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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五章 살인오견(殺人獒犬)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五章 살인오견(殺人獒犬)

少秋 2024. 6. 10. 10:06

 

第五章 殺人獒犬

 

 

한편 천리독행은 음봉각의 서쪽에 도착하여, 음봉각에서 약 삼십 장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남쪽과 동쪽 양쪽에서 꾸짖는 소리와 병기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육검평 등 두 사람이 이미 손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고, 앞서 계획한 삼면 환공(環攻)의 계획에 맞춰 상대방의 전력을 분산시키고 틈을 타 음봉각 안으로 들어가 사람을 구하려 했다.

 

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몸을 날려 뛰어들었고, 과연 이 일대는 경비가 다소 느슨하여 한 명의 장승(藏僧)만이 나타나 그를 가로막았고, 즉시 몸을 날려 몰아붙여 왔다.

 

천리독행은 시간을 벌기 위해 출수하자마자 급박한 연환 공격을 가했고, 신법은 바람처럼 빨랐으며 섬전 같은 손바닥은 더할 나위 없이 빨랐다. 인영이 순식간에 천겹의 장영으로 장승의 온몸에 있는 대혈을 향해 내리치는 것이 보였다.

 

십 초도 되지 않아 장승은 이미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정세는 매우 위태로워졌다.

 

천리독행이 막 승리를 거두려는 찰나, 갑자기 장승이 큰 소리로 외치더니 몸을 날려 오 척을 물러났다.

 

천리독행은 두 발로 박차며 그림자처럼 빠르게 쫓아갔고, 쌍장으로 일초를 날려 장승의 등을 때리려 하는데, 갑자기 좌우 양쪽에서 비호처럼 두 마리의 커다란 맹견이 덮쳐왔다. 그가 일장을 때리면 장승은 죽지 않더라도 중상을 입을 것이지만, 자신도 맹견의 공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는 오랫동안 서남쪽에 살았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맹견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고, 이런 맹견들은 모두 발톱과 이빨에 극독을 가지고 있어 한 번만 물리면 살아남을 확률이 적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물며 이때는 두 방향에서 덮쳐오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구하는 것이 시급하여 적을 제압할 여유가 없어 두 팔을 떨치며 앞으로 돌진하던 기세를 억지로 멈추고 몸도 그에 따라 공중으로 이 척 높이 솟아올랐고, 덮쳐오는 맹견들의 네 발톱이 막 발바닥 아래로 스쳐 지나갔다.

 

천리독행은 이런 종류의 맹견이 몸집이 건장하고 힘이 세며 앞으로 덮치는 데 능하고 방향 전환도 꽤 민첩하지만, 뒤돌아 무는 것은 훨씬 서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맹견이 덮치는 틈을 타 몸을 약간 비스듬히 틀고 오른쪽 발로 개의 목덜미를 살짝 건드린 후 가볍게 일장 밖으로 떨어져 내렸고, 즉시 취팔선(醉八仙) 신법을 전개하여 몸을 흔들흔들하며 연꽃을 흔드는 바람처럼 빠르게 개를 에워싸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리독행이 이처럼 표홀한 보법을 펼치자 일반 무림 고수들은 그의 움직이는 방향을 파악하기 어려웠고, 두 마리의 개는 눈을 멀뚱멀뚱 뜨고 그저 멍하게 서 있었다.

 

옆에 있던 황의승인은 속이 타들어 가는 듯 급히 서장어로 호통을 치며 몸을 비스듬히 찔러 들어갔다. 두 마리의 개는 호통 소리를 듣자마자 동시에 좌우에서 덮쳐 들어왔다.

 

천리독행은 바로 이렇게 해야 한다 생각하고 사람과 개가 세 방향에서 덮쳐오는 것을 보고는 신형을 번쩍 움직여 경쾌하게 밖으로 빠져나갔고, 순식간에 장승의 뒤로 돌아 왼쪽 손바닥을 휘둘러 황의승인의 가슴 뒤쪽을 때렸다.

 

황색 옷을 입은 승려는 눈앞이 번쩍이는 것을 느끼고 상대방의 그림자가 사라지는 것을 알아챘다. 그가 잠시 어리둥절해 있는 사이 등 뒤에서 경풍이 불어왔고, 그의 공력도 본래 약하지 않았기에 급히 몸을 날려 오른쪽으로 피했다.

 

천리독행은 그가 오른쪽으로 피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왼손만 빼냈고, 그의 신형이 움직이길 기다렸다가 오른손을 맹렬하게 떨쳤다. 비록 힘은 크지 않았지만 장승의 거대한 몸을 빠르게 날려버렸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황의승의 몸 전체가 오른쪽에 있던 한 마리의 맹견과 부딪쳤다.

