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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四章 부광략영(浮光掠影)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四章 부광략영(浮光掠影)

少秋 2024. 8. 11. 12:00

 

第四章 浮光掠影

 

 

나부산군은 확실히 독특하고 심후한 수위를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갑자기 '헉' 하는 소리와 함께 기를 내뿜으며 두 발로 서로 밟고, 체내에 남아 있는 약간의 진력만으로 몸을 왼쪽으로 기울여 쏘아갔다. 원앙탄은 강풍을 일으키며 귓가를 스치고 지나가 눈앞이 거의 캄캄해질 정도로 놀라 하마터면 그 자리에 쓰러질 뻔했다.

 

그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을 때, 갑자기 '펑' 하는 굉음이 울린 후, 한 줄기 긴 신영이 처절한 신음소리를 내며 일장 밖으로 날아갔다.

 

한줄기 피화살이 온 땅을 붉게 물들여 사람들로 하여금 참혹하여 차마 볼 수가 없게 하였다.

 

알고 보니 효면신파(梟面神婆)는 철괴를 손에서 놓은 후 독문의 '부광략영보법(浮光掠影步法)'으로 광풍폭우 속의 금사장력 사이를 피해 다녔다.

 

그녀는 일장을 부딪친 후 상대방의 내력이 웅위해 자신이 절대 이길 수 없는 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선기를 잡으려는 금시대붕이 공격을 것을 내버려 두었다.

 

삼십 초가 지나자 금시대붕의 공세는 더욱 맹렬해져 그녀에게 숨 쉴 틈도 주지 않았다.

 

그녀가 수십 년 동안 싸워온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오늘처럼 이렇게 혼난 적은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화를 면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이 더욱 움츠러들고 출수가 더 늦어졌다.

 

고수들이 겨룰 때는 승패가 머리카락 한 올 차이에 불과한데, 그녀가 선기를 모두 잃고 더욱 위축해져 동작이 느려지니 패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금시대붕은 풍부한 격투 경험을 가지고 있어 시기가 이미 무르익었음을 한눈에 알아보고는 더 이상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갑자기 폭갈을 터뜨리며 몸을 날려 공중으로 솟구쳤다.

 

이 몸을 날리는 기세로 비스듬히 찌르며 쌍장을 앞뒤로 휘두르자 '성동격서(聲東擊西)' 일초가 이미 장에서 발출되었다.

 

장에는 가벼운 소성이 실려 있어 위세가 확실히 놀라웠고, 그가 이미 전력으로 공격했음을 알 수 있었다.

 

효면신파가 놀라움에 빠져 있는 사이, 갑자기 눈앞에 인영이 번쩍하더니 사라지고 경풍이 왼쪽에서 불어와 얼굴을 찌르자 따끔따끔 아팠다.

 

그녀는 감히 태만할 수 없어 황급히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이 맹렬한 일격을 먼저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는 순간 오른쪽에서 금빛이 번쩍 하더니 오른쪽 팔뚝 아래 '찬심혈(攢心穴)'을 제대로 한 대 맞았다.

 

금시대붕의 이 한 방은 축적된 힘으로 발출된 것으로 그 힘은 천 근이 넘었다.

 

효면신파의 몸은 즉시 날아가 버렸고 내장은 이미 부서져 목구멍에서 달콤한 피가 솟구치며 피화살이 분수처럼 뿜어져 온 땅을 뒤덮었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은 이미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한차례 경련을 일으키더니 사지가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살아날 가망이 없어 보였다.

 

금시대붕이 효면신파를 장으로 쓰러뜨린 후, 장내를 응시하고 철비금도 진건태가 앞뒤로 공격을 받아 정세가 위태로운 것을 보았다.

 

급작스럽게 몸을 움직여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입으로 크게 소리쳤다:

"집당주는 놀라지 마시고 잠시 물러나 계시오. 제가 먼저 이 쥐새끼들을 처리하겠소!"

 

그는 아마도 동생인 은시대붕을 위해 일장의 원한을 갚으려는 마음뿐이었고, 이때 이미 살심이 일어 그들을 너무 미워해 다른 것은 돌아볼 겨를도 없었다.

