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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章 흑백쌍판(黑白雙判)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거검회룡(巨劍回龍) - 蕭瑟

第二章 흑백쌍판(黑白雙判)

少秋 2024. 3. 26. 11:11

 

第二章 黑白雙判

 

 

흑삼노인은 신음 소리를 내며 온 몸이 삼 장 밖으로 날아가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알고 보니 육검평이 절벽에 튀어나온 바위 위에 있는데 갑자기 왼쪽 절벽의 꼭대기에서 회석(灰石)이 떨어지는 것을 멈추고 이어서 참혹한 비명과 함께 흑색인영들이 자수공처럼 끊임없이 계곡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방해가 사라지자 용기가 솟구쳐 장소성(長嘯聲)을 내며 신형을 공중으로 곧장 솟구쳐다.

 

몇 번 교차해 돌자 벌써 오른쪽 산꼭대기에 올라갔다.

 

흑의노인의 흑살장력(黑煞掌力)을 보고 급히 경호성(驚呼聲)을 내며 몸을 날려 덮쳐가며 일장으로 흑삼노인을 날려버렸다.

 

이때 그의 금강부동신공은 이미 염동공생(念動功生)의 경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에 흑살독염(黑煞毒焰)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발끝으로 지면을 찍고 앞으로 한 걸음 돌진하며 한 손으로 사마능공의 허리를 받치며 다급하게 물었다:

"현제! 어떠냐?"

 

이때 사마능공은 이미 반혼수 상태에 들어갔는데 다행히도 일찍이 설련을 복용했었기 때문에 정신은 아직 맑은 정신이 조금 남아 있어 조그맣게 대답했다:

"냄새가 구역질이 나고 머리가 무터질 것 같아 견디기 어렵습니다!"

 

말을 마치고 다시 깊이 잠들었다.

 

육검평은 그가 심하게 중독되지 않음을 알고 급히 경맥을 점혈하여 잠시 독기가 퍼지는 것을 막았다. 사마능공을 등에 업고 계곡 입구로 나는 듯이 달려갔다.

 

이때는 저녁 안개가 사면을 둘러싸고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육검평과 천리독행 두 사람은 협곡을 벗어났다.

 

급히 요상할 곳을 찾고자 머물 장소를 찾기 바랬지만 황량한 산은 고요한데 인가가 어디 있겠는가? 부득이 부근 산기슭에 있는 동굴을 찾아 머물렀다.

 

동굴 바닥은 얕고 좁아서 방원 일 장도 되지 않았다. 뜻밖의 사고가 일어날까 두려워 천리독행은 잠시 호법을 맡아 동굴 입구의 바위 뒤에 은신했다.

 

갑자기 한바탕 장소성이 들렸다.

 

상대편 산 정상에서 내려온 세 개의 흑영이 한 줄로 수색하며 다가왔다.

 

창로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부가 한 걸음 뒤늦게 왔더니 결국 소귀가 달아나게 했구나! 방금 감시하던 애들의 보고에 따르면 세 사람이 아직 부근에 있다고 하는데 어디를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구나!"

 

"부근 방원 십 리를 우리가 이미 모두 뒤졌는데 설마 이 녀석이 귀신이란 말인가!"

또 다른 음산한 목소리가 말했다:

"두 분은 부디 조심하십시오. 소귀의 수단이 독랄하고 공력이 측정할 수 없으니 절대 방심하지 마십시오!"

 

창로한 음성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공자는 점점 더 겁이 많아지는구려. 짐작컨대 그는 이미 우리의 범위 내에 있을 것이오. 날개를 달아도 도망칠 수 없소이다."

 

"말씀은 그렇지만 가부께서 오시기 전까지는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천리독행은 자신들 세 사람이 이미 사람들의 감시망 속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두 맹제가 행공으로 독을 몰아내고 있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방해를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 세 사람이 잠시 다른 곳으로 돌기를 바랬다.

 

눈썹을 찌푸리며 부근의 산세를 살피고 재빨리 뱀처럼 수장(數丈)을 기어서는 나무 꼭대기로 몸을 솟구쳐 일부러 무겁게 발을 찍어 약간의 기척을 내며 동쪽으로 날 듯이 뛰어갔다.

