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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四章 집장풍뢰(執掌風雷)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四章 집장풍뢰(執掌風雷)

少秋 2024. 1. 8. 20:48

 

第四章 執掌風雷

 

 

황혼이 지나면 겨울의 밤은 아주 빨리 오고 차가운 바람은 이미 떨어진 나무줄기들을 제멋대로 밟기 시작한다.

 

나무줄기가 '뚝뚝' 소리를 내며 흔들리면서 두 개의 어쩔 줄 몰라 하는 마음을 놀라게 해서 깨웠다. 그는 '어머' 하고서야 비로소 자기의 시선이 이미 상대방과 오랫동안 마주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 송이의 엷은 붉은 구름이 뺨 위를 날며 그녀는 수줍은 듯 가볍게 웃으며 마치 조개를 엮은 듯한 가늘고 흰 옥치(玉齒)를 드러냈다.

 

"그녀의 웃는 얼굴은 꽃과 같구나!"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비록 그녀가 일신에 흑포(黑袍)를 입고 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보조개는 그가 태어난 이래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억제할 수 없어 만족스럽게 경탄을 내뱉었다.

 

그녀가 말했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육검평은 '에' 하며 대답했다:

"나는 육검평이라 하오. 하지만 당신은 나를 검평이라 불러도 좋소. 왜냐하면 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이렇게 호칭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오."

그는 그녀의 눈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지난번에 당신에게 구호를 받았는데, 아직 당신에게 감사의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하오. 당신은 아직도 내가 너무 경솔했다고 원망하고 있소?"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당신도 그 보물에 탐욕을 부리는 무리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그는 얼른 그의 말을 제지하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정말 무심코 들어갔던 것이오. 하지만 나는 당신이 진짜 강호에서 명성이 자자한 선배인 줄 알았소. 그래서 청삼표객이 당신에 대해 좀 두려워하는 것 같았소!"

그는 의아한 듯 앞에 있는 이 아름다운 소녀를 바라보니 그녀의 지금 표정은 이전에 차가웠던 것과 비교해 진짜 완전히 상반된 것이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마도 그녀가 분장했던 가면은 그 사건(紗巾)과 함께 벗겨졌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렇다. 그는 모든 소녀들이 그들의 존엄을 유지하기 위해 교만과 긍지라고 하는 가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녀들이 신뢰하는 남자와 함께 있을 때는 언제나 그들은 자동으로 이 가면을 제거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인의 마음은 근본적으로 예측하기 힘든 가을 하늘의 구름처럼 변화가 많다고 탄식하지만, 그들이 그것이 단지 치장된 연막일 뿐이라는 것을 알면, 당신은 자신이 이전에 잘못 생각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여자는 단순한 여자와 착색한 여자 두 가지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의 행복만을 알고 있다――사랑하고 사랑받는 행복.

 

그런데 육검평이 청삼표객을 언급하자, 독고자는 저도 모르게 땅바닥을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이때 남은 것은 한 무더기의 핏자국과 한 권의 파서(破書) 뿐이었다. 청삼표객은 이미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했다!

 

그녀가 말했다:

"그는 도망갔소. 그는 우리가……"

그녀는 방금 전에 두 사람이 묵묵히 마주하고 있던 정경을 생각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육검평을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마침 그도 그녀를 바라보았고, 쌍방의 시선이 접촉하자, 그녀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육검평은 헛기침을 하고 한 무더기의 핏자국이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그는 땅바닥에서 그 파서(破書)를 주웠다――

 

"회룡비급(回龍秘笈)!"

그가 그 파서를 보니 제목에 네 개의 옛 글자가 쓰여 있어,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독고자도 그 말을 듣고 크게 놀라서 날아와서 물었다:

"뭐요? 회룡비급(回龍秘笈)?"

 

육검평은 양손을 떨며 '회룡비급(回龍秘笈)'을 넘기다, 속에 인물 그림과 글자가 있는 것을 보고, 그는 급히 '회룡장(回龍掌)'의 제사초로 넘겼다.

 

'회룡정악(回龍定嶽)!'

그는 흥분해서 소리 내 읽었다.

 

그녀가 물었다:

"당신이 구천신룡(九天神龍)의 제자! 팔비금룡(八臂金龍)?"

 

육검평은 고개를 끄덕였고, 책의 마지막 면을 넘기자, 거기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나는 '풍림문(風雷門)' 제이대 장문인이다! 강호인들은 '거검회룡(巨劍回龍)'이라 부른다. 나는 회룡장으로 천하를 누볐지만 아무도 나의 오초(五招)까지 막을 수 없었다!

