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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章 요단은원(了斷恩怨)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十章 요단은원(了斷恩怨)

少秋 2024. 7. 14. 12:00

 

第十章 了斷恩怨

 

 

도화수사가 이렇게 현장에서 비참하게 죽었지만 그래도 그는 어쨌든 도움을 주러 온 사람이었기에 공동괴객 성일운의 마음은 더욱 가라앉았고 이때는 얼굴에 감출 수 없었다.

 

그는 흐흐 하고 처량하게 웃으며 말했다:

"육방주, 이런 식으로 가차 없이 죽이는 수단은 아무래도 너무 독랄하구나. 도화수사의 비참한 죽음은 그가 자신의 역량을 몰랐기 때문이지만 그래도 그는 국외인(局外人)인데 몸에 중상을 입었을 때 육방주가 갑자기 독수를 더해 죽음에 이르게 하니 이런 행동은 무림의 공분을 사는 게 두렵지 않은가!"

 

육검평은 정색을 하고 대답했다:

"이는 그가 자초한 죽음이오. 나는 그저 그 사람의 방법으로 그 사람을 다스렸을 뿐이오. 그는 열래객잔(悅來客棧)에서 살인멸구(殺人滅口)를 하려고 '보리사'로 동료를 참혹하게 죽였으니 이 사람의 심계가 독사와 전갈처럼 악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소. 죽어 마땅한 죄가 있으니 검평이 강호에 입신하며 행동하는 것은 오직 정의라는 두 글자에 의지할 뿐 다른 것은 고려하지 않소."

 

효산쌍괴의 첫째 희광이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각하는 마음이 음흉하고 손을 쓰는 것이 독랄한데 이것도 정의라 할 수 있는가?"

 

육검평은 흔쾌히 말했다:

"악을 제거하는 것이 곧 선을 행하는 것이오. 도화수사와 같은 위인은 평생 악행이 뚜렷하여 살인을 삼대 베듯 했으니 정의지사(正義之士)라면 누구나 그를 죽여 마음을 통쾌하게 할 것이오. 오늘 내 손을 빌려 제거한 것뿐이니 이것이 바로 인과응보요, 보응에 어긋남이 없소. 만약 그가 조금 전에 무림의 규칙을 무시하고 연속해서 손을 써 가차 없이 죽이려 들어 내가 만약 독수를 당했다면 또 무슨 말을 하겠소?"

 

효산쌍괴의 둘째 희평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싸움은 단지 손재주로 강존약망(強存弱亡)을 결정하게 된다. 도화수사의 죽음은 그가 일시적으로 방심하여 적을 얕잡아 보며 경솔하게 행동한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육방주가 절초를 시전해 독수를 써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결심을 했다면, 굳이 그럴듯한 정의라는 두 글자를 빌려 위장할 필요가 있었을까? 설마 육방주가 보복이 두려웠던 것은 아니겠지?"

 

육검평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호에 나온 이후 스승의 가르침과 계율을 받들어 일신의 재주로써 무림의 정의와 본문의 위신을 유지하고자 하니 비록 분신쇄골(粉身碎骨)이 된다 해도 개의치 않을 것이며 다만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랄 뿐이오……"

 

공동괴객 성일운은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음험하고 악독한 무리들이 무림의 정의를 지킨다고 말하다니 정말 부끄러움을 모르는구나. 오늘 황엽산장은 네가 진실로 돌아가 그 결과를 증명할 곳이다."

 

왜방삭 동초는 하하 웃으며 말했다:

"너희 쥐새끼 같은 놈들이 기량을 시전할 수 있다면 더 이상 꾸물대지 마라!"

 

효산쌍괴의 둘째는 음침한 표정으로 육검평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너희 두 사람은 큰소리치지 마라. 옛말에 두 주먹은 네 손을 대적하기 어렵다고 했으니 이 늙은이가 보기에는 그래도 너희 둘이 회룡비급을 내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늘 일은 이 늙은이 형제 둘이 중재자가 되어 주마. 성 노주인의 연세가 높고 덕이 밝으시니 결코 너무 심하게 하시지는 않을 것이다. 전쟁을 평화로 바꾸는 것은 정말 일석이조이니 두 사람은 잘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가 이 말을 꺼내자 육검평은 분노로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회룡비급은 본문의 신물로 내가 비록 덕도 없고 능력도 없지만 결코 외인의 손에 들어가게 하지 않을 것이오. 이번에 천 리를 멀다 않고 사문의 묵은 원한을 갚기 위해 왔으니 도산화해(刀山火海)라 해도 검평은 배운 바를 모두 펼쳐 사문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끝까지 주선할 것이니 두 협객의 호의는 검평이 마음으로 받들겠소이다."

