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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卷 풍뢰거룡(風雷巨龍) 第一章 북해현빙(北海玄冰)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二卷 풍뢰거룡(風雷巨龍) 第一章 북해현빙(北海玄冰)

少秋 2023. 11. 15. 21:46

 

 

第二卷 風雷巨龍 

第一章 北海玄冰

 
다시 새벽이 밝았다.

황금빛 아침 햇살이 엷은 새벽안개를 뚫고 대지위로 쏟아졌다.

대지는 대자연의 품속에 조용히 누워 미풍의 어루만짐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한 그루의 오래된 소나무 아래――

일신에 청삼을 입은 젊은이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

미풍이 그의 옷자락과 경삼(輕衫) 그리고 귀밑머리를 제멋대로 말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그는 노승이 입정한 것처럼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침 햇살은 그의 얼굴에 뿌려지며 때로는 주황색으로, 때로는 황금색으로……

그의 백옥같은 준순한 얼굴도 아침 햇살에 따라 쉼 없이 변하고……

갑자기 동쪽의 떠오르는 해가 구름을 뚫고 기상천외하게 대지와 산림을 비추고……

그리하여 산림과 초목도 팔을 활짝 벌려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한다.

그러자 소나무 아래의 평아도 천천히 눈을 뜨고 소매를 털며 일어섰다.

얼굴을 스치는 아침 바람을 맞이하며 평아는 길게 숨을 들이 마시고 다시 천천히 내뱉은 다음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아침 햇살은 벽록색의 나뭇잎은 황금색과 녹황색으로 물들였고 아침 바람에 끝없이 쉭쉭거리며 흔들렸다.

이 아침빛, 푸른 잎과 숲을 바라보며 평아는 가볍게 웃음 지으며 생각해 본다:
"의외로 무당산이 무공으로 무림각파를 지배할 뿐만 아니라 경치도 훌륭하니 족히 천하제일이라 할 만하구나!"

원래 지금 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매우 아름답고 평온한 풍경이었다.

규송(虯松)과 개울이 절벽을 장식하고 있고, 절벽 아래에는 또 옅은 안개가 자욱하고 피어오르고 이따금씩 소나무가 흔들리며 내는 큰 소리가 들려왔다……

멀리 푸른 산이 끝없이 이어지고 도관의 흰색 담과 비취색의 지붕이 흩어져 배치되어 있어 모든 것이 조화롭고 장엄한 느낌이 가득했다.

이곳에 머무른 평아는 흉중의 속념이 모두 없어져 산발을 하고 맨발로 산속에 들어가 세상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생겨났다.

오랫동안 머리를 들어 멀리 바라보며 평아는 움직이지 않았다. 흐리고 차가우며 약간 축축한 아침 바람이 스쳐 지나가며 그의 옷소매를 날리고 그의 뺨을 적셨다. 그는 손을 들어 닦고서도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서는 산림에 은둔하겠다는 생각에서 이 공기처럼 음랭한 '현빙장(玄冰掌)'으로 옮겨갔다.

그는 여태껏 그 괴인이 현빙장 때문에 죽은 것을 잊지 않았다. 동시에 회룡비급도 복면인이 기회를 틈타 탈취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청삼표객 '현빙궁(玄冰宮)'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의심을 품었고 청삼표객이 현빙장을 펼치자, 그는 청삼표객이 그 비급을 탈취한 복면인으로 단정하고 아무 생각없이 청삼표객에게 '용칩심연(龍蟄深淵)' 일초를 펼쳤는데 뜻밖에도 청삼표객은 부상을 당하고 도망친 것이었다.

그는 쫓아가려 했지만 흑의인이 연약한 목소리가 그의 심금을 울려 그는 남았는데 갑자기 그 괴벽한 흑의인이 다시 무례하게도 그를 쫓아낼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는 여태까지 이 고독한 흑의인이 어째서 괴벽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와 청삼표객의 대화에서 보면 그 흑의인은 일찍이 강호에서 명성을 떨친 인물인 것 같았지만 어찌하여 그 외롭고 쓸쓸한 곳에 은둔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많은 문제들이 그의 뇌리속에서 맴돌았다. 그는 어떤 것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 그 운무가 자욱한 깊은 절벽을 마주하고 있었는데 마치 그곳에 빠진 것 같았다……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는 눈을 들어 먼 곳의 도관을 바라보며 두 손바닥을 마주 치더니 발을 구르고 몸을 돌려 옷자락을 휘날리며 나는 듯이 달려갔다.