 

뒤에서 '쉭' 하는 소리가 나자 몇 개의 옷깃이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가 자신의 뒤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세 개의 흑영이 보여 저도 모르게 속으로 웃었다.

 

그는 경공이 남보다 조예가 있어 만약 전력으로 질주한다면 두 사람도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다. 세 사람이 뒤 쳐지면 두 맹제가 위험할 것 같아서 일부러 어중간하게 동에서 남으로 돌며 앞뒤 거리를 십 장 정도로 유지했다.

 

밥 한 끼 먹을 시간이 지난 뒤 심형을 서북쪽으로 돌려 숲속으로 숨어들어 동굴 입구로 몰래 돌아갔다.

 

동굴 안의 두 사람을 보니 전신이 백무에 덮여 있어 교묘한 계책이 성공했음에 속으로 기뻐하며 다시 반 시진이 지나면 마귀 새끼들에게 볼거리가 생길 것이었다.

 

게다가 말을 하던 그 세 사람이 숲가로 쫓아와서는 잠시 멍해졌다. 방향을 자세히 조사해보니 방금 추격을 시작했을 때와 거리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 속았다는 것을 깨닫고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들은 수색을 강화하고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천리독행은 속으로 생각했다:

"하나에 적 둘이면 겨우 막을 수 있지만 세 사람이 연수하면 절대로 승리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제(二弟)가 바로 긴급한 시기에 있으니 자신이 늙은 목숨을 걸고라도 이 짧은 시간을 버텨내야 한다."

결국 그는 강호 경험이 풍부한 덕분에 적에 대응할 대책을 생각해냈으니 어쨌든 잠시동안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져서 삼 장에서, 이 장, 일 장에서 갑자기 멈추었다.

 

창로한 목소리가 말했다:

"이 동굴은 꽤 은폐되어 있군. 왜 아까는 못 봤지. 녀석이 설마 동굴 안에 숨어서 상처를 치료하고 있단 말인가?"

 

또 다른 창로한 목소리가 이어서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십중팔구 틀림없다. 우리 들어가 봅시다!"

 

점점 동굴 입구로 다가왔다. 알고 보니 세 사람은 흑삼 일색으로 두 명의 노인과 한 명의 청년으로 달빛 아래에 비친 형상은 귀신 같았다.

 

갑자기——

 

한줄기 강력한 장풍이 섬전(閃電)처럼 동굴 입구에서 불어와 세 사람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했다.

 

갑자기 하나의 신영이 나타나 앞에 우뚝 서서 동굴 입구를 가로막으며 차갑게 말했다:

"어디서 눈도 트이지 않은 녀석들이 계속 미친 듯이 떠들어대서 노부를 깨워대느냐. 알았으면 어서 꼬리를 말고 꺼져!"

 

"늙다리, 시치미 떼지 마라. 오늘 밤엔 너도 놓아줄 수 없다!"

 

"누가 누구를 놓아줄 수 없는지 봐라. 용기가 있다면 먼저 이름을 밝혀라!"

 

"본 공자는 동령에서 왔다. 이 두 분은 구혼(拘魂)과 탈백(奪魄) 사자(使者)이시다!"

 

"알고 보니 모두 저승의 유혼야귀(遊魂野鬼)구나. 노부가 바로 너희들을 저승으로 보내주마!"

 

창로한 음성이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입으로만 큰 소리 치지 말고 먼저 내 일장을 받아라!"

 

오른쪽 검은 수염의 노인이 쌍장을 한 바퀴 돌리자 한줄기 뼛속까지 파고드는 찬바람이 얼굴로 몰아쳤다.

 

경기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숨이 막힐 정도였다.

 

천리독행이 이것이 일종의 대독장법(歹毒掌法)임을 알고 저도 모르게 화가 솟구쳐 양손을 들어 올려 한줄기 놀라운 경풍으로 응수하였다.

 

'펑' 하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검은 수염의 노인은 아래에서 위로 받아치는 바람에 손해를 봤는지 그의 몸이 연속으로 다섯 걸음을 뒤로 물러서며 혈기가 한바탕 뒤집어지면서 솟구쳤다.

 

천리독행은 살짝 흔들렸을 뿐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분명 우세를 점했다.

 

나머지 노인과 청년은 얼굴빛이 변해 서로를 바라보며 양쪽에서 급습해왔다.

