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武俠小說
第九章 전화만연(戰火蔓延) 본문
第九章 戰火蔓延
대개자는 자신도 모르게 멈칫했다가 유령공자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을 보고는 다시 곤을 들고 맞이했다.
알고 보니 유령공자는 화창수(火槍手)들에게 위치를 잡도록 지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대개자가 호랑이처럼 양떼 속으로 들어와 곤을 휘두르며 다가오는 것을 보고 급히 앞을 가로막았다. 그는 대개자가 횡련(橫練)을 익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칼과 검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힘이 세고 곤이 무거워 더욱 맞서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곤을 들고 공격해 오는 것을 보자 즉시 경쾌한 보법을 전개하여 오른쪽으로 피하며 두 팔을 한 바퀴 돌려 가슴 앞으로 평평하게 들어 올리고 몰래 흑살장공(黑煞掌功)을 운용하였다. 그러자 쌍장의 장심이 점점 하얗게 되다 푸르게 변하였고, 실처럼 가는 자기(紫氣)가 손가락을 뚫고 나왔는데, 쌍수를 떨치자 두 줄기의 자색 기체가 대개자의 몸 앞으로 뿜어졌다.
대개는 몸에 횡련(橫練)을 익혔기 때문에 싸움에서 물러선 적이 없고 패배한 적도 없었는데, 흑살장공의 무서움을 어찌 알았겠는가. 상대방의 장력이 미약한 것을 보고 여전히 곤을 들고 앞으로 돌진했다.
그런데 비릿한 냄새가 코로 들어와 뇌리까지 파고들더니 눈앞이 캄캄해졌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경천곤이 땅에 떨어졌고 사람도 쓰러질 듯 비틀거렸다.
유령공자는 순식간에 성공했다는 것을 알고는 더 이상 봐주지 않고 기회를 틈타 한 걸음 더 다가가 손을 들어 내리치려 하였다.
초상비 여조웅은 동령궁의 고수 한 명을 대적하고 있었는데, 한창 싸우는 도중 갑자기 경천곤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는 소리가 난 곳을 흘끗 보니 대개자가 유령공자의 손에 당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전에 동령신군에게 당한 적이 있어 흑살장의 무서움을 알고 있었으므로 감히 태만하지 않고 힘을 다해 한 초식을 펼쳐 상대방을 물러나게 하고는 발에 힘을 주어 대개자의 몸 앞으로 달려가 숨을 죽이고 비스듬히 찌르는 검을 막았다.
유령공자는 막 다시 독수를 펼치려 하던 참에 눈앞에 금빛이 번쩍이더니 삼엄한 검기가 머리를 덮치는 것을 느꼈다. 무공이 아무리 높다 해도 이 갑작스러운 기세에는 당할 수가 없어 급히 몸을 날려 피하니 흑살장공이 일시에 다가온 사람에게 효과를 발휘할 수 없게 된 것을 보고는 몸을 날려 뛰어올라 주먹을 휘두르며 급히 공격했다.
초상비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급하여 황급히 검을 뽑아들고 그 자리에 서서 적을 막았지만 유령공자의 공력이 높고 강했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 매우 힘겨웠다.
관용은 일자혜검을 전개하여 검세가 끊임없이 용솟음쳐 마치 끝이 없는 망망대해가 밀려오는 것처럼 보이니, 상대방이 틈을 찾아 공격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철비금도 진건태는 오묘하기 그지없는 좌비권(左臂拳)을 팔괘도법(八卦刀法)에 섞어 사용하였는데 그 위력이 매우 놀라웠다.
육검평은 격령, 격광 두 사람을 대적하며 비록 여유롭게 싸우고 있었지만 장승(藏僧)의 초식이 기이하고 공력이 정순하여 육검평을 흥분하게 만들었고, 길게 휘파람을 불며 쌍장을 한 바퀴 돌리고 쓸어내리며 '용칩심연' 일초을 사용해 공격해 갔다.
