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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部 血手 第壹回 一入幽冥 본문

무협소설(武俠小說)/사대명포회경사(四大名捕會京師) - 溫瑞安

第二部 血手 第壹回 一入幽冥

少秋 2021. 3. 5. 22:14

작가 : 溫瑞安

제목 : 四大名捕會京師

 

第二部 血手

第壹回 一入幽冥 (저승에 들어서다)

 

 

달빛이 처량하고 흉흉하다.

 

유령幽靈같은 달빛 속에는 눈물을 흘리게 할 정도로 처량하고 구슬픈 그러나 한기가 오싹한 여인의 목소리가 가느다란 노래 소리로 은은하게 들려온다.

「……달빛이 희미하니 밤이 어둡고 유명부幽冥府엔 일월日月의 빛이 없는데 또 무수한 혼들이 더해지는구나……」

이 노래 소리는 정원과 저택을 넘어서 시냇물을 지나고 숲을 지나며 시종 끊어질듯 말듯 하였다.

 

이 숲에는 한 무더기의 활활 타오르는 야화野火가 타고 있고 불더미 옆에는 세 명의 사람이 서 있다. 이들은 곱슬곱슬한 구레나룻의 성난 눈을 가진 사내들이다. 세 마리의 말이 부근에 멈춰서 발굽으로 지면을 구르며 꼬리로 등을 가볍게 쳐서 말 주변에 날고 있는 파리를 쫓아내고 있다.

 

그 세 명의 사내들이, 한 사람은 불 옆에서 고기를 굽는데 정신을 집중하고 있다. 그의 등에 있는 화살을 보니 굽고 있는 것이 사냥감임을 나타냈다. 또 다른 한 사내는 한 덩이의 구워진 고기를 아주 맛있게 뜯어 먹고 있다. 나머지 한 사내는 손을 베고 하늘을 향해 누워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천지는 조용하고 열화는 활활 타오르는데 그 노랫소리는 오히려 쉬지 않고 흘러온다.

 

구운 고기를 먹던 사내는 갑자기 눈썹을 치켜 올리며 「퉤」하며 가래침을 뱉고 화를 내며 말했다.

「미친년, 한밤중에 무슨 귀가鬼歌를 부르고 지랄이야. 어르신한테 잡히면 혼날 줄 알아라.」

 

고기를 굽던 사내가 말했다.

「이상한 게 노래 소리가 나는데 사람이 없어. 방금 내가 숲속에 들어가 일고여덟 바퀴를 돌았는데 노랫소리가 끊이지를 않고 귀신 그림자도 하나 없어. 괴상한 일이야!」

별안간 「짝」소리를 내며 자기 자신을 손바닥으로 때렸다.

 

구운 고기를 먹던 사내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셋째야, 넌 왜 네 귀싸대기를 때리고 그러냐? 오랫동안 안 때렸더니 두피頭皮가 가렵냐?」

 

고기를 굽던 사내가 웃고 욕하며 말했다.

「에라이, 내가 파리를 잡았는데 어찌 이 부근 칠, 팔십 리 안에 파리 같은 것이 이렇게 많을 수가 있냐!」

 

구운 고기를 먹는 사내는 한동안 말이 없더니 갑자기 또 말했다.

「어이, 둘째야 왜 오늘 밤엔 방귀도 안 뀌냐?」

 

누워있는 사내가 말했다.

「난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었소……」

 

구운 고기를 먹던 사내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무슨 꿍꿍이야? 넌 즐거워서 걱정도 없어 보이는데……」

 

누워있던 사내가 갑자기 일어나며 말했다.

「대형, 오늘 밤 장사를 하실 거요?」

 

고기를 먹던 사내가 어리둥절해 하며 말했다.

「여기 칠팔십 리 이내에는 인가人家가 있어도 소 한 마리 기르지 못하는데 어디서 장사를 한다는 거냐?」

 

원래 이 세 명의 대한들은 유명한 「섬서삼악陝西三惡」으로 섬서 일대에서 활약하는 큰 도적이다. 첫째가 「개산부開山斧」포룡鮑龍, 둘째가 「적공계賊公計」포사鮑蛇, 셋째가 「천운전穿雲箭」포호鮑虎로 세 사람의 무공 모두 약하지 않다. 얼마나 많은 무림명수武林好手, 표사호원鏢師護院들이 포사의 독계毒計 속에, 포호의 암전暗箭에 그리고 포룡의 철부鐵斧 아래에서 죽었는지 모른다.