 

맹견은 갑작스러운 충격에 공중으로 날아올랐고 앞다리가 땅에 닿기도 전에 승려에게 옆구리를 세게 부딪치자 잔인한 야성이 발동했고, 몸이 쓰러지기 직전에 자연스럽게 앞다리를 뻗어 달려드는 사람을 할퀴었다.

 

'쉭'하는 소리와 함께 비단 찢어지는 소리가 크게 울리더니 이어서 한바탕 길게 울부짖는 소리가 나며 장승이 입고 있던 황색 승의가 어깨와 등이 찢어져 나가며 커다란 살덩어리가 떨어져 나왔고, 고통에 온몸이 떨었다.

 

천리독행은 일초에 성공을 거두자 더 이상 용서하지 않고 장승이 부상을 입은 틈을 타 빠른 속도로 다시 일장을 날렸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황의승의 등 뒤에 있는 '영당혈(靈堂穴)'을 정통으로 때렸고, 몸은 다시 맹견에게 부딪히며 목에서 달콤한 느낌과 함께 피 화살이 뿜어져 나와 맹견의 머리를 가득 적셨다.

 

천리독행은 급히 초인 경공을 펼쳐 맹견을 뚫고 경쾌하게 음봉각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왼쪽에 있던 맹견 한 마리도 바람처럼 쫓아 올랐다.

 

천리독행은 등 뒤에서 바람 소리가 들리자 맹견이 이미 쫓아와 덮치는 것을 알고 급히 갈 지(之)자로 신형을 좌우로 움직이며 앞으로 달려갔다.

 

맹견은 몸이 거대해 몸을 뒤집으며 추격하는 것은 매우 불편하여, 십장도 쫓기 전에 이미 기진맥진했지만, 타고난 잔인한 성질 때문에 일이 닥치면 절대 물러나지 않았기에 계속해서 급하게 쫓았지만 이미 거리가 벌어졌다.

 

천리독행은 누각이 지척에 있는 것을 보고 두 번만 더 뛰어오르면 누각 안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 속으로 은근히 기뻐했다.

 

갑자기 하나의 붉은 그림자가 회오리바람처럼 공중에서 튀어나와 쌍장으로 추산전해(推山填海)의 경강(勁罡)으로 앞으로 달려가던 천리독행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이때 양쪽 모두 급하게 힘을 사용해, 천리독행의 경공이 아무리 높아도 급한 상황에서는 피하기 어려웠지만, 다행히 그는 싸움 경험이 매우 풍부하여 위기에 처해도 당황하지 않고 발에 천근추(千斤墜)의 수법으로 몸을 아래로 내리는 기세를 따라 땅에 쓰러져 오른쪽으로 팔 척 밖으로 굴러서야 비로소 장경의 정봉(正鋒)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격이 너무 맹렬하고 빠르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의 몸이 땅 위를 구를 때 왼쪽 어깨뼈 위는 이미 장력의 변봉(邊鋒)에 스쳤다. 다행히 근육과 뼈에는 손상을 입지 않았지만 아파서 살짝 신음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흘긋 바라보니 바로 파금대불(巴金大佛)이 정면에서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천리독행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일대 대사가 호서지류(狐鼠之流)처럼 암습을 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 강호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 대사의 명성에 누가 될까 두렵지 않으시오?"

 

파금대불은 두 눈을 부릅뜨고 호통을 쳤다:

"미친놈이 쓸데없이 입만 놀리는구나. 야밤에 금지를 함부로 침범한 것만으로도 죽어 마땅한데, 감히 장원의 호법에게 장상(掌傷)을 입히다니 죄가 더욱 무겁다. 빨리 자결하는 것이 네게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죽고 사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천리독행은 분노가 극에 달해 웃으며 말했다:

"육근(六根)이 부정한 이런 대머리 당나귀 같은 놈이 어디서 왕법을 운운하느냐. 이제 궁지에 몰리니 왕부의 간판을 내세우니, 정말 부끄러움을 모르는구나!"

 

파금대불은 그 말을 듣고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미친놈아, 네놈은 정말 너무 오래 살았구나. 오늘 밤 노납(老衲)은 네놈을 살려두지 않겠다! 받아라."

 

말을 마치고 두 팔을 한 바퀴 휘두르자 쌍장이 극히 기괴한 모양으로 앞뒤로 펼쳐졌다.