회룡비급의 광고절학은 장 그림자가 어지럽게 휘날리며 뇌정만균의 기세로 상대방의 전신 요혈을 덮쳤다.
격령은 공력이 비록 높았지만 이런 종류의 장법은 본 적이 없었기에 상대방이 어떻게 출수할 지 아직 파악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감히 섣불리 장을 뻗어 맞서지 못하고 위급한 가운데 본문의 비전인 '유서표풍보법(柳絮飄風步法)'을 펼쳐 몸을 흔들며 피했다.
그런데 육검평의 초식이 아직 다 펼쳐진 것이 아니었다. 왼쪽 장으로 이미 충분한 기력을 모으며며 몸을 한 번 회전하여 '용조경천(龍爪擎天)' 일초를 번개같이 격광의 허리 뒤쪽을 향해 쳐냈다.
격광은 멍하니 격령이 육검평의 장에 목숨을 잃을 뻔한 것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상대방이 귀신처럼 신형을 돌려 이전보다 더 오묘하고 빠른 장을 쳐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기세가 몸을 덮쳐오자 이미 피하기에는 늦었고, 등허리가 천근의 충격을 받은 것처럼 느껴지더니 간신히 미약한 신음소리를 내며 쓰러졌고 피화살이 입에서 일장 여를 쏘아져 나갔다.
격령은 너무 놀라 혼비백산하여 급히 인파 속으로 뛰어들어 도망쳤다.
육검평은 대개자가 땅에 쓰러지는 것과 초상비 여조웅이 유령공자를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을 보고 속으로 대개자가 틀림없이 흑살장의 독에 당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횡련을 익혔기 때문에 이렇게 쉽게 꺾일 리가 없었다. 그는 초상비가 다시 독수에 당할까 걱정되어 급히 몸을 날려 앞으로 나아가 유령공자를 향해 일장을 날렸다.
이때 동령궁의 고수 한 명이 소리 없이 대개자의 뒤로 다가가 그의 등에 검을 꽂았다.
초상비 여조웅은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렸지만 자신이 몸을 빼내 출수하기에는 이미 늦었음을 깨닫고 그저 눈을 부릅뜨고 바라볼 뿐이었다.
대개자는 머릿속이 비록 어지러웠지만 공력을 잃지는 않아 등 뒤에서 채찍질을 당한 것처럼 느꼈고 옷이 찢어져 등에 하얀 자국이 남았다.
초상비는 대개자가 무사한 것을 보고 나서야 마음이 안정되었지만 저도 모르게 분노가 솟구쳤다. 몰래 기습한 이 사내를 마음속으로 원망하며 소리 없이 전력을 다해 공격했다.
유령염라는 어쩔 수 없이 몇 걸음 뒤로 물러서자 저도 모르게 노화가 끓어올랐다. 본래 조금 더 시간을 끌며 안위를 챙긴 후 다시 출수하려 했으나 장내의 상황을 보니 풍뢰방의 여러 사람들이 모두 울타리를 벗어난 맹호처럼 용맹하였고 두 명의 장승은 이미 연달아 패퇴하였으므로 정세가 자신에게 매우 불리하다는 것을 깨닫고 더 이상 독수를 펼치지 않으면 늦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생각이 움직이자 흑살장공이 이미 생각에 반응하여 생겨났고 두 줄기 연기 같은 검은 기운이 곧장 금시대붕을 향해 내려앉는 기세로 정면을 향해 쏘아져왔다.
금시대붕은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아래로 내리 덮치려는 순간 흑무가 정면으로 날아오자 몸을 돌리기에는 이미 늦었음을 깨닫고 급히 숨을 멈추고 몸을 날려 땅에 내려섰다.
육검평은 가까스로 유령공자를 막고 연속으로 장을 뻗어 공격하려 하던 참에 눈 끝으로 흘끗 보고 크게 놀라며 폭갈을 터뜨리고 몸을 날려 앞으로 돌진하는 기세를 이용하여 쌍장을 비스듬히 찌르며 광풍을 내뿜었다.