순식간에 이 절벽과 소나무 숲 그리고 개울이 그에게서 모두 멀어져 갔다……

그러나 평아가 먼저 서 있던 절벽 앞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그루의 반송(盤松) 뒤편에서 이때 한 사람이 돌아 나왔다.

마찬가지로 그도 청삼을 입고 있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청사건이 덮여 있었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평아가 원래 서 있던 곳으로 다가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고개를 숙이고 살펴보았다――

바위 절벽 위에는 윤곽이 두렷한 발자국 하나만이 보였다. 매우 단단한 바위 위에 뜻밖에도 심하게 파여있어 그는 손을 뻗어 쓰다듬어 보고는 고개를 들고 일어섰다.

그는 면건(面巾) 밖으로 드러난 두 눈을 한 번 굴리고 한 줄기 차가고 악독함이 가득한 한광을 뿜어내었다. 이어서 양 소래를 휘날리며 몸을 돌려 평아가 간 길을 향해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

 
떠오르는 태양이 만자천홍(萬紫千紅)의 대지를 한층 아름답고 화려한 빛으로 물들였다.

웅장하고 장엄한 도관이 아침 햇살 속에서 더욱 신성하고 위엄 있게 보였고 처마 아래에는 '상청관(上清觀)'이라는 세 개의 금색 글자가 쓰인 편액이 걸려 있어 아침 햇살 아래에서 현란한 빛을 번쩍이고 있었다.

이때, 금색으로 옻칠한 두 짝의 대문 안에서 두 명의 도인이 천천히 걸어 나오는데 몸에 황금빛 도포를 걸쳤고 손에는 백옥 불진을 쥐고 있었다. 좌측에 걷는 사람은 자애로운 용모에 만월 같은 얼굴로 선풍도골(仙風道骨)처럼 보였다.

그들 두 사람은 도관 앞의 돌계단 아래 길게 놓여진 석로(石路) 를 따라 줄곧 앞으로 나아가며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가끔 왼쪽의 노도가 눈살을 찌푸리며 긴 한숨을 내쉬고 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뒤따라오는 표범 머리에 고리 눈을 가진 수염이 가슴을 덮은 도인도 눈살을 찌푸리며 한숨을 쉬었다.

이러함에도 그들은 시종 묵묵히 앞으로 나아갔고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아침 햇살이 대리석을 깐 길에 비추어져 자홍색의 빛을 반영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아주 고요한데 이따금 탄식 소리만 들려왔다……

"장문인, 안심하시지요. 적석사제(赤石師弟)는 줄곧 길인천상(吉人天相)이니 무사히 회복될 것입니다."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청석도인(青石道人)의 뒤를 따르던 표수환안(豹首環眼: 표범 머리에 고리 눈)의 백석도인(白石道人)이었다.

청석도인은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긴 눈썹을 찌푸리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러기를 바라네. 아! 그 젊은이의 무공이 그렇게 기괴하고 절륜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지. 말이 났으니 말이지 정말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몰랐다네."

말을 마치자 또 다시 무겁게 한숨을 내쉬고 긴 수염을 쓰다듬었다.

"어제 청송(青松)과 여의(如意)가 말하기를, 그 어린 녀석이 '지살곡(地煞谷)'에 들어간 것 같다고 합니다. 흥! '독고자(獨孤子)' 그 몹쓸 할망구가 그녀석도 함정에 빠뜨리면 좋겠군요!"

백석도인이 뒤따라오며 증오의 말을 이었다.

청석도인은 발을 멈추고 백석도인을 쳐다보고 말했다:
"사실, 그들 둘도 확실하게 말하지 않았네. 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 않은가!"

백석도인이 이어서 말했다:
"어! 사형은 왜 이렇게 나약해지셨습니까? 그가 '지살곡(地煞谷)'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사숙의 '소양장(少陽掌)'을 맞았는데 얼마나 버티겠습니까? 설령 쇠를 두드려 만든 것이라 할지라도 그 일장을 견딜 수 없잖습니까! 하물며 혈육으로 이루어진 몸 아닙니까?"