 

그는 공중으로 뛰어올라 정봉(正鋒)을 피하고 공중에서 몸을 뒤집어 머리를 아래로 발이 위로 오게 하여 아래로 돌진하는 기세를 빌어 쌍장으로 왼쪽과 오른쪽을 향해 두 줄기 번개와도 같은 두 개의 빠른 경기를 두 사람의 머리를 향해 휘감아갔다.

 

그는 높은 곳에서 공격했고 장경이 발출되자 압력이 갑자기 증가하여 노인과 청년은 모두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검은 수염의 노인은 약간 멍해 있다가 다시 몸을 솟구쳐 올랐다.

 

세 사람이 이렇게 연수하여 공격을 하니 기세가 더욱 엄청나게 되었다.

 

천리독행은 급히 사문의 절학인 섬전장법(閃電掌法)을 전개하여 만공장력(漫空掌力) 사이를 날아다니며 조심스럽게 대응했다.

 

세 사람은 모두 동령궁에서 몇 안 되는 고수로 평범한 인물은 그들 중 누구의 일장도 감당할 수 없다. 지금 세 사람이 힘을 합쳐 출수하니 아무리 공력이 높아도 오래 버틸 수는 없었다.

 

삼십 초가 지나가자 천리독행 귀밑머리 주변에 이미 땀이 맺히고 수족이 다소 느려졌다.

 

가장 음험하고 악독한 위인인 흑삼청년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수하들에게 힘을 더 내라고 지시했다.

 

천리독행은 위기가 닥쳤음을 알고, 서둘러 뒤로 세 걸음 물러나며 양손을 들어 독문암기인 철련자(鐵蓮子) 두 줌으로 만천화우(天花雨手)의 수법을 사용해 세 사람을 향해 퍼부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이 기술에 몰두해왔으며 수법이 괴이하고 빨라 일반적인 방식과는 달라서 이제까지 발사하면 결코 빗나가지 않았고 지금은 중과부적이라 더욱 전력을 다해 대응했다. 발사하자마자 '쉭쉭' 하고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검은 수염의 노인이 가장 먼저 공격을 받았는데 몸을 피하는 것이 조금 느려 어깨에 한 알을 맞았다. 그는 고통에 이를 악물고 비명을 질렀고 선혈이 팔을 따라 줄줄 흘러내렸다.

 

좌우의 노소 두 사람은 이 상황에 노화가 치밀어 올라 얼굴에 살기를 드러내며 동시에 흡흉축경(吸胸蓄勁)하여 쌍장을 괴이하게 한 바퀴 돌리자 장심에 검은색이 나타났다.

 

검은 기운이 가닥가닥 솟아나왔다.

 

천리독행은 바로 맞설 태새를 갖추었다——

 

갑자기 뒤에서 다급한 소리가 들렸다:

"노형님 속히 물러나십시오. 이것은 흑살독장(黑煞毒掌)입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줄기 산악 같은 무거운 경기가 동굴에서 휘감아 나왔다.

 

흑기는 강맹한 경풍에 휘말려 수 장 밖으로 휩쓸려 나가 밤하늘로 없어졌다.

 

하나의 신영이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동굴에서 쏘아져 나왔다.

 

육검평은 신형을 멈추고 흘끗 보고 유령공자와 두 명의 흉악한 노인임을 알았다.

 

그는 얼굴에 비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난 또 누구라고. 알고 보니 무리지어 포위 공격하는 동령의 쥐새끼들이었군!"

 

'유령공자(幽靈公子)'는 음산하고 스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귀운장에서의 일초 은혜를 본 공자가 아직 잊지 않았다. 지금 부근 이십 리 방원 안은 모두 본 궁의 감시 하에 있으니 요놈아 얼른 스스로 목숨을 끊어라. 지체하면 삶도 죽음도 모두 어려울 것이다!"

 

육검평의 신색은 여전하여 말없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과연 어두운 곳에 인영이 어른거리고 빽빽하게 포위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검미를 추켜올리며 말했다:

"귀파의 이런 수법은 별로 놀랍지 않다. 유령대진이야 이미 내가 견식을 해봤으니 익숙하다. 내 손 아래에 유혼이 되어 조금 기다리면 반드시 옛 친구들을 부를 것이니 실망하지 않을 거다!"