장풍이 닿자 검은 기운은 사방으로 흩어졌고 비록 일부가 금시대붕의 몸 앞으로 날아왔지만 다행히 그는 이미 숨을 참고 있었기 때문에 독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아찔함을 느꼈다.
유령공자는 육검평이 몸을 빼내 금시대붕을 구하러 간 틈을 타 몸을 돌려 화창대(火槍隊) 쪽으로 지휘하러 갔다.
은시대붕은 정걸과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는데 쌍방은 수십 년 동안 쌓아온 내공을 모두 쏟아 부으며 힘겹게 싸우고 있었다.
은시대붕은 숨을 헐떡거렸고 정걸은 비오듯 땀을 흘렸다. 오십 초식이 지나자 상대방의 출수와 반응이 점점 느려졌다.
매번 장 대결을 하고는 잠시 쉬어야 했고 신형이 갑자기 합쳐졌다가 갑자기 나뉘는 것이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쫓고 쫓기고 했다.
백 초가 넘어가자 초식은 더욱 느려졌고 양측은 모두 마지막 한 수를 찾기 위해 심오한 절학을 끌어내며 한참이 지나서야 비로소 일초를 펼쳤다.
천리독행과 대막일수는 끊임없이 상대방을 조롱하고 욕하며 분노를 자아내 상대방이 한 입에 삼키고 싶어 안달이 나게 만들었고 출수는 더욱 무거워져 미친 듯이 사납게 공격했다.
대막일수의 분노한 광공은 이미 대결의 금기를 어긴 것이었다.
천리독행은 때가 무르익은 것을 보고 섬전장법(閃電掌法)을 극한까지 펼치며 착착 공격했다.
이렇게 되자 대막일수는 공격하느라 다소 지쳐버렸다.
이때 천리독행은 '추운축무(追雲逐霧)'라는 초식을 사용하여 좌우 쌍장을 교차로 내지르는데 그 속도가 놀라웠다.
대막일수는 이 갑작스러운 기세에 밀려 한 걸음 뒤로 물러선 후 오른손으로 천리독행의 왼쪽 어깨의 '천종혈(天宗穴)'을 향해 반격했다.
천리독행은 왼쪽 발로 뒤로 미끄러지며 몸을 선풍처럼 오른쪽으로 돌렸고 그 사이에 왼손은 번개처럼 이미 두 개의 철련자를 거머쥐었다.
몸을 뒤집어 돌아왔을 때 오른손으로 '적성나월(摘星拿月)'이라는 초식을 사용하여 대막일수의 오른팔 맥혈을 곧장 찍었다.
대막일수는 몸이 너무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몸을 돌려야만 피할 수 있었다.
그가 뒷걸음질을 치는 순간 천리독행은 왼손을 오른쪽 팔꿈치 아래에 감추었고 숨겨진 손으로 한번 떨치자 두 가닥의 오광흑영(烏光黑影)이 곧장 대막일소의 좌우 어깨를 향해 날아갔다.
이 초식 '암도진창(暗度陳倉)'은 그가 위급할 때 사용하는 절기이자 지극히 음험하고 신랄하여 생전에 거의 사용한 적이 없었지만 이때는 호랑이 굴에 있었기 때문에 이것저것 따질 수 없었고 일단 사용하면 피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대막일수는 분노로 마음이 들끓던 중 갑자기 쇠붙이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느끼고 심상치 않음을 알고 급히 몸을 날려 피했지만 그의 심후한 공력에도 불구하고 왼쪽 어깨에 한 발을 제대로 맞았다. 거리가 너무 가까웠기 때문에 철련자(鐵蓮子)는 어깨를 뚫고 지나갔고 그는 고통스럽게 신음하며 신형을 세 걸음이나 물러났다.
천리독행은 이번에는 사정을 봐주지 않고 몸을 귀신처럼 날리며 쌍장을 들어 가슴 앞의 '화개(華蓋)'와 '전중(膻中)' 두 혈을 쳐갔고 출수의 기세가 매우 빨랐다.
