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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四章 보보살기(步步殺機)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四章 보보살기(步步殺機)

少秋 2024. 5. 6. 20:21

 

第四章 步步殺機

 

 

육검평은 몸을 날려 대전 꼭대기에 올라 먼저 안쪽을 살펴보았다.

 

동북쪽 모서리에 높은 건물이 하나 서 있는데, 물속에 우뚝 솟아 있고, 와르르 하는 소리가 한바탕 난 후 불빛이 갑자기 창살 사이로 수면을 비추며 더욱 반짝반짝 밝게 빛났다.

 

건물 꼭대기는 마치 거대한 철롱(鐵籠) 같아서 멀리서 보면 몇 개의 철 막대가 지붕 위에 덮여 있는 것만 어렴풋이 보였다.

 

거리가 너무 떨어져 있어 정말 안에 사람이 갇혀 있는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육검평은 살쾡이처럼 빠르고 매처럼 빠르게 처마와 그림자 벽을 따라 동북쪽의 큰 건물로 잠입해 들어갔다.

 

궁 안의 경비가 매우 삼엄했지만 그의 귀신같은 표홀한 신법으로 앞으로 잠행하는 것은 여전히 자유자재였다.

 

몇 개의 회랑을 돌아 나오자 지세가 탁 트이면서 사방 십 무(畝)의 호수에 홀로 우뚝 솟은 충소고루(沖霄高樓)가 세워져 있었고, 꼭대기에는 철로 만들어진 것이 아마도 그들이 얘기하는 '태음루(太陰樓)'일 것이다.

 

호수의 너비는 삼십 장(丈)이나 되는데도 다리가 서로 통하지 않고, 다만 누각의 네 주변 호수 중간에 부표를 여덟 줄로 배열하여 발을 디딜 수 있도록 하였다.

 

그는 초인적인 지혜로 상황을 보며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생각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누각은 호수에 고립되어 있으니 출입에 반드시 통로가 있을 것이다. 수면에 떠 있는 부표 중에는 5장 이상 떨어져 있는 것도 있는데, 공력이 보통인 사람은 넘어가기 쉽지 않다. 조금 전에 유령염라가 부득이한 경우 모두 누각 안으로 물러나면 스스로 보호할 수 있다고 했는데, 말투를 들어보니 공력이 부족한 사람도 쉽게 누각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를 유추해 보면 부표는 결코 발을 디딜 용도가 아니라 그 안에 틀림없이 속임수가 있을 것이다."

 

그들이 납치해 온 사람들을 누각 꼭대기에 가둔 것을 대놓고 보여주는 것은 이 누각이 정교하고 걸음마다 위기가 있어 적을 유인하는 계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호수가 이렇게 넓은데 부표를 디딤돌로 이용하는 것 외에는 달리 길이 없는 것 같다! 어떻게 허공을 넘어 누각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잠시 깊이 생각하던 그는 마침내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는 근처 숲속에서 너비가 대여섯 척 정도 되는 나무판자 몇 개를 주워 먼저 밥그릇만 한 돌 하나를 물가에서 가장 가까운 부표 위에 던졌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물보라가 2척 높이로 튀면서 부표 좌우에서 몇 개의 쇠갈고리가 튀어나와 부표 위를 꽉 잡았다.

 

부표는 쇠갈고리에 잡히자마자 빠르게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만약 누군가가 부표 위에 뛰어오른다면 두 다리는 꽉 묶이게 될 것이고, 아무리 경공이 뛰어나도 몸을 날려 위험에서 벗어날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호수 위의 이런 설비조차도 이미 극도로 위험한데, 누각 안의 위기는 더욱 예측할 수 없었다.

 

육검평은 자신도 모르게 두 눈썹을 찌푸리며 이런 흉악한 무리들의 음험하고 악독함에 몹시 분노했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나무판자 하나를 던졌고, 물가에서 약 오장 정도 떨어진 수면에 떨어졌다. 나무판자가 수면 아래에 떠 있으면 힘을 쓰기 쉬웠기 때문이었다. 솟구치는 경공을 펼치기 위해서는 당연히 많은 제약이 따랐기 때문에 너무 멀리 던질 수 없었다.