 

철비금도 진건태가 한창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는 이때 구원의 손길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어 그 말을 듣고 급히 몸을 빼고 물러나 잠시 숨을 고르며 손에 든 칼을 곧추세우고 대개자 상위 주변으로 달려와 한빙궁 고수 한 명을 막아섰다.

 

이렇게 되자 정세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원래 한빙궁과 나부도 두 세력의 힘은 싸움에서 이미 타격을 입은 풍뢰방에 실력 면에서 절대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더 싸웠다가는 풍뢰방이 패배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육검평과 왜방삭 동초가 제때 달려와 지원하면서 정세는 점차 호전되기 시작했다.

 

금시대붕이 비할 데 없는 분노를 품고 한 방에 효면신파를 쓰러뜨리자 평소 해남 무림의 영수로 자처하던 나부신군은 아연실색하여 간담이 모두 찢어졌다.

 

그가 놀라움에 빠져 있을 때 발끝이 막 땅에 닿자마자 왜방삭 동초가 마치 구르는 호박처럼 굴러왔다.

 

그는 갑자기 두 발을 튕기며 나부신군의 하반신을 향해 맹렬히 걷어찼다.

 

이 한 수는 정말 피할 방법이 없었다.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끊길 지경이었으나 맹렬히 쓸어온 왜방삭 동초의 두 발이 마치 지스러기 솜처럼 전혀 힘을 주지 못했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급히 몸을 미끄러뜨리며 번개처럼 피했다.

 

알고 보니 나부신군이 두 발로 굳건히 밟자 강풍이 이미 허벅지를 가로지르며 불어왔고 다시 피하기에는 이미 늦었기 때문에 급히 운기하여 '망우공(莽牛功)'을 운용하며 하체를 보호했다.

 

이 '망우공'이 전개되면 온몸의 진기를 한 부위에 모아 근육을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하게 만들고 지장(指掌)과 권각(拳腳)은 전혀 힘을 쓸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신병이기와 부딪치면 저항할 수 없으며, 게다가 이런 공력은 자신을 보호할 수만 있을 뿐 남을 해칠 수는 없었다.

 

나부신군은 기세를 모아 왜방삭 동초의 두 발이 내려치기를 기다렸다가 쌍장을 뒤집어 맹렬하게 왜방삭 동초의 두 다리를 때렸다.

 

그는 힘을 모아 출수를 했고 쌍장에는 이미 전력이 실려 있어 만약 제대로 맞았다면 어디 목숨이나 붙어 있겠는가?

 

다행히 왜방삭 동초는 눈치가 빨라 재빨리 지당권(地堂拳)에 있는 구명절초인 '건곤삼전(乾坤三轉)'을 전개하여 몸을 번개처럼 빠르게 굴러 피했다.

 

왜방삭 동초가 막 미끄러져 피했다.

 

갑자기 '펑'하는 굉음이 울리며 왜방삭 동초가 방금 몸을 멈추었던 곳에서 모래와 돌이 날아오르고 먼지가 하늘을 뒤덮었다.

 

생사가 머리카락 한 올 차이였던 왜방삭 동초는 다시 한 번 경험이 풍부한 노장으로서 오싹한 마음을 금치 못하며 속으로 '위험했다'고 외쳤지만 그 역시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었기에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급히 마음을 가다듬고 벌떡 일어나 온 힘을 다해 눈앞의 강적을 상대했다.

 

두 사람의 공력이 비슷했기 때문에 양측은 전력을 다해 싸웠고 가장 처절하게 싸웠다. 신법이 번개처럼 빠르고 바람처럼 회오리쳤고 출수가 쉴 새 없이 이어졌으며 서로 필사적으로 싸웠다.

 

긴장감이 극에 달해 깃털 하나도 더할 수 없고 파리 한 마리도 뺄 수 없을 정도였다.

 

동시에 평생의 수련으로 쌓은 내공으로 강하게 공격하고 강하게 받아치며 '펑펑'대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보기 드문 치열한 혈투였다.

 

이때 육검평은 한빙냉마와 백초 이상을 겨루고 있었다.

