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一卷 龍飛九天
第一章 醋海生波
흰 구름이 조각조각 푸른 하늘에 가볍게 떠 있고 미풍이 대지를 부드럽게 스치고 있다.
이미 6월의 날씨지만 사람들에게 주는 느낌은 여전히 편안하고 고요하다……
큰 계곡은 텅 비어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으며 심지어 벌레 소리도 없다. 아마도 그들은 게으름을 피우며 여름의 낮잠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한 그루의 큰 느릅나무가 언덕 위에 높이 솟아 있고 언덕에서 멀지 않은 곳에 푸른 대나무 숲이 에워싸인 가운데, 누각의 한 귀퉁이가 은은히 드러나고, 누각 앞에는 두 개의 거석이 우뚝 솟아 있으며, 거석 뒤에는 한 줄기의 맑은 물이 조용히 흐르고 있다……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고, 물고기가 천천히 헤엄치며, 한가롭게……
가끔――
누렇게 마른 낙엽이 물 위에 떠다니며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고……
하지만 천천히 다시 평온으로 돌아가고……
모든 게 언제나 그렇듯 평온하고 고요하다……
푸른 하늘에 검은 점이 나타나 눈 감짝할 사이에 이미 앞에 왔는데, 알고 보니 무리를 벗어난 외로운 기러기였다. 아마도 장거리의 비행으로 인해 지친 모양인지 날개를 접고 느릅나무에 내려앉았다.
기러기는 자신의 선택에 매우 만족한 듯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득의만만하게 날개를 펼친 뒤 자신의 화려한 깃털을 소중히 만지작거렸다.
바람이 가볍게 불어오자 기러기는 눈을 감고 미풍의 쓰다듬기를 즐기고……
돌연――
놀란 듯한 기색으로 눈을 뜨고 주변을 바라보던 기러기가 갑자기 날개를 펼치며 “퍼덕“ 소리를 내며 아득한 하늘로 날아갔다.
공중에서 한 올의 깃털이 날아 내리고……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나무 뒤에서 들려오고 그 뒤에서 비틀거리며 한 사람이 뛰쳐나왔다. 그 비틀거리는 발걸음은 그가 매우 심한 부상을 입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틀림없다! 그는 상처를 입었다. 왜냐하면 그의 온 몸에 피가 묻어있었고 머리, 몸통, 팔다리에서 선홍색의 피가 계속해서 배어나왔다.
그는 피로 물든 손바닥으로 가슴을 꽉 누르고 있었다. 그의 떨리는 입가로 피가 흘러나와 가슴으로 떨어져 새하얀 장삼을 붉게 물들였다.
그렇게 그는 비틀거리며 나무 앞까지 다가갔지만 더 이상 자신을 지탱할 힘이 없다는 듯 가쁜 숨을 몰아쉬고는 비틀거리며 비스듬히 나무에 기대었다.
한바탕의 소동 끝에, 주위의 공기는 다시 평온으로 돌아갔지만, 오히려 숨소리가 더해졌다……
"텅텅텅!" 또 일진의 다급한 발걸음 소리다!
나무 줄기에 기대어 있던 그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원래 약간 찌푸려져 있던 미간이 다시 한번 굳게 찌푸려졌다. 그는 눈을 번쩍 뜨자 그 무기력했던 눈빛이 분노의 불꽃으로 응결되어 폭발했다.
"도둑놈아, 어딜 도망가!"
폭갈 소리와 함께 저쪽에서 또 다른 젊은이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고, 그의 신상에도 피로 물들었지만, 민첩한 행동으로 보아 그가 나무에 기대어 있는 사람만큼 심하게 다치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눈썹을 곤두세우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만면에 살기를 머금고 나무 앞으로 달려가 큰 소리로 외쳤다:
"사마양(司馬驤)! 배짱 있다면 도망가지 말고 내 일장을 한 번 더 받아봐라!"
나무에 기대어 있던 사마양은 얼굴에 경련을 일으키며 몸서리를 쳤지만, 그는 찌푸린 미간을 치켜올리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육화룡(陸化龍)! 너…… 감히 사람을 업신여기지 마라!"