 

말뜻은 극도로 비꼬는 것이었다.

 

유령공자는 얼굴빛이 어두워지며 손을 내밀어 인화탄(磷火彈) 한 알을 꺼내 하늘로 던졌다.

 

'펑' 하고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줄기 벽록색의 불꽃이 하늘로 치솟아 고요한 밤하늘을 갈랐다.

 

사방의 산꼭대기에서 잠시 펑펑 대는 소리가 크게 나면서 서로 호응하였다.

 

인영이 어렴풋하게 보이며 세차게 밀려왔다.

 

육검평은 동령궁이 이미 총출동해 정세가 간단하지 않음을 알았다. 적의 수단이 독랄하고 극단의 수단을 쓰고 있는 것이었다. 방금 전에 협곡에 갇혀있었음을 생각하고 노화가 충천함을 금치 못하며 눈이 찢어질 듯 하여 품속에서 두 알의 설련과 벽화주를 꺼내 천리독행에게 주며 말했다:

"설련을 입에 머금고 있으면 흑살독염을 피할 수 있습니다. 벽화주는 구사지보(驅邪至寶)로 유령진 안에서 스스로를 지켜주니 걱정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따로 손을 써서 반드시 쥐새끼들을 섬멸해야 합니다!"

 

그는 말을 마치고 얼굴에 살기를 띠며 눈동자에서 정광을 폭사시켰다.

 

천리독행은 속으로 생각했다:

"소형제의 살기가 매우 짙구나!"

 

갑자기——

 

귀신의 울부짖음이 길게 울리며 하늘을 가르고 흔들며 왔다.

 

동령 사람들의 얼굴에 기쁜 표정이 나타났다. 커다란 지원군이 도착했음에 은근히 기뻐했다. 상대방은 이미 독안에 든 자라가 되었으니 정신을 집중하여 조용히 기다렸다.

 

장중은 순간 조용해지며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조용해서 조금 무섭게 느껴질 정도였다.

 

매서운 울부짖음은 점점 가까워져 더욱 귀를 찌르며 놀라게 했다.

 

소성(嘯聲)이 멈추고 유령염라(幽靈閻羅)는 이미 장중에 서 있었다. 그의 뒤에는 두 명의 흑백장삼을 입은 노인들이 뒤따라 내려왔다.

 

그는 '흐흐' 하고 섬뜩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귀운장에서 그물에 잡은 고기를 놓쳤는데 뜻밖에도 서남쪽으로 숨어들 줄은 생각도 못했다. 노부가 여기저기 찾아다니게 하다니. 소귀야 유언이 있거든 얼른 하거라. 조금 있으면 여유가 없을 것이다!"

 

말투가 광오하기 그지없어 근본적으로 상대방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원수를 만나자 눈에서 불이 나 육검평은 노기가 극에 달해 웃으며 말했다:

"스스로 면상에 금을 붙이지 마라. 위험한 틈을 타서 떼거리로 덤비는 게 전문인 녀석아. 오늘은 반드시 성공하지 않을 것이다. 귀운장은 또 무슨 일이냐?"

 

"네가 죽고 나서 어리둥절하지 않도록 차라리 네게 알려주마. 지금 풍뢰문이 새롭게 지은 총단은 이미 노부에 의해 평지가 되었다. 은시대붕 등은 중상을 입고 지금은 아마도 귀문관(鬼門關) 앞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새로운 원한과 오래된 원한이 한데 섞여 마음에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육검평은 화가 나서 하마터면 까무러칠 뻔 했다. 눈이 찢어질 것 같았다.

 

폭갈을 터뜨리며 말했다:

"노귀, 총단을 파괴한 원한과 삼장의 원한을 오늘 네가 모두 갚아야 한다."

 

말을 끝내고 힘을 모아 자세를 취했다.

 

이때 옆에 서 있던 백삼을 입은 뚱뚱한 노인이 한 걸음 나서며 거칠게 웃으며 말했다:

"어린 녀석이 어떤 실력을 갖고 있기에 감히 망언을 뱉어내느냐. 백판(白判) 굴영(屈英)이 먼저 네게 교훈을 내려주마."