 

양측 모두 전신의 내력을 걸고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

 

노마두는 온몸의 공력을 떨쳤지만 조금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자 마음속으로 싸울수록 기분이 좋지 않았다.

 

갑자기 그는 육검평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고 공격을 멈추었다.

 

갑자기 폭갈을 터뜨리자 옷이 부풀어 올랐다.

 

'펑'하는 가벼운 소리와 함께 뼈를 시리게 하는 한기가 온몸의 각대혈도에서 뿜어져 나와 마치 분기통(噴氣筒)처럼 쏘아졌다.

 

상하의 옷도 함께 터져 조각조각 흩날렸다.

 

이는 현빙음살 중 최후의 가장 독성이 강한 일격으로 체내에 축적된 모든 한빙음살을 내력으로 운용하여 각 혈도에서 폭발시키는 것이었다.

 

그는 이미 계산을 마치고 육검평의 금강부동신공은 현빙음살을 막아낼 수 있지만 갑자기 전개되면 육검평이 일시적으로 신공을 운용하여 막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육검평은 그의 기습에 한순간 뼈를 시리는 찬바람이 몸을 덮치는 것을 느끼며 하마터면 숨이 막혀 혼절할 뻔했다.

 

다행히 내공이 심후ㅎ하고 게다가 시시각각 상대방의 동태를 항상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황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하고 재빨리 능허보법의 구명절초인 '연환요보(連環繞步)'를 전개하여 몸을 날려 일장 여를 피했다.

 

그가 빠르게 대처하긴 했지만 이미 한살(寒煞)을 약간 들이마셨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몸을 떨며 이를 악물었고 몸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는 기황지술(岐黃之術)에 정통하여 상처를 치료하는 데 독특한 조예가 있었으므로 약간 혼미한 상태에서 체내의 한독을 한 곳으로 몰아넣고 귀식대법(龜息大法)을 운용하여 온몸의 각대혈을 막아 심맥을 보호하며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가 땅바닥에 앉아 상처를 치료하는 찰나, '펑'하는 소리와 함께 한빙냉마의 거대한 몸이 체내의 한살(寒煞)이 모두 빠지자 쓰러졌다.

 

원래 그의 마지막 일격은 전신의 모든 음한 진기를 모아 최후의 승부를 걸고 폭사(爆射)시킨 것으로 적과 함께 동귀어진(同歸於盡)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의 음한(陰寒) 진기가 모두 빠지자 원양이 고갈되고 공력이 모두 사라지며 사람도 맥없이 쓰러졌다.

 

원기를 회복하려 한다면 최소 오 년 이상의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는 비록 공력을 잃었지만 여전히 적을 해치려는 생각을 잊지는 않았다.

 

육검평이 의식을 잃은 듯 힘없이 땅바닥에 앉아 있는 것을 본 그는 한살지독(寒煞之毒)에 중독된 것을 알고 남은 힘을 다해 기어가기 시작했다.

 

오척의 거리에서 점점 삼척……이척……일척……

 

손을 뻗으면 육검평에 닿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는 저도 모르게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지치고 무력한 오른손을 들어 육검평의 명문혈(命門穴)을 눌러갔다.

 

이 일장에 눌리면 육검평의 공력이 아무리 높아도 죽지 않으면 중상을 입을 것이다.

 

육검평은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깨어났다.

 

갑자기 두 눈을 뜬 육검평은 거대한 손바닥이 등 뒤의 명문혈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억'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을 굴러 밖으로 피했다.

 

하지만 그가 힘을 쓰자 한살음독이 예사로운 것이 아니어서 체내로 흘러 들어가 뼈를 시리는 음한이 온몸을 떨게 만들었다.

 

다행히 그는 매우 총명하고 기억력이 뛰어나 혼미한 가운데 품속에 있던 '설련(雪蓮)'이 생각나 급히 손을 넣어 두 알을 꺼내 입에 넣었다.

 

'설련'은 비록 독을 치료하는 성약이지만 음살 한독은 확실히 대단하여 설련이 목으로 넘어가도 한동안 막혀 있어 쉽게 풀리지 않았다.