 

즉시 포사가 말했다.

「대형, 이 상강湘江 일대에 『유명산장幽明山莊』이 있다는 얘기 못 들어 보셨소?」

 

이번엔 포호가 앞질러 말했다.

「들어봤죠. 『幽明山莊』의 장주가 재산이 많고 또한 금은주보를 수집하는 것을 좋아해 엄청 많은 상자가 있다고……」

 

포룡은 오히려 굳은 얼굴로 말했다.

「안 된다. 우리 『陝西三惡』이 진짜 곰의 심장과 표범의 쓸개라도 먹었단 말이냐? 『湘江第一人』으로 불리는 『幽明山莊』의 장주莊主 석유명石幽明은 무공이 이미 화경化境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우리들의 큰 형님인 『구자령연환九子冷連環』도 그의 손에 큰 손해를 입었다. 우리들 세 사람의 재간으로 『幽明山莊』을 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포사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대형은 모르시겠지만 『幽明山莊』은 요즘 『幽冥山莊』으로 바뀌었소.」

 

포룡이 뜻밖이라는 듯 말했다.

「이게 무슨 소리야?」

 

포사가 당당하게 말했다.

「『幽明山莊』은 이미 큰 재난을 당했다 하오. 장원 전체에서 재난을 면한 사람이 하나도 없어 도대체 어떤 사람의 독수를 당했는지 알 수가 없소. 장원에서 죽은 사람들이 모두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며 죽어 죽음의 참상이 극에 달했는데 피가 빨리고 시체가 훼손되었다 하오. 그래서 사람들은 『幽明山莊』이 귀신이 나오는 곳이 되어 『幽冥山莊』이라고 합니다.」

 

이때 노랫소리가 갑자기 끊어지고 바람소리가 소슬하고 불길이 꺼질 듯 말 듯 하고 숲속의 벌레소리가 크게 울리자 포호는 약간 간담이 서늘해져 말했다.

「둘째 형, 사람 놀라게 하지 마시오.」

 

포사가 웃으며 말했다.

「어찌 사람을 놀라게 하겠는가? 내가 듣기로는 『幽明山莊』에서 시체를 수습하러 온 사람들은 모두 산장山莊내의 재물이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고 말하며 모든 물건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그곳에 진열되어 있다고 한다……」

 

포룡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산장山莊내에 사람이 없고 『幽明山莊』의 재산이 천만금이니 우리는 마침 손을 쓰면 되겠구만!」

 

포사는 오히려 손을 흔들며 말했다.

「대형 조급해 마시오. 이 『幽明山莊』은 확실히 좀 이상합니다. 우리 형제가 일 년 동안 이 촌동네 사람들을 적어도 일이십 명과 왕래를 했는데 『幽明山莊』에 들어가면 진흙 소가 바다에 들어간 것처럼 소식도 없이 『幽明山莊』의 뒷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고 합니다. 배가 갈라지고 심장이 찢어졌으며 온 몸이 창백하고 목구멍에는 두 개의 이빨 자국이 있어서 모든 피가 빨렸다고 하는데……」

여기까지 말을 했는데 찬바람이 불어와 자기도 모르게 갑자기 쳤다.

 

포룡이 오히려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둘째야, 어찌 너도 이상한 걸 믿느냐? 사람이든 귀신이든 간에 『幽明山莊』의 죽은 장주가 없다면 어르신이 도끼를 휘둘러 그를 귀신이라 불러도 내가 갈라놓겠다!」

 

포사가 웃으며 말했다.

「대형의 신위가 대단하니 물론 두렵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幽明山莊』에 들어간 사람들이 우리 세 사람보다 대형의 삼부三斧를 다 받지 못할까 두렵소. 우리 형제가 오늘밤에 직접 나서는 것은 또 다르오. 그러나 이 『幽明山莊』의 이상한 일은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밤에 『幽明山莊』에 들어가 남보다 힘이 떨어지면 승냥이에게 먹힐지도 모르지만 『幽明山莊』에 들어가 시신을 운구했던 이웃들도 한 달 안에 소리를 지르고 영문도 모르고 잇달아 죽었소. 이렇게 되어 『幽明山莊』은 鬼魊이 되었소. 이 부근에 사는 사람들도 멀리 이사를 했소. 『幽明山莊』에 귀신이 나오는 일은 더욱 확실해졌소……」

 

鮑虎는 목소리를 떨며 말했다.