 

첫째 희광(姬光)은 평소 자부심이 매우 높고 성정이 오만했는데 이때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하고 가볍게 호통을 쳤다:

"어린놈아, 입 닥쳐라. 네가 사문의 보잘것없는 비학을 믿고 감히 이 늙은 형제에게 대들다니 담력이 있다면 이 늙은이와 함께 청죽장(青竹樁)에서 몇 수 겨뤄 보자. 이 늙은이의 쌍장을 이기면 오늘 일은 우리 형제 둘이 손뼉을 치며 물러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왜방삭 동초는 같잖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다면 또 어쩌겠느냐?"

 

"그렇다면 너희 두 사람은 몸에 지닌 물건을 모두 내놓고 꼬리를 말고 꺼져라!"

 

육검평은 낮게 호통을 쳤다:

"만약 내가 한 수나 반식이라도 진다면 몸에 지닌 물건은 말할 것도 없고 목을 내놓으래도 처분에 따르겠다!"

 

효산쌍괴의 첫째 희광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미친놈이군. 너는 노부를 따라오너라!"

 

말을 마치고 앞장서서 청죽장으로 걸어갔다.

 

육검평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

 

일행은 청죽장 가장자리에 도착했고 효산쌍괴는 남쪽에, 육검평은 북쪽에 서서 서로 마주 보고 섰다.

 

이러한 청죽구구장(青竹九九樁)은 손가락 굵기만 한 여든한 개의 청죽이 보폭에 따라 종횡진퇴(縱橫進退)로 땅에 꽂혀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죽간의 길이는 사 척 이 촌이며, 상단은 날카롭게 깎여 있어 칼처럼 날카롭습니다. 하단은 땅속에 육 촌 깊이로 묻혀 있어 견고하다.

 

하지만 소림사의 매화장에 비하면 훨씬 더 어렵다. 매화틀의 직경은 사 촌이고 상단이 평평하여 힘을 주기 쉽지만, 이 청죽장은 권법이나 장법을 행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초식을 바꾸다가 한 발만 잘못 디뎌도 떨어져 찔려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공이 뛰어난 사람 중에서도 감히 올라가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쌍괴는 절기를 한 몸에 지니고 사문의 진전을 얻어 무림의 명가라고 불릴 만했지만, 불의를 많이 저지르고 성정이 탐욕스럽고 비뚤어져서 결국 명성을 모두 잃게 되었다.

 

이때 효산쌍괴의 첫째 희광은 육검평이 젊은 혈기의 오만함에 분노하여 더 이상 무림의 규칙을 따르지 않기로 하고 말했다:

"어린 녀석아, 올라오너라!"

 

말소리와 함께 신형을 솟구쳐 이미 가볍게 청죽장 위에 내려섰다.

 

육검평도 앞뒤 가리지 않고 청죽장 위로 떨어져 내렸다.

 

청죽장 위에서는 발끝으로만 죽간의 끝을 찍을 수 있으며, 힘을 잘못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때 대괴는 이미 청죽장 위에서 보폭을 따라 움직이며 죽장의 북쪽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돌았다.

 

육검평은 남쪽에서 서쪽으로 올라오며 세 개의 죽장을 곧장 걸어간 후, 횡으로 네 걸음을 옮겼다.

 

대괴의 발놀림이 빨라 이미 보폭을 따라 움직이며 발을 살짝 찍고 몸을 곧추세워 한 걸음 나아가며 오른손으로 숭양대구투장법(嵩陽大九套掌法)을 사용하여 육검평의 오른쪽 어깨를 향해 공격했다.

 

육검평은 몸을 왼쪽으로 흔들어 이미 네 개의 청죽장을 넘어갔고 몸놀림이 매우 빨랐다.

