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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武俠小說)/변황전설(邊荒傳說) - 黃易

卷十七 第七章 결전고봉(決戰孤峰)

by 少秋 2025. 12. 5.

 

第七章 決戰孤峰

 

 

변황집은 한차례 재난이 휩쓸고 간 모습이었다.

 

변황집 안에는 여전히 십여 곳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영수에는 크고 작은 수십 척의 배가 전복되거나 좌초되어 있었고, 시체들이 여기저기 떠다니는 모습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적 연합군은 황인에 대해 더 이상 회유하는 정책을 취하지 않고, 모조리 죽이기 위해, 무정하고 공포스러운 대학살을 전개했다.

 

종루 위에는 각각 모용수, 요장, 축법경, 사마도자를 대표하는 깃발이 높이 걸려 있었다.

 

도봉삼은 나무 뒤로 몸을 숨긴 후, 빠르게 숨을 몇 번 몰아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원수를 갚지 못하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

 

송비풍과 탁발의는 모두 풀이 죽어 말이 없었다.

 

세 사람은 포위망을 뚫고 탈출한 뒤, 변황집으로 돌아와, 영수 동쪽 기슭의 한 밀림에 숨어, 변황집의 상황을 몰래 엿보고 있었다.

 

탁발의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두 분은 무슨 계획이 있으시오?"

 

도봉삼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 도봉삼은 오늘 같은 날이 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소. 순간적으로 정신이 혼란스러워, 천하가 아무리 넓어도, 갈 곳이 없는 것 같소."

 

송비풍이 의아해하며 말했다:

"도형은 형주로 돌아갈 생각이 없소?"

 

도봉삼이 말했다:

"내가 형주로 돌아가는 것은, 환현에게 나를 죽일 기회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요. 그는 내가 모든 일에 그에게 복종하지 않는 것을, 진작부터 마음에 두고 미워하고 있었소. 다만 변황집의 이익을 생각해서, 억지로 나를 용인한 것뿐이오. 이제 변황집이 끝장났는데, 내가 그에게 무슨 이용 가치가 있겠소?"

 

송비풍이 말했다:

"그렇다면, 저와 함께 건강으로 가시는 건 어떻소?"

 

탁발의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송숙, 농담하시는 거죠? 건강은 사마도자와 왕국보의 근거지인데, 그들이 당신들을 그냥 놔두겠습니까?"

 

송비풍은 단호하게 말했다:

"건강에는, 사마도자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아, 내게 방법이 있소. 건강에 있어야만, 변황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형세를 파악한 후, 다음에 어떻게 할지 결정하면 되오. 여의찮으면 축법경을 암살할 수도 있소."

 

도봉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연비, 유유, 그리고 대소저가 목숨을 잃지 않았다면, 분명 건강으로 갈 것이오."

 

탁발의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저도 정말 여러분과 함께 건강으로 가고 싶지만, 더 중요한 일이 있소. 지금 변황집이 다시 모용수의 손에 들어갔으니, 그는 직접 혹은 사람을 보내 즉시 군사를 돌려 평성을 공격할 것이오. 그러니 저는 한시라도 빨리 평성으로 돌아가, 동족들에게 소식을 전해야 하오."

 

그리고 두 손을 내밀어, 두 사람의 어깨를 각각 잡으며, 힘주어 말했다:

"황인은 영원히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언젠가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다시 되찾을 것이오. 몸조심하시오!"

 

말을 마친 후 뒤로 빠르게 물러나, 신법을 펼쳐, 무녀구원(巫女丘原) 방향으로 달려갔다.

 

도봉삼이 잠시 멍해 있다가, 결심한 듯, 송비풍에게 말했다:

"우리 갑시다!"

 

  ※※※

 

연비는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자신이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가능성을 만들어내, 축법경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잡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핵심은 심패에 달려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모용수가 자신을 생포하는 데만 뜻을 두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누가 강자인지를 천천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축법경은 모용수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 일에 대해 뭔가 성과를 보여야 했다.