「이왕 그렇다면 우리는 『幽明山莊』을 건드리지 맙시다.」

 

鮑龍이 큰소리로 말했다.

「셋째야, 금은주보金銀珠寶를 놔두고 가는 것은 안 된다. 쪽팔리게 하지마라.」

 

鮑蛇가 대답했다.

「대형, 화내지 마시오. 만약 내가 감히 갈 수 없다면 당신 면전에서 이 마을을 말할 필요도 없소. 하지만 우리는 신중히 해야 하오.」

 

鮑龍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내 훌륭한 둘째구나! 설령 石幽明이 아직 죽지 않았다 하더라도 나도 그를 몇 번의 도끼질로 막을 수 있다. 이기기는 쉽지 않지만 도망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셋째야 넌 갈래 안 갈래?」

 

鮑虎가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두 분 형님들이 모두 가시겠다는데 제가 어찌 감히 못가겠습니까!」

 

鮑龍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너도 감히 안 갈 수는 없을 거야. 참, 둘째야, 산장이 어디냐?」

 

鮑蛇가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가까이 있습니다. 숲 밖에 있습니다.」

 

鮑龍이 손에 든 대부大斧를 건들거리며 말했다.

「좋아, 오늘밤 귀신을 도끼로 찍을 거야. 휙 휙 휙 한 번에 귀신 한 마리. 하하하 우리 말 타러 가자!」

 

세 마리의 말을 탄 세 사람은 날듯이 달려 잠시 후 숲 밖에 도착하니 숲 밖에 걸려있는 한쪽의 비첨飛簷만이 보였다. 「陝西三惡」은 서로 눈빛을 나누더니 말을 채찍질 하여 숲 밖으로 나가자 기세가 웅장한 큰 장원莊院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 장원은 밀림과 절벽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침침하고 커서 기세가 범상치 않았다. 단지 건물 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에 이미 鬼氣가 어려 오싹해 보였다. 세 사람이 말을 멈추자 마치 흐느끼는 듯한 노랫소리가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으며 세 사람의 귓가에 울렸다.

 

「……달빛이 어두워지고 밤이 깊어지는데 저승에 들어가면 영원히 살아나지 못해 무수한 혼들이 가련해지니……」

 

鮑龍이 「착」하고 말에서 지면으로 뛰어내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

「시끄러워서 짜증이 난다. 우리 바로 들어가자.」

 

鮑虎는 이 노랫소리를 듣고 마음속으로 확실히 조금 놀라서 바로 말했다.

「대…… 대형, 진짜 들어가시려고요?」

 

鮑蛇가 갑자기 말했다.

「좋습니다. 대형, 셋째를 남겨두고 말을 돌보게 하겠습니다. 나중에 금은보주 상자를 옮기기도 어려우니 우리가 장원에 들어간 후 다른 사람들이 말을 훔쳐가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야, 만약 나와 대형이 나오지 않는다면 넌 그냥 멀리 도망가서 영원히 이곳에 오지마라. 어차피 나와 대형이 적수가 되지 않는다면 네가 가도 죽을 것이다.」

 

鮑虎는 안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어 음산한 바람이 솔솔 불고 쥐 죽은 듯이 고요한 이 거대한 정원을 바라보더니 즉시 말했다.

「제가 대형을 지켜드리겠습니다. 둘째 형이 기다리시지요.」

 

鮑龍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넌 우리에게 신경을 많이 쓰는구나.」

鮑蛇를 한번 쳐다보더니 삼수양각三手兩腳으로 담벼락을 기어올랐다.

 

이 「幽明山莊」의 담장은 매우 높고 견고하여 경공이 약하지 않은 「陝西三惡」이라도 단번에 훌쩍 뛰어 올라갈 수가 없었다.

 

鮑虎는 鮑龍과 鮑蛇가 담벼락에 올라가는 것을 보고 한동안 담장 안을 훑어보더니 손을 흔들며 뛰어내렸다. 더 이상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鮑虎는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찬바람이 불어와 나뭇잎이 솨솨 거려 鮑虎는 몇 번이고 그의 등 뒤에서 누군가가 입김을 불어대는 줄 알았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鮑龍과 鮑蛇는 나오지 않았고 장원 안에는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 담이 높아서 鮑虎도 장원 안에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볼 수 없었다.