대막일수는 상처를 입은 상태로 신형을 피하는 것이 둔해졌고 급히 상체의 혈도를 막고 자세를 낮춰 땅바닥에 굴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력은 왼쪽으로 치우쳐져 정확히 '거궐(巨闕)'혈을 때렸고 몸은 곧장 이장이나 날아가며 피화살을 내뿜어 분수처럼 땅에 뿌리며 기절해 버렸다.
천리독행은 이번 한 수가 정말 묵직하게 들어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노마두는 설사 죽지 않는다 하더라도 오년 이상 치료를 받아야 회복할 희망이 있을 것이다.
그는 대막일수를 부상 입힌 후 급히 금시대붕을 향해 길게 휘파람을 불었고 두 사람은 신형을 날려 좌우에서 비스듬히 전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산기슭의 오솔길을 따라 날아가다가 오른쪽으로 빠르게 꺾어 눈 깜짝할 사이에 소리 없이 숲속으로 들어갔다.
그는 몸을 웅크리고 낮게 걸으며 점점 전장 정면에 있는 화창수대(火槍手隊) 뒤로 다가갔다.
갑자기--
폭갈을 터뜨리며 쌍장으로 추산전해(推山填海)와 같이 웅혼한 경강(勁罡)을 품어 사람들을 향해 내질렀다.
비명소리가 섬전(閃電) 같은 장영(掌影)을 따라 끊이지 않았다.
팔다리가 날아가고 피가 사방으로 튀었으며 멀리 떨어져 있던 사람들은 급히 소리 없이 숲속으로 도망갔고 순식간에 종적을 감췄다.
천리독행은 급히 몸을 날려 화창 앞으로 다가갔고 두 손으로 방아쇠를 눌렀다.
금시대붕은 왼쪽 절벽 위에서 길을 돌아 질주하며 산등성이를 넘어 계곡을 따라 숲속 왼쪽에 도착했는데 그의 경공은 오묘하여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 잎을 밟으며 정말 대붕처럼 경쾌하고 민첩했다.
왼쪽 화창대 상공에 이르자 갑자기 양팔을 펼치며 마치 천신처럼 공중에서 내리꽂혔다.
이 화창수들은 정신을 집중하고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살성(煞星)이 뒤쪽의 숲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고 게다가 모두 무공이 고강하여 경각심을 가졌을 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었다.
금시대붕의 신형이 아직 땅에 닿기도 전에 장력이 이미 다가왔고 '펑펑' 하는 소리와 함께 두 명의 화창수가 목숨을 잃었다.
그는 두 발로 땅을 딛자마자 쌍장을 어지럽게 휘두르니 금빛이 번쩍였고 처절한 비명소리가 연달아 들리며 발을 들어 손을 쓰는 사이에 잘린 팔다리로 땅이 가득 찼다.
이때 오른쪽 화창에서 이미 정중앙을 향해 발사되었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쇳가루가 나뭇잎을 요란하게 때렸다.
천리독행은 숲속에 숨어 화창의 위치를 바꿨지만 감히 반격할 수는 없었고 금시대붕이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면 자신의 편이 협공을 당하는 고통을 겪을 것을 두려워하여 작은 실수로 대국을 그르칠까 걱정했다.
이때 금시대붕은 이미 화총수들을 모두 쫓아내고 즉시 총구를 맞은편 화총수를 향해 발사했다.
'쾅' 하는 소리가 들렸다.
동령궁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간담이 서늘해져 화창을 버리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유령공자가 뒤에서 독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속으로 끙끙 앓을 수밖에 없었다.
천리독행은 그 소리를 듣고 기뻐하며 방아쇠를 당겼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한 줄기 불길이 오른쪽 숲속으로 날아갔다.
금시대붕은 천리독행도 이미 성공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감히 태만할 수 없어 한 손으로 방아쇠를 당기며 한 손으로 쇳가루를 장전하고 '쾅쾅' 하며 연달아 발사했다.