 

이어서 '황곡충소(黃鵠沖霄)'의 신법으로 신형을 오장 넘게 솟구쳤고, 공중에서 등을 곧추세우고 허리를 비틀며 두 다리를 차올려 '비연투림(飛燕投林)'으로 바꾸고 화살처럼 앞으로 돌진했다. 그러다가 기세가 다할 때쯤 두 팔을 뻗으며 가볍게 나무판자 위에 내려섰다.

 

그리고 다시 두 번째 나무판자를 떨어뜨렸고 몸은 다시 공중으로 떠올랐다.

 

이렇게 다섯 개의 나무판자를 번갈아 던진 후 그는 이미 공중에서 높은 누각의 가장자리를 향해 날아갔다.

 

몸이 아직 공중에 떠 있고 기세가 다해 떨어지려 할 때 갑자기 '펑' 하는 굉음과 함께 누각 안에서 한 줄로 늘어선 노궁(弩弓)의 화살이 발사되어 지면에 바싹 달라붙어 호수를 향해 쏘아져왔다.

 

그는 급히 단전에 남아 있는 모든 기력을 모아 두 팔을 위로 들어 올리며 막 떨어지려던 몸을 공중에서 오 척이나 뽑아 올려 빠른 속도로 날아온 노궁의 화살은 발밑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두 발을 뻗자 이미 이층 누각 위에 멈춰 섰다.

 

이런 위급한 상황은 육검평이 기연을 거듭 만나고 능허보법(凌虛步法)이 이미 입신의 경지에 이르도록 익혔기에 비로소 위기를 안정으로 바꿀 수 있었던 것으로, 조금이라도 솜씨가 부족했다면 백 번이라도 호수에 묻혔을 것이다.

 

누각의 네 주변은 모두 창살로 되어 있어 바람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꽉 닫혀 있었고, 안에서는 불빛이 흔들리며 사람의 그림자가 움직였고 때때로 대화 소리가 들렸지만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의 목적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누각 안의 모든 상황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공중으로 뛰어올라 삼장 높이까지 신형을 솟구친 뒤 발끝이 누각 꼭대기의 철롱에 닿자 마음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철롱 전체가 지름이 굵은 철 막대로 짜여 있었는데, 철롱 바닥은 비스듬하게 중앙으로 오목하게 들어가 있었고 일자검(一字劍) 관용(關容)이 조용히 누워 있는 것이 마치 혈도를 찍힌 것 같았다.

 

사방에는 미끄러져 발을 붙일 수 없는 청석(靑石)의 경사진 벽에 수많은 붕어 모양의 첨도(尖刀)가 매립되어 있었는데, 칼날 끝이 지면 위로 오 촌 정도 튀어나와 있었고 희미한 별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났다.

 

육검평의 발끝이 철 막대를 밟자 갑자기 '훅' 하는 소리와 함께 신형이 곧장 철롱 안으로 추락했다.

 

알고 보니 철롱 위의 철 막대들은 모두 양쪽 끝이 아래로 미끄러지는 활간자(活桿子)로, 중간에 가로대 위에 올려져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 발로 밟으면 즉시 철롱 안으로 떨어지고, 활간자는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

 

육검평은 두 발이 공중에 떨어지자 신형이 곧장 아래로 가라앉아, 급히 능허보법의 초절정 경공을 펼쳤다. 상체를 내밀어 숨을 들이쉬며 몸을 공중에 눕히고 '응회구전(鷹迴九轉)'의 오묘한 신법으로 더없이 아름답게 회전하며 점차 바닥 중앙으로 내려왔다.

 

신형이 막 자리를 잡자마자 눈을 들어 위를 바라보자 역시 놀라움에 긴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었다.