 

이번 참패는, 그와 유유가 축법경을 얕잡아 본 결과였지만, 지금의 상황은 오히려 역전되어, 축법경은 연비가 있는 힘을 다해 싸우다 몸이 지치고, 여러 곳에 상처를 입은 데다, 자신의 내공이 크게 완성되었다고 믿고 있었고, 또 그가 도망치면, 쉽게 수색해 잡기가 어려울 것을 두려워해서, 승리의 열매를 이미 손에 넣었음에도, 모험을 무릅쓰고 혼자서 찾아와, 그에게 단독으로 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준 것이었다.

 

연비는 비록 현공을 대성했지만, 강릉허를 포함해 태을교의 아래위를 모두 도륙하는 축법경의 실력을 견식한 적이 있어, 자신의 현재 능력으로도, 여전히 축법경에게 일초반식 뒤처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한 번 싸워볼 힘은 분명히 있지만, 축법경을 죽이는 것은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고수들의 대결에서는, 한 초 차이로 완패할 수 있기에, 요행을 바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에게 의외로 유리하게 돌아갔고, 문제는 그가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연비는 지금까지 축법경과 정면으로 맞붙어 본 적이 없었기에 은근히 다행으로 여겼다. 그래서 안심하고 적을 현혹하고 오판하게 만드는 전략을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퇴음부(退陰符)'

 

단전의 생사규(生死竅)에 정신을 집중해, 임맥을 따라 기를 이끌어, 심맥을 거쳐 니환궁(泥丸宮)으로 보낸 뒤, 옥침관(玉枕關)을 지나 다시 미려(尾閭)로 내려보내자, 따뜻했던 체내의 진기가 즉시 뜨겁게 변했다.

 

이렇게 삼십육 주천을 한 후, '퇴음부'를 버리고 '진양화(進陽火)'로 전환하자, 진기가 방향을 바꾸어 거꾸로 흐르며, 즉시 뜨거워졌다가 차갑게 바뀌었다.

 

그의 선천진기는 마침내 마음먹은 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독수(獨叟)에게 배운 간단한 내단 수련의 방법이, 그에게 있어 궁극적인 운기법의 비결로 변했다. '진양화'는 진기를 수독(水毒)이 유발하는 수한(水寒)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고, '퇴음부'는 화겁(火劫)에서 비롯된 화열(火熱)의 위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되었다.

 

그가 다시 창시한 '일월여천대법(日月麗天大法)'을 시행하자, 수독과 화겁이 하나로 융합되어, 햇빛의 따뜻함과 달빛의 차가움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어, 더 이상 부자연스러운 흔적이 조금도 남지 않았다.

 

연비 자신조차도, 그가 만난 것이 도가에서 말하는 '활자시(活子時)'의 기연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자는 열두 시진의 시작을 의미하며, '활자시'는 수도자가 거듭 태어나는 순간을 의미한다. 그동안의 모든 각고의 노력이, 이 순간에 나타나며, 잘만 활용하면, 절반의 노력만으로 몇 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연비는 그날 니혜휘에게 땅속에 묻히면서도, 심맥을 이어, 죽음에서 되살아난 것은, 신공이 처음으로 완성된 것이었다. 조금 전 모든 기대가 물거품처럼 사라지면서, 죽을 각오를 하자, 모든 것을 비운 이 순간에 '활자시'가 나타났고, 과거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에 출현한 것이다. 강한 적이 눈앞에 있었기에, 연비는 마음을 비우고 오로지 수행에 전념하였고, 마침내 '활자시'의 헤아릴 수 없는 큰 이익을 얻게 되었다.

 

축법경이 전방에 나타나자, 연비는 동시에 천지패가 그의 몸에 있지 않다는 것을 감지하고, 아쉬움과 함께 의구심이 들었다.