 

그는 상대방이 나이가 어려 보이는데 어찌 고심한 화후가 있을까 생각했다. 자기편엔 사람도 많고 세력이 강하니 사람들 앞에서 능력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먼저 출수를 하였다.

 

그는 신형을 살짝 움직이자 손에는 이미 한 자루의 짧은 비수가 하나 더 생겼다.

 

육검평은 마음이 안정되고 여유가 생겨 비웃으며 말했다:

"나는 육장(肉掌)으로 당신의 몇 초를 받아보겠소."

 

백판 굴영은 육검평이 맨 손으로 초식을 받으려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화를 내며 말했다:

"어린놈이 감히 그렇게 거만하니 본 판관의 비수가 무정하다고 원망하지 마라!"

 

육검평이 심드렁하게 웃으며 말했다:

"마음껏 초식을 발휘하시오.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두고!"

 

백판 굴영은 동영궁에서 공력이 염라신군 다음이라고 평생 매우 자부하고 있었는데 어찌 이같이 사람들 앞에서 멸시 당하는 것을 견딜 수 있으랴!

 

말을 듣고 뚱뚱한 하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울부짖으며 비수를 육검평의 상체의 육대요혈을 향해 섬전같이 찔러갔다.

 

공격이 빠르고 강력해 삭삭 하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게다가 초식이 기괴한 것이 헤아릴 수 없어 금방이라도 찔릴 것 같았다.

 

육검평은 능허보법을 전개해 용처럼 힘차게 움직이며 비수의 틈 사이를 누비며 빠져 나갔다.

 

신형은 가볍고 민첩하여 매우 부드럽고 기묘했다.

 

백판은 노화가 불타올라 바람이 뚫고 들어갈 수도 없게 촘촘하게 비수를 휘둘러 마치 빛의 그물처럼 육검평을 향해 덮어갔으며 풍뢰(風雷)소리가 은은하게 섞여 있었다.

 

육검평은 여전히 눈부신 신기한 보법으로 번개같이 표홀하게 날면서 간혹 틈을 봐서 장을 발출하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이미 삼십 초를 주고 받았다.

 

육검평은 폭갈을 터뜨리며 '용칩심연(龍蟄深淵)' 일초로 응수하였다.

 

첩첩이 장영을 드리우고 뇌정만균의 기세로 몰아쳤다.

 

백판은 속으로 멍해져서는 경악하며 망설이는 사이——

 

갑자기——

 

음산한 냉소가 나온 곳에서 한줄기 묵직하고 웅장한 장력이 뒤에서 육검평을 향해 공격해왔다.

 

경풍이 육검평의 뒤에 한 척도 안 되는 곳에 다다랐을 때 마치 무형의 강철 벽에 막힌 듯 소리를 내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육검평은 금강부동신공을 이미 염동공생의 경지까지 익혀 갑자기 뒤에서 경풍이 덮쳐와 경각심이 일자 신공은 즉각 발휘되어 배후에서 덮쳐오는 일장을 막은 뒤 급히 신형을 뒤집어 암중에서 출수한 사람을 향해 쌍장을 내질렀다.

 

알고 보니 배우에서 기습한 자는 흑삼의 마른 노인——흑판(黑判) 단성(段成)이었다.

 

그는 기습 공격의 효과가 없음을 보았다. 상대방은 아무런 자세도 취하지 않았는데 장력은 즉시 깡그리 사라져 속으로 어리둥절해했다.

 

백광이 번쩍하는 것을 봤을 뿐인데 육검평의 신형이 번개처럼 이미 덮쳐오고 있었다.

 

발끝이 아직 땅에 닿기도 전에 장력이 이미 먼저 다가와 한줄기 추산전해(推山填海)와 같은 광풍이 몸을 눌러왔다.

 

육검평은 그가 몰래 독수를 써서 화가나 살기가 갑자기 일어 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있는 힘을 다해 내리쳤고 그것은 빠르고 또 강력했다.

 

흑판은 쌍장을 들어올렸고 장력이 미처 발출되기도 전에 한줄기 산을 밀어버릴 듯한 경기가 이미 몸을 눌러와 펑하는 소리와 함께 가슴은 천근 무게에 맞은 듯 짓눌려 참혹한 비명을 지르며 몸은 삼 장 밖으로 날아가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장외의 동령 무리들은 한바탕 기세를 올리며 꿈틀꿈틀 움직이려 했다.

