두 발로 연이어 나아가며 '백학전시(白鶴展翅)'라는 초식을 펼쳐 좌우 두 명의 경장 대한들을 나누어 때렸다.

 

두 명의 흑의장한은 방금 그의 초인적인 솜씨에 놀라 막 권외로 뛰어나가려 했지만 은시대붕의 장초(掌招)가 이미 도착했고 그 중 한 명은 발이 조금 느려 그 자리에서 장 오 척 정도를 물러나며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땅바닥에 쓰러졌고 살아날 가망이 없어 보였다.

 

나머지 한 명도 장력에 맞아 다섯 걸음을 튕겨 나가더니 그 기세를 타고 인파 속으로 몸을 날려 머리를 감싸 쥐고 도망쳤다.

 

생사장 후광제는 일자검 관용과 싸우기 시작했다.

 

그는 일자검 관용이 팔에 부상을 입어 몸놀림이 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가벼운 보법으로 주위를 돌아다니며 가끔 기회를 보아 장을 날렸다.

 

이러자 일자검 관용은 숨을 헐떡이며 뒤로 물러났다.

 

은시대붕은 전광석화의 순간에 삼초를 펼쳐 세 명의 흑의경장 사내들을 둘은 죽이고 하나는 부상을 입혔고, 일자검 관용이 위기에 처한 것을 보고 급히 큰 소리로 외쳤다:

"관 형당주께서는 걱정하지 마시고 잠시 물러나 쉬십시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쌍장에 추산전해(推山填海)의 힘을 싣고 생사장 후광제를 향해 경풍을 밀어냈다.

 

'콰르릉' 하는 거대한 소리와 함께 생사장 후광제는 연달아 칠 척을 물러났고 가슴속에서 피가 끓어올랐으며 이미 상처가 가볍지 않음이 분명했고, 저도 모르게 놀라 혼비백산하여 발에 기름을 바른 듯이 한바탕 바람처럼 미끄러져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은시대붕도 장력의 반발력에 한 걸음 물러났다가 곧바로 쫓아가려는데 갑자기 처참한 긴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향주 한 명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은시대붕은 그 소리를 듣고 상황을 파악하자 간담이 서늘해지며 두 눈이 찢어질 듯 커졌고 수염과 머리카락이 곤두서더니 폭갈을 터뜨리며 말했다:

"죽일 놈의 새끼들아, 오늘 밤 마음껏 은사장의 무서움을 맛보여주마!"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이미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그의 분노는 이미 극에 달했고 장을 날릴 때마다 무겁게 힘을 모두 실어 마치 호랑이가 양떼에 뛰어든 것처럼 만나는 족족 쓰러뜨렸다.

 

혼전 중이던 흑의경장 사내들이 어찌 그의 이 천둥번개와 같은 갑작스러운 공격을 견딜 수 있겠는가?

 

쌍장이 은빛으로 번쩍이더니 '펑펑' 하는 소리가 귀를 떠나지 않았고 경풍이 지나는 곳마다 처참한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혈우(血雨)가 뿌려지는 것을 보니 그는 정말로 약간 미쳐버린 것 같았다.

 

철비금도 진건태는 세 명의 흑의 대한을 상대로 싸우며 좌비권의 신출귀몰함으로 상대방이 막을 수 없게 만들었고 세 명의 대한은 주저하고 망설이는 가운데 곳곳에서 손발이 묶인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삼십 초가 지나자 진건태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는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오늘 밤의 정세를 종합해 보니 무사히 몸을 빼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더 어려운 상황이 바로 뒤에 닥쳐올 것 같았기에 이제 신속하게 해결할 방도를 모색해야 했다.

 

마음을 굳히자마자 손에 즉시 힘을 가하며 오른쪽에 있는 흑의장한의 일초를 피하며 오른발을 비스듬히 내딛고 오른손의 칼을 위로 감아 몸을 반쯤 돌리며 왼손으로 '충천포(沖天炮)'라는 초식을 펼쳐 일권으로 왼쪽에 있는 흑의 대한의 '태양혈(太陽穴)'을 내리쳤다.

 

왼쪽에 있던 흑의대한은 갑자기 습격을 당하자 저도 모르게 속으로 당황했지만 다행히 미리 대비하고 있던 터라 급히 몸을 웅크리고 고개를 숙이며 주먹을 피했다.

 

하지만 그가 어찌 철비금도 진건태가 오른쪽 흑의대한의 강철 강도(鋼刀)를 감아 풀고 회오리처럼 돌아 휘둘러 팔괘도가 '침뢰설지(沉雷洩地)'로 변해 오른쪽 위에서 곧장 그의 하체를 벨 줄 예상이나 했겠는가. 칼의 기세가 매우 빠르고 날카로워 쉭쉭거리는 바람 소리를 일으켰다.