 

대괴는 육검평이 공격을 받지 않고 피하자 마음속으로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발끝에 약간의 힘을 주어 몸을 날려 들어가며 '해저로월(海底撈月)'이라는 초식으로 또다시 연속으로 손을 내리쳤고 왼손을 바깥쪽으로 뻗어 몸의 아래로 떨어지는 자세에 따라 손바닥이 육검평의 오른쪽 늑골을 때려갔고, 오른손은 동시에 바깥쪽으로 맹렬히 뻗어나갔다.

 

육검평은 오른쪽 뒤로 몸을 비틀며 오른쪽 어깨를 오른쪽으로 낮추었지만 허리는 이미 왼쪽으로 굽혀져 있어 절묘하게 초식을 피해 나갔고, 노괴의 이 한 수는 반치 차이로 빗나갔다.

 

대괴는 왼손을 거두고 오른손을 몸과 함께 위로 휘두르며 '단벽장(單劈掌)'에 전력을 실어 실낱같은 경풍을 품고 육검평의 '화개혈(華蓋穴)'을 향해 쳐들어왔다.

 

두 사람은 서로 가까이 다가가며 펼치는 초식이 매우 신속하여 곧 부딪힐 것 같았다.

 

육검평은 공력이 초인적이어서 위기에 처해도 당황하지 않고 두 팔을 위로 휘두르며 몸을 하늘을 향해 뒤로 젖히며 이 청죽장 위에서 '금리도천파(金鯉倒穿波)'라는 절정의 기술을 펼쳐 가볍게 거꾸로 나아가며 육칠 척 높이로 몸을 뒤집어 두 다리를 들고 공중에서 몸을 뒤집으며 온몸을 한 덩어리로 구부려 아래로 떨어지며 한 발로 일곱 개의 죽장을 찍었다.

 

대괴는 이 일장이 십중팔구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설령 그를 상처 입히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를 밀어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온 힘을 다했지만, 상대방의 무공이 높고 대담하여 뜻밖에도 '금리도천파'로 피해 갈 줄은 몰랐고, 자신의 초식을 다 써서 이미 대결에서 큰 금기를 범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과 같은 고수들이 겨룰 때, 공격과 방어를 염두에 두어야한다. 상대방이 피하지 않으면 이때 반드시 상대에게 기회를 주게 되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세 개의 청죽을 뚫고 나서야 겨우 몸을 안정시킬 수 있었지만, 온몸에 식은땀이 흘러 재빨리 정신을 집중하고 기운을 가다듬으며 속으로 내키지 않았지만 '진보간타(進步趕打)'라는 연환삼식과 '운룡삼현조(雲龍三現爪)'라는 절기를 펼쳐 육검평과 결전을 벌이기로 했다.

 

그는 내력 전부를 쌍장에 모으며 폭갈을 터뜨리고 몸을 날려 나아가 육검평 옆으로 떨어지며 첫 번째 초식인 '쌍장횡추(雙掌橫推)'를 전개하여 몸을 따라 좌우로 휘두르며 오른쪽으로 밀어냈고, 이 쌍장에는 더할 나위 없는 진력이 담겨 있어 장풍에 휩쓸리기만 해도 청죽장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육검평은 노괴의 이런 필사적인 공격법을 보고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요자반공(鷂子盤空)'으로 발밑의 청죽장을 바꾸고 걸음을 옮겨 대괴의 왼쪽으로 돌아 오른쪽 팔을 가볍게 펼치며 몸을 옆으로 돌려 오른쪽 손의 식지와 중지를 나란히 하여 '금계두우(金雞抖羽)'를 펼치며 대괴의 왼쪽 태양혈을 찔러갔다.

 

대괴는 오른쪽으로 머리를 젖히고 어깨를 낮추며 왼손으로 '발운견일(撥雲見日)'이라는 초식을 전개하여 육검평의 맥문을 쳤다.

 

육검평은 어깨를 낮추고 손목을 움츠리며 오른발을 한 걸음 뒤로 물러나게 하고 왼손으로 '철삭횡주(鐵索橫舟)'를 펼치며 대괴의 오른쪽 팔을 곧장 때렸다.