분명 그들은 방금 한바탕 싸움을 벌였지만, 그가 손해를 보았던 것이다.
다가온 육화룡은 분노의 외침을 내뱉으며 손바닥을 들어 한 줄기 거센 경풍을 일으켜 곧장 덮쳐갔다.
사마양은 온 몸을 떨며 눈을 감았고 이을 악물고 끙끙대며 두 손을 들어 억지로 일장을 내리치며 밀려오는 장풍을 받았다.
"펑――"
장세가 부딪치자 육화룡은 연달아 세 걸음 물러섰고, 얼굴색이 급변했다!
높고 커다란 나무가 떨리더니 “바스락” 소리와 함께 나뭇잎 하나가 떨어졌고 나무에 기대어 있던 사마양의 몸은 또 한 번 떨며 입가를 달싹거렸다:
"육…… 너……"
말을 하면서 그는 갑자기 입을 벌리고 선혈 한 모금을 토해냈다!
"용가가! 당신…… 당신 안 돼요!"
또 한 번의 작은 발걸음이 이어졌고, 곧이어 가벼운 몸매의 젊은 부인이 날듯이 달려왔다.
그녀가 놀란 얼굴로 연신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달려와, 그녀는 두 눈을 꼭 감은 사마양을 바라보며 초조하게 말했다.
"화룡! 당신…… 당신 이러면 안 돼요……"
육화룡은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얼굴색이 변하더니 이를 갈며 말했다:
"뻔뻔한 년! 꺼져!“
라고 말하면서 손을 돌려 여인의 따귀를 한 대 때렸다.
"악! 화룡……"
그 소부는 두 걸음 물러나다가 땅바닥에 넘어졌고, 그녀는 애처롭게 소리를 지르며 땅에 엎드려 울음을 터뜨렸다.
육화룡의 얼굴에 경련이 일어났고, 한 가닥 어두운 기색이 눈썹을 쓸어내렸다. 그는 긴 한숨을 내쉬었지만 이내 눈썹을 치켜올리며 분노의 목소리로 외쳤다:
"사마양! 어딜 도망가느냐!"
라고 외치며 몸을 날려 쌍수를 들어 맹렬하게 일장을 내리쳤다.
그때 사마양은 몸을 돌려 도망가려다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돌리며 눈썹을 찌푸리고는 쉰 목소리로 분노하여 말했다:
"육가야! 너…… 너 사람을 업신여기지 마라……"
그러나 그는 갑자기 경풍이 얼굴에 덮치는 것을 느끼고는 힘겹게 팔을 들어 온몸의 힘을 쏟아 일장을 맹렬히 격출했다.
"펑"
하고 또 큰 소리가 울렸다.
사마양은 비틀거리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섰고 목구멍에서 컥 하는 소리를 내며 선홍빛의 혈수가 다시 그의 입가로 솟아올랐다.
육화룡의 안색이 거북해지고 몸이 한바탕 떨리며 "왁" 하고 선혈을 토해냈다!
"화룡…… 당신이 오해한 거예요!"
그 애절한 목소리가 또 들려왔지만, 이것은 그의 분노를 더욱 고조시켰다. 그는 분해서 이를 악물고 피를 토하며 증오의 목소리로 말했다.
"쌍년!"
다시 큰 소리로 외쳤다.
"사마양! 가지 마라. 나하고 겨뤄보자!"
사마양은 이때 두 눈을 꽉 감은 채 손을 앞가슴에 얹고 비틀거려 그의 말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육화룡은 재차 큰 소리로 외쳤다:
"사마가야, 내 일장을 받아라!"
라고 소리치며 손을 치켜들고 한 줄기 맹렬하기 그지없는 일장을 사마양을 향해 내뻗었다.
사마양은 몸을 떨며 두 눈에서 한광을 폭사했다. 그것은 비할 데 없는 분노를 포함하고 있는 것 같았고, 또한 무한한 공포를 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신음소리를 냈지만 다시 고개를 들자 혈수가 입 끝에서 흘러내렸다. 그의 얼굴에는 실망한 기색이 떠올랐고 눈 속의 공포도 더욱 짙어졌다.