 

알고 보니 꼭대기에서 중앙 바닥까지 적어도 십장 이상이었고, 사방은 모두 반짝이는 칼날로 조금만 부주의해도 가슴이 뚫리고 배가 갈라질 것 같았다.

 

그는 급히 일자검 관용의 점혈된 혈도를 풀었다.

 

일자검 관용의 혈도가 너무 오래 점혈당해 있었기 때문인지 풀리기는 했지만 잠시 동안 여전히 혼미했고 한차례 추나(推拿)를 한 후에야 깨어나기 시작했다.

 

일자검 관용에게 납치된 경위를 물어보려던 참에 갑자기 짹짹대는 웃음소리가 경사진 벽 중앙의 작은 창문에서 들려왔다.

 

이어서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팔비금룡, 이번엔 또 무슨 할 말이 있느냐? 아마도 너는 뒷일을 챙길 시간도 없을 것이다! 흐흐!"

또다시 차가운 괴소가 들려왔다.

 

육검평은 비록 화가 치밀었지만 철롱 안에 갇혀 있어 날개를 꽂아도 날아가기 어려웠기 때문에 조급해 봤자 소용이 없었다.

 

그는 초인적인 지혜를 지녀서 위기에 처해서도 당황하지 않고 잠시 생각한 끝에 낭랑하게 하하 웃으며 말했다:

"너희 같이 온갖 나쁜 짓을 하는 놈들은 모두 내 손에 패배한 자들로, 떳떳하게 겨루지도 못하고 간사한 계략으로 사람을 함정에 빠뜨릴 줄만 안다. 강호에 소문이 나서 무림인들의 비웃음을 살까 두렵지도 않느냐?"

 

"네놈을 없애는데 무슨 강호의 도의가 필요하냐. 하지만 네가 노부의 두 가지 조건을 들어준다면 노부가 각 파에 완곡하게 말해 너희 두 사람의 목숨은 살려주마!"

 

"그럼 말해봐라."

 

"아주 간단하다. 첫째는 네가 공력을 폐하고 우리와 다시는 맞서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풍뢰문을 해산하고 이후 영원히 강호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꼬마야 어떠냐?"

 

"간단하지 않은 일이니 한번 생각해 봐야겠군."

 

"좋다, 노부가 내일까지 네 대답을 기다리마."

 

말소리가 그치더니 '펑' 소리와 함께 작은 창문이 다시 닫혔다.

 

사실 정걸과 유령염라 등은 석위촌 분타의 긴급 속보를 듣고 육검평이 이미 수동(水洞)에서 탈출했다는 것을 알았고 그가 이미 궁 안으로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기 때문에 일자검 관용을 대놓고 태음루(太陰樓)에 가두고 적을 유인하는 계책을 세운 것이었다.

 

동령궁의 교규(教規)는 매우 엄격하여 배신하거나 배교하는 제자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극형에 처했으며, 태음루는 평소 규율을 위반한 제자들을 가두는 곳으로 매우 견고하게 지어졌으며, 출입 경로는 동령(東靈) 부자 두 사람만이 알고 있었다.

 

이번에 그들은 육검평을 속여 누각 안으로 유인해서 해를 입히려고 한다면 손을 드는 수고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유령염라는 육검평의 몸에서 회룡비급(回龍秘笈)과 천외진경(天外真經) 등 얻기 어려운 희세의 이보(異寶)를 빼앗으려는 다른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두 가지 조건을 내걸며 육검평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는 육검평이 이미 가슴속에 계획을 품고 있다는 것을 몰랐고, 곤경에 처해 있어 대놓고 손을 쓰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일단 시간을 끌기로 결심하고 천천히 다시 빠져나갈 방법을 찾았다.

 

그래서 유령염라가 물러간 후 그는 즉시 바닥에 앉아 공력을 키웠다.