 

외딴 봉우리 위에서, 두 고수는 결국 생사를 가르는 순간에 이르렀고, 이런 상황에서, 물러서는 것은 불가능했다. 누구든 그런 마음을 먹는다면, 반드시 죽을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 결과는 오직 한 사람만이 살아서 떠날 수 있는 것이었다.

 

축법경은 태연자약하게 연비가 앉아 있는 곳에서 삼 장 정도 떨어진 거리까지 다가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감탄하며 말했다:

"연비, 너는 정말 영웅호걸이다. 이렇게 일패도지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대담하게 나를 유인해 결전을 벌이려 하다니, 본 불야께서 많은 수고를 덜게 되었구나. 하지만 나도 한 마디를 참지 못하겠구나. 너는 어찌하여 이리도 어리석게, 도망칠 기회가 있는데도 소중히 여기지 않고, 굳이 목숨을 바치려 하는 것이냐? 좋다! 네가 심패를 바친다면, 너의 시신을 잘 안장해 주겠다."

 

마지막 몇 마디를 할 때, 그의 표정은 엄숙하게 바뀌었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에는, 약간의 경멸과 조롱의 기색이 드러났다. 과연 연비가 예상한 대로, 그는 연비를 경시하고 있었다.

 

연비는 그가 비록 자신을 죽이려는 척하고 있지만, 사실은 자신을 생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축법경이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부러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으며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축법경은 확실히 부처와 같은 얼굴을 하고 태어나, 마치 사당 안의 미륵불상이 살아나온 것 같았지만, 사실은 악불(惡佛)이자 사마(邪魔)였다. 황색 가사는, 그의 뚱뚱한 몸에 바짝 달라붙어 펄럭였고, 불룩한 배에, 보통 사람보다 머리가 한 배 반이나 큰 대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우람한 체격에, 여유롭고 거만한 태도는, 확실히 불가일세(不可一世)의 풍모였다.

 

연비는 그의 넓은 어깨, 목, 굵직한 손바닥을 보고, 그가 쥐고 있는 놀라운 힘을 간파했다.

 

사실 축법경이 벼랑에 나타난 이후로, 그는 축법경의 방대한 기에 완전히 갇혀 있었고, 이때는 도망치려 해도 도망칠 수 없었다.

 

연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불야께서 교처(嬌妻)가 몰래 봉우리 꼭대기로 올라오는 것을 막지 않으면, 저는 즉시 심패를 부숴버리겠소."

 

축법경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손을 들어, 한 줄기 연꽃 화전(火箭)이 손을 떠나 봉우리 위의 높은 하늘로 날아갔고, 화려한 황색 연화(煙花)가 되어 터졌다.

 

연비는 이미 한 수 앞섰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천지패가 그의 몸에 없다는 상황을 이용하여, 심령의 감응을 통해, 니혜휘가 다른 방향에서 그들의 결전 장소로 달려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래서 심패로 축법경을 위협하여, 니혜휘가 축법경과 합류하는 것을 막으려 했던 것이다.

 

축법경이 아무리 자신만만하고, 연비를 경시한다 해도, 그를 죽이는 것은 쉬워도, 생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축법경과 무공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니혜휘가 옆에서 돕는다면, 당연히 승산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이 한 수의 우위는, 축법경의 자신감에 큰 타격을 입혔다.

 

축법경은 다시 침착함을 되찾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

"어린 녀석이 대단하구나! 정말 재주가 있어. 이런 인재는 확실히 얻기 힘들지. 좋은 죽음도 나쁜 삶만 못한 것이다. 게다가, 네가 죽으면 기천천은 모용수의 노리개가 될 텐데, 우리 교에 들어오지 않겠는가? 그러면 네가 원하는 것을 이루게 해 줄 수도 있다."

 

연비는 축법경의 진짜 목적이 자신을 생포하는 것임을 더욱 확신했고, 그래서 일부러 기천천을 언급하여, 그의 생존에 대한 욕구를 자극한 것이었다.