천리독행은 더욱 연속적으로 반응하며 자주 발사했다.
순간 굉음이 크게 울리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귀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
동령궁의 남은 화창수들은 감히 더 이상 지체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 죽을힘을 다해 사방으로 도망쳤다.
유령공자가 비록 큰 소리로 제지했지만 사람들은 목숨을 구하기에 바빠 더 이상 진압할 수 없었다.
그는 분노가 끓어올라 눈알이 찢어질 듯했고 몸을 날려 장내로 뛰어들며 흑살장공을 펼쳐 풍뢰방 향주, 타주들을 향해 끊임없이 내질렀다.
이번 한 수는 확실히 대단하여 흑기(黑氣)가 지나가는 곳마다 신형이 연달아 쓰러졌고 막 공격하려던 풍뢰방의 군웅들은 황급히 몸을 돌려 호위하러 달려왔다.
순간 함성이 크게 울렸고 이미 독문 해약을 복용한 동령궁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육검평은 상황을 보고 눈썹을 찡그리고 폭갈을 터뜨리며 유령공자를 향해 몸을 날렸다.
유령염라는 압력이 느슨해지자 다시 악심이 일어났다. 화창진은 이미 소멸되었고 아들은 이미 최후의 독수를 썼으니 마지막으로 결전을 벌이기 위해 급히 흑살장공을 펼치며 풍뢰방 무리 속으로 돌진했다.
그는 공력이 심후하여 흑살장을 펼치자 놀랍게도 경풍이 이르기도 전에 흑무가 먼저 이르고 약간만 들이마셔도 사람이 땅에 쓰러졌다.
초상비 여조웅은 급히 큰 소리로 빠르게 외쳤다:
"모두 빨리 숨을 멈추고 바람이 부는 곳을 찾아 서세요!"
이 방법은 과연 효과가 있었고 일시적으로는 위험하지 않았지만 바람이 부는 곳을 멀리서 자리 잡고 중독된 사람을 보호해야 했기 때문에 반격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때 은시대붕과 금강지 정걸은 이미 거의 이백 초를 겨루었고 양측 모두 체력이 크게 소모되어 두 눈을 크게 뜨고 서로를 노려보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한 걸음씩 앞으로 다가갔다.
갑자기--
은시대붕이 나지막히 콧방귀를 뀌며 쌍장으로 남은 여력을 모아 앞으로 내질렀다.
한 줄기 빠른 장풍이 이미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왔지만 위력은 많이 약해졌다.
금강지 정걸은 이를 악물고 두 팔을 가슴 앞으로 들어 올리고 단전에서 온몸의 남은 기력을 북돋우며 공격해 오는 기세를 향해 뿌려댔다.
두 가닥의 경풍이 부딪히자 '펑' 하는 가벼운 소리가 들렸다.
금강지는 또 세 걸음이나 뒤로 밀려났고 몸이 흔들리며 넘어지려 했고 목구멍이 약간 달콤해지며 핏물이 이미 입가에서 서서히 흘러나와 부상이 가볍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은시대붕도 한 걸음 뒤로 물러섰고 가슴속의 혈기가 끓어올랐으며 눈앞에 별빛이 번쩍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여기서 싸움을 끝낼 수 없었고 양측 모두 수십 년의 명성을 위해 차라리 꺾일지언정 굴하지 않는 곤수지투(困獸之鬥)를 벌였다.
여전히 무겁고 무기력한 발걸음을 옮겼다.
한 걸음.
두 걸음, 천천히 또 앞으로 다가왔다.
금시대붕과 천리독행 두 사람은 오른쪽에서 총성이 잠잠해지고 싸움터에서 함성이 혼란스러워지자 유령공자가 이미 화승총을 포기하고 싸움에 가담했다는 것을 알았다.
두 사람은 손에 든 화승총을 박살내고 오른쪽으로 총신을 잡아당겨 부러뜨린 뒤 함께 장내로 돌진했다.