 

부드러운 기운의 소용돌이가 서서히 천리독행의 앞으로 밀려왔다.

 

천리독행은 방금 전 파금대불의 일장이 어깨를 쓸고 지나가는 묵직한 장력을 보고 이미 온 정신을 다해 경계하고 있었는데, 이때 상대방이 소리 없이 출수하자 허초로 적을 유인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더욱 경각심을 높여 재빨리 몸을 날려 오른쪽으로 세 걸음을 가로지르며 정신을 집중해 적을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몸을 가로로 움직이던 찰나 강맹한 경풍이 뒤에서 먼저 덮쳐왔다. 마치 경도해랑(驚濤駭浪)처럼 휘몰아쳤다.

 

그는 두 발로 땅을 찍고 급히 전신의 경력을 운용하여 양팔에 공력을 모아 있는 힘을 다해 일장을 펼쳤다.

 

두 줄기 장력이 서로 부딪쳤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 모두 장력에 밀려 한 걸음 물러났다.

 

천리독행은 상대방의 내공이 자신보다 반 수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방금 전 만약 세 걸음을 가로로 움직여 상대방의 장력에서 적지 않은 힘을 해소하지 않고 정말로 강하게 부딪쳤다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파금대불은 당당한 체구에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 오로지 힘으로만 싸울 뿐이었다. 경풍이 휙휙 불고 장영이 어지럽게 춤을 추었다. 주위 삼 장 안은 먼지와 모래가 하늘을 가리고 공기가 짓눌려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는 놀란 나머지 더욱 조심스럽게 대처하며 경쾌한 신법을 전개하여 이리저리 피하고 변봉(邊鋒)을 따라 움직이며 때로는 틈을 타 반격하기도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삼십 초식이 지나갔다.

 

천리독행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피할 뿐 전혀 반격할 기회가 없었다. 다행히 경공에 남다른 조예가 있어 일시에 패배하지는 않았다.

 

  ※※※

 

육검평은 마지막으로 달려드는 한 마리의 맹견을 피해 몸을 날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맹견들은 매우 영리하고 흉포하여 서로 호응하는 상황에서는 정말 맞서기 어렵지만, 맹견들의 모든 동작은 장승이 암중에서 지휘하고 있으니, 맹견들을 제압하려면 역시 기회를 보아 황의승에게 먼저 손을 써야겠구나."

 

생각이 머릿속에서 번뜩이자 이미 적을 제압할 방법이 떠올랐다. 발에 힘을 주어 전광석화처럼 바람에 날리듯 왼쪽으로 되돌아갔다.

 

그의 이 같은 움직임에 왼쪽에 있던 맹견의 눈빛이 이미 호시탐탐 따라 움직였다.

 

육검평은 갑자기 몸을 날려 맹견의 왼쪽으로 돌아갔고, 손을 뻗어 열일거검(烈日巨劍)을 뽑아 일부러 발을 약간 멈추자 한줄기 맹렬한 경풍이 이미 머리를 덮쳐 내렸다.

 

그는 능허보법을 전개하여 신형을 번쩍이며 가볍게 오 척을 뛰어오른 후 발끝으로 땅을 찍고 다시 일 장 높이로 뛰어올랐다. 능허보법의 독특한 신법을 이용하여 공중에서 몸을 한 바퀴 돌려 오른쪽의 황의승에게 빠르게 돌진하며 오른손의 검을 휘두르고 쓸어내리며 '일륜초승(日輪初升)' 일 초식을 기세를 타고 펼쳤다. 동시에 왼손으로는 '용비구천(龍飛九天)' 일 초식을 뻗어 다른 한 마리의 달려드는 맹견을 후려쳤다.

 

그가 이 두 초식을 펼치자 위세가 정말 대단했다.

 

황의승은 기회를 엿보며 암습을 하려던 참이었는데, 육검평이 공중에서 갑자기 몸을 돌려 자신에게 돌진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황의승은 눈을 크게 뜨고 다가오는 기세를 응시하다가 갑자기 하나의 붉은 태양이 머리 위로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글거리는 빛이 두 눈을 현혹하여 육검평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재빨리 천룡대팔식 중의 구명절초인 '황룡번신(黃龍翻身)'을 전개하여 몸을 지면으로 내리꽂으며 화염의 범위 밖으로 굴러 나가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가 어찌 알았겠는가. 열일검법은 옛부터 지금까지 검식을 시전하면 공력이 매우 높아야만 막거나 피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검 아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었다.

 

황의승은 육검평에 비해 원래 공력이 크게 차이가 나는데다가, 지금은 이글거리는 빛에 잠시 넋이 나가 피하는 것이 한 발 늦었다.

 

금광이 번쩍이더니 피가 사방으로 튀고 처절한 비명소리와 함께 반쯤 잘린 머리가 공중으로 날아가고 하얀 뇌수가 땅에 흩어졌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시체가 바닥에 쓰러졌다.

 

이때 오른쪽에 있던 맹견이 몸을 날려 달려들려고 하던 참이었는데, 육검평의 왼손으로 펼친 '용비구천(龍飛九天)' 일 초식에 정통으로 맞고는 크게 울부짖으며 한쪽으로 굴렀다.

 

다행히 맹견의 가죽이 두껍고 털이 많아 근육에 상처를 입지는 않았지만 이미 흉포한 수성(獸性)이 격발되었다.

 

육검평은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몸을 다시 한 번 회전시킨 후, 매우 아름다운 비상으로 그 맹견의 뒤쪽으로 날아갔다. 쌍수를 모으고 두 다리를 뻗으며 매우 빠르게 맹견의 등을 향해 내리꽂았다.

 

맹견의 몸은 장대하고 회전이 둔하여 자연히 등 뒤 허공에서 습격해 오는 사람을 볼 수 없었지만, 매우 기민하여 위에서 나는 바람 소리를 듣자마자 병기가 습격한다는 것을 알고 급히 앞으로 맹렬히 돌진해서 겨우 피할 수 있었다.

 

육검평은 맹견이 다시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고 두 다리를 살짝 튕기며 그림자처럼 다시 공중으로 쫓아올라가 엉덩이를 향해 손을 떨쳐 바로 일검을 날렸다.

 

맹견은 앞으로 돌진하는 기세를 이용해 치명적인 일초를 피했지만 앞발이 아직 땅에 닿기도 전에 육검평의 검 끝이 또 다가왔다.

 

'푹'하는 작은 소리가 들리더니 열일검이 이미 맹견의 엉덩이에 일척 넘게 꽂혔고 맹견은 고통에 땅에 대고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육검평은 손에 힘을 더하자 검세는 뒷다리를 따라 내리 베었고, 육검평도 표연히 땅에 내려섰다.

 

이렇게 되자 맹견의 뒷부분이 고스란히 두 동강이 났고 대장(大腸)이 흘러나와 땅에 가득했다.

 

육검평이 막 몸을 돌리려 할 때 또 다른 맹견이 이미 소리 없이 천천히 옆으로 다가와 앞다리를 약간 굽히고 비스듬히 빠르게 육검평을 덮쳤다.

 

육검평은 덮쳐오는 기세가 너무 빠르고 거리가 가까워 몸을 날리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어깨를 한 번 흔드는 힘으로 억지로 몸을 돌려 거꾸로 뒤집었지만, 쥐고 있던 장검은 이미 맹견의 발톱에 정통으로 맞아 '쨍그랑' 소리와 함께 장검이 일척 넘게 밀려 올랐고 육검평은 원래 비스듬히 피하던 몸이 이 한 번의 충격에 세 걸음이나 밀려났다.

 

이것은 전광석화의 순간에 머리카락만큼의 차이로 발생한 변화로 상황은 지극히 위험했다.

 

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분노가 끓어올라 용의 울음소리를 길게 내질렀고, 몸을 한 번 솟구쳐 삼장 이상 높이 뛰어올랐으며, 공중에서 허리를 굽히고 다리를 웅크린 채 두 팔을 벌리고 대붕처럼 공중을 선회하며 내려왔고, 한 손바닥을 들어 올리자 왼쪽 허공에서 맹견의 머리를 향해 맹렬한 경풍이 내리쳤다.

 

비록 이것은 유인책이었지만 그의 내공이 깊고 출수 또한 자못 웅대했다.

 

맹견은 매우 영리하여 맹렬한 바람이 몸을 덮치는 것을 보자 몸을 마치 나선(螺旋)처럼 돌려 오른쪽으로 피했다.

 

육검평은 좌장으로 일격을 가한 뒤 어깨를 살짝 들썩이며 오른손의 열일검을 맹렬하게 내리쳤다.

 

금광이 번쩍이더니 검이 가벼운 파공성을 내며 번개처럼 내리꽂혔다.

 

맹견의 몸이 막 움직이기 시작했고 앞다리가 막 올라가려 할 때 검세는 이미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하지만 맹견은 체구가 크고 힘이 세며 가죽이 두껍고 털이 많은데다 본성이 흉포하기 짝이 없어 발작하면 오로지 직진할 뿐 조금도 위축되거나 물러서는 법이 없고, 마주치면 더욱 죽기 살기로 달려들기 때문에 보통 강호의 사람들은 만나면 골치가 아파 멀리서 길을 돌아 피해 지나가곤 했다.

 

이때 맹견의 뒷다리가 곧추섰고 열일검의 금광이 이미 도달하자 앞발을 뻗어 기세를 타고 곧장 검광을 향해 달려들었다.

 

광포한 울부짖음이 들리더니 두 앞다리가 잘렸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몸이 땅에 쓰러졌고 고통에 한동안 뒹굴었다.

 

육검평은 급히 사람을 구하기 위해 눈도 돌리지 않고 능허보법을 펼쳐 누각 안으로 쇄도해 갔다.

 

  ※※※

 

이때 왜방삭 동초는 일장 밖으로 몸을 날려 서 있었고, 잠시 정신을 집중하자 두 마리의 맹견이 화살처럼 좌우로 나뉘어 날아 덮쳐오는 것이 더욱 위맹해 보였다.

 

왜방삭은 나지막하게 콧방귀를 뀌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종류의 맹견은 모두 천 마리 중에 하나를 고른 흉포하기 짝이 없는 것들로, 이렇게 앞뒤에서 협공하는 상황에서는 힘으로 억지로 부딪혀서는 안 되고 반드시 먼저 저들의 수성(獸性)을 격발시킨 후, 광노(狂怒)한 상태에서 다시 중수(重手)로 공격하면 일격에 성공할 수 있다."

 

마음속으로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자 즉시 기괴한 경공 신법을 전개하여 몸을 요리조리 움직여 장내를 어지럽히며 장영(掌影)과 조풍(爪風) 사이를 떠다녔다.

 

황의승과 두 마리 맹견의 공세가 위맹하기 짝이 없이 알맞게 배합되었지만 그의 옷자락조차 스치지 못했다.

 

맹견의 몸통은 장대하고 튼튼하여 회전하며 반격하는 것이 자연히 지체되었는데, 왜방삭은 이 약점을 잡아 계속해서 그들의 뒤를 맴돌았고, 동시에 그들의 거대한 몸통이 장내를 좌충우돌하니 황의승을 한쪽으로 몰아붙여 공격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것은 오히려 왜방삭에게 약간의 이득을 가져다주었는데, 맹견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는 전혀 큰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잠깐 사이에 두 마리의 맹견은 이미 숨을 헐떡거렸지만, 그만큼 더욱 그들의 수성을 격발시켜 덤벼드는 사이에 끊임없이 광포한 울음소리를 냈다.

 

왜방삭은 경쾌한 보법을 극한까지 펼쳐 회전 속도가 더욱 빨라졌고 왜방삭은 한 줄기 가벼운 연기처럼 바람을 따라 떠다녔고, 두 마리의 맹견은 기진맥진하여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허둥댔지만 몸은 점점 느려졌다.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맹견들이 숨을 헐떡이며 아직 기운을 차리지 못한 찰나에 갑자기 몸을 날려 민첩하게 한 마리의 맹견 위로 날아가 쌍장에 힘을 모아 등을 향해 내리쳤다.

 

맹견은 숨을 헐떡거리고 있을 때 사람이 갑자기 반격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지 경풍이 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살짝 느끼고 뒷다리를 튕기려는데 등짝에 이미 퍽퍽 소리가 나도록 얻어맞았고 '뚝'하는 소리와 함께 척추가 부러졌다.

 

한바탕 광포하게 울부짖더니 거대한 몸이 한차례 떨며 땅바닥에 엎어져 일어나지 못했다.

 

이때 다른 한 마리의 맹견이 남은 힘을 다해 뒤에서 덮쳐왔다.

 

왜방삭은 똑똑히 보고 쌍장을 움츠렸다가 떨치며 곧장 맹견의 가슴팍을 향해 내리쳤다.

 

광포한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맹견의 몸 전체가 일장 넘게 밀려나 '펑'하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네 다리가 하늘을 향하더니 쓰러져 움직이지 못했다. 피투성이의 큰 입을 벌린 채 피를 분수처럼 내뿜어 땅에 가득 뿌려졌다.

 

왜방삭 동초는 적절하게 있는 힘을 다해 경공을 펼치며 싸웠고, 두 마리의 맹견을 연달아 장법으로 죽인 후에는 자신도 지칠 대로 지쳤음을 느껴 잠시 호흡을 조절한 후 눈을 떠 흘긋 보자 그 황의승은 이미 흔적도 없이 도망가고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