 

대괴는 발끝으로 청죽장을 찍고 몸을 공중으로 띄운 후 공중에서 허리를 비틀며 '창응박토(蒼鷹搏兔)'라는 초식으로 쌍장을 몸의 움직임에 따라 내려치는 자세를 취하고 뇌정만균(雷霆萬鈞)의 힘을 실어 육검평의 등 뒤로 덮쳐왔다.

 

육검평은 바람 소리를 듣고 경계하며 몸을 위로 솟구치지 않고 몸을 납작 엎드린 채 청죽장에서 불과 몇 치 떨어진 곳에서 발끝에 힘을 주어 뒤로 뻗자 몸이 이미 다섯 개의 청죽장 위치를 수평으로 쏘아 동남쪽 가장자리에 도달했다.

 

대괴는 진력을 몰래 운용하여 몸을 공중으로 띄우고 한 줄기 가벼운 연기처럼 빠르게 덮치며 쌍장을 앞뒤로 움직여 '견연회환장(牽緣迴環掌)'을 전개했다.

 

이러한 장력은 쌍장이 나아가고 물러가며 삼키고 내뱉으며 순환 운용하여 사용하는 것은 모두 중수법으로 발끝이 아직 청죽장에 닿기도 전에 오른쪽 장력이 이미 발출되었다.

 

육검평은 오른쪽 어깨를 낮추며 왼손으로 '난가철문산(攔架鐵門閂)'를 펼쳐 대괴의 오른쪽 팔을 곧장 베었다.

 

대괴는 오른손을 뒤로 움츠리고 왼발을 앞으로 내밀며 왼손을 앞으로 뻗어 육검평의 왼쪽 늑골에 있는 '태을혈(太乙穴)'을 향해 맹렬히 타격해왔고 장력이 매우 빨랐다.

 

육검평은 대괴의 장이 아직 도달하지 않았는데도 경풍이 먼저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뒤로 '요자도번신(鷂子倒翻身)'을 펼치며 몰래 내공을 축적해 단전에서 양팔에 모아 장심(掌心)에 주입하고 회전력을 이용하여 오른쪽 손을 비스듬히 쳐내며 '대솔비수(大摔碑手)'로 대괴의 '승풍혈(乘風穴)'을 맹렬히 때렸다.

 

대괴는 왼발을 살짝 바깥쪽으로 빼며 정면 공격을 피하고 오른손으로 '남작미(攬雀尾)'라는 초식을 전개하여 육검평의 오른쪽 옆구리를 가로로 쓸었다.

 

육검평이 몸을 약간 기울이며 두 손으로 막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신형이 각자 세 개의 청죽장을 흔들었다.

 

청죽장 위에서는 탁력(濁力)을 전혀 사용할 수 없고 오로지 순수한 기만을 이용해야 한다. 한 번 닿기만 해도 갈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검평은 회전하는 기세를 이용하여 장을 날렸기 때문에 장력은 무형 중에 줄어들었다.

 

육검평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노마두의 공력이 정말 놀랍구나. 이렇게 싸우다가는 이백 초 이상을 싸워야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쪽의 인원이 부족하니 절학을 펼치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이다."

 

그는 마음을 정하자 장법을 바꾸며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보폭에 닿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른쪽 장으로 한 바퀴 휘감아 '용칩심연(龍蟄深淵)'을 펼쳤다.

 

이때 그의 공력은 이미 화경에 이르러 회룡장이 펼쳐지자 그 위세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그의 장법은 찬란한 것이 매우 기오하게 대괴의 상반신의 대혈을 때렸다.

 

대괴 희광은 막 초식을 전개하여 공격하려고 하다가 갑자기 상대방의 초식이 변하는 것을 보니 겹겹이 쌓인 장영이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덮쳐오는 것이었다.

 

급히 독특한 경공술인 '연청십팔번섬(燕青十八翻閃)'을 펼쳐 몸을 마치 팽이처럼 연속해서 네 개의 보폭을 돌고서야 비로소 장력 밖으로 벗어났다.

 

하지만 이미 너무 놀라 마음속에 한기가 치솟았다.

 

육검평의 일 초는 빗나갔지만 발로는 연환착보(連環錯步)를 하며 능허보법을 전개하여 몸을 귀신처럼 날리며 한손으로 '용비구천(龍飛九天)' 일초를 펼쳤다.