 

천리독행은 소형제의 공력이 고절함에 속으로 기뻐하며 오늘 밤은 놀랄 일은 있으나 위험한 일은 없을 것임을 헤아리고 담력이 솟구쳤다.

 

"이 어린 녀석은 단지 두 달을 못 봤을 뿐인데 공력이 뜻밖에도 이토록 높아지다니 만약 오늘 놓친다면 장래에는 더욱 수습하기 어렵겠구나!"

 

유령염라는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두 눈에 살광(煞光)을 갑자기 나타내며 하하 웃으며 말했다:

"요놈의 새끼가 마음이 독하고 손속이 악랄하구나. 지난 날의 삼 장은 노부가 손에 정을 둔 것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네놈이 어떻게 목숨을 부지하겠는가!"

 

지난 날의 원한을 언급하자 육검평은 의도치 않게 총단을 파괴한 원한까지 떠올리며 분노가 더욱 타올라 큰 소리로 말했다:

"새로운 빚과 옛날 빚을 오늘 한꺼번에 청산하는 것은 어떠냐?"

 

장중의 분위기가 극도로 긴장되어 처절한 싸움이 곧 벌어질 기세였다.

 

천리독행은 내심 불안해 마지않았다. 소형제가 나이가 어려 경험이 적어 어쩌다 이런 마두와 싸우게 되었는지 걱정되었다. 조심하지 않으면 스스로 반격할 기회가 없을 것이다.

 

유령염라는 화가 나 콧방귀를 뀌며 팔성의 경력으로 일장을 발출하였다.

 

산과 같은 경기가 손바닥에서 쏟아져 나와 엄청난 소리를 내며 극도로 사람을 놀라게 했다.

 

육검평은 대적을 맞이하여 조심스럽게 대응하며 팔성의 공력으로 맹렬하게 일장을 발출하였다.

 

그가 구엽지란을 복용한 이후 석실에서 두 달간 고된 수련을 거쳐 약효가 점차 발휘되며 기혈(氣血)에 녹아들어 자기 것으로 삼아 공력이 이전에 비교해 한 배 이상 증진되었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유령염라는 뒤로 세 걸음 물러났고 육검평은 몸을 한바탕 흔들렸으나 곧 멈추었다.

 

유령염라의 공력은 근 백 년의 수위인데 뜻밖에도 면전에 있는 약 이십여 세의 어린애한테 일장에 세 걸음을 물러났으니 이런 공력은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누구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천리독행은 소형제의 공력이 뜻밖에도 이처럼 심후한지 생각지도 못했다. 마음속에 있던 무거운 돌을 비로소 내려놓으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유령공자는 달랐다. 그는 그야말로 자신의 눈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

 

육검평은 일초에 이득을 보자 호기가 일어 폭갈을 터뜨리며 말했다:

"다시 일장을 받아 봐라!"

 

양팔에 온 공력을 다해 가슴을 펴고 밀어냈다.

 

한줄기 석파천경(石破天驚)의 강기가 마치 붕산도해처럼 엄청난 기운이 휘몰아쳤다.

 

유령염라는 속으로 수치와 분노를 참지 못하여 이를 악물고 십성의 진력을 다해 상대방을 향해 맹렬하게 경풍을 휘둘러 장력을 내뿜자마자 상황이 좋지 않음을 알았다. 상대방의 강기는 비할 데 없이 위맹하고 끊임없이 밀려들어 발걸음을 옮겨 몸을 피하려고 하였다.

 

하늘 높이 울려 퍼지는 소리와 함께 흔들리며 주변의 나뭇가지와 잎이 흩날리고 공기가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짓눌렀다.

 

소리가 지나간 자리에서 육검평은 연이어 다섯 걸음을 물러나서야 비로소 겨우 자세를 잡았다.

 

유령염라는 다섯 척을 물러나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가슴의 기혈이 한바탕 요동쳤다. 그의 심후한 내공으로 겨우 참아냈지만 얼굴빛은 창백해졌다.