 

鮑虎가 할 수 없이 기다리고 또 여러 시간이 지났지만 안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 이치대로 말하면 鮑龍과 鮑蛇가 전체 장원에 있는 금전을 훔치려 했다 하더라도 벌써 손에 넣었어야 했다. 설사 鮑龍과 鮑蛇가 적과 만났더라도 소리가 조금이라도 있어야 했다. 鮑虎가 생각해보니 매우 이상한 것이었다. 鮑蛇가 그에게 혼자 먼저 도망치라고 소리치는 것이 또 귓가에 울렸다. 그러나 鮑虎는 그래도 의리를 중시하는 사나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여러 해 동안 세 형제가 강호를 누볐던 것을 생각하니 만약 두 형이 이미 불행한 일을 당했다면 혼자 사는 것이 또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생각하다 이를 갈고 화살을 뽑아 바로 쏘았다. 「쏴」소리를 내며 화살촉이 벽 위에 박혔다. 화살 꼬리에는 긴 줄을 매고 있어 鮑虎는 손으로 줄을 잡고 단번에 담벼락 위로 올랐다가 아래로 뛰어내리며 담장 안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그가 담장 안으로 뛰어들고 곧바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그리고 공포가 극에 달한 듯한 비명을 질렀다. 이 단말마의 비명을 지른 후로 더 이상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 「幽明山莊」은 여전히 쥐 죽은 듯 고요했다. 그 안에서 나온 사람도 없었다. 산 뒤에서 우연히 처절한 늑대의 울부짖음이 몇 번 들려왔다.

 

「幽明山莊」은 여전히 거무패처럼 산벽에 서 있었고 어둡고 고요했다.

 

누구도 「陝西三惡」을 다시 본 적이 없었다.

 

담장 위의 밧줄과 날카로운 화살은 점점 비바람에 침식되어 밧줄엔 이끼가 가득 자라고 날카로운 화살엔 온통 녹이 슬었다.

 

※                         ※                         

 

아침 햇살의 광채가 나무 틈새로 쏟아져 온 몸을 편안하고 상쾌하게 비추고 있다.

 

숲 속엔 아침 이슬을 가득 품은 잡초와 안개에 젖은 나뭇가지가 있다.

 

갑자기 말발굽 소리가 급하게 들려왔다. 분명 길을 재촉하는 것이 어찌나 빠른지 순식간에 숲을 지나갔다. 숲 밖으로 달려 나오자 갑자기 말을 멈추었는데 이 네 마리의 말은 빠르게 달리다가 멈추었을 뿐만 아니라 털끝만큼도 놀라지 않은 것을 봐서 말 위의 네 사람은 체력이 기이하게 뛰어나고 또한 호흡도 잘 맞았음을 알 수 있었다.

 

말이 멈추자 곧바로 네 명의 장년 승려들이 뛰어내렸다. 寬袍大袖를 입어 걸을 때도 쉑쉑 바람이 일었다. 네 사람은 몸이 건장하고 힘이 세지만 말에서 내릴 때는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

 

이 네 명의 승려들은 「幽明山莊」의 문 앞에 멈춰 서서 좌우를 둘러보는데 갑자기 숲 속에서 한바탕 장소가 들리며 어떤 사람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少林達摩院의 龍、虎、彪、豹 네 분 스님은 과연 名不虛傳입니다.」

흰 수염의 노인 한 명이 지팡이를 짚고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이 노인은 비록 나이가 많지만 두 눈이 형형하고 정기가 돌았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은 적어도 사오십 근의 무거운 지팡이로 노인은 전혀 힘들이지 않고 들고 있었다.

 

이 노인의 옆에는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약 사오십 세 정도 되고 긴 눈썹에 검은 수염이 나서 매우 강직한 모습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약 이십여 세로 세상물정에 밝은 모습이지만 겸손하고 빈틈이 없는 문사 차림새였다.

 

그 네 명의 승려는 일제히 세 사람을 향해 합장을 하며 말했다.