 

육검평은 한차례 운공을 하여 천천히 한독을 다시 몰아냈다.

 

일주천(一周天)의 공행(功行)을 한 후, 온몸에서 짙은 하얀색 안개가 피어올랐다.

 

대략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지나자 백무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고 그는 비로소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체내의 원양지기가 크게 손상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가 한빙냉마의 시체를 보자 마음이 조금 아팠다.

 

원래 한빙냉마는 일장을 헛치고 육검평이 몸을 굴려 피한 후 오늘은 절대로 요행을 바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무림에서의 명성과 지위를 가진 그가 어찌 남의 손에 가만히 떨어질 수 있었겠는가?

 

그는 길게 탄식하며 혀를 깨물고 죽어 선홍색의 피가 입가에서 흘러나왔다.

 

  ※※※

 

한편 금시대붕은 승리의 여세를 몰아 한빙궁의 두 고수를 막아섰다.

 

그의 내공은 깊고 웅위했으며 분노에 휩싸여 더욱 인정사정없이 손을 썼고 광염(光焰)이 이는 곳마다 장력이 몸을 짓눌렀고 경풍이 날카로운 소리를 동반하는 것이 금사장은 확실히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한빙궁의 두 고수도 식견이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당연히 그의 강함을 알았지만 오자마자 금시대붕의 갑작스러운 기세에 놀라 선기를 모두 잃었다.

 

고수들의 초식은 승패가 머리카락 한 올 차이에 불과하여 한 번의 실수로 천 리의 거리가 벌어지는 법이니 두 사람이 평수로 돌아가려는 것은 이미 만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금시대붕은 한 수에 이득을 보더니 더욱 인정사정이 없었다.

 

갑자기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두 발을 살짝 낮추더니 몸을 공중으로 띄워 반공중에서 허리를 틀며 두 다리를 튕겨 머리가 아래로 가고 발이 위로 가는 자세로 유성처럼 내리꽂았다.

 

두 손이 어지럽게 휘둘러지며 금염(金焰)이 번쩍이더니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공격해 왔다.

 

한빙궁의 두 고수는 즉시 전신의 공력을 다해 팔 척 밖으로 몸을 피했지만 이미 놀라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런데 놀란 가슴이 채 진정되기도 전에 등 뒤에서 다시 경풍이 불어오더니 금시대붕이 마치 부골지저(附骨之蛆)처럼 끊임없이 공격해 왔다.

 

원래 이것이 바로 금시대붕이 명성을 떨치게 된 금사장 특기로 몸을 허공에 띄우고 연속으로 아홉 번이나 공격할 수 있어서 상대방이 아무리 피해도 전부 피할 수 없었다.

 

한빙궁의 두 고수가 어찌 이러한 내막을 알겠는가. 그래서 피한 뒤 큰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하고 적어도 도망칠 희망이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등 뒤에서 각각 일장씩 맞았다.

 

'펑펑'하는 소리가 나며 두 명의 기다란 몸체가 두 번의 긴 비명소리를 내며 오 척 밖으로 날아가더니 피화살을 내뿜어 땅바닥이 온통 피로 물들었다.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왜방삭 동초는 전신의 공력을 다해 나부신군과 싸웠는데 그야말로 호적수를 만나 매우 치열하게 싸웠으며 휙휙대는 장력 속에서 때때로 '펑펑'거리는 서로의 손바닥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이때 두 사람은 거의 이백 초 가까이 싸우고 있었다.

 

왜방삭 동초의 미간에는 이미 땀이 맺혀 있었다.

 

나부신군의 숨소리도 역시 가쁘게 들렸다.

 

금시대붕이 쌍장으로 한빙궁의 두 고수를 날려버린 후 장내의 정세를 살펴보니 자신의 편이 이미 승산을 쥐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왜방삭 동초가 힘겹게 싸우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그는 조용히 옆에서 지켜보며 나부신군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상대방이 이미 퇴각하려는 심산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원흉거벽을 절대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급히 암중에 기세를 모으고 조용히 기다렸다.