청석도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탄식하였다:
"말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네! 어제 사숙 그 어르신께서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 그 후배의 무공은 마치 예전 '구천신룡(九天神龍)'의 '회룡장(回龍掌)'인 것 같은데, 이렇게 되면 좀 번거로워진다네."

백석도인도 그 말을 듣고 놀란 듯 침묵이 흘렀다. 청석도인은 수염을 만지며 다시 말했다:
"사숙의 말씀이 옳았다네. 당시 그 '구천신룡'이 강호를 횡행했을 때, 아무도 그 예봉을 막을 수 없었네. 단지 우리가 인연이 없어서 그 풍채를 목도하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뿐이지.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라네!"

말을 하며 그는 눈을 들어 변화무쌍한 아침 하늘을 바라보면서 마치 그가 이미 협곡에 있는 것처럼 느꼈다……

그 주변에 있는 인물 중에는 화상(和尚)도 있고, 도인(道人)도 있고, 검사(劍士)도 있고 또…… 소림파(少林派), 화산파(華山派), 아미파(峨嵋派), 공동파(崆峒派)…… 그들 무당파(武當派)까지 모든 종파의 장문인들 모두가 한 곳에 모였다……

모든 사람의 얼굴에는 모두 표정이 엄숙하고 경건하여 각자 생애 최고의 무공을 발휘하며 그들이 고기를 뜯어먹고 가죽으로 덮지 못하는 것이 못내 한스러운 듯 '구천신룡'을 에워쌌다.

하지만 그 구천신룡은 마치 용감한 유룡(游龍)과 같이 팔대종파 장문인들이 연수(聯手)하는 가운데에서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상대하였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장중을 응시하였고 모든 장문인들도 부전(不傳)의 비기절학(秘技絕學)을 발휘하였다. 하지만 그 구천신룡과 비교하면 그들은 보잘것없어 보였다……말할 가치도 없었다……

그의 명호처럼 그 구천신룡은 용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며 장운검막(掌雲劍幕) 안을 들락날락하고 춤을 추듯 옷소매를 날리자 마치 산이 무너지고 바위가 갈라지는 듯하여 날카로움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의 일장(一掌), 일수(一袖), 일퇴(一腿)에 따라 소림파 장문인이 쓰러지고, 공동파 장문인이 쓰러지고…… 곤륜파…… 화산파 장문인이 쓰러지고……죽고 …… 마침내……

그들 무당파 장문인도 쓰러졌다……

비록 그 비참한 싸움에서 각파의 정화가 불타버렸고 동시에 세월은 무정하게 흘러갔지만 선배들의 성사(盛事)는 후인들에게 계속 전해지고……

청석도인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구가 무술을 연마할 때, 그의 사부는 항상 선배들의 품격을 그에게 이야기했으며, 특히 구천신룡을 포위 공격한 그 경천동지의 일전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의 사부는 구천신룡의 하늘을 찌를 듯한 호방함과 웅대한 포부에 대해 더욱 추앙하고 칭찬하였다. 마지막엔 항상 한 마디로 마무리하였는데 그것은 그가 '구천신룡'을 배우도록 격려하는 것이었다. 비록 구천신룡은 여전히 그들의 적인이었지만 말이다.

항상 그 자신도 심취하고 동경하며 언젠가 강호에서 명성을 날리고 일신의 절학기예로 무수한 영광과 광채를 얻고 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그를 그리고 무당파를 추켜올려 천하의 보좌에 앉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파괴되었고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다……

한 젊은 후배가 그에게 패전을 안겼고 그가 사용한 것은 뜻밖에도 '회룡장(回龍掌)'이었다. 결국 그의 기예는 예전에 강호를 떠들썩하게 했던 '회룡장(回龍掌)'을 이길 수 없었다. 아! 그의 마음도 거의 산산이 부서졌다……

"장문인!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청석도인은 망연히 아침 하늘에서 눈을 거두고 백석도인을 곁눈질해 쳐다보았다. 이때 백석도인이 의아하게 생각하며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아' 하고 백석도인에게 미안해하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생각에 빠졌었구먼! 자 빨리! 가세나! 사숙님이 조급하게 기다리실까 염려되네!

말을 하며 그는 앞으로 안 걸음 내딛고 걸어갔다. 백석도인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고는 수중의 불진을 털고 뒤를 따라갔다.