 

이경(二更)이 지나 온 하늘에 별이 보일 때 육검평은 장삼을 벗어 갈기갈기 찢은 천 조각을 이어 붙이니 거의 육, 칠장 길이가 되었고, 대략 방향을 재보니 충분하다고 생각되어 천을 한 다발로 묶어 허리에 두르고 손을 뻗어 쉬려검을 뽑아 일자검 관용에게 아래에서 기다리라고 당부하고는 기를 일으켜 몸을 가볍게 하고 몸을 솟구쳤다.

 

그는 능허보를 극한까지 펼쳐 진원지기(真元之氣)를 한 모금으로 신형을 버들솜처럼 바람에 날리며 날카로운 칼날을 밟으며 천천히 올라갔다.

 

이런 칼날 위에서 능허보법을 펼치려면 극도로 정밀하고 순수한 경공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충분한 내공이 있어야 지속적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평탄하게 걸을 수 있다.

 

육검평은 몸을 가벼운 연기처럼 흩날리며 올라가 작은 창문 근처에 이르자 갑자기 손에 든 검을 휘둘러 칼날의 끝으로 평평하게 깎고 곧바로 깎은 끝부분에 멈춰 섰다.

 

발끝에 힘을 주고 즉시 쇄려검을 휘둘러 '쨍그랑' 소리가 들리더니 작은 창문 근처의 칼날이 모두 잘려나갔다.

 

그는 쇄려검을 왼손으로 옮겨 혼응토(混凝土)에 꽂으며 잠시 몸을 지탱하고, 한편으로는 오른쪽 팔에 공력을 집중시켜 오른쪽 손바닥으로 힘껏 작은 창문을 후려쳤다.

 

'펑' 소리와 함께 작은 창문 전체가 안쪽으로 떨어져 나가며 작은 방이 드러났다.

 

육검평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손바닥을 창문 가장자리에 대고 계속 두드리자 곧바로 '펑펑' 소리가 몇 번 나더니 작은 창문에 큰 구멍이 뚫렸고, 그는 쾌첩무비하게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 둔 천 조각을 바닥까지 떨어뜨렸다.

 

관용은 천 조각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위에서 이미 성공했다는 것을 알고 즉시 천을 잡고 발끝으로 칼날 사이의 빈 공간을 찍으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줄을 타고 올라갔다.

 

작은 방은 거대한 청석으로 문까지 모두 축성되어졌으며 문은 밖에서 안쪽으로 열리게 되어 있고, 빈틈없이 꽉 닫혀 있어 빈틈을 찾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이 작은 방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상의하고 있을 때 멀리서 다가오는 희미한 발소리가 들렸다. 방문 앞에 도착할 무렵 일자검 관용은 갑자기 문을 향해 두 발을 차며 '펑펑' 소리를 냈고, 육검평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하며 방문 양쪽에 숨었다.

 

이 방법은 과연 효과가 있었다. 발소리는 이미 지나갔는데 방 안에서 소리가 들리자 갑자기 되돌아오더니 '탁' 소리와 함께 방문이 천천히 안쪽으로 열렸고 한 어린 사환이 걸어 들어왔다.

 

육검평이 손을 뻗어 마혈(麻穴)을 찍었다.

 

갑작스러운 기세는 번개보다 빨랐고 사환은 희미한 신음소리만 내며 몸이 마비되어 쓰러졌다.

 

"유령염라 등 몇 명이 지금 어디에 있으며, 여기서 어떻게 아래층으로 내려갈 수 있는지 말해라."

 

"이곳은 천라지망(天羅地網)의 태음루(太陰樓)입니다. 신군(神君)을 만나려구요? 담이 크시다면 저를 따라오세요!"

 

말하며 눈동자를 떼굴떼굴 굴렸다

 

일자검 관용은 이 아이가 수작을 부리려는 것임을 알고 웃으며 말했다:

"좋아, 좋아, 하지만 여기서 밖으로 통하는 통로를 먼저 우리에게 알려줘야 한다."

 

시동의 안색이 변하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정말 모르겠습니다. 저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권하는 술은 마시지 않고 벌주를 마시겠다는 거구나. 빨리 말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리도 널 어렵게 대하지 않을 테니!"