 

이 순간까지도, 축법경은 여전히 자신의 손바닥에서 놀고 있었다. 관건은 자신은 마음에 거리낌이 없는 반면, 축법경은 원하는 것이 있기에 반드시 잃는 것도 있다는 점이었다.

 

만약 축법경이 처음부터 그를 죽이려 전력을 다했다면, 누가 이길지는,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연비가 고개를 젓고 웃으며 말했다:

"불야께서는 정말 크게 착각하고 있군요!"

 

니혜휘는 산 중턱에 머물고 있었고, 축법경이 부르지 않는 한, 경거망동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니혜휘가 그들이 싸우는 틈을 타 몰래 다가오기 전에, 검으로 축법경을 베어 죽여야 했다.

 

접련화가 손에 들어오자, 푸른 빛으로 변해 몸 주위를 빠르게 휘감았다. 연비는 천천히 지면에서 떠올라서도, 여전히 가부좌로 앉은 자세를 유지하여,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축법경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기를 모으거나 자세를 취하는 것도 없이, 공중으로 솟구쳐 연비를 향해 곧장 돌진하는 기세로 변했다. 두 손은 수백 수천 개의 장영(掌影)으로 변했고, 가사가 펄럭이며, 그 모습이 매우 위맹해 보였다. 하지만 표정은 고요한 물처럼 잔잔하여, 그의 심령 수양이, 반석과 같이 굳건한 부동심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었다.

 

연비는 고요함 속에 움직임을 품고 있었고, 그는 움직임 속에 고요함을 지니고 있어, 선명하고 강렬한 대비를 이루었다.

 

연비는 주변 십 장 이내가, 그의 기에 완전히 갇혔다는 것을 느꼈고, 진기가 사방에서 그를 향해 압박해 들어와, 피부가 따끔거리고, 호흡이 곤란할 뿐만 아니라, 보고 듣는 능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제야 깨달았다. 강릉허가 죽기 전에 왜, 천하에 축법경과 필적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는지 깨달았다. 이는 모두 그의 '십주대승공(十住大乘功)' 때문이었는데, 이는 천성적으로 어떤 내공 심법도 억제할 수 있어, 상대의 대항 능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반격할 힘을 전혀 없게 만들었다.

 

오직 단겁만이 그의 '십주대승공'을 반대로 억제할 수 있었다.

 

축법경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제일주 '지관(止觀)'."

 

장영이 일권(一拳)으로 변하더니, 마치 환영 속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천지를 가득 메우고 굉음을 내며 정면으로 날아왔고, 놀라운 기경과 함께 빨아들이는 듯한 인력(引力)을 발산하여, 연비를 자신의 천지를 뒤흔들 주먹 쪽으로 끌어당기려 했다.

 

주먹이 연비의 눈앞에서 끊임없이 커지더니, 천지와 환상이 완전히 사라졌다. 과연 '지관'의 절기라 할 만했다.

 

연비는 '수독'의 공법만으로는, 이 일격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은밀하게 심법을 운용하여, '월'을 밝게 하고 '일'을 어둡게 하니 단전이 즉시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눈이 맑아졌을 뿐만 아니라, 원래 사람을 현혹하던 주먹이, 꾸밈없고 묵직한 주먹으로 변해 그를 향해 날아왔고, '지관'의 기술은 즉시 위력이 절반으로 줄었다. 물론 축법경의 권경은 결코 쉽게 받아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연비가 불리한 위치로 몰리지만 않는다면, 그는 전략으로 승리할 자신이 있었다.

 

그는 니혜휘가 계속해서 몰래 다가오는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심령감응법을 시전할 여유조차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축법경이 고함친 것은, 분명 니혜휘에게 서둘러 올라오라는 신호였을 것이다.