그는 청석도인의 심정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의 사형은 항상 호방하게 그에게 말하기를 언젠가는 그가 일신의 기예로 무림에 군림하여 예전 구천신룡의 승리의 영예를 덮어버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당시의 일전으로 각파는 원기가 크게 손상되었고 무당파도 나날이 약해져 갔다. 그래서 청석도인은 문호를 다시 일으킬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방치되었던 많은 일들을 다시 손보느라 노심초사해서 그의 웅지를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오랫동안 실절되었던 '회룡비급(回龍秘笈)'이 강호에 다시 출현한 후, 뜻밖에도 적석도인이 다치고 동시에 그들의 미몽(美夢)도 산산조각 내었다.

생각하며 그는 또 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고 계속해서 청석도인을 따라 묵묵히 걸어갔다.

아침 햇살이 대지에 쏟아지며 그들의 그림자가 길게 돌길에 비쳐졌다.

이 구불구불한 돌길의 끝에는 대나무 숲이 한 줄로 늘어서 있고, 대나무 숲에는 한 채의 정사(精舍)가 숨어 있었다. 청석도인과 백석도인은 일제히 고개를 들고 걸음을 재촉했다.

석로(石路) 왼쪽 숲속에서 청삼을 입은 사람이 천천히 걸어 나오는 것이었다. 그는 바로 어제 적석도인을 검으로 벤 젊은이였다.

백석도인은 암암리에 생각했다: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분명히 청송은 그가 '지살곡(地煞谷)'에 들어갔다고 했는데, 어째서 그 몹쓸 할망구가 함정에 빠뜨리지 않았지. 그 안색을 보니 부상을 당하기는커녕 오히려 무력이 더욱 정진된 것 같은데."

그가 암암리에 생각하는 것은 차치하고 그 젊은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와 그들의 갈 길을 막았다.

청석도인은 얼굴색이 약간 변하더니 수중의 불진을 털고 한 걸음 내디디며 말했다:
"하하! 소협은 정말 신뢰할 만한 사람이구료. 모든 것은 그저 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 빈도는 절대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것이오!"

백석도인은 말을 듣고 황급히 앞으로 나아가 평아가 갑자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 청석도인의 옆에 섰다.

그러나 뜻밖에도 평아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그들로부터 약 오 척 정도 떨어진 곳에 서서 손을 흔들며 낭랑하게 말했다:
"도장은 긴장할 필요 없소. 소생은 어제의 원한을 갚을 생각이 없소. 하지만 이는 이 원한이 완전히 해소됐다는 뜻이 아니라, 언젠가는 내가 당신들에게 갚으라고 요구할 것이오."

청석도인과 백석도인은 모두 놀라서 눈앞의 이 젊은이가 무슨 꿍꿍이속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함께 또 의심스러운 듯 평아를 살펴보았다.

평아는 검미를 추켜올리며 낭랑하게 말했다:
"내 말 좀 한번 물어봅시다. 청삼유객의 이름은 뭐고, 어느 문파요?"

청석도인은 말을 듣고 또 놀랬으나 이내 미간을 찌푸렸고, 백석도인은 기분이 나빠 '흥' 하고 한 걸음 내디디며 노발대발하며 말했다:
"이런 오만방자한 놈, 무당산이 네 집에서 연 객점인 줄 아나, 네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다면 가게? 흥. 잘 들어라. 네가 정산하고 싶지 않으면, 내가 너를 찾아 정산 해주마. 자! 자! 자! 목숨을 바쳐라! 너는 다시 저승에 가서 청삼표객에 대해 직접 물어봐라!"

평아는 그 말을 듣고 안색이 갑자기 변해서 비스듬히 한 걸음 내딛고 한 손을 들어 화를 내며 말했다:
"못된 늙은 도사, 내가 너와는 싸우지 않았다고 내가 널 무서워 하는 줄 아나 본데. 흥! 와라!"

청석도인은 큰 소리를 지르고 양 소매를 벌려 두 사람을 가로 막으며 외쳤다:
"할 말이 있으면 좋게 이야기해야지. 모두 멈추시오!"