이때 유령염라는 흑살장공을 극한까지 펼쳤고 비할 데 없이 역겨운 냄새가 바람을 따라 흩날렸다.
은시대붕은 정걸과 마지막 일전을 벌이고 있었고 이미 심신이 지치고 힘이 다한 상태라 주변의 위험을 돌아볼 여력이 없었는데, 동시에 바람이 부는 아래쪽을 향해 잠시 멈칫한 사이 적지 않게 들이마시고는 그대로 쓰러졌다.
금강지 정걸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두 걸음 앞으로 내디디며 손을 들어 막 내려치려 했다.
금시대붕은 때맞춰 달려왔고 아우가 정걸의 장 아래에서 상처를 입으려는 것을 보고 급히 대갈일성을 터뜨리며 발에 힘을 가해 화살처럼 정걸의 몸 앞으로 날렸다.
금빛이 번쩍이며 경풍이 손바닥에서 반응하여 펼쳐졌고 빠르게 정걸의 머리를 향해 눌러갔다.
하지만 흑무가 자욱하게 깔려 앞을 가로막아 신형을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 경기가 많이 사라졌지만 정걸은 이미 땅바닥에 쓰러졌다.
천리독행이 현장에 도착해 동령궁 사람들이 사방에서 포위하고 쓰러져 있는 풍뢰방 향주들에게 달려드는 것을 보았고 이미 한 명의 향주가 혼미한 상태에서 참혹하게 독수를 당해 정세가 매우 위급했다.
그는 황급히 철련자 두 개를 집어 들고 양손으로 만천화우(滿天花雨)의 타법으로 동령궁 무리들을 향해 뿌렸다.
오광(烏光)이 마치 소나기처럼 휙휙 거리는 소리를 내며 동령궁 무리들을 향해 화살처럼 날아갔다.
동령궁의 무리들은 한창 득의양양하게 손을 쓰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도중에 갑자기 살성이 들이닥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철련자가 덮쳐 왔을 때는 이미 손쓸 틈도 없었다!
비명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인영이 뒤로 물러났고, '펑펑' 소리와 함께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동령궁인의 수가 너무 많아 앞 다투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철련자가 비록 흉맹하다 해도 밀려오는 인파를 막을 수는 없어 상황은 여전히 매우 위급했다.
다행히 초상비 여조웅의 사려가 깊고 위급해도 당황하지 않으며 암중에 나머지 향주들과 협력하여 천리독행과 금시대붕이 현장에 도착하여 동령궁인을 막아서는 틈을 이용해 정신이 혼미한 풍뢰방의 여러 사람들을 재빨리 한쪽으로 옮겨 놓아 위기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육검평은 유령공자의 음험하고 악독함에 극도로 분노하여 앞으로 달려가, 오른손을 한 바퀴 돌려 '용칩심연(龍蟄深淵)'을 빠르게 펼쳤다.
회룡비학은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절학으로, 그는 분노가 극에 달한 나머지 출수가 더욱 날카로웠다.
겹겹의 장영이 유령공자의 온몸 주요 대혈을 때려갔다.
유령공자는 이전에 육검평의 패한 적이 있었고, 지금의 육검평의 공력은 이전보다 몇 배나 높아져 장경이 미치지 않았는데도 광풍이 불어와 뼈를 깎고 살을 찌르는 경풍이 불어와 그를 두려움에 떨게 하여 감히 맞서지 못했다.
급히 경쾌한 보법을 전개하여 있는 힘을 다해 칠 척을 날아서야 피할 수 있었다.
육검평은 일격이 빗나가자 분노는 더욱 거세졌고, 몸을 솟구쳐 곧장 올라가며 '용비구천(龍飛九天)' 일초가 이미 기세를 타고 나왔다.