 

"임인(壬寅)년 가을, 나 경동백(經桐柏)은 천축에 가서 때마침 '천외신마(天外神魔)'를 만나 '열일(烈日)', '쉬려(淬厲)', '칠채(七彩)' 세 개의 보주를 얻어, 당대 최고의 검 제작자인 운중자(雲中子)에게 신검을 제작하도록 협박하였다.

 

"나는 '회룡행공(回龍行空)'으로 그의 앞가슴에 있는 '칠감(七坎)'이란 요혈을 격중했지만, 그는 도망쳤다……"

 

육검평은 '아' 하는 소리를 냈다. 그는 천하에 '회룡행공(回龍行空)' 초식에 죽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아직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왜냐하면 '칠감혈(七坎穴)'은 사람의 몸에 있는 서른 여섯 개의 사혈(死穴) 가운데 하나로, 약간의 충격만으로도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의 목에 한 덩이의 열기가 뿜어지며 한 가닥 간지러운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돌려 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독고자가 상체에 바로 다가왔음을 알고 있었고, 코로 내쉬는 숨결이 자신의 목에 내뿜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공기 중에 천천히 흐르는 향기로운 숨결을 전부 폐로 들이마셨다. 담담한 울향(鬱香)의 숨결이 그녀의 몸에서 발산되어 다시 그가 폐 속으로 깊이 들이마셨다.

 

독고자는 그가 계속해서 심호흡을 하는 것을 보고 의아해 물었다:

"왜 그러세요? 당신……"

 

육검평은 그제야 자신의 실례를 깨닫고 황급히 말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는 공기 중에 이 향기가 어디서 나는 건지 맡아보고 싶었을 뿐이오……"

그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녀가 수줍게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고서 그는 또 자기의 실언을 문득 깨달았다.

 

그는 '회룡비급(回龍秘笈)'을 품에 안고 말했다:

"낭자, 당신……당신은 성함이?"

 

독고자는 고개를 들어 그를 애틋하게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이름은 단지 한 사람을 대표하는 부호일 뿐이오! 당신은 저를 독고자라 부르시오. 당신에 관해서는……"

그녀는 잠시 멈추고 말했다.

"이 검은 마땅히 당신에게 돌려주어야 할 것 같아요. 그밖에 두 자루의 검은 당신이 '지살곡(地煞谷)'에 오면 내가 당신에게 건네주겠어요. 사부님은 당초에 이 세 자루의 검을 전해 주셨는데, '풍뢰문(風雷門)'의 장문인에게 건네주라고 하셨어요. 당신은 앞으로 강호에 이름을 떨치고, 무림에 빛나시길……"

 

그녀의 눈에 한 가닥 이상한 빛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녀는 처연하게 한숨을 내쉬며 힘없이 말했다:

"당신의 지혜는 분명히 당신을 유명하게 만들 것이에요. 당신은 진중(珍重)하시길 바래요. 아! 누군가 왔어요. 저는 가야 해요……"

 

그녀는 경쾌하게 땅 위의 청사건(青紗巾)을 주워 들고 몸을 날려 밤바람처럼 골짜기를 향해 갔다.

 

육검평은 그녀가 가려는 것을 보고 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낭자, 당신은 좀 기다려요――"

 

그녀는 몸을 날려 땅에 떨어져 내리며 고개를 돌려 궁금한 눈길을 던졌다.

 

그는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낭자는 지살곡으로 돌아가는 길이오? 나하고 같이 강호를 주행해 보지 않겠소?"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두 걸음을 앞으로 가서 물었다:

"낭자는 무슨 걱정거리가 있소? 내가 보기에 당신의 눈빛 속에는 너무 많은 우울함이 있소……"

 

그녀는 웃었다. 그것은 얼음같이 차가운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웃음은 사건 뒤에 감춰져 있기 때문이었다.

 

육검평이 말했다:

"당신은 마땅히 흑포를 입거나 면사를 걸어도 안되오. 왜냐하면……왜냐하면 당신은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오!"

그는 격동하며 말했다:

"게다가 당신도 너무 젊어서……"

 

독고자는 어리둥절해서 고개를 흔들며, 아무런 소리도 없이 몸을 돌려 밤바람을 따라 창망한 황혼 속으로 사라졌다.