 

또 십 초가 지나자 나부신군은 연달아 다섯 장을 공격하여 왜방삭 동초를 잠시 세 걸음 물러나게 했다.

 

갑자기 몸을 날려 공중으로 향하더니 뒤로 쏜살같이 쏘아져 나갔고 다시 한 걸음 내딛자 몸이 이미 뒤로 일장 남짓 날아갔다.

 

하지만 그의 몸이 아직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폭갈이 맹렬하게 들리는 것이었다:

"친구여, 천천히 가시오!"

동시에 한줄기 맹렬한 장풍이 정면을 가로막아 더 이상 계속해서 쏘아져 나갈 수 없었고 두 발이 땅에 떨어졌다.

 

그는 신형을 떨어뜨리자마자 쌍장에 힘을 모아 다가오는 기세를 향해 맹렬히 후려쳤고 굉음이 울린 후 두 사람은 모두 한 걸음 물러났다.

 

나부신군은 황그히 장을 받아내느라 실력에 손해를 보고 나서야 평수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런데 그가 물러나는 순간 등 뒤에서 한줄기 강렬한 경강이 또다시 몸을 짓눌러 오는 것을 느끼고 이는 틀림없이 왜방삭 동초가 뒤따라오며 공격해 오는 것임을 알았다.

 

그는 노호를 터트리며 독특하고 기환적인 '부광략영보(浮光掠影步)'를 전개하여 몸을 돌려 장력의 범위에서 벗어났다.

 

금시대붕은 원래 다시 공격하여 협공할 생각이 없었지만 나부신군이 사문의 원흉거벽(元兇巨擘)이고 자신은 여러 차례 습격을 당했으며 동생은 검상(劍傷)을 입어 생사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원한과 묵은 원한이 한꺼번에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데 어찌 강호의 도의를 고려할 수 있었겠는가.

 

그는 두 눈썹을 치켜세우고 질풍처럼 달려들었다.

 

세 사람이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무림의 절정 고수였기 때문에 공격과 수비를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었고 재빠르며 더없이 절묘하여 확실히 절정의 솜씨를 보여주었다.

 

오장 범위 내에서는 모래와 돌이 날아오르고 연기와 먼지가 자욱했으며 강풍이 휙휙 불어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처음에는 나부신군이 자신이 독창적인 부광략영보에 의지하여 왜방삭 동초와 금시대붕의 웅혼한 장력이 합쳐진 공격 속에서 표홀하게 움직이며 때때로 틈을 타 일장을 반격하기도 했다.

 

이십초가 지나자 두 사람의 출수는 더욱 신속하고 중후해져 선기를 다투었다.

 

나부신군은 정신을 가다듬고 부광략영보법을 극한까지 펼쳤지만 반격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원래 왜방삭 동초와 금시대붕 두 사람이 협공하는 상황에서 십초 이상 막아낼 수 있는 사람은 현재 무림 고수 중에서도 몇 명 찾기 어렵다.

 

나부신군의 공력이 아무리 높아도 막아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동문 사매 효면신파의 죽음에 분노한 그는 전신의 공력을 다해 싸웠고 이는 한 사람이 목숨을 걸었으니 만부막적(萬夫莫敵)이었다. 하물며 그는 강남의 무림 최고 고수들의 영수(領袖)였으니 오죽했겠까!

 

게다가 부광략영보법은 확실히 기오한 절기였기 때문에 그는 이십초 이상을 막아낼 수 있었다.

 

그의 무림에서의 지위를 생각하면 이런 상황은 그를 몹시 짜증나게 했다.

 

사실 왜방삭 동초와 금시대붕은 자신들의 명성을 고려하여 아직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이때 싸움이 이삼십초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나부신군을 격퇴할 수 없자 내심 입맛이 씁쓸했고 만약 이 소식이 전해지면 풍뢰방 문하의 제자들에게도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손에 힘을 더했고 공세는 더욱 맹렬해졌다.

 

나부신군은 비록 평생의 절학과 심후한 수위의 내력을 모두 사용했지만 역부족임을 느끼며 대응하기에 바빠 겨우 삼십초 정도를 버텨냈을 뿐 이미 미간에는 땀방울이 맺히고 호흡이 가빠졌으며 몇 번이나 위험한 초식에 맞닥뜨렸다.