유령공자가 발끝으로 땅을 디디자마자 마치 산과 같은 경강이 등 뒤에서 내리누르자 다시 피하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그는 심계가 깊고 위급해도 여전히 도망갈 길을 잊지 않고 급히 땅바닥을 굴러 무림에서 가장 하찮게 여기는 '나려타곤(懶驢打滾)' 일초로 장외로 굴러 나갔다.
육검평의 이번 일초의 경력은 더욱 맹렬하여 강풍이 지나간 곳에서는 '쾅' 하는 거대한 소리가 들리며 땅이 크게 함몰되었고, 연기와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모래와 돌이 흩날렸다.
유령공자가 구르고 있을 때 일어난 먼지와 모래가 이미 몸을 뒤덮었고, 일어섰을 때는 온몸이 먼지와 흙으로 뒤덮여 토인(土人)으로 변해 모양이 매우 낭패스러웠다.
유령 염라는 아들이 육검평의 손에 손해 보는 것을 보고 급히 몸을 날려 육검평의 등 뒤로 날아가 소리 없이 육검평의 등짝을 후려쳤다.
그는 아들을 구하려는 마음이 급해 급히 경력을 써서 출수를 하여 장력도 놀라웠다.
육검평이 적을 공격하고 있을 때 갑자기 등 뒤에서 경풍이 몸을 덮치는 것을 느끼고 누군가가 기습했다는 것을 알고 급히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을 일으켜 온몸을 보호했다. 유령염라의 장력이 등 뒤에 닿자 '팡팡'하는 몇 마디 희미한 소리와 함께 곧바로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유령염라는 놀라 안색이 변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 어린놈의 내공이 또 많이 진보했구나. 오늘 동령궁의 전투는 흉이 많고 길이 적을 것 같구나!"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자 저도 모르게 등골에서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며 식은땀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암암리에 유령공자에게 신속하게 도망치라고 알리고 쌍수로 육검평을 향해 앞뒤 가리지 않고 일장을 내질렀다. 유령공자는 소리를 듣고 경계하며 아버지의 공세에 맞추기 위해 몸을 돌려 군웅들이 혼전 중인 전장으로 뛰어 들어가 흑살장을 펼치며 미친 듯이 공격했다.
육검평은 사람들이 다칠까 두려워 급히 유령염라를 향해 일장을 휘둘러 비스듬히 찔러오는 것을 막아냈다.
유령공자의 이 한 수는 원래 유인책이었고 그는 육검평의 몸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즉시 몸을 돌려 군중 속으로 숨어들었다. 유령염라는 육검평의 일장을 피한 후 아들의 계책이 성공한 것을 보고 육검평이 몸을 돌려 가로막으려 달려가자 그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땅에 쓰러진 금강지 정걸을 끼고 강변으로 달려갔다.
이것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고, 장내의 여러 사람들은 아직 알아차리지 못했다.
육검평은 장내의 여러 사람들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을 보니 시간이 오래되면 독기가 심장을 공격하여 치료하기 어려워질 것 같았다.
비할 데 없이 민첩하게 먼저 각자의 혈도를 막고 나서 품속에서 세 알의 설련을 꺼내 은시대붕과 대개자 등에게 나누어 먹였다.
설련은 독을 제거하는 성약으로 중독된 사람에게는 기사회생의 효과가 있으며, 동시에 여러 사람의 독이 깊지 않아 세 알의 설련 만으로도 충분히 복용할 수 있었다.
육검평이 해독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호각 소리가 연달아 들리더니 눈을 들어 보니 동령궁의 무리들이 분분히 장내에서 강변으로 물러나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이미 유령염라 두 사람이 먼저 도망친 것을 발견하고 동령궁이 위태로워 보이자 호각 소리 한 번에 쥐새끼처럼 도망쳤다. 중인들이 몸을 날려 쫓아가려 하자 육검평은 급히 손을 흔들어 말리고 한편으로는 여러 영웅들을 위해 부상을 치료했다.
잠시 후 군웅들은 깨어났고 육검평은 이미 땀을 비 오듯 흘렸다.
풍뢰문의 방도들은 아직 숨도 고르지 못했다.