 

연비가 갑자기 하강하며, 동시에 두 발을 폈고, 두 발이 완전히 펴졌을 때, 정확히 봉우리 위를 찍더니, 축법경을 향해 빠르게 튕겨나가며, 접련화를 곧장 찔러 들어갔다. 지극히 정교하고 신비로운 움직임으로, 동작은 산뜻하고 흔들림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권과 검이 부딪히며, 발출한 경기가 서로 부딪히는 폭발음이 들렸다.

 

연비가 검을 쥔 반쪽 몸이 저려왔고, 권경에 부딪혀 공중에서 연달아 몇 번이나 공중제비를 돌더니, 축법경의 뒤쪽 상공으로 날아갔다.

 

축법경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통쾌하구나! 내가 전력을 다한 일격을 막아내다니 강릉허보다 낫구나."

 

말을 하면서 회오리바람처럼 몸을 돌려 물러났고, 온몸의 가사가 펄럭였는데, 그는 마치 강력한 회오리바람의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여전히 공중에서 공중제비를 하고 있던 연비는, 조용히 '진양화'를 '퇴음부'로 바꾸었다. 그러자 화열이 즉시 몸에 침입한 축법경의 차거나 덥지 않으면서도, 경맥을 산산이 부수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사기를 몰아냈다. 마음속으로 다행이라 외치며, 자신의 판단이 정확했음을 알았고, 강릉허의 유언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으며, 그가 자신의 죽음으로 축법경을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알아냈으니, 단겁은 확실히 축법경의 극성이었다.

 

땅에 닿기 전에, '퇴음부'는 다시 '진양화'로 변했고, 차가운 수독 진기가 장검에 이어졌다.

 

축법경은 두 손을 벌리며, 박쥐처럼 미끄러지듯 날아와, 소리쳐 말했다:

"'지관' 다음은 '지청(止聽)'이다."

 

연비의 귓가에는 윙윙거리는 바람 소리가 가득 차올라, 다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십주대승공'은 확실히 범상치 않은 것으로, 인간의 감각을 겨냥한 것이었다. 한 번 실수하면,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는 길에 빠지게 된다.

 

단전이 불타올랐다.

 

연비는 접련화를 휘둘러, 축법경이 찌르는 한 손가락을 내리쳤다.

 

"펑!"

 

연비는 충격으로 다섯 걸음이나 물러났고, 축법경은 이미 그림자처럼 따라붙더니, 두 손을 수십 장영으로 변화시켜, 수은을 쏟아내듯, 틈을 주지 않고 맹렬히 공격해 왔다.

 

연비는 다시 십여 걸음을 물러나, 봉우리의 절벽 끝에 이르렀다.

 

차가운 수한의 진기만으로는, 확실히 축법경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지금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다행스럽게도 축법경이 그를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의 진원을 소모시켜, 니혜휘가 도착하여 함께 생포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유일한 밑천은, 상대방이 자신이 단겁의 현공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는 절벽 끝에 서 있었고, 축법경이 그의 위기를 틈타 전력을 다해 공격한다면, 그를 확실히 죽일 수 있었다. 따라서 축법경이 그를 생포하려면, 그에게 반격할 기회를 주어야 했다. 그래야만 온전한 심패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과연, 축법경의 기는 회전하다가 그를 끌어당기는 흡인력으로 바뀌었다.

 

축법경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연비, 너는 이미 힘이 다 빠진 상태이니, 나의 '지주(止住)'를 보아라.“

두 소매가 부풀어 오르더니, 그를 향해 밀려왔다.

 

연비는 온몸의 기혈이 끓어오르고, 눈앞이 아찔해지며, 몸이 가루로 변해 적에게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고, 우주와 건곤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은 상대방의 소매 안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저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깜짝 놀라며, 그에게 마공을 모두 펼치게 하면, 제십주까지 갈 필요도 없이, 자신은 분명 비명횡사할 것임을 깨달았다.

 

검을 격출해, 축법경의 소매 사이를 찔러갔다.