 

칼빛이 번쩍이며 '착' 하는 소리가 나더니 왼쪽 흑의대한의 두 다리가 이미 정강이까지 베어지고 붉은 빛이 번쩍이더니 소름 끼치는 비명소리가 나며 사람도 쓰러져 온몸을 떨며 고통스러워했다.

 

진건태가 나머지 두 명의 흑의장한을 제거하려 할 때 갑자기 눈앞에 붉은 그림자가 번쩍이더니 한 줄기 파도 같은 장력이 정면으로 밀려왔다.

 

다가오는 공세가 빠르고 웅대하여 철비금도 진건태는 숨이 조금 막혀왔다. 상대의 공력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고 급히 전신의 공력을 모아 비스듬히 찌르며 부딪쳤다. 다행히 그가 일찍 알아차리고 빠르게 대응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장봉(掌鋒)의 가장자리에 쓸려 연거푸 뒤로 비틀거리며 몇 걸음 물러나서야 비로소 겨우 중심을 잡고 몸을 가누었다.

 

그는 한눈에 상대방을 알아보고 깜짝 놀랐다.

 

장승의 거대한 체구가 바로 일장 앞에 서서 두 눈을 부릅뜨고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가 눈을 살짝 뜨고 바라보니 은시대붕과 철비금도가 나란히 승리하는 것을 보았다. 그 기세가 무시무시해 그는 내장을 다친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장을 펼쳐 철비금도 진건태의 맹렬한 공세를 막아냈다.

 

진건태는 공력이 상대방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담력과 식견이 남달랐고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어찌 위축된 심리를 드러낼 수 있었겠는가. 이에 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대사는 공력이 매우 깊은데 어찌 소인배의 행위를 배워 암중에 습격한단 말이오. 명예가 훼손될까 두렵지 않소?"

 

파금대불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

"내가 사람을 구하는 것이 급하여 손을 쓰는 것이 갑작스러울 수 있지만 오늘 밤의 정세는 다르니 모두들 자신의 실력을 발휘해 보자. 어린놈이 먼저 초식을 전개하면 내가 받아 보겠다!"

 

철비금도 진건태도 강호에서 명성이 자자한 인물로, 남에게 이처럼 경시당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겠는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받아라!"

칼로 '역벽화산(力劈華山)'을 펼치며 파금대불의 머리를 내리쳤다.

 

이 초식은 원래 허초였는데 중도에 공격이 베는 것에서 찌르는 것으로 바뀌어 칼끝이 곧장 파금대불의 가슴을 향해 찔러갔다.

 

파금대불은 공력이 심오하여 과연 명문의 솜씨라 할 수 있었는데 칼이 머리로 다가오는데도 피하지 않더니 진건태가 공격을 바꾸어 찌르기로 하자 그제야 살짝 미소를 지으며 오른발을 반보 뒤로 물려 칼날을 피하고 오른손의 다섯 손가락을 펴 진건태의 오른손 '완맥혈(腕脈穴)'을 곧장 잡아왔다.

 

그는 초식을 피하고 손을 쓰는 것이 매우 신속하여 거의 잡을 뻔했다.

 

진건태는 갑자기 폭갈을 터뜨리며 왼손에 힘을 모아 '직도황룡(直搗黃龍)'이라는 초식을 펼쳐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장승의 가슴을 향해 곧장 부딪쳤다.

 

파금대불은 초식을 거두고 바꾸지 않으면 철비금도 진건태가 당연히 그 자리에서 패배할 것이지만 자신의 가슴에 일권이 격중되면 죽지는 않더라도 중상을 입을 것이었다.

 

진건태의 이 양패구상의 필사적인 초식은 오히려 장승을 놀라게 하여 급히 팔꿈치를 낮춰 초식을 거두고 몸을 돌리고 걸음을 옮겨 양쪽의 초식이 모두 헛탕을 쳤다.

 

다행히 그는 원래 내상을 입고 있어 이 일장에 팔성의 힘만 실었지만 그 기세는 사람을 겁나게 하기에 충분했다.

 

진건태는 신형을 바로 세우기도 전에 이미 풍뢰지성(風雷之聲)이 도달하였고 다시 몸을 날려 피하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다행히 그는 급한 가운데에도 기지를 발휘하여 기세를 따라 아래로 쓰러지며 재빨리 일장 밖으로 몸을 굴려갔다.

 

그가 빠르게 대처하긴 했지만 장력에 밀려 일장 넘게 쓸려갔고 왼쪽 팔이 땅바닥에 있는 큰 바위에 부딪혀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손목뼈가 부러져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내며 정신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