 

시동은 아예 눈을 감아버리고 두 사람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일자검관용은 화가 나서 눈을 부릅뜨고 발로 시동의 몸을 두 번 걷어차며 말했다:

"너는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리는 놈이구나. 육장문인, 당신이 잘 처리하시오!"

 

육검평도 이때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이렇게 가다가는 위기만 가중될 뿐이며 만약 한빙궁(寒氷宮)의 사람들과 부딪치기라도 하면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기회는 순식간에 사라지니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급히 신형을 숙이고 손가락으로 시동의 몸에 있는 역맥(逆脈)을 찍고 나서야 마혈을 풀어주었다.

 

시동은 온몸에 경련이 일며 땀이 비오듯 흘렸고 동시에 육검평은 이미 그의 아혈(啞穴)을 찍어 소리를 지를 수 없게 되었고, 두 눈을 크게 뜬 채 울부짖기만 했다.

 

마지막에는 애처로운 눈물을 흘리며 육검평을 향해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혈도를 풀어준 후 잠시 숨을 고르더니 처량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각 안에는 갈림길이 매우 많습니다. 저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곧장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다시 왼쪽으로 한 번 도는 것을 이렇게 연속으로 세 번을 하면 아래층 출구가 나온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다른 매복에 대해서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

 

육검평은 그가 성심껏 말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가 속일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하였으며 자신도 빨리 길을 찾아야 했다.

 

일자검 관용에게 시동의 오른쪽 팔을 잡게 하고 곧장 실외로 향했다.

 

누각 안의 갈림길은 어지럽게 얽혀 있었고 도처에 복도의 모퉁이가 있어 만약 길을 안내하는 사람이 없다면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세 사람은 잠시 우회하여 걷다가 비교적 넓은 방 앞에 도착했다.

 

방 안에서 이야기 소리가 들려왔는데 마치 무언가를 토론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시동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방 안을 가리켰는데, 이는 유령염라 등이 방 안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육검평은 발걸음을 가볍게 하여 옆문을 돌아 문 옆으로 몸을 날렸다.

 

정걸이 낭랑하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이 어린놈의 공력이 신통하여 몇 번이나 예상치 못하게 액운(厄運)을 피해갔소. 나는 그래도 일찌감치 그를 제거하는 게 깔끔할 것 같소이다!"

 

유령염라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솥 안의 물고기가 어찌 하늘로 날아오를까 걱정하시오! 그가 대답한 후에 그를 없애도 늦지 않소?"

 

"일은 항상 신중한 게 좋소. 다만 밤이 길면 꿈도 많아지니 뜻밖의 일이 생기면 더욱 힘들어질 것이오!"

 

"이 태음루 아래로 떨어진 이상 그의 공력이 아무리 깊어도 몸을 빼낼 수 없을 것이오. 날이 밝을 때까지 이 어린놈이 계속 버틴다면 없애는 것은 손 한 번 까딱하는 수고에 불과할 뿐이오. 다만 아쉬운 것은……"

 

밑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방문 입구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굳이 날이 밝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소? 지금 당장 해결하는 게 깔끔하지 않겠소?"

 

말소리가 그치자마자 바람처럼 빠른 두 개의 신영이 방 안에 번개처럼 서 있었다.

 

방 안의 사람들은 '으악' 소리를 지르며 일제히 일어나 기이한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육검평등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특히 마음속으로는 계속 중얼거리고 있던 동령신군 본인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어린놈은 정말로 이상하구나. 태음루 밑의 비밀 통로는 우리 부자 두 사람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데, 설마 그가 철롱 꼭대기에서 날아온 것일까? 쇠창살은 강철 합금으로 주조한 것이라 신병이기(神兵利器)로도 자를 수 없고 사방의 청석 칼날 벽은 더더욱 힘을 쓸 수 없는데……"

 

그가 묵묵히 깊은 생각에 잠겨 있을 때였다.