 

가장 절묘한 것은 먼저 수한 진기를 모두 토해내어, 상대방이 뒤이어 오는 살수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런 초식으로는 그의 '십주대승공'을 깨뜨릴 수 없다면, 그는 할 수 없이 절벽 아래로 뛰어 내려, 중도에 심패를 부수고, 땅에 떨어지기 전에 자결하는 수밖에 없었다.

 

수한 경기를 내뿜는 순간, '진양화'를 신속하게 '퇴음부'로 바꾸었고, 단겁의 화열이, 산에서 홍수가 폭발하듯 축적된 단전에서 쏟아져나와, 용암이 폭발하듯 기경팔맥을 가득 채웠고, 고도로 집중된 무공으로, 수한 지기에 뒤이어 검 끝에서 허공을 가르며 빠르게 나아갔다.

 

축법경은 원래의 초식대로 공격해 왔고, 연비의 숨겨진 살기를 조금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하찮게 여기며 말했다:

"겨우 그 정도의……"

'기(技)' 자가 미처 나오기도 전에,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

 

그는 연비를 생포하기 위해, 겨우 오 성 정도의 마공을 펼쳤을 뿐이었고, 그의 계산으로는, 절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연비를 상대하는 것은 여유가 있었지만, 상황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후회해도 늦은 상태였다.

 

화열의 놀라운 경기(勁氣)가, 접련화와 함께 곧장 날아왔고, 축법경의 두 소매는 즉시 경기의 힘에 의해 허공에 가루로 변하여 흩어졌다. 그의 '지주(止住)'가 단겁의 현묘한 진기를 막아내지 못했음을 보여주었다.

 

축법경은 미친 듯이 고함치며, 있는 힘을 다해 뒤로 물러났고, 쌍장을 겹겹이 쌓인 장영으로 변화시켜, 연비의 검기를 봉쇄하기 위해 마지막 노력을 다했다.

 

연비는 인검합일(人劍合一)이 되어, 그의 장영 속으로 강하게 부딪쳐 들어갔다.

 

축법경은 실이 끊어진 연처럼 뒤로 날아가 버렸고, 이목구비에서 피가 흘러나왔고, 두 눈에서는 믿을 수 없는 공포의 기색이 뿜어져 나왔다.

 

연비도 한 모금의 피를 내뿜으며, 심패를 봉쇄하고 있던 진기를 개방했고, 심패는 그가 공중에서 축법경을 향해 돌진하는 순간 빠르게 달아올라, 니혜휘가 전속력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나타내었다.

 

축법경은 마공이 심후하고, '십주대승공'은 절묘한 초식으로 끝없이 이어졌지만, 연비는 이때 단겁 진기의 위력을 더욱 확실히 파악하여, 단겁만으로는 니혜휘가 도착하기 전에 그를 죽이기엔 부족했다.

 

유일한 방법은, 다시 한번 이 개세의 요인에게 잘못된 길을 가게 하는 것이었다.

 

'일월여천대법(日月麗天大法)'이 전력으로 전개되었다.

 

접련화가 수만 개의 검영으로 변해, 광풍 폭우처럼 축법경을 향해 쏟아졌다.

 

수독과 화겁이 함께 운용되어, 신묘하게 조화를 이룬 검법이, 검영에 갇힌 축법경의 위세를 완전히 꺾어버려, 연비의 공격에 허둥지둥 대며, 조금도 반격할 힘이 없게 되었다.

 

"쨍!"

 

접련화가 검집으로 되돌아갔다.

 

축법경의 커다란 대머리가 몸에서 떨어져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연비는 줄곧 적수에게 결코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대하지 않았다. 최소한 상대방에게 온전한 시신은 남겨주었지만, 축법경의 마공이 심후해, 어떤 상세도 버텨낼 수 있었기에, 그의 수급을 베어야만, 그를 반드시 죽일 수 있었다.

 

연비는 재빨리 축법경의 외투를 벗겨, 축법경의 떨어져 내려오는 수급을 받아, 신속하게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