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무협소설(武俠小說)/고성전(孤星傳) - 古龍 (5)
中國武俠小說
鑽石蒙塵 (찬석몽진: 티끌에 가려진 금강석) 건달 연청(燕青)은 왕년에 경신술로 천하에 명성을 떨쳤다. 이 연청십팔번(燕青十八翻)은 그가 명성을 떨친 천하의 절기였다. 지금 북두칠살(北斗七煞) 가운데 삼살(三煞) 막서(莫西)가 이 경공을 시전한 것이다. 몸을 도피한 뒤에도 그 부골지저(附骨之蛆)와 같은 냉소소리가 뒤를 쫒았다. 지붕의 기와 위에서 이런 무공을 시전 하는 것은 무림에서도 보기 드물다. 그는 허리, 팔꿈치, 어깨, 무릎 그리고 발꿈치를 한꺼번에 힘을 써서 살쾡이처럼 지붕위로 솟구치며 수중의 접철쾌도(摺鐵快刀)를 춤추듯 휘둘러 일단의 서설(瑞雪) 같은 도광(刀光) 뿌려댔다.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마구 휘둘렀다. 지금 그는 적을 상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벗어나려 하는 것이다. 세 번을 솟구친 뒤..
撲朔迷離 (박삭미리 : 남녀 구별이 어렵거나 일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 구분하기 힘든 경우를 이르는 말) 배각이 앞에 앉자 그 말은 마치 구름과 안개를 타고 하늘을 나는 것처럼 질주하였다. 이것은 그가 평생 겪어보지 못한 속도로 달려갔다. 자기도 모르게 몹시 흥분되었다. 알아야 할 것은 ‘속도(速度)’라는 것이 사람들이 즐기는 한 종류로 특히나 사람들을 자극하는 취미이다. 배각은 눈을 감고 난생 처음 느끼는 감각을 음미하고 있었다. 갑자기 코끝에 한 줄기 은은한 향기가 느껴졌다. 뒤에 있는 사람의 몸에서 나는 것이었다. 그는 속으로 이상하게 생각했다. ‘이 자의 몸에서 어찌 여인의 냄새가 날까?’ 그의 뒤에 있는 그 사람은 이미 그것을 알고 차갑게 말했다. “너는 여자이니 일을 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이..
歷盡滄桑 (역진창상 : 세상만사의 모든 변화를 다 경험하다.) 배각은 우발적인 의기로 결과에 대해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마침내 비룡표국의 담장을 넘어 나갔다. 그는 눈을 감고 담장에서 땅으로 뛰어내렸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해 결국은 땅바닥에 자빠지고 말았다. 쿵 소리와 함께 전신을 뒤흔드는 통증이 몰려왔다. 그다지 넓지 않은 골목으로 양 끝으로 길게 뻗어있었다. 배각은 곰곰이 생각해보고는 왼쪽으로 가면 비룡표국의 대문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그는 바로 긴 골목의 우측으로 걸어갔다. 이때 그의 마음은 흥분되어 있었다. 비록 미래에 대해서는 조금도 아는 바가 없었지만 환상으로 가득 차있었다. 왜냐하면 이때는 그가 아직 현실적인 문제로 시달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골목을 나서자 비교적 넓은 청석판로가 ..
세월은 빠르게 흘러 수년이나 지났다. 사람들은 수년 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한 기억이 흐려져 갔다. 석년 강호의 이목을 끌며 무림을 불안하게 했던 신비몽면인은 이미 차가운 시체가 되었는지 이제는 더 이상 언급하는 사람이 드물어졌다. 중주일검의 혁혁한 예전 명성조차 이젠 더 이상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있지 않았다. 오직 용형팔장만이 시간의 흐름에 따르지 않고 무림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날로 높아만 갔다. 뿐만 아니라 비룡표국 또한 양하제일의 표국이 되었다. 심지어는 저 멀리 강남에서 새외까지 지점을 설치했다. 강호상에 표국이 생긴 이래 그 어느 표국도 이런 성세를 누린 적이 없었다. 용형팔장 단명 본인은 표행을 나가는 경우가 극히 적었다. 그가 친히 나설만한 수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하루..
붉은 노을이 사방을 뒤덮고 삭풍이 울부짖어 댄다! 연말, 보정성(保定城)은 유난히 추워 성 밖의 강물마저도 두껍게 얼어붙어 큰 마차도 별 어려움 없이 지날 수 있었다. 눈이 그쳤지만 황혼이 물러가자 대지는 더욱 추워졌고 하늘에는 별도 뜨지 않았고 물론 달도 뜨지 않았다. 이로 인해 대지는 더욱 어두워 보였고 눈마저도 뿌연 회흑색으로 보였다. 보정성내에는 귀인들의 호화가마를 제외하고 행인이 평소보다 훨씬 적었다. 누가 이런 큰 추위에 거리를 걷겠는가. 그래서 거리엔 마차뿐이었다. 마차의 천막도 단단히 내려 놓아 마차를 모는 마부만이 살을 에는 듯이 추운 북서풍에 머리를 움츠리고 추운 날씨를 원망하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남쪽 성으로 통하는 남쪽 대로상에 돌연 전신이 흑색인 말 한 필이 나타났다. 마상엔 짧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