 

대괴는 발끝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는데 뒤쪽에서 바람 소리가 들려오자 황급히 자세를 낮추고 발끝에 힘을 실어 앞으로 빠르게 쏘아져 가서 가까스로 피했다.

 

그는 연달아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는데 무림에서의 신분과 지위를 생각하면 이런 꼴을 당한 적이 없어 놀라움과 함께 악감정이 불쑥 생겨나 암암리에 진력을 운용하여 두 팔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쌍장이 팔목 아래부터 점점 푸르게 변하다가 검게 바뀌었다.

 

갑자기 폭갈을 터뜨리며 두 손을 들어 올리자 실낱같은 검은 기운이 장심에서 뿜어져 나왔다.

 

알고 보니 그는 이미 절독의 '고목장(枯木掌)'을 운용하고 있어 이 장력에서 나오는 실낱같은 검은 기운은 옷이나 피부에 조금만 닿아도 모두 타버리며 작게는 화상을 입고 크게는 목숨을 잃게 되는 참으로 패도적인 무공이었다.

 

그는 이 목숨을 걸고 닦은 사공(邪功)으로 육검평을 죽이려고 했다.

 

육검평은 효산쌍괴의 '고목장'에 대해 이미 마음속으로 경계하고 있었는데 이때 상대방의 두 손에서 실낱같은 검은 기운이 나오는 것을 보고 노괴가 이미 전력을 다해 최고의 독장으로 자신을 상대하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금강부동신공'을 일으켜 정신을 집중해 조용히 기다렸다.

 

검은 기운이 육검평의 몸 앞 이 척 떨어진 곳까지 뿜어지더니 마치 보이지 않는 강철 장벽에 부딪힌 것처럼 공중에 멈췄다.

 

금강부동신공은 불문 최고의 절학으로 고목장공은 비록 패도적이지만 조금도 침범할 수 없었고 '칙칙' 하는 몇 번의 가벼운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대괴는 다시 한 번 고함을 지르며 쌍장을 떨치자 실낱같은 검은 기운이 점점 강해지더니 일시에 자욱하게 퍼져 검은 기운이 끓어오르면서 육검평이 서 있는 곳으로 휘몰아쳤다.

 

육검평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신공을 극한까지 펼쳤다.

 

자욱한 기운이 가까이 다가오자 '팍팍' 하는 소리가 연이어 들리더니 권외로 솟구쳐 나갔다.

 

대괴는 고목공이 이미 효과가 없는 것을 보고 마음이 다급해져 바로 공력을 거두려고 했다.

 

육검평은 그에게 손을 쓸 기회를 주지 않고 눈썹을 찡그리며 갑자기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맹렬히 두 손을 아래에서 비스듬히 위로 올려치며 '용조경천(龍爪擎天)' 일초를 대괴의 가슴팍을 향해 재빨리 찍어갔다.

 

그는 분노를 머금고 장을 날려 이미 십성의 경력을 운용했다.

 

노괴는 고목공이 아직 거두어지지 않아 다시 장을 운용해 반격할 수 없었다.

 

'핑' 하는 가벼운 소리와 함께 대괴의 옆구리를 파고들어 이미 한 방을 제대로 때렸다.

 

외마디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기다란 체구가 삼 척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다행히도 그의 공력이 깊고 두터워서 억지로 가슴에서 터져 나오는 한 모금의 선혈을 참고 튕겨져 나가는 기세를 따라 앞으로 돌진하며 청죽장 밖으로 몸을 날렸다.

 

돌진하는 기세가 약해지자 중기를 더 이상 끌어올릴 수 없었고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땅바닥에 쓰러졌으며 부상이 가볍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이괴 희평은 형제의 정으로 급히 대괴 앞으로 뛰어가 한 손으로 부축하여 일으켜 앉히고 기회를 틈타 붉은색 알약 한 알을 대괴의 입에 넣어주며 앉아서 상처를 치료하게 했다.

 

대괴의 몸이 튕겨져 나가는 순간 육검평은 이미 가볍게 땅에 내려섰다.

 

공동괴객 성일운 역시 식견이 있는 사람으로 육검평의 개세신공을 보고 순간적으로 극독의 고목장조차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며 상황이 약간 심상치 않음을 보고 마음속으로 몰래 생각해 보았다:

"나이가 이렇게 어린데 얼굴에 아무런 특이한 점이 없으니 설마 정말로 이미 반박귀진(返璞歸真)의 경지에 이르렀단 말인가?"