 

육검평은 그녀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녀의 눈가에 한 방울의 영롱한 눈물이 그녀의 긴 속눈썹에 걸려있는 것을 분명하게 보았다.

 

그는 긴 탄식을 내뱉으며 자신이 한 줄기 근심이 있음을 깨닫고 앙천장소(仰天長嘯)를 터뜨리니 소성(嘯聲)이 밤하늘에 메아리치고 있었다.

 

그는 머리를 쳐들고 활보하며 질주해오는 수십 명의 말 탄 사람들에게 갔다.

 

창망한 밤빛 속에서 커다란 흑영(黑影)이 질주해 오고, 그 쇠발굽은 황톳길을 내리치며 한바탕 급하게 발출하는 것이 마치 피리가 우는 듯한 소리를 냈다.

 

이 겨울밤에, 광활한 사방이 이 한바탕의 발굽 소리를 멀리까지 전해주어 유달리 또렷하게 들렸다.

 

육검평은 겉옷를 벗어 수중의 보검을 싸서 길 위에 우뚝 서서 그 날 듯이 달려오는 수십 명의 철갑기병을 바라보았다.

 

한바탕 바람처럼, 그 밀집된 발굽 소리가 사라지고, 그 준마에 탄 사람들이 일어서니, 발굽 소리가 뚝 그쳤다.

 

묘수시천이 무릎을 꿇고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풍뢰문의 제자가 장문인을 뵙습니다――"

 

'삭――' 하는 소리와 함께 말에 탄 열여덟 명의 머리에 홍건(紅巾)을 묶고 남포를 입은 대한들이 한 순간 동시에 말에서 뛰어 내려 육검평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한바탕 우렁차게 외치는 소리가 순식간에 공간을 채우며 그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풍뢰문 제자 홍건십팔기(紅巾十八騎)가 장문인을 뵙습니다. 장문인의 평안을 삼가 축원합니다――"

 

두 명의 은발 노인과 새빨간 얼굴의 노인이 육검평에게 공수를 하며 알현했고 그중 머리에 금테를 두른 노인이 말했다:

"장문인께서 본문 제자들이 똑똑히 알아볼 수 있도록 '혈룡령(血龍令)'을 높이 들어주십시오. 그리고 영원히 장문인을 뒤따르며 상대 장문인들이 완성하지 못한 유지를 완성하겠습니다."

 

이때 육검평은 시종 망연한 가운데 깨어나, 더듬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당신이 바로 호법이구려……"

 

머리에 금테를 두른 노인이 공손하게 말하였다:

"저는 금시대붕(金翅大鵬) 공손정경(公孫正瓊)이라 하오며 송구스럽게도 본문의 좌호법입니다. 상대 장문인들의 유명을 받들어 공손하게 귀하를 맞이합니다――"

 

육검평은 눈을 비스듬히 뜨고 머리에 은테를 두른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분도 호법입니까?"

 

은테 노인이 몸을 굽히며 대답했다:

"저는 은시대붕(銀翅大鵬) 공손정각(公孫正玨)입니다. 전대 장문인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우호법입니다――"

 

육검평은 품에서 '혈룡령(血龍令)'을 꺼내 높이 들면서 말했다:
"당신들이 이것이 잘 보입니까?"

 

한바탕 더 큰 환호가 모든 사람의 입에서 저절로 터져 나왔고, 함성 속에서 금시대붕과 은시대붕 두 사람은 뜨거울 눈물을 글썽이며 육검평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육검평은 황급히 손으로 부축하고 당황하며 말했다:

"저는 아직 여러분의 조력에 의지해야 하며, 특히 두 분 호법께 신세를 져야 합니다. 여러분 모두 일어나 주십시오!"

 

"장문인의 명에 따릅니다――"

 

무릎을 꿇고 있던 홍건십팔기는 이때 이미 모두 일어서서 길 위에 공손히 서 있었다.

 

이때는 비록 밤이 되었지만 밝은 달이 천천히 산 너머로 떠올라 큰 나뭇가지 위에 걸려 빛나는 광망을 뿌리며 대지를 특별히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육검평은 모두가 자기를 존경하고 있는 이들 용맹한 사내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신은 강호상에서도 팔비금룡이라는 위명을 갖게 되었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바라던 것이다. 명예, 지위, 절기……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

그의 머릿속에는 독고자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그를 머리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자신이 출발한 이래 하늘 끝까지 유랑하였고, 그 비천한 과거와 생활이 그를 더욱 견강(堅強)하게 단련시켰으며, 기회를 잘 만나 무림에서 꿈속에도 찾기 어렵다는 절예와 아울러 풍뢰문의 장문인까지 획득할 수 있었음을 생각하였다.