"으악--"
비명이 그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그는 멍한 눈으로 육화룡을 응시했지만, 몸은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선혈은 그의 입가에서 옷자락으로 흘러내리고 땅에 떨어져 핏자국을 남겼다.
"악--"하는 여성의 비명 소리와 낮은 울음소리가 뒤섞였다.
공포에 질린 사마양의 눈동자는 더욱 커져갔지만 그것은 일순간이었다.
왜냐하면, 그의 뒤에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골짜기가 있었고, 그의 몸은 이미 운무가 가득한 끝없는 심연으로 추락했기 때문이었다……
운무로 뒤덮인 심연을 바라보며 육화룡의 눈빛은 흐리멍덩해졌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두 눈으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데 그 표정은 슬픈 것 같았다! 경악 같기도 하고! 또 참회 같기도 했다!
"화룡…… 당신이 잘못했어요……"
뒤에서 낮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고, 육화룡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어깨를 들썩이는 아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가…… 내가 잘못한 것이오?…… 혜란(蕙蘭)……"
그는 얼굴에 경련을 일으키며 중얼거렸다. 그의 눈은 그 변화무쌍한 흰 구름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거기에서 무엇을 알아내려고 했다……하지만……
"하하하--하하하--"
그는 갑자기 신경질적으로 미친 듯 웃음을 터뜨렸고, 광망(狂妄)한 웃음소리가 산골짜기를 울리며 멀리 흩어졌다.
"하하하--하하하--"
눈물이 그의 눈가에 배어 나오고, 그의 얼굴 근육이 끊임없이 씰룩거렸다……
"용가가…… 당신……"
젊은 부인은 놀라서 그를 바라보며, 한참 동안 입꼬리를 달싹거리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화룡……당신……우리 아이……"
그녀는 겁에 질려 소리쳤다. 왜냐하면, 미친 듯이 웃는 가운데 육화룡은 이미 발을 구르며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기 때문이다――
"하하하--하하--"
이때 더욱 오만방자한 웃음소리가 멀리서 한바탕 들려왔고, 나뭇잎이 진동을 받은 듯 우수수 떨어졌다.
육화룡은 얼굴빛이 변하며 두 눈을 크게 떴다. 눈물이 맺힌 그의 눈은 지금 놀라움과 공포로 가득 차 있었고, 그의 입가가 이미 거의 떨리고 있었다.
"하하--하하하--"
광소가 울리는 가운데 한 송이의 홍운이 하늘에서 내려와, "휘익" 하고 한바탕 광풍처럼 휘몰아쳐 왔다--
"아악――"
처절하기 짝이 없는 비명 소리.
육화룡의 몸은 마치 고기 덩어리처럼 허공에 던져져 올라갔다가 "펑――" 하고 소리를 내며 그 굵은 느릅나무 줄기에 부딪혔다.
그의 머리와 사지는 산산조각이 나면서 사방으로 흩어졌고, 피가 나무에서 천천히 흘러내려 땅을 붉게 물들였다.
"악! 용가가――"
그 소부는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며 맹렬히 달려들었다.
"하하--하하하--"
홍운이 번쩍하자 또 다시 비명소리가 울렸다!
"텅텅!"
소부는 연거푸 뒤로 수척을 물러나 피투성이가 되어 땅에 쓰러졌다. 그녀의 왼팔은 놀랍게도 사라진 상태였다.
"하하하--"
홍운이 번쩍이자, 일신에 홍포를 걸치고 머리에 금고(金箍)를 두른 장발의 노인이 나타났다. 이때 그는 손에 피투성이가 된 팔을 들고 새하얀 이빨을 드러내고는 미친 듯이 웃고 있었다. 그의 광소에 따라 그가 들고 있는 팔에서는 선혈이 방울방울 땅에 떨어지고 있었다……
"흥! 내『화운문(火雲門)』을 건드린 자가 어찌 살아날 도리가 있겠는가! 하하하―-"
"하하--하하하--"
홍운이 번쩍하며 멀리 날아가고 웃음소리도 멀리 날아갔다……
하하…… 하하하…… 멀리, 아주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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