말이 끝나고 긴 눈썹을 치켜올리고 백석도인을 노려보더니 몸을 돌려 평아에게 말했다:
"소협이 먼저 한 말은 매우 옳소. 훌륭하오. 우리 무당은 소협이 베풀어준 은혜를 입었으니 몰치난망(沒齒難忘=白骨難忘)이오. 만약 소협이 오지 않는다면 빈도 또한 반드시 무당의 제자들을 친히 인솔하여 내년 중양절에 귀하 쪽으로 갈 것이오."

말을 하다 잠시 멈추고는 평아를 힐끗 보더니 계속해서 말했다:
"청삼표객에 대해 말하자면, 빈도는 그가 작년 초에 출도했다는 것만 알고 있소.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는 기괴하고 절륜한 무공으로 북천산 십이고수(北天山十二高手)를 연거푸 꺾었고 거듭하여 남강(南疆)의 '독비존자(獨臂尊者)' 휘하에 있는 '삼대역사(三大力士)' 가운데 '탈혼(奪魂)'과 '단혼(斷魄)' 두 역사를 단신으로 박살내며 강호에 이름을 떨쳤지만 행동출입시 청건으로 얼굴을 가렸고 동시에 무공도 천하 각대문파의 장점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사승내력(師承來歷)을 아무도 알 수 없었소. 빈도가 알고 있는 것은 여기까지니 소협께서는 양해하시고 용서하시기 바라오."

청석도인은 비굴하지도 않고 거만하지도 않게 말을 끝낸 뒤, 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없이 서 있는 평아를 응시하고 있었다.

평아는 청석도인의 말을 다 듣고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도장께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강호에서 '현빙장(玄冰掌)'이라 불리는 무공이 어느 문파의 것인지 아십니까?"

청석도인과 백석도인은 모두 얼굴빛이 급변하여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현빙장(玄冰掌)?"

평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틀림없소!"

말하면서 놀란듯이 청석도인과 백석도인을 바라보았다. 왜냐하면 이때 두 사람의 얼굴은 모두 죽은 회색을 띠었고 눈에도 놀라움과 공포로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평아는 가볍게 웃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청삼표객이 어제 '현빙장' 일초를 시전 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저의 '용칩심연' 일초를 맞고 피를 토하며 도주했소!"

이미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던 백석도인은 평아의 말을 듣고 다시 크게 소리쳤다:
"'회룡장(回龍掌)'? 당신……당신이 정말 구천신룡의 전인이오?"

평아가 그 말을 듣고 놀라 생각했다:
"'구천신룡(九天神龍)'? 누가? 구천신룡이 누구지?"

갑자기, 놀라 서 있던 청석도인이 '앗' 소리를 내고는 말했다:
"사숙님! 제자 청석, 백석이 배알합니다!"

말을 하며 백석도인을 끌어당기자, 평아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붉은 빛이 가득한 얼굴에 활기찬 기색의 중년 도인이 천천히 뒤에서 다가와 이때 절을 하고 있던 청석도인과 백석도인을 웃으며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평아는 상황을 보고 저도 모르게 놀라 생각했다:
"이 사람은 이런 나이에 어떻게 무당 장문인의 사숙이 될 수 있는 걸까? 아! 그래! 그는 틀림없이 내공이 최고 경지에 이르러서 이렇게 젊어 보이는 건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그 중년도인은 이미 그의 눈앞으로 다가와 손을 들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빈도 혜명은 송구하게도 본문에 남아 있는 유일한 장로(長老)입니다. 삼생의 행운으로 소협의 풍모를 볼 수 있으니 매우 영광스럽소이다. 예전에 영사이신 '구천신룡' 사(沙) 노선배께서 팔대장문인과 칠십이 제자들과 격전을 벌여 무림에 미담을 남기셨는데 오늘 난근혜질(蘭根蕙質)의 소협을 다시 보게 되니 선배들보다 뒤지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다행입니다!"