 

유령공자는 급히 앞으로 나아갔고 유령염라는 이때 슬프고 분한 감정이 가슴에 가득 차 속으로 극도로 괴로워하며 생각했다:

"이 일이 만약 강호에 전해진다면 자신은 무슨 낯짝으로 발을 붙인단 말인가?"

 

그는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진식을 펼쳐라."

 

백발을 곤두세우고 쌍장으로 앞가슴을 보호하며 장심에서는 두 줄기의 흑색의 짙은 연기가 솟구쳐 나와 쉭쉭 소리를 내며 곧장 육검평을 향해 쏘아져 갔다.

 

유령공자와 두 명의 흑삼 노인이 수하들인 십이살성(十二煞星)을 지휘하며 각자 방위를 잡고 쌍장을 날리자 검은 연기가 더욱 자욱해졌다.

 

순식간에 하늘은 온통 적흑색으로 변해 달빛은 완전히 가려졌으며 귀곡성이 울리고 벽록색의 인광이 번쩍이고 흩날리며 육검평 등 세 사람을 향해 쏘아져 갔다.

 

흑무에 있는 사람들은 토하고 싶었다. 조금 들이마시기만 하면 즉시 머리가 혼미해지는 것이었다.

 

인화가 더욱 독랄(毒辣)하여 물체에 닿으면 타오르고 땅에 닿으면 하얀 연기를 뿜어내는데 이것은 결코 평범한 것과는 비교될 수 없는 매우 무서운 것이었다.

 

육검평은 얼굴빛이 굳어지며 금강부동신공을 묵묵히 운기하며 흑색 기운과 인광이 그의 몸 앞 삼 척 지점에 다다르자 마치 강철 벽에 부딪힌 듯 팍팍 소리를 내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천리독행과 사마능공은 설련을 입에 머금고 있었기 때문에 흑살독염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벽화주가 비록 사이한 것을 막을 수 있지만 광염은 일 장 내에서만 효과가 있어 일 장 밖의 공간에서는 시야가 여전히 극도로 흐릿하여 때로는 상대방의 기습을 받았다.

 

처음에는 두 사람이 쌍장과 검으로 온 하늘에 장영과 검막을 이뤄 공격을 막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적은 어두운 곳에 있는 아군은 밝은 곳에 있으니 두 사람의 공력이 아무리 강해도 이대로 가다가는 상처를 입지 않더라도 지쳐서 죽을 것이다.

 

천리독행이 갑자기 깨닫고 급히 말했다:

"삼제 잠시 멈추게. 우리 등을 맞대고 상대의 공격을 명확히 보고 손을 써 응수해야지 함부로 정력을 낭비하지 마라."

 

사마능공은 한창 힘이 들 때였는데 때마침 시의적절한 말을 듣고 급히 몸을 돌려 손을 멈추고 정신을 집중해 상대방을 주시하며 침착하게 대응했다.

 

천리독행은 가끔 철연자를 사용해 정세를 잠시 완화시켰다.

 

육검평은 인광흑막(磷光黑幕) 속에서 왔다갔다 날아다녔다. 그의 신형이 지나간 곳마다 흑기사 흩어지고 인광이 사라졌다.

 

그는 분노가 극에 달해 살기가 갑자기 치솟으며 펼치는 초식마다 모두 강력해 참혹한 비명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상대방은 사람이 많고 세력이 커서 몇 리가 범위가 모두 포위되어 있어 흑무는 분리되었다가 곧 합쳐지고 인광은 언제나 눈앞에서 번쩍거렸다. 또 두 사람을 떼어놓고 혼자 뛰쳐나갈 수도 없어 마음속으로 조금씩 견딜 수 없었다.

 

 

그는 여전히 총명이 절정에 이른 사람이라 아주 잠깐의 생각으로 적을 물리칠 방법을 깨달았다.

 

그는 하늘을 향해 한바탕 장소를 터뜨리자 하늘 높이 울려 퍼지며 사방의 산에서 호응이 오자 그는 공중으로 솟구쳐 번개와 같은 검광이 번쩍였다. 알고 보니 '열일검(烈日劍)'을 이미 꺼내 출수를 한 것이었다.

 

열일검법은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검법으로 검끝이 기울어지자 마치 번개의 빛줄기 가운데 크고 붉은 태양이 나타나자 순간 광채가 찬란하게 빛나며 눈이 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