 

갑자기 육검평이 큰 소리로 호통쳤다:

"노괴, 괜히 바보짓 그만해라. 이제 너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는 분노가 극에 달했고 원한이 하늘을 찔렀으며 전신의 공력을 모아 두 팔에 운기하며 쌍장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뒤집히는 것 같은 맹렬한 광풍의 강기가 유령염라를 향해 일제히 공격해 갔다.

 

유령염라는 그의 호통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강풍이 몸을 덮치는 것을 보고 황급히 손을 뻗어 막을 틈도 없었지만 다행히 그의 공력이 이미 화경에 들어서 있어 급히 몸을 날리니 이미 키가 한 길 넘게 솟구쳐 올랐고 강풍은 발밑으로 스쳐 지나가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뒤쪽의 태사의가 날아가 벽에 부딪히며 나무 조각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는 몸을 공중에서 한 바퀴 돌려 오른쪽 일 장 밖에 가볍게 내려섰다.

 

육검평은 일격이 빗나가자 분노가 더욱 거세졌고 오른쪽으로 돌아 쌍장을 떨치며 정면을 향해 또다시 일장을 날렸다.

 

유령염라는 신형이 막 땅에 내리자마자 강풍이 또다시 덮쳐와 다시 몸을 솟구치기에는 이미 늦었고 급히 두 팔을 가슴에 원을 그리며 떨쳐 일장을 후려쳤다.

 

두 줄기의 광풍이 부딪히자 '펑' 하는 거대한 소리가 들렸다.

 

유령염라는 세 걸음을 물러나고 나서야 겨우 몸을 바로 세울 수 있었고 가슴속의 혈기가 끓어오르는 것이 약간의 부상을 입은 것 같았다.

 

육검평은 몸을 약간 흔들리더니 멈췄다.

 

유령염라는 마음속으로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이 어린 녀석의 내공이 이렇게 빨리 진전되다니."

그는 생각할수록 불안해졌고 즉시 퇴각할 계획을 세웠다.

 

육검평이 장을 날린 같은 시간에 왼쪽에 서 있던 금강지 정걸도 육검평을 향해 강력한 장풍을 날렸다.

 

그의 공력은 유령염라보다 반 수 정도 높았으며 기세는 더욱 놀라웠다.

 

산과 같은 경기 속에 희미한 바람 소리가 섞여 횡으로 쓸며 다가왔다.

 

육검평은 갑자기 옆에서 경풍(勁風)이 덮쳐오는 것을 느꼈고 금강지 정걸이 기회를 틈타 출수한 것임을 알았지만 그의 쌍장은 막 뻗어나간 상태라 어떻게 해도 몸을 돌려 장을 쳐낼 수 없었다.

 

그는 급한 김에 상체를 뒤로 젖히고 두 발로 차며 '이어도천파(鯉魚倒穿波)'라는 초식을 펼치며 몸을 뒤로 일 장 정도 날렸다.

 

그의 두 발이 막 땅에 닿자마자 '척척' 하는 소리가 들렸고 눈앞의 인영이 번쩍하더니 유령염라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는데, 아마도 비밀 통로로 도망간 것 같았다.

 

육검평은 또다시 유령염라가 도망가는 것을 보고 금강지 정걸의 협공 기습에 대한 분노와 원한이 더욱 커졌다. 그는 이 마두의 공력이 심후하고 금강지공이 특히 패도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급히 전신에 공력을 운용하여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을 전개하고 두 눈에서 신광을 내뿜으며 한 걸음 한 걸음 금강지 정걸의 앞으로 다가갔다.

 

이때 쌍방은 전심전력을 기울였고 방 안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조용했으며, 폭풍우가 몰아치기 전의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는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천천히 다가가며 동시에 마음속으로는 이미 적을 상대할 대책을 강구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거리는 일장밖에 되지 않았다.

 

육검평은 두 팔을 한 바퀴 돌리고 떨치며 빠른 속도로 일장을 날렸다.