 

마음속에 생각이 떠오르자 갑자기 한기가 생겨나며 멍한 눈으로 하늘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이때는 이미 세 판이 끝나 이치대로라면 진 것이었다.

 

육검평 등 두 사람은 여전히 한쪽에 서서 정신을 집중하고 조용히 대답을 기다렸다.

 

갑자기 효산쌍괴의 둘째 희평이 큰 소리로 외쳤다:

"어린놈의 독한 심보 같으니라고, 효산쌍협은 너와 평소에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어째서 이렇게 박절하게 독수를 써서 큰 형님에게 중상을 입혔느냐. 설사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해도 이미 평생 불구가 될 것이고 효산쌍협은 이제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니 네놈은 차라리 내 목숨도 앗아가거라!"

 

그는 분노가 가슴에 가득 차 형제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고 말하고는 육검평이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두 발로 땅을 찍으며 몸을 날려 두 손을 들어 십성의 경력으로 육검평을 향해 일장을 날렸다.

 

짐작컨대 첫째 희광은 이미 육검평에게 맞아 내상을 크게 입었을 것이다.

 

효산쌍괴는 무림에서 최고의 고수로 꼽히며, 출도한 이래 오늘과 같은 참패를 당한 적이 없어 이괴 희평은 죽는 것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니 어찌 분노로 정신이 혼미해지지 않을 수 있으며 미친 듯이 달려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육검평은 이러한 극독의 '고목장'이 미처 공력을 거두지 못했을 때 덮쳐오는 장력에 조금도 저항할 힘이 없다는 것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고 그렇지 않았더라면 손을 그렇게 심하게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왠지 모르게 마음속으로 미안함을 느꼈고 저들은 도와주러 온 것이지 자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평생 불구가 되었으니 무예를 수련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그의 일생을 망친 것과 다름없었다.

 

이때 둘째 희평이 미친 듯이 목숨을 걸고 장을 날리는 것을 보고 가벼운 파공성과 함께 위세가 또한 놀라운 것이어서 급히 왼쪽으로 몸을 날려 공세를 피했다.

 

이괴 희평은 이치에 맞아도 양보하지 않고 발끝을 살짝 찍으며 몸을 날려 뒤에서 바짝 쫓아오며 두 손에 만균의 힘을 실어 육검평의 몸 앞으로 또다시 일장을 날렸다.

 

이 일장은 빠르고 묵직하여 육검평의 몸에 닿을 것 같았다.

 

다행히 그의 공력이 심후하고 진력이 초인적이어서 장력이 막 닿으려고 할 때 능허보법을 펼치며 몸을 날려 이미 장력의 범위 밖으로 벗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공격하지 않기를 원했다.

 

왜방삭 동초는 육검평이 계속 피하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매우 안타까웠다.

 

이괴 희평이 세 번째로 손을 뻗어 추격하며 공격할 때,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큰 소리로 외쳤다:

"방주께서는 물러나시고 이 늙은이가 그를 끝장내게 해 주시오!"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이미 공중으로 뛰어올라 쌍장을 휘두르며 이괴 희평을 향해 장력을 날려갔다.

 

두 사람 모두 허공에서 덮쳐는 기세로, 힘은 평소보다 몇 배나 강했고, 양측의 장력이 실제로 부딪히자 '펑' 하는 굉음이 들리며 두 사람 모두 공중에서 튕겨져 나갔다.

 

그들 두 사람과 같은 무림 고수들은 당연히 기세를 이용하여 힘을 사용하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양측의 장력이 반발하는 힘을 이용하여 기세를 타고 밖으로 날아올라 권외로 떨어졌다.

 

왜방삭 동초는 몸이 오 척 밖으로 날아갔다가 땅에 떨어져 내렸다.

 

이괴 희평은 칠 척 밖으로 날아가 연달아 두 걸음을 비틀거린 후에야 가까스로 몸을 가누었다.

 

왜방삭 동초는 하하 웃으며 말했다:

"둘째야, 목숨 걸고 싸우는 것은 간단하지가 않다. 노부가 네 소원대로 할 수는 있지만 눈앞에 놓은 사실은 큰형님의 상처가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은 치료가 급하고 지나친 방종은 웃음거리가 될 뿐이니 오늘을 놓치면 이 늙은이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다. 귀운산장으로 오면 언제든지 싸울 수 있으니 둘째야, 알아서 해라!"