갑자기――
서남쪽 하늘에서 한바탕 희미한 소리가 들리더니 푸른빛 불꽃이 하늘을 찌를 듯 피어올랐다.
이것은 풍뢰문의 경보 신호로 군웅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육검평은 속으로 생각했다:
"아마도 파금대불이 귀운장을 침범한 것 같으니, 이 남광(藍光) 화염은 본문의 긴급 구조 신호가 분명하다."
즉시 금시대붕과 일자검 관용에게 섬에 잠시 머물며 적의 소굴을 파괴한 후 따라오라고 분부했다.
말을 마치고 자신이 먼저 군웅을 이끌고 원래 배를 타고 곧장 수로를 따라 석위촌으로 향했다.
풍뢰방의 여러 호걸들은 두 척의 큰 봉선을 타고 석위촌으로 가는 도중에 앞쪽에서 갑자기 사형정(梭形艇) 한 척이 빠르게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
육검평은 공력이 심후하고 시력이 초인적이어서 먼저 사마능공이 검을 들고 뱃머리에 서서 눈을 부릅뜨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때 바다 위는 바람도 물결도 잔잔하였고 쾌정경주(快艇輕舟)가 빠르게 항해하여 속도가 놀라우리만치 빨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미 앞에 도착했다.
육검평은 손짓 한 번으로 사마능공이 던진 밧줄을 받았다.
쾌속선이 노를 한 번 젓자 두 배가 나란히 서서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사마능공은 급히 귀운장의 경보 상황을 육검평에게 보고했다.
아니나 다를까, 뜻밖에도 파금대불이 수하 사대호법을 직접 이끌고 귀운장을 침범하여 격등(格騰), 격영(格梬)의 원수를 갚으려 하였고, 왜방삭 동초와 벽력수 주개가 무리를 이끌고 맞서 싸우고 있었다.
왜방삭 동초의 공력은 비록 심후해 족히 파금대불 본인을 상대할 수 있었지만, 그가 데리고 온 사대호법은 모두 무공이 정순하고 용감하게 잘 싸웠기 때문에 벽력수 주개가 남겨둔 향주들이 당해낼 수 없었다.
다행히 사람이 많고 세력이 커서 잠시나마 그럭저럭 맞서고 있었다.
왜방삭 동초는 정세가 심상치 않음을 보고 틈을 타 신호탄 한 발을 발사했다.
연도(沿途)에 미리 매복하고 있던 풍뢰방 방우들이 석위촌까지 전달했다. 사마능공은 급히 경주(輕舟)를 몰고 달려와 소식을 전했다.
육검평은 속으로 총단의 위험을 염려하여 초상비 여조웅에게 속도를 더 내라고 재촉했다.
한 시진이 지나자 사람들은 이미 석위촌 선창에 도착했다.
여전히 사마능공이 앞장서서 방향을 가리키고 육검평 등이 잇따라 뒤따랐다.
그들은 가는 길 내내 뛰어다니며 바삐 움직였고, 경공의 깊고 얕음이 달라 앞뒤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다.
대개자는 이번에 참 비참했다. 경공을 할 줄 모르니 그저 큰 걸음으로 땅을 따라 쫓을 수밖에 없었고, 온 힘을 다했지만 여전히 맨 뒤에 처졌다.
땀은 비 오듯 흐르고 숨이 가빴다.
결국에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모두 사라진 것을 보고 더 이상 힘을 낼 수 없어 급히 복장방(伏樁幫) 동료 한 명을 붙잡고 억지로 길 안내를 부탁했다.
입으로는 계속 투덜거렸다:
"사부님이 편애하셔서 나에게만 경공을 가르쳐 주지 않으시니, 일이 생기면 항상 나만 외톨이가 되잖아!"
※※※
육검평 등은 빠르게 두 시진을 날듯이 뛰어 귀운장을 이미 멀리서 바라볼 수 있었다.
거리가 아직 좀 있는데, 멀리서 싸우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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