 

산을 뒤흔들 수 있는 강력한 강기가 마치 광풍해랑(狂風駭浪)처럼 휘몰아쳤다.

 

금강지 정걸은 적이 눈앞에 있는데 어찌 태만할 수 있겠는가. 급히 정신을 집중하고 내공을 모으며 쌍장에 힘을 실어 덮쳐오는 기세에 반격했다.

 

두 줄기의 경력이 부딪히자 주변의 공기가 '쩍쩍' 소리를 내며 압축되었다.

 

'콰르릉' 하는 굉음이 울리며 방 전체가 흔들렸고 그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금강지 정걸은 한 걸음 물러났다.

 

육검평은 발끝으로 서서 멈췄다.

 

그는 한 수 이득을 본 것을 알고 자신의 내공이 상대방보다 약간 높다는 것을 알았기에 저도 모르게 호승심이 갑자기 솟구쳤고 급히 몸을 날려 앞으로 세 걸음 나아가 능허보법(凌虛步法)을 전개하며 번개처럼 육장을 공격하여 선기를 빼앗았고 비록 자신이 신공호체(神功護體)를 가지고 있지만 상대방의 금강지공이 너무 패도적이기 때문에 몸을 날려 피하고 공격은 하지 않았다.

 

금강지 정걸도 섬전장법(閃電掌法)을 전개하였고 장영(掌影)이 어지러운 가운데 신형을 번쩍이며 움직여 순식간에 오장을 공격한 후에야 간신히 평수를 이루었다.

 

두 사람은 모두 빠른 공격으로 일관했고 출수 또한 신오막측(神奧莫測)하였으며 적을 공격하면서도 자신을 보호했다. 권풍이 호랑이처럼 몰아치고 장력이 산처럼 거셌으며 '휙휙' 하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고 그 소리는 방 안을 계속 맴돌았다.

 

그야말로 세상을 뒤흔드는 치열한 싸움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의 교전이 오십 초에 가까워졌다.

 

육검평은 갑자기 폭갈을 터뜨리며 신형을 공중으로 띄웠고 위로 뛰어오른 순간 열일검이 이미 손에 들려 있었다.

 

좌장(左掌)으로 한 바퀴 돌리며 휘둘러 '용칩심연(龍蟄深淵)' 일초가 펼쳐졌고 오른손의 검은 '일륜초승(日輪初升)'으로 변하여 어지러운 장영 속에서 한 줄기 반짝이는 빛이 공중에서 내리비치는 것이 보였다.

 

금강지 정걸은 공력이 심후하고 경험이 풍부하였기에 육검평의 장과 검이 동시에 펼쳐지는 것을 보고 이미 중요한 고비에 왔음을 알고 특별히 정신을 집중하고 경계하며 독특한 경공을 극한까지 펼치고서야 비로소 검봉(劍鋒)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육검평은 진작부터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는데, 그가 이대로 도망치게 놔둘 수 있겠는가. 그는 '열일염염(烈日炎炎)' 검초를 펼쳐 머리 위에서 덮치니 그 위세가 대단했다.

 

한줄기 강렬한 광망에 금강지 정걸의 눈은 상대방의 신형과 검세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급히 금강지공을 전개하여 빛 속으로 돌진했다.

 

두 줄기의 하얀 기운이 '삭삭'거리는 소리와 함께 손가락 사이로 뿜어져 나오며 육검평의 내려치는 기세를 멈추게 만들었다.

 

정걸은 이 틈을 타 발밑을 미끄러져 나가며 검막(劍幕) 밖으로 벗어났다.

 

육검평은 급히 숨을 들이쉬고 기운을 끌어올렸다. 그는 몸을 공중에서 한 바퀴 돌려 화살처럼 적의 뒤를 바짝 쫓았고, 손에 든 검으로 '석양서락(夕陽西落)' 일초를 연달아 펼쳤다.

 

정걸은 감히 방심하지 못하고 폭갈을 터뜨리며 금강지공을 있는 힘껏 펼쳐 검망을 향해 쏘았다.