 

이 모든 것이 다 고통과 굴육, 인내와 강의(剛毅)가 누적되어 이뤄낸 것이었다. 비록 그런 불행은 지나갔지만, 미래는 어떨까?

 

그는 그것도 일련의 투쟁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인생은 바로 일련의 투쟁이다. 오직 계속 끊임없이 투쟁해야만 더 큰 성취를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네가 느슨한 순간 다른 사람이 이미 너를 앞질러 가기 때문이다.

 

육검평은 창공의 맑고 깨끗한 달을 바라보며 주먹을 불끈 쥐며 속으로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당신들은 보셨나요? 당신들의 자식이 이미 일대 장문인이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당신들의 원수들이 제 발 밑에 머리를 수그릴 때 저는 당신들이 구천(九泉)에서 웃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다려주세요. 그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그가 묵묵히 기도하고 있는데, 귓가에 금시대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문인, 윗대 장문인들의 유명을 받아보십시오."

 

그는 '에' 하고, 금시대붕이 손에든 한 권의 흰색 비단 두루마리를 받았다. 그는 끈을 풀고 두루마리를 펼쳤다.

 

한 방울의 핏자국, 이어서 또 한 방울, 그러나 이 핏자국들은 모두 이미 암홍색으로 변해 있었고, 분명히 오래전에 떨어진 것이었다. 그는 이 천을 완전히 펼쳤다. 그러나 그 위에는 빽빽하게 많은 글자들이 쓰여 있었다. 글자들 모두가 피로 쓰인 것이었다. 그는 한바탕 소름이 끼쳐 고개를 들어 다른 사람들을 한 번 보니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신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들의 기대에 찬 눈빛에 그는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그 위에 쓰여 있는 것을 보았다:

 

"나 '풍뢰문(風雷門)'의 제칠대장문인, 장검금령(掌劍金鈴)은 지금 대파산에서 마지막 숨을 고르고 있다. 나의 마음이 쓰이는 것은 오로지 본문의 '혈룡령(血龍令)'과 '회룡비급(回龍秘笈)'뿐이다. 지금부터 만약 누군가 '혈룡령(血龍令)'을 소지한 자가 있다면 그는 즉시 본문의 제팔대장문인이 되며, 이를 본문 제자들에게 즉시 알려주기 바란다.

 

"나는 중토(中土)로 멀리 가다 강호의 험악함을 모르고, 간인의 암산을 잘못 알아, 지금 나는 체내는 심맥(心脈)에 독이 침투해 기혈이 흩어져 반드시 죽을 것임을 알고, 이 혈서를 써서 나의 풍뢰문 제자들에게 알린다. '혈룡령(血龍令)'을 얻은 주인을 반드시 찾아내서 가르쳐 원한을 갚도록 해야 한다.

 

"나의 원수는 바로 독신궁명(毒神宮冥), 한심냉마(寒心冷魔), 운무산화운존자(雲霧山火雲尊者), 해남오부자(海南梧桴子), 공동괴검(崆峒怪劍), 나부산나부신군(羅浮山羅浮神君)으로 후대 장문인은 반드시 맹세해야 한다……"

 

혈자(血字)는 여기에서 멈췄고, 밑에 커다란 자국의 핏자국을 뿌렸으니, 장검금령이 이미 죽은 것이 분명하였다.

 

그는 여기까지 읽고 숨을 내뱉었다. 앞에 있는 중인들의 눈에는 모두 눈물이 가득 고인 것이 보였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분명 '장검금령(掌劍金鈴)'의 원한을 갚고 그들 짐승같은 놈들을 완전히 섬멸할 것을 맹세한다."

그는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강호에는 사악한 무리들이 소털같이 많다. 정파의 제자들은 제멋대로 날뛰며, 오만하고 음흉하니 우리들은 앞으로 하늘을 대신해 정의를 행하고 반드시 이 사람들을 제거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에는 의연한 결정이 있어, 금시대붕이 말했다:

"장문인은 반드시 본문의 '혈룡령(血龍令)'을 가지고 무당산(武當山)의 '지살곡(地煞谷)'에서 본문의 조사이신 '거검회룡(巨劍回龍)'께서 남기신 세 자루의 신검을 획득하여 검에 있는 무상신공(無上神功)을 수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육검평은 비단을 말아서 품에 안고, 그는 수중의 장검을 들어 싸매어진 의복을 풀었다.