 

말을 마치고 정신을 집중하며 정색을 하고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희평은 그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약간 어리둥절해졌지만 그렇다고 그냥 물러설 수는 없었다. 어쨌든 그와 한 번은 싸워야 했기에 그 말을 듣고 분노가 극에 달해 껄껄 웃으며 말했다:

"무슨 오늘을 놓친다는 말이냐! 효산쌍협은 이제 강호에서 제명된 셈이니 오늘 이 늙은이가 너희들과 결판을 내겠다, 늙은 필부야, 받아라!"

 

말을 마치고 한 걸음 내디뎌 쌍장을 휘두르며 또다시 한 줄기 빠른 강풍으로 왜방삭 동초를 향해 몰아쳤다.

 

그는 분노가 극에 달해 이번 한 수에 십이성 공력을 다했다.

 

왜방삭 동초는 조금 전 소림사의 선사와 사투를 벌여 진력을 크게 소모한 상태였고, 호흡을 조절해도 일시 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웠다.

 

이때 이괴 희평이 미친 호랑이처럼 필사적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자신이 억지로 맞서서는 안 되겠다 싶어 급히 몸을 기울여 오른쪽으로 한 걸음 비켜서며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둘째야, 목숨 걸고 싸우는 것은 쉽지 않다. 정말 네 형님의 생사를 돌보지 않을 셈이냐?"

 

희평은 냉랭하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효산쌍협은 오늘 너희와 끝장을 볼 것이니 네가 아무리 혀를 놀려도 이 늙은이는 너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손은 놀고 있지 않았다. 연속으로 걸음을 옮기며 다시 몸을 날려 왜방삭 동초의 앞을 가로막고 쌍장으로 지극히 기괴한 일격을 가하며 '운룡현조(雲龍現爪)' 일초로 왜방삭 동초의 '화개혈(華蓋穴)'을 공격했다.

 

왜방삭 동초는 몸을 한 걸음 뒤로 빼며 정봉(正鋒)을 피하고 왼손을 뒤로 돌려 '금사도전완(金絲倒纏腕)'으로 이괴 희평의 맥문을 베었다.

 

이괴 희평은 팔꿈치를 낮추고 손목을 움츠리며 몸을 옆으로 움직여 오른손을 횡으로 쓸며 '단당장(單撞掌)'으로 왜방삭 동초의 오른쪽 '견정혈(肩井穴)'을 곧장 공격했다.

 

왜방삭 동초는 상대방의 장법이 신기하다 여기고 급히 몸을 왼쪽으로 비스듬히 빼면서 어깨를 젖히고 오른손을 뒤집어 '엽저적화(葉底摘花)'라는 수법으로 중지와 식지를 나란히 하여 이괴 희평의 '곡지혈(曲池穴)'을 반격했다.

 

이괴 희평은 분노가 극에 달해 독수를 쓰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왜방삭 동초에게 연달아 몇 수가 깨지자 악심이 불쑥 생겨 일신의 절기로 왜방삭 동초와 승부를 겨루고자 했다.

 

그는 머릿속으로 생각이 번득이며 스쳐지나갔다. 왜방삭 동초의 손끝이 이미 다가와서 급히 어깨를 내리고 손목을 거두어 쌍수를 합치고 몸을 옆으로 돌려 한 바퀴 돈 후 갑자기 양손을 벌려 '횡단자금장(橫斷紫金樁)'을 기세를 따라 내지르니 이 한 수에는 세 가지 힘이 담겨있어 팔로 가로지르고, 손가락으로 찍고, 손바닥으로 찍는 것인데 이런 장력이 진정으로 발휘되면 받거나 깨뜨리거나 피하는 것이 모두 쉽지 않으니 참으로 무섭기 그지없었다.

 

왜방삭 동초는 상대방이 이런 필사적인 초식을 펼치는 것을 보고 나지막하게 코웃음을 치며 독문 경공을 펼쳐 발을 연속해서 돌리며 극히 오묘하게 몸을 날려 양팔에 전신의 공력을 모아 다가오는 공세를 향해 쳐갔다.