「阿彌陀佛, 소승들이 늦게 와서 기다리시게 했으니 부디 탓하지 말아주시기를 翁시주께 부탁드립니다.」

 

그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노부가 소림과 무당 두 파의 고수들과 서로 협조하기로 약조한 것이니 당연히 먼저 이곳에 있어야죠. 네 분을 서둘러 뛰어다니게 해서 노부의 마음이 이미 불안하니 어찌 감히 책망한단 말이오. 아, 맞다.」

그 노인은 얼굴이 강직한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분은 『十絕追魂手』過之梗선생이고 저 분은 『笑語追魂』宇文秀 우문학사입니다. 당신들은 피차 아마 이미 만난 적이 있을 것이오!」

 

소림사승은 강호에 잘 나오지 않아서 당연히 두 사람을 본 적이 없었지만 하남성에 문무를 겸비한 수재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민간의 기이한 일을 가장 즐겨 수집하고 이를 위해 전문적인 책을 쓴다고 하는 이 사람이 바로 눈앞에 있는 「笑語追魂」宇文秀였다.

또한 강호에는 過之梗이라 불리는 성격이 강렬한 고수가 한 사람 있는데 열 가지의 절기를 가지고 있으며 아래로 열 명의 제자가 있어 한 사람이 한 가지의 절기를 배워 강호에서는 이미 명성이 자자했는데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바로 「十絕追魂手」임이 분명했다. 지금 소림사승은 스스로를 매우 높게 생각함에도 宇文秀과 過之梗을 향해 매우 공손하게 합장을 하며 예를 갖추었다.

 

過之梗은 차갑게 고개만 끄덕이며 말했다.

「나는 당신들이 온 뜻과는 다르오. 나는 이 鬼宅에 가서 내 세 명의 역도逆徒를 찾아 죽이려는 것이니 우리는 사귈 필요가 없소. 당신들은 끊임없이 잔소리를 해대니 나 혼자 먼저 들어가겠소.」

 

하지만 우문수는 정중하게 읍을 하고는 과지경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過형, 이 말씀은 틀렸습니다. 이 『幽明山莊』안에서 기이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여 石幽明 일가 이십삼 명이 불분명하게 죽었음을 알아야 합니다. 계속하겠습니다. 석장주를 찾아왔던, 도둑질을 했던 상관없이 모두 횡사당하거나 행방이 묘연합니다. 아우가 《滄海搜秘錄》을 써서 이런 제재를 직접 목격해야 하지만 석장주와 같은 사람도 불행을 당하는 것을 보니 이 아우도 감히 경솔하게 장원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과형이 너무 조급해 하시어 모험을 스스로 감수하는 것 아닙니까? 武當三子가 오기를 더 기다렸다가 우리 함께 장원에 들어갑시다.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우리들도 호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過之梗의 성격은 매우 급했다. 원래 그는 열 명의 제자를 받았는데 그 중에서 일곱째, 여덟째, 아홉째는 세 명의 형제로 「開山斧」,「赤練鞭」와「穿雲箭」를 배웠다. 그러나 이 세 사람은 사부의 뒤에서 몰래 온갖 나쁜 짓을 다하며 過之梗의 이름을 더럽혀 위인이 강직한 과지경은 일처리가 매우 엄정한데 어찌 이 「陝西三惡」이 강호를 횡행하게 내버려 두겠는가? 그래서 용서하지 않고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지만 사전에 소문을 퍼뜨려 「陝西三惡」은 밤새 도망치고 노상에서 奸淫殺戮을 하는 등 無所不為였다. 과지경과 일곱 명의 제자들이 따로 추적을 하여 이들 세 사람이 상강일대로 도망친 것을 알아냈다. 한 달 전에 「幽明山莊」의 담벼락 위에 한 대의 화살과 밧줄이 있다고 들었다. 이것은 바로 자신이 만든 독문獨門 화살과 밧줄이었다. 당장 「幽明山莊」에 가서 결말을 보려했다. 만약 「陝西三惡」이 죽었다면 그것도 괜찮고 만약 살아 있다면 내 손으로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도중에 宇文秀를 만났는데 宇文秀는 「幽明山莊」에 귀신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고 過之梗은 악도를 엄벌하러 달려갔다. 그래서 宇文秀는 결말을 보기위해 뒤를 따라가 「幽明山莊」 문 앞에 와서 「鐵拐」翁四선생을 만났다. 翁四도 역시 「幽明山莊」을 위해 왔으며 옹사는 宇文秀와 過之梗에게 少林과 武當派의 고수가 온 뒤에 함께 「幽明山莊」에 들어갈 것을 요구했다. 宇文秀는 당연히 따랐고 過之梗은 비록 조급한 성격이지만 翁四의 체면 때문에 발작을 하지 못하고 기다려야만 했다.