말을 하며 또 턱 밑의 짧은 수염을 만지며 한탄하며 말했다:
"아! 강호에 역대급의 인재가 배출되었는데 노부는 이미 늙었구나! 후생들은 정말 대단하구나! 오! 사선배의 건강이 예전처럼 건강한지 모르겠구려. 소협꼐서 영사를 뵈면 부디 인사나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평아는 이 도인을 보자마자 그가 바로 '천현곡(天玄谷)'에서 청석도인 뒤에 서 있던 사람이라는 것을 떠올렸고 그가 구천신룡이 예전에 팔대 장문인들과 싸움을 언급하는 것을 듣고, 생각이 영민해져 그 구천신룡이 바로 당시 '회룡비급'의 주인이었으며 그 괴인의 사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중년 도인은 그가 구천신룡의 전인이라고 착각을 해서 그는 말을 듣고 약간 주저하며 차갑게 말했다:
"아! 도장의 성의에 감사드립니다. 가사께서는 여전히 정정하시다고 합니다!"

그 중년 도인은 말을 듣자 얼굴색이 약간 변하는 것 같았지만 순간 또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하늘의 가호를 받고 계시는군요. 뜻밖에도 선배님의 풍채를 다시 볼 수 있다니 우리 세대가 얼마나 행운을 누리고 있는 것인가. 하하!"

말을 하며 다시 중년 도인은 한바탕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비록 그렇게 웃고는 있지만, 평아는 그가 마음속의 불안과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미친 듯이 웃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원래 옛날 구천신룡이 팔대 종파 장문인들의 연수 포위공격에 홀로 맞서 싸워 귀곡신호(鬼哭神號)하고 천경지동(天驚地動)하여 각파의 정화들은 거의 다 죽었기 때문에 구천신룡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얼굴이 변색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혜명도인(慧明道人)이 이 젊은이가 옛날 구천신룡이 사용하던 회룡장을 뿜어대는 것을 눈으로 보고 어찌 마음속으로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처음에 그는 자신이 본 것을 깊게 믿지 않았지만 뜻밖에도 상대방이 자신이 사용한 것이 회룡장이라고 인정하고 동시에 구천신룡이 아직 건재하다고 말하니 그는 마음속의 두려움을 더 이상 억누를 수 없게 되었다.

청석도인은 사숙의 이런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긴 눈썹을 찌푸리며 속으로 말했다:
"아! 무당파는 어찌 이리도 운명이 순탄치 않은가. 이들 노마들이 뜻밖에도 하나같이 강호에 다시 나타나려 하다니, 이걸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 강호는 아마 더 이상 평온할 날이 없을 것이다."

말없이 그가 한탄에 잠겨 있는 때, 갑자기――

멀리서 비명이 여러 번 들려오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얼굴빛이 변하여 놀라서 마주 보았다.

청석도인이 한 발을 구르며 소리쳤다:
"상청관(上清觀)!"

말을 하며 옷소매를 흔들고 돌아서서 나는 듯이 왔던 길로 황급히 달려갔다. 혜명도인이 낮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가자!"

옷 소매를 휘날리며 몸을 날려 쫓아가는데, 바로 이때――

상청관 쪽에서 오는 길에 비틀거리며 한 도인이 달려오고 있었다. 그의 입가에는 선혈이 걸려있었다. 선혈은 그의 옷자락을 흠뻑 적시고 땅에 떨어졌다. 그가 달려온 백석로(白石路)에는 구불구불한 핏자국이 그어져 있었다.

그는 청석도인 앞에 이르러 청석도인의 품안으로 쓰러져 입에서 중얼거리며 말했다:
"아룁니다……장문인께 아룁니다……제자는……상청관이 피습……도둑……벽라금……금단……복면……청의인……"

청석도인은 벼락을 맞은 듯한 말을 듣고 놀라서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입을 크게 벌리고 계속 중얼거렸다.

백석도인이 대갈일성하며 말했다:

"도둑놈, 나는 너와 절대 양립할 수 없다."

갑자기, 그의 뒤에 서 있던 평아가 대갈일성하였다:
"청삼표객(青衫飄客)!"

옷자락을 휘날리며 몸을 날려 상청관을 향해 곧장 달려갔다!

혜명도인, 청석도인과 백석도인 모두 놀라서 평아가 달려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혜명도인은 또 의심스러운 듯 속삭이듯 말했다:
"청삼표객(青衫飄客)?"

백석도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방금 그 어린 놈이 하는 말에 따르면, 그가 쓰는 것이 '현빙장(玄冰掌)'이랍니다."

혜명도인은 또 '앗'하는 소리를 내고는 말했다:
"'현빙장(玄冰掌)'? 북해일맥(北海一脈)의 절전(絕傳) 된 지 오래된 현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