 

이번에 쌍장이 부딪히자 양측은 각각 칠 척이나 물러났다.

 

공력을 논하자면 이괴 희평이 조금 뒤졌지만 왜방삭 동초는 진력을 이미 크게 소모했기 때문에 겨우 평수를 이루어 각자 일곱 걸음씩 물러난 것이다.

 

이괴 희평은 형의 상처가 깊어 위중한 것에 마음이 아파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다시 달려들며 전력을 다해 장을 날려 휙휙 소리를 냈다.

 

왜방삭 동초는 가슴속에서 혈기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이미 몸에 약간의 상처를 입었음을 알고 재빨리 민첩한 신법으로 이괴와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

 

한 줄기 회색 그림자가 휙휙거리는 장력 사이를 마치 유룡(游龍)처럼 오가며 맹렬하게 공격하는 것이 보였다.

 

육검평은 시간이 이미 늦었음을 보고 이대로 계속 뒤엉켜 싸우는 것은 자신들에게 실로 불리하다고 생각하여 급히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공동괴객 성일운에게 두 손을 모아 읍을 하며 말했다:

"제가 염치불구하고 청을 하나 드리려는데 성 노주인께서 받아주실지 모르겠습니다!"

 

공동괴객 성일운은 연거푸 패배를 당해 얼굴이 시퍼렇게 변했는데 이때 육검평의 물음을 받자 어리둥절해졌지만 그는 강호의 거괴라는 명성에 걸맞게 육검평의 말을 듣고 오히려 하하 웃으며 말했다:

"육방주께서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숨기지 말고 말씀해 보시오. 이 늙은이는 귀를 씻고 공손히 듣겠소이다!"

 

육검평은 두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오늘 일은 본래 우리 두 문파가 모든 은원을 깨끗이 정리하기 위함이었는데 지금은 때가 이미 늦었으니 더 이상 일을 지연시켜서는 안 되겠기에 제가 노주인께 절학 몇 수를 가르침 받기를 원하며 두 문파의 마지막 정리를 하고자 합니다. 어떠십니까?"

 

육검평이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자, 공동괴객 성일운의 늙은 얼굴이 자신도 모르게 붉어졌다. 문하에 있는 수많은 제자들 앞에서 어떻게 물러설 뜻을 나타낼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는 다른 계획이 있었다.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어린 놈,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노부를 책망하지 마라."

급히 하하 웃으며 말했다:

"육방주의 신공은 세상을 덮고 기예는 출중하시니 가르침을 주신다면 노부는 정말 얻기 어려운 기회이구려. 다만 이 늙은이에게 보기 흉한 작은 장난감인 '구망혼원구(九芒渾元球)'가 하나 있는데 육방주께 몇 수 가르침을 청하고 싶소이다!"

 

이때 네 알의 구망구(九芒球)가 이미 공동 문하의 시종에 의해 쇠고리에 고정되었다.

 

말을 마치고 화단 아래를 가리키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말했다:

"만약 육방주께서 마음에 안 드신다면 우리가 다시 바꿔도 무방합니다!"

 

육검평은 고집이 센 성격으로, 강호에 나온 이후 한 번도 남에게 굴복한 적이 없었고, 풍뢰방을 맡은 이후에는 더욱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비록 이 구망혼원구는 평생 본 적이 없지만 무예와 담력이 높았기에 그 말을 듣고 안색을 굳히며 말했다:

"저는 풍뢰방의 문하로 일찍이 조사단 앞에서 몸을 바쳐 방을 지키겠다고 맹세하였으니 무림의 도의와 본문의 위신을 위해서라면 어떤 도산유과(刀山油鍋)라도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성 노주인께서 기왕에 이런 종류를 좋아하신다니 저는 마땅히 목숨을 걸고 모실 것입니다. 성 노주인께서는 시작하시지요!"

 

말을 마치고 장삼을 허리춤에 동여매고 몸을 날려 화단 아래로 뛰어내려 남쪽에 섰다.

 

공동괴객 성일운은 북쪽을 지키고 있었다.

 

쌍방은 포권을 하며 입으로는 "시작하시지요."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동시에 공격을 시작했고 모두 횡장(橫掌)으로 구망구의 강철 고리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