 

하지만 그는 무림의 거물이었고 경험이 얼마나 풍부했던지 이대로 계속 공격을 받을 수만은 없어 일단 뒤로 물러설 생각을 했다.

 

한순간의 실수를 막기 위해 암암리에 망우기공(莽牛氣功)을 운용하여 우선 전신의 주요 혈도를 보호했다.

 

갑자기––

 

금시대붕이 몸을 날려 번개처럼 공중으로 뛰어오르더니 '추파축랑(推波逐浪)' 장법을 펼치며 두 손으로 앞뒤를 밀쳐냈다.

 

장풍이 매섭게 몰아치는 것을 보니 그는 이미 기력의 구성 이상을 사용한 것이 분명했다.

 

나부신군은 적시에 왜방삭 동초의 중후하고 맹렬한 일격을 피하느라 미처 신형을 돌리기도 전에 또 경풍이 정면에서 덮쳐 내리자 황급히 어깨를 낮추고 오른쪽으로 피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금시대붕이 내지른 쌍장 중 앞 장은 허초였고 뒷장이 실초였으며 상대방의 회피 방향에 따라 완전히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나부신군이 오른쪽으로 피하던 바로 그때 금시대붕의 우장이 정확히 오른쪽 견정혈을 때렸다.

 

망우기공이 비록 요혈을 보호할 수는 있지만 이런 중수법을 완전히 막아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한 손바닥이 실초를 때렸을 때 그는 아파서 작게 신음 소리를 냈고, 가슴이 떨렸으며, 몸도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생존은 인류의 본능이기에 그는 상처를 입은 후 도망치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그는 갑자기 폭갈을 터뜨리며 쌍장에 필생지력을 다해 미친 듯이 연달아 오장을 공격하며, 이미 궁지에 몰린 짐승처럼 싸우고 있었다!

 

왜방삭 동초와 금시대붕은 이제 곧 기쁜 일이 손에 잡힐 무렵이었는데 상대방이 이렇게 맹렬히 공격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잠시 몸을 피해 물러났다.

 

그런데 나부신군이 초식을 펼치자마자 두 사람이 반격할 틈도 주지 않고 부광략영보법의 절초인 부광삼략(浮光三掠)을 전개하여 몸을 살짝 흔들더니 번개처럼 삼 장 밖으로 물러났다.

 

금시대붕은 저도 모르게 화가 나서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그의 경공 실력으로 다른 사람이 이렇게 쉽게 물러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급히 소리쳤다.

"친구, 아직 진짜 실력을 보지 못했는데 왜 이렇게 급하게 가는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몸을 날려 쫓아가고자 했다.

 

갑자기 장원 밖 동쪽과 남쪽에서 '콰르릉'하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굉음과 함께 불꽃이 한 가닥 한 가닥 뿜어져 나왔다.

 

이때 현장에 있던 한빙궁과 나부도의 두 파 고수들은 모두 스스로 도망쳤다.

 

풍뢰방의 군웅들은 승세를 타고 추격하려 했지만 갑자기 들려오는 '콰르릉' 하고 거대한 소리와 뿜어져 나오는 불꽃에 놀라 얼어붙었다.

 

그래도 견문이 많았던 천리독행은 평소처럼 침착하게 잠시 중인들을 멈추게 하고 몸을 날려 나뭇가지 위로 올라가 굉음이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저절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알고 보니 장원 밖 동쪽과 남쪽에서 '용(勇)' 자가 적힌 제복을 입은 관군 두 부대가 조수처럼 몰려들었고 붉은 불꽃의 화염은 바로 그들 부대에서 발사된 신호탄이었다.

 

희미하게나마 방금 패퇴했던 한빙궁과 나부도의 두 파 고수들이 선두에서 길을 안내하는 모습이 보였다.

 

천리독행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땅으로 내려와 상황을 사람들에게 보고했다.

 

모두들 듣고 나서 저도 모르게 어리둥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