 

"열일검(烈日劍)――"

하고 금시대붕이 놀라 소리쳤다.

 

육검평의 손에 든 이 검의 길이는 약 삼척 육촌으로 검신이 얇고 가늘며 은빛이 물처럼 반짝이고, 차가운 빛이 흘렀고, 검 자루에는 눈을 부시게 하는 찬란한 보주가 한 알 박혀 있었다. 그는 이것이 바로 '열일(烈日)' 보주라는 것을 알았다.

 

손으로 잡는 검 자루에 세 개의 소인(小人)이 조각된 것을 보았다. 인물상 모두가 똑같이 손에 검을 잡고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옆에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그의 눈빛이 날카롭고 맑아서 은색의 달빛과 보주 위의 영롱한 빛을 이용해 그는 분명하게 읽었다:

 

"'일륜초승(日輪初升)', '열임염염(烈日炎炎)', '석양서락(夕陽西落)'……"

 

금시대붕은 의아한 듯 물었다:

"장문인, 당신은 이미 지살곡을 다녀왔습니까?"

 

육검평은 고개를 가로저었고, 그가 검신을 튕기자 검에서 발출되는 이상한 소리는 마치 용의 울음소리 같이 들렸다. 그가 말했다:

"나는 방금 전에 청삼표객의 수중에서 이 검을 빼앗았소. 그러나 나는 이미 독고자를 만났고, 그녀도 나에게 지살곡으로 가라고 했소."

그는 잠시 멈추고 말했다:

"지금 나는 검에 있는 세 가지 초식을 익히기 위해 두 달 동안 연공을 해야 하오. 그러고 나서 나는 몇 가지 일을 처리해야 하니 그때 우리 다시 만납시다. 지금 당신들은 강호로 나가서 본문 제자들에게 통지하여 독신명궁의 행방을 찾아야만 하오. 그들 각자에 대해서도 찾을 수 있는 곳이 있을 것이니 그때가 되면 우리 복수에 대한 계획을 다시 시작합시다."

 

금시대붕이 말했다:

"장문인, 당신의 일도 본문의 일입니다. 우리 모두……"

 

육검평이 말했다:

"아니오! 그런 개인적인 일은 제가 스스로 끝내야 합니다. 이 개월 후 우리는……"

그는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우리는 귀운장(歸雲莊)에서 만납시다. 그곳은 절강성 온주에서 삼십 리 떨어져 있소. 지금 저는 천류장(千柳莊)으로 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저의 언약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금시대붕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철장 유관이는 이미 노이(老二)의 '은사장(銀沙掌)'에 의해 머리가 깨져 귀천(歸天)했고, 철조금편(鐵爪金鞭)과 일조룡(一條龍) 두 분은 이미 묘수시천(妙手時遷)에 의해 석방되었습니다……"

 

묘수시천이 말했다:

"장문인께 보고드립니다. 소인은 이미 상황을 그들에게 알렸으므로 철조금편은 이미 철시조(鐵翅雕)를 찾으러 항곡(恒曲)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일조룡 무이야(武二爺)도 함께 항곡으로 급히 갔습니다……"

 

육검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두 달 후에 다시 만납시다!"

 

금시대붕이 물었다:

"장문인, 지금 어디로 가시려 합니까?"

 

육검평이 말했다:

"저는 지살곡으로 가는 길에 무당도 한 번 가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아직도 저의 혈채(血債)를 갚지 못했습니다……"

 

금시대붕이 말했다

"무당파가 비록 이십 년 동안 약간 부진했지만 장문인 혼자는 결국 세력이 미미하고 저희 형제는 전대 장문인의 유명을 받들어 장문인의 안전을 반드시 보호해야 합니다. 그래서……"

 

육검평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좋소. 당신들 두 분은 저를 따라 지살곡으로 가고, 형제들은 두 달 뒤 온주 귀운장으로 가십시오. 그때 우리 다시 만납시다!"

 

그는 모두를 한 번 힐끗 쏘아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진중(珍重)하시오!"

 

"장문인께서도 진중하십시오!"

 

육검평은 관도 쪽으로 몸을 돌려 갔고 그의 뒤에는 금은호법(金銀護法)이 따라갔다.

 

밤은 점점 깊어지고, 말발굽 소리는 다시 급속하게 허공에 울려 퍼졌다. 멀어지고 아득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