 

「鐵拐」翁四을 알아야 한다. 무공이 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인이 정의롭고 평소에도 의협심이 강했으며 또한 少華山에서 七大門派의 掌門人들을 우연히 만났고 게다가 「風雲鏢局」와 무림제일인, 천하제일도로 존칭 받는 「九大關刀」龍放嘯와도 매우 좋은 교분이 있어서 보통 흑백양도의 사람들은 모두 翁四를 삼푼 존경하고 삼푼 두려워했다.

 

翁四가 이번에 「幽明山莊」에 왔는데 목적이 그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와 「幽明山莊」장주 石幽明은 여러 번 만난 인연이 있었다. 石幽明의 위인 됨이 차갑고 오만해 깊은 교분이 거의 없었지만 翁四는 義를 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幽明山莊」의 사람들이 불분명하게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까닭을 알기 위해 「幽明山莊」에 왔다. 하지만 그는 일을 할 때 항상 조심해 소림, 무당의 고수들과 함께 진상을 규명하기로 선약을 했다.

 

구 년 전 칠대문파 장문인들이 소화산에 모였다가 독이 있는 샘물을 잘못 마셔 칠대 장문인들이 운공 중에 중독되자 「血衣派」의 악도들이 기회를 틈타 몰래 습격을 해왔다. 다행히 翁四선생이 소화산을 지나가다 칠대 장문인들의 위기를 해소시켰다. 少林、武當 이 파는 원래 武林의 宗主이고 「幽明山莊」의 살인사건은 관아를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소림과 무당도 놀라게 했다. 현재 翁四가 고수의 파견을 요청하자 소림은 즉각 달마원의 「龍」、「虎」、「彪」、「豹」를 파견해 네 명의 제자가 달려왔고 무당은 「武當三子」를 파견해 湘江으로 달려왔다. 이때 갑자기 말발굽의 달리는 소리가 들리고 세 명의 백의 중년 도인들이 가까이 왔다.

「鐵拐」翁四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武當三子』가 왕림하신 겁니까?」

 

마상의 세 사람이 말을 멈추고 천천히 걸으며 장읍을 하고 웃으며 말했다.

「武當三子, 翁선생을 뵈옵니다.」

 

翁四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 우리는 이제 『幽明山莊』에 들어갑시다. 이 장원에 어떠한 妖魔邪怪가 있더라도 우리 열 사람은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오.」

바로 대소를 터뜨리며 앞장서서 큰 걸음으로 장원에 들어갔다.

 

少林四僧, 武當三子, 「十步追魂手」過之梗 그리고 「笑語追魂」宇文秀가 연이어 들어갔다.

 

「幽明山莊」은 여전히 고요했다.

 

소리가 없다.

 

갑자기 장원의 심처深處에서 누군가가 처참하게 울부짖는 등 참혹하기 그지없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하지만 이 열 명의 무림고수로서 매복한 강적을 만난다 하더라도 이렇게 까지 당황하거나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다.

 

한바탕 처참하게 울부짖은 뒤 다시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두 번째 경호성驚呼聲은 장원 안에서 나왔다. 분명 그 무림고수들은 이미 난입하려 하지 않고 빨리 물러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장원으로 물러나자 또 두 번째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이 비명 뒤에 잠시 쥐 죽은 듯 조용하다가 갑자기 또 한바탕 비명을 지르고 슬피 울부짖는 소리가 장원 밖에서 가까이 다가왔다. 분명 이 무림고수들은 이미 장원 담장으로 물러나기 전에 또 엄청난 공포를 겪었다.

 

「쾅」!「幽明山莊」의 대문이 갑자기 박살나며 머리는 산발에 의삼은 찢어지고 옷은 온통 피로 얼룩졌으며 눈빛이 빨간 한 사람이 미친 듯이 뛰쳐나왔다. 열 손가락은 두 번째 관절부터 모두 강제로 부러져 있었다. 부서진 뼈가 근육을 찔러 손에는 피가 가득했는데 뜻밖에도 宇文秀였다!

 

이 「笑語追魂」은 평소의 냉정함과 침착함 모두를 보이지 않았다. 지금 그는 미친 듯이 필사적으로「幽明山莊」에서 도망치려 했다. 그의 목에는 어렴풋이 두 개의 이빨 자국이 있었고 미친 듯이 뛰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귀신……그 소리……못 살아! ……놔줘……내 공력……아……귀신……용음비급龍吟秘笈 ……귀신!」