 

육검평도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을 극한까지 펼쳤고, 금강지력의 예리하고 놀라운 힘을 꺼리지 않고 신형을 번쩍이며 검을 휘둘러 비스듬히 내리쳤다.

 

검광이 번쩍이는 사이에 참혹한 비명소리가 연달아 들려왔다.

 

금강지 정걸의 오른손 중지와 식지 두 개가 검봉에 나란히 잘려나갔고 수십 년간 힘들게 연마한 독특한 신공이 한 순간에 파괴되자 그는 죽는 것보다 더 견디기 어려웠다.

 

그는 분노가 극에 달해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있는 힘껏 달려들어 마지막 승부를 걸려고 했다.

 

그때 갑자기 뒤쪽에서 '불가(不可)'라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 줄기 신영이 바람처럼 빠르게 벽 사이에서 튀어나와 손을 뻗어 두 사람을 동시에 비밀통로 안으로 끌어당겼다.

 

육검평의 호체신공(護體神功)은 강력한 금강지력에 의해 부서졌고 비록 신형을 옆으로 피하기는 했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해 오른손으로 비스듬히 검을 내려칠 때 오른쪽 어깨를 맞았고 다행히 대부분의 힘은 금강부동신공에 의해 제거되어 오른쪽 어깨가 꿰뚫리지는 않았지만 마치 무거운 망치로 맞은 것처럼 팔 전체가 저리고 아파 손에 힘이 풀리며 내려치는 기세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아 정걸이 내민 두 개의 손가락만 잘랐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정걸의 오른쪽 팔 전체가 잘렸을 것이다.

 

정걸이 참혹한 비명을 지르는 동시에 육검평의 오른손이 풀렸고, 열일검은 '땅'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고 그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일자검 관용이 급히 앞으로 달려왔고 유령염라는 이미 벽 속의 비밀통로에서 나와 부상을 당한 금강지 정걸을 구해 갔다.

 

관용이 알아차렸을 때는 급히 호통을 치며 몸을 돌려 쫓았지만 두 사람은 이미 종적을 감췄고 너무 급하게 도망치느라 벽에 있는 암문을 미처 닫지 못했을 것이다.

 

육검평은 자신의 견정혈이 크게 다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신속한 내공 운행으로 호흡을 조절한 후에는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움직임이 민첩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시간을 벌기 위해 급히 태음루를 빠져나갈 계책을 세우고 어둠 속의 비밀통로를 따라 추적해 갔다.

 

비밀통로는 구불구불하고 복잡했으며 곳곳에 복벽암문(複壁暗門)이 있었다.

 

그들은 한바탕 돌았지만 여전히 원래의 암문 출구로 돌아왔다.

 

육검평은 갑자기 시동의 말이 생각났고, 이때는 긴급히 탈출할 방법을 찾아야 했기에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일자검 관영과 함께 갈림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다시 왼쪽으로 한 번 돌았더니 과연 비교적 순조롭게 갈 수 있었다.

 

몇 차례의 굽이를 돌자 어렴풋이 창문 사이로 호수의 물빛이 투사되어 들어왔다.

 

육검평은 이미 누각의 문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급히 몇 걸음 더 나아갔다.

 

골짜기에 둘러싸인 곳에는 전부 서로 연결되지 않은 집들이 있었고 호수는 보였지만 아직 거리가 있었다. 두 사람은 문을 찾지 못하자 검을 휘두르고 손바닥으로 벽을 부수고 지나갔다.

 

방은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어 모든 벽이 복벽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사람이 방에 들어가면 기계 장치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 복벽이 꽉 닫히게 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있는 힘껏 몇 개의 복벽을 부수고 이미 호수 가장자리에 도착했다.

 

맞은편을 살펴보고 있을 때 갑자기 천둥소리 같은 '콰르릉' 하는 소리가 몇 번 울리더니 낮은 함성소리가 섞여